인간은 분리된 채 사랑에 의해 다시 결합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의 인식 - 이것이 수치심의 원천이다. 동시에 이것은 죄책감과 불안의 원천이다. 그러므로 인간의 가장 절실한 욕구는 이러한 분리 상태를 극복해서 고독이라는 감옥을 떠나려는 욕구이다. 이 목적의 실현에 ‘절대적으로 실패할 때 광기가 생긴다. - 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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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람의 본질을 타고난 소질 또는 실체로 정의하지 않고 인간 존재에 내재하는 모순으로 정의할 때 이와 같은 딜레마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 ..... 인간 본성 문제에 대해 우리는 인간 본성 또는 본질은 선과 악같은 특수한 실체가 아니라 인간 존재의 조건 자체에 뿌리박고 있는 모순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사람이 어떠한 새로운 단계에 도달하는 새로운 모순이 나타나므로 그는 또다시 새로운 해결책을 찾지 않을 수 없다. 45 - P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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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권 담론에 맞선 헌의 주장에 불을 지피는 것은 문자 그대로의 인간중심주의에 맞서는 저항과 연결 속의 - 타자성에 헌신하는 태도다. 달리 말하면 훈련 과정에서 위계적 훈육 방식을취했기 때문에 이룩할 수 있었던 종 공동의 성취를 사랑하는 것이다. 헌은 완성도가 뛰어난 행동에 함축된 아름다움과 어려움, 구체성과 개인성을 찾아낸다. 그녀는 정신적 기능이나 의식을비교하는 추상적인 척도를 비롯해 생명체를 근대주의적 존재의대사슬을 따라 순위를 매기고 그 순위에 따라 특권 및 보호를배정하는 것에 반대한다. 헌이 추구하는 것은 구체성이다. - P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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캉탕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17
이승우 지음 / 현대문학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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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다는 게 계속 들추게 되는 건데, 저기 저 오래된 나무 탁자에 그려진 그림이나 여기 이 찻주전자의 색을 들춰내는 거는, 쉽지는 않아도 불가능하지는 않은데, 자기를 들춰내는 것은, 그러니까 자기 껍데기를 까뒤집고 안에 있는 것을 낱낱이 꺼내놓는 것은 쉽지 않을 뿐 아니라 가능하지가 않아요. 그러니까 저 오래된 나무 탁자에 그려진 그림이나 여기 이 찻주전자의 색에 대해서 불필요하게 공들여 쓰게 되는데, 그게 왜 불필요하게 공들인 거냐면 자기가 쓴 게 자기 껍데기속에 들어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알고 곧 도로 지워버려야 하니까, 하고 투덜거리듯 말했다. - P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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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생각을 스스로 반박해 보는 경험을 통해 우리는 자주 많은 걸 얻게 된다. 하지만 어머니는 전혀 다른 경험을 했다. 자신의 뜻을 거스르며 살았던 것이다. 다양한 욕망을 품고 있었지만 그것을 참아 내기 위해 엄마는 온 힘을 쏟아야 했고, 그 과정에서 분노를 느껴야만 했다. 엄마는 유년 시절 내내 규범과 금기라는 갑옷을 두른 채 몸과 마음, 정신을 억압당했다. 그리고 스스로를 끈으로 옭아매도록 교육받았다. 그런 엄마의 내면에는 끓어오르는 피와 불같은 정열을 지닌 한 여인이 살아 숨 쉬고 있었다. 그러나 그 여인은 뒤틀리고 훼손된 끝에 자기 자신에게조차 낯선 존재가 되어 버린 모습이었다. -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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