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립백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콩가 아메데라로 - 12g, 5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난 3월달에 ‘드립백 피어나다‘에 포함되어 있어서 한 번 마셔봤던 드립백 커피입니다. 일단 캐모마일이 들어가 있어서 그런지 깔끔한 느낌을 받았고 은은한 복숭아향과 함께 뒷맛에서 달달한 캐러멜 맛이 느껴져서 뭐랄까 오묘하다는 표현이 어울린다고 할 정도로 나름의 매력이 있는 커피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느덧 이 책의 막바지에 도달했다. 선과 악의 대결 구도에서 결국에는 권선징악 쪽으로 결말이 이어진다. 이렇게만 언급하면 식상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본문을 읽어보면 악당의 최후가 마냥 비참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조금은 아름답게 승화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본문에 직접적인 표현이 나오는 것은 아니나 독자인 나만의 문장으로 적어보자면, 육신은 죽어없어지지만 정신은 죽지않고 끊임없이 이어지는 그런 식의 결말이었기에 비록 악당이긴 하지만 끝까지 밉지만은 않았던 캐릭터로 기억될 듯하다.

또 이와는 별개로 악당을 처단하는 장면에서 그동안 아쉬운 상황에 처해있었던 이서하 라는 인물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독자인 나는 이 장면을 보면서 비록 자신이 지금 처해있는 상황이 자기가 기대했던 것에 미치지 못했을지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면 결정적인 기회가 왔을 때 그것을 놓치지 않고 잡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뭔가 희망의 메시지같은 느낌을 받았다.

추가로 이서하가 방황을 참 많이 했던 인물로도 본문에 소개되는데, 비록 방황할지언정 그 방황도 결국 어느 순간에 다 피가 되고 살이 된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우리가 방황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시간 낭비라고 간주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러한 방황들도 결국에는 자신의 성장을 위해서 필요한 과정이라는 것을 잊지 않길 바라는 저자의 마음도 느낄 수 있었다.

결코 짧지 않은 방대한 스토리였지만, 마지막 부분에 와서 뭔가 소소한 감동과 교훈을 듬뿍 느낄 수 있어서 끝까지 읽어보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리모어는 맵토를 굴복시키기 위해 강한 표현을 썼다. 어차피 케렌시아의 펫들은 다른 펫들을 데려오는 역할인지라 이런 말을 하면 쩔쩔매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드리모어의 착각이었다.

[드리모어는 나한테 미안하다는 말을 듣고 싶은 거징? 하지만 나는 그런 말을 하지 않을 거야.]
맵토는 드리모어의 예상과 달리 똘망똘망했다.

‘인간도 그렇고, 몬스펫도 그렇고 왜 나를 소중히 대해주지 않는 것이냐!‘

[내가 터지면 나는 이제 없다. 너도 여기서 죽는다고 봐야 한다.]

[이런 제기랄! 무능하게 계속 질 때부터 알아봐야 했어!]

‘어쩌면 드리모어는 터지고 싶지 않은 걸지도 몰라!‘

"배가 그곳을 지나가려면... 비가 많이 오면 되지 않을까?"
앞이 바위로 막혀 있다면, 그곳을 건너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바위를 부순다거나. 배에서 내린다거나 아예 포기하거나 등등. 하지만 그중에서도 제일 이상한 방식은, 역시 비가 와서 수심이 높아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일지도 모른다.

‘기다리면 되는 거였어... 비가 올 때까지. 수심이 높아질 때까지... 그거면 되는 거였다고...‘

자신은 틀리지 않았다. 부족했기 때문에 등록하지 않은 게 아니다. 미래 예지. 이 기나긴 싸움 속에서. 하늘과 연결되지 않아야 승리할 수 있기에. ‘이기는 경우의 수‘ 라는 배에 올라타야 하기 때문에. 그녀는 유형화되지 않은 모든 과정을 단지 본능으로 이행했다.
‘나는 사실상 그때부터 지금 순간을 위해 대비하고 있던 거였어.‘

잠을 자다가 스산한 기운이 느껴지면 문을 걸어 잠그는 것처럼. 이서하 역시 본능적으로 미래의 어떠한 위험을 느끼고 스킬 등록을 하지 않은 것이었다.
‘설마 이 감각이 십이월검법의 최종형인 걸까?‘
물론 시간 차가 너무 길어서 우연일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이 순간. 이서하는 자신이 방황하던 모든 과정이 의미 있다고 느꼈다.

드리모어의 몸 정중앙에 검이 박혔다. 약점을 옮겼지만, 마치 미리 위치를 알았다는 듯이 칼이 정통으로 박혔다. 드리모어의 몸에 있던 핵이 깨지고, 불이 뿜어져 나온다.

"아니, 너는 첫 소원의 전부를 이뤘어."

"아빠 말대로 검은 잘못되지 않았고, 이미 충분하네요. 이걸 너무 늦게 깨달았어요."

‘검 끝이 올바르니 조용히 기다려보세요. 검은 잘못되지 않았으니까요. 굳이 따지자면, 항상 호들갑 떠는 당신이 문제죠.‘

검성은 충격을 받았다.
‘서하는 잘못되지 않았다. 단지 내가....‘
그는 충분히 강했음에도 불구하고 깨달음을 얻기 위해 방황했다.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서. 실수를 바로 잡기 위해서. 하지만. 완성된 검은 멀리 있는 게 아니었다.
‘서하가 내 검이었어.‘

권민수가 말했던 용사와 활. 깨달음과 검. 그 둘은 이렇게나 가까이에 있는 것이었다.
"아빠."
"응..."
"나한테 검을 알려줘서 고마워."
이서하의 팔이 떨린다. 검성의 눈에서 눈물이 주륵주륵 흘러내렸다.

멀리서 지켜본 드리모어가 나지막하게 말했다.
[단지 이겨서 좋아 하는 건 아닌 것 같구나.]

[둘 다 나로 인해 기뻐하고 있다.]

이서하의 검술은 드리모어에게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를 통해 검성조차도 완성하지 못했던 그들의 가문 검법이, 완벽하게 완성된 것이었다.

드리모어는 고개를 돌려 파괴된 세상을 바라봤다. 그리고 나지막하게 말했다.
[내가 필요악이라는 궤변은 하지 않겠다. 하지만, 나는 적어도 저들에게는 기쁨이었던 것 같구나.]

드리모어가 가루로 변해서 차츰 사라지기 시작한다. 확률에 기생하여 명을 유지하던 드리모어는, 이서하의 검술 때문에 존재할 수 있는 확률 자체가 이 세상에서 없어진 상태였다.

[바보야. 나는 사라지는 게 아니야.] ...(중략)...
[나는 앞으로 저들 사이에서 ‘기쁨‘으로써 존재하게 될 테니까.]

‘내가 저런 나쁜 펫의 말에 속았구나. 나는 대체 뭐란 말이양!‘
자기 뜻대로 펫을 모으고, 쓸모 있으면 쓰고 아니면 버린다. 록은 드리모어의 행동에 분노했다. 차라리 드리모어의 계획이 실패하기를 바랐다. 그리고, 마침내 드리모어가 이서하에 의해 꿰뚫렸을 때 속으로 좋아했다.

‘100%라고 사기를 치더니! 결국 실패했구나!‘
뭐든 성공할 것처럼 굴더니!

똑똑한 록의 생각이 맞는다면. 드리모어는 사실 실패한 게 아니었다. 왜냐하면 이서하는 검술을 완성하고, 드리모어는 인간에게 도움을 줬으니까. 사실상 두 존재의 첫 소원이 모두 이뤄진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이서하의 실패가, 사실 오늘의 성공이었던 것처럼. 드리모어의 실패 또한 성공이었다는 걸까낭. ..?‘

자신이 밖으로 나와서 인간의 도시를 흉내 내고 여러 가지 계책을 짠 것은, 어쩌면 인간을 능가해서 그들에게 인정받으려는 애증에 가까운 감정일지도 모른다.

케렌시아가 아닌 곳에서는 싸움이 넘쳐나는 데 비해 케렌시아는 너무나도 평온했다.

록은 도서관에서 읽었던 책을 떠올렸다. 그곳에서도 내용은 비슷하지만 표지만 다른 게 꽤 많았다. 록의 생각 역시 그런 식으로 형태만 탈바꿈하여 누군가가 사용하고 있는 것이었다.

[어차피 세상은 아무런 의미도 없다. 나도 결국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지.]

결국 다 없어진다는 걸 상기하니 마음이 편안했다.

록이 언젠가 읽었던 책에 의하면 지구는 둥근 공의 모양이라 했다. 그 내용을 떠올린 록은. 다시 사과 위에서 싸우는 개미를 관찰했다. 계속해서 피하다가 결국 마주치고 싸우고야 마는 저 개미는... 마치 글라이더 록과 같았다.
[저게 나구나... 저게 나였어...]
둥근 지구에서 케렌시아와 돌렌시아를 만나며 계속 싸우는 존재.

록은 사과 위의 개미를 보며 바닥에 주저앉아 울었다.
[아이고... 구체 위에 있어서, 나는 여기서 벗어날 수 없다.]

록은 세상에서 거대한 꿈을 일구는 게 우선이었다. 그래서 2번이나 거절하며 케렌시아로 가지 않았다.

록은 드디어 이블린의 심정을 이해했다. 돌렌시아 펫들에게 거절 당하고 나서야 자기 행동을 마주하게 된 것이었다. 그제야 록의 귀가 선명하게 뚫렸다.

부르는 소리에는, 적의가 아닌 선의가 가득했다. 결코 록을 생포하거나 죽이려고 오는 게 아니었다.

록의 눈꺼풀이 떨린다. 예나 지금이나... 그들은 록이 케렌시아로 돌아오길 바라고 있던 것이었다. 왜 그들의 말을 제대로 듣지 않았던 걸까. 항상 원망받는다고 생각했던 록은 심리적인 자유를 느꼈다. 주르륵. 이윽고 눈에서 눈물이 흘러나온다.

‘나는 많은 걸 잃었지만, 모든 걸 잃지는 않았구나.‘

"여기 물부터 먹어."

지구는 둥글다. 그러니 계속 가도 큰 문제는 없다. 앞으로 가면 결국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오니까.

록은 웃고 있었다. 이미 받을 걸 다 받았기에.

[나는 자유야!! 너희도, 자유라고!! 우리는 모두 자유를 얻었어!!] 메아리조차 울리지 않는 작은 소리. 그러나 록은 계속해서 외치며 앞으로 나아갔다.

‘이렇게 안정적으로 흘러간 건 처음이야. 노력한 건 거의 없는데... 오히려 가만히 있던 게 더 잘 되다니...‘

이번에는 되도록 조용히 가면서 상황을 지켜보자.

앞선 회차의 지식은 발생 시기가 엇나가면서 무가치해졌다.

‘케렌시아를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그 반대였던 건가...?‘

직선의 시작과 끝이 만나며 ‘원형‘이 되는 형상이 나타났다.

모든 사건은 과거에서 미래로, 직선적으로 이동한다. 하지만 원형의 형태로 끝이 서로 맞닿아 있다면...

‘지구를 둥글게 일주해서... 다시 돌아오고 있다.‘
케렌시아를 떠난 글라이더 록이, 다시 케렌시아로 돌아와서 끝을 맺고.
이서하의 집을 떠났던 기쁨이 다시 그들에게 돌아와 끝을 맺으며.
가족을 떠났던 권민수가 다시 가족에게 돌아와 끝을 맺는다.
그밖에도 케렌시아를 떠난 많은 펫들이 다시 케렌시아로 돌아오고 있었다.

‘뭐, 인간 말종이긴 하다만...‘
혹시 모른다. 지구를 한 바퀴 돌면 또 달라질지도.

"나도 이제 케렌시아로 돌아가야겠어."
길었던 시간이 끝맺음 되는 순간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난번 포스팅의 후반부에서 선과 악의 대결이 절정으로 치닫는 장면이 나왔었다. 결과적으로 악한 세력들이 생각해낸 꾀가 결국 부메랑이 되어 자신들의 생존을 위태롭게 만드는 모습을 보면서 독자인 나도 여러가지 감정이 교차했었다. 지독하게 악랄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선한 자들을 괴롭히더니 결국 응분의 대가를 치르는 모습들을 통해 일종의 쾌감도 느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착하게 사는 것이 얼핏보면 호구같고 바보처럼 보일지라도 어쩌면 그 바보같음이 스스로를 구원할 수도 있다는 것을 느낀 시간이었다.

오늘은 승리의 기운과 함께, 앞선 권들에서 중간중간 만나봤던 복선들이 어떻게 스토리와 연결되는지를 확인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될 듯하다. 마치 흩어져있던 퍼즐들을 하나씩 맞춰가는 것 같다고나 할까.
.
.
.
뒤이어 읽다보니 본문에서 악의 세력의 우두머리라고 할 수 있는 드리모어라는 캐릭터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나오는데, 이 캐릭터가 악의 편에 서게 된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이와 관련하여 생각을 좀 더 확장해보자면, 인생을 살면서 나랑 잘 안 맞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경우들이 있다. 이런 경우 단순히 그냥 싫다와 같은 감정적인 반응이 나오는 것이 일반적이겠지만, 이런 수준에서 한 단계 성숙하여 ‘저 사람이 나랑 살아온 상황이나 환경이 많이 달랐구나‘ 와 같이 상대방을 헤아릴 수 있게 된다면 나 스스로가 마음의 상처를 조금이라도 덜 받고 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나와 맞지 않는 사람과는 가능하다면 같은 환경에 있지 않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겠지만, 이것을 피할 수 없다면 위와같은 이해와 헤아림으로 상대방을 마음으로나마 품어보는 건 어떨까 생각해보게 된다.
.
.
.
추가로 위에서 언급한 드리모어에 대해 좀 더 읽어보았는데, 드리모어가 기억에 기억을 더듬어 올라가다보니, 최초의 기억과 현재의 기억 간에 괴리가 발생하여 목표와 행동이 불일치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솔직히 앞선 본문에서는 단지 악당들의 우두머리라고만 여겨졌던 드리모어였는데,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 와서 이 드리모어의 비하인드 스토리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되자 우리가 악당들에게 으레 갖는 혐오심보다는 왠지 모를 동정심과 연민이 느껴졌다. 여기서 이루 다 말할 수는 없지만, 내면에 잠재된 내적 갈등이 엄청났을 것 같다는 예상을 해볼 수 있었다.

비록 이 책에 등장하는 드리모어는 몬스펫이라는 독특한 캐릭터이지만, 인간의 경우에도 얼마든지 드리모어와 같은 상황에 처할 수 있으며 그로 인한 내적인 갈등으로 인하여 괴로워할 수도 있는 것이기에, 드리모어의 모습을 보면서 이를 타산지석 삼아 각자 어떤 교훈을 얻어갈 수도 있을 듯하다.


우리는 이겼다.
마치 세계수의 수정강에 피어오른 백합화처럼...
‘우리가, 이 케렌시아의 꽃이었어...... 우리가 사라진 세계수의 꽃이라구......‘
이 대결은, 사실상 시작과 동시에 끝을 맺고 있던 것이었다.

수정강물은 단지 세계수의 옆에 있는 강이 아니었다. 케렌시아의 펫들을 보고 있는 누군가의 눈물이었던 것이다.

노래와 함께 사막에서 새로운 꽃이 피어나는 것 같았다.
‘나무의 잎이 다 떨어지고, 사막에서 새 잎이 자라고 있어...‘
이건 마치 부기웨이와 다른 친구들이 말했던 ‘대결의 마지막 때‘와 똑같지 않은가.
[설마 대결이 끝나고 있는 건감??]
뇌령땃쥐는 놀라서 팔짝 뛰었다. 만약 뇌령땃쥐의 생각이 맞는다면, 이 대결은 처음부터 마지막이 어떻게 끝날지 미리 고지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따닷! 그렇다면. 우리는 처음부터 이긴거나 마찬가지였어-!‘

어떻게 이길지까지 처음부터 알려졌다면. 이 다음에 있을 싸움도 당연히 이길 확률이 높았다. 또한 그 승리의 이유는, 사막에 있는 맵토에게 있을 확률이 높았다.

[맵토가 해냈어! 끝이 오고 있다고!]

규어와 부기웨이. 크로투스와 페어리밍고까지 얼싸안고 기뻐한다. 과거에 싸웠던 일은 모두 비와 함께 씻겨내려간 것 같았다.

뇌령땃쥐는 수정강물의 비를 맞고 바닥에 떨어진 계약펫들을 보며 생각했다.
‘땃, 나중에 이 계약펫 친구들과 잘 지내야 하는 거구나...‘
케렌시아를 덮은 눈물. 그 눈물을 맞고도 마음이 굳은 상태였기에. 이들은 이렇게나 고통스러운 것이었다. 뇌령땃쥐는 그제야 케렌시아와. 지금까지 있었던 모든 대결의 뜻을 이해했다.

‘우리는 계속 앞으로 간땃. 실망하지 않고... 계속 웃으면서 가는거땃! 그래야 앞으로 들어오는 모든 친구들을 맞이할 수 있을꺼야, 땃. 우리는 그때를 위해서 강해져야 했던 거였다구!!‘

[우리가 케렌시아의 꽃이야. 우리가 케렌시아의 꽃이었다구!]
...(중략)... [그래, 땃. 우리가 꽃이었어. 이 물을 맞고 자라난 꽃.]
모든 식물이 사라진 케렌시아에 피어난 새로운 백합화들. 그들에게 과연 수정강물이 무섭겠는가.

이미 너무 많은 순간을 놓쳐버렸지만, 지금이라도 움직인다면, 그 임무를 완수할 수 있을 것이다.

승리 후에 먹는 승리의 물고기! 이것보다 더 맛있는 게 있을까.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자기들이 했던 게 생각나는 모양이군.]

[우리는 이 케렌시아의 주인이 아니다. 단지 나중에 들어올 펫들을 위해 먼저 왔을 뿐이다. 너희들을 맞이하는 게 우리들의 임무란 말이다.]

[아직 열리지 않은 곳이 생긴다고 생각해라. 우리는 그 땅을 얻을 것이다. 그 장소에 뭐가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더 행복해질 거다.]

[지나간 일은 생각하지 마라.]

‘선대 펫들이 중간에 길을 몇 번 잃긴 했지만, 뇌령땃쥐도 그렇고, 맵토도 그렇고, 모두 자기 일을 완벽히 수행했다.‘
권민수는 펫들이 과거를 떠올리고 상황을 역전시킨 게 자랑스러웠다.

이제 그들 사이에서 드리모어를 바라는 펫은 아무도 없었다. 인간에게 복수하겠다는 생각으로 뭉쳤지만. 선대 펫들에게 한 짓을 떠올려보면 그들도 인간과 크게 다를 게 없기 때문이었다.

권민수는 무슨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지 눈치챘다.
‘케렌시아가, 지구로 내려가고 있어....‘
원과 원이 만나서 교집합이 생기는 것처럼. 케렌시아의 영역이 지구 차원을 향해 하강하고 있었다.
‘케렌시아와 지구가 합쳐 진다....!‘
과거, 탑에서도 층간 차원 간섭에 의해 교차 지역이 발생했는데. 이렇게 되면 지구 전체와 케렌시아가 일종의 ‘교집합‘이 되는 것이었다.

‘이제 케렌시아로 가는 문을 여는 게 아니야. 땅에 눈으로 볼 수 있는 실물 케렌시아가 생기게 된다!‘
지금까지는 케렌시아에 있어도 그 모습을 사진으로 찍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렇게 지구 차원과 교차 지역이 생긴다면?
‘사람들은 케렌시아의 실체를 똑바로 목격할 수 있게 될 거야.‘
권민수는 능력이 사라진 이유를 알고 고개를 끄덕였다. 문을 다시 열 수 없는 게 아니라. 문이 항상 열려 있기에 그런 능력을 쓸 필요가 없어진 것이었다.

드리모어는 먼저 케렌시아가 지구로 오는 현상을 균열이 열리는 것처럼 생각하게 하여 사람들의 불안감을 끌어올렸다.

기회가 생긴다면 다시 도전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짠맛과 치즈맛이면 게임 끝이지.‘

‘좋은 곳에 있다가 좁은 곳으로 오니까 힘들다.‘

[록 님은 스스로 몬스펫을 만들면서 인간과 다를 게 없어졌다. 인간을 욕하지만 인간이 되었다.]

‘나는 바닥부터 시작해서 정상으로 올라왔지. 아무도 나를 막을 수 없다.‘

그러나, 이번에는 평소와 달리 록의 명령을 따르는 펫들이 많이 없었다. 돌렌시아 펫들의 얼굴에는 전과 달리 걱정이 가득했다. 록이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탓에 명령에 충성하고 싶은 마음 또한 약해진 것이었다.

지금까지는 돌렌시아의 용맹성과 단단함을 상상하면서 싸우는 펫들이 많았다. 그런데, 그런 게 다 깨져버리니, 저들과 싸우는 게 얼마나 무모한 짓인지 깨달은 몬스펫들. 그들은 록의 명령에도 무거운 돌처럼 가만히 있었다.

몬스펫들이 펫들을 데려올 때. 권민수는 인간을 데려와야 한다. 선대 펫들이 자신을 연단하는 대결 끝에 계약펫들을 맞이했듯. 권민수 또한 수호자답게 그동안 피해 다녔던 이들과 마주해야 하는 것이었다.
‘펫들의 대결이 끝나고, 이제 내 대결이 시작됐다...‘
퀘스트에 자세한 내용이 표기되어 있지는 않지만... 권민수는 그렇게 느꼈다.

‘언젠가 이길 100%면, 그 언젠가가 평생 안 오게 하면 그만이다.‘

그들은 마지막 전투를 준비했다. 권민수는 케렌시아를 뒤에 두고, 드리모어는 온 세상을 뒤에 둔 채. 쾅-!!! 최종 격돌이, 온 하늘의 구름을 지우며 시작되었다.

"작전이 상당히 사악하네."

"언제까지 의미없는 복수심으로 인간과 펫을 전부 희생시킬 생각이지?"

권민수는 드리모어의 강력한 방어 심리를 포착했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과거에 인간과 안 좋았던 기억이 있는 모양이었다.

‘계속 싸울 수는 없다. 이참에 강하게 눌러서 드리모어를 약체화시키는 게 좋겠어.‘

내가 뭘 잘못했는지 깨닫게 해줘. 그리고 인간과 다시 잘 지내게 해줘.

"너는 네 잘못된 점을 알아차리기 위해 이곳에 온 거였어."

인간에게 복수하겠다고 했으나, 드리모어의 행동은 인간 못지않게 사악했다.

(그래. 그냥 다 쏟아붓자.)

‘인원이 너무 많으면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뭐든 질서가 없으면 쉽게 무너지기 마련이다.

검성은 맵토가 귀찮았으나 함부로 대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맵토를 지키고 있는 강대한 무언가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이 케렌시아가 맵토라는 몬스펫을 강력하게 보호하는 중이었다.
‘수호영물에 가까운 생물이라고 생각하면 조금 이해가 되는군.‘
검성은 자존심이 상했지만, 권민수의 펫이기도 하기에 맵토에게 뭐라고 하지 않았다.

드리모어는 과거의 목표와 현재의 목표 때문에 머리가 복잡했다. 해서, 드리모어는 케렌시아의 퀘스트인 드리모어 돌아오기, 와 기존의 목표인 케렌시아 파괴를 적절히 조합했다. 그것이 바로 ‘케렌시아에 돌아와서 자폭하기!‘
드리모어 자신이 진짜 케렌시아에 와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자폭하기 전에 뭔가를 알려줄 것이고, 그게 아니라면 터지기 전에 케렌시아에서 제거될 것이다.
‘짹, 이게 내가 내린 판단 방법이다.‘

‘자리를 비우신 사이에 내가 잘해야 한다.‘

하늘의 천체와 연결되어 스킬 등록을 한 이상. 아무리 강한 만개 각성자라 할지라도 드리모어의 몸에 상처를 입히는 건 불가능한 것이었다.

[일단 이야기를 해보자.]

[목표가 이뤄졌다. 문제는 그 목표는 과거의 내가 원하는 것이고, 지금의 나는 원하지 않아. 그래서 나는 기분이 안 좋다.]

[나는 인간에게 복수한 다음 지구에 몬스펫 나라를 만들고 싶었다. 문제는, 내가 원래 원했던 소원이 인간과 잘 지내는 것이고. 내가 공격하던 케렌시아가 그 소원과 가장 잘 맞는 장소였다는 것이다.]

드리모어가 케렌시아를 싫어하는 이유는 인간 수호자에 의해 돌아가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다른 펫들도 수호자가 되었고, 첫 소원까지 그런 내용이라는 것을 알았다. 드리모어는 졸지에 자신이 원하던 땅을 열심히 공격하는 바보가 된 것이었다. 드리모어는 왜 첫 소원이 자신을 이런 방식으로 이끌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냥 케렌시아로 오면 다 끝난 거 아니양?]
[너는 단순해서 좋겠다야.]

[아는 거랑 받아들이는 건 다르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난번 포스팅에서 선과 악의 대결 구도가 있다는 얘기를 했었는데, 오늘도 이 구도가 이어진다. 지금 읽고 있는 부분에서는 선이 악의 위협으로 인해 위기에 처해있는 상황인데, 선 쪽에 있는 몬스펫 중 하나인 ‘맵토‘라는 캐릭터가 무언가를 발견한다. 아직 뒷부분을 읽어보지 못했기에 어떤 식으로 내용이 전개될지는 알 수 없지만, 소설 같은 데서 흔히 말하는 일종의 ‘복선‘ 같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었다.

오늘 포스팅에서는 별도로 밑줄치진 않았지만, 지난번 포스팅에서 살펴본 바에 따르면 ‘맵토‘라는 캐릭터는 객관적인 상황이 자신들에게 결코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희망의 끈을 끝까지 놓지 않는 불굴의 캐릭터였다. 다른 몬스펫들이 모두 다 불평하고 투덜대고 있을 때에도 희망을 불어넣고 긍정의 말을 내뱉는 유일한 캐릭터였기에 기억에 남았다. 이 ‘맵토‘가 이 소설의 결말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지 기대가 된다.
.
.
.
이후에 자세한 스토리를 이루 다 말하긴 힘들지만 결정적인 장면하나만 언급하자면, 악의 세력으로 대표되는 아그히스라는 캐릭터가 선의 세력들을 수정강물이라는 특수한 성분의 물로 모조리 쓸어버리려는 시도를 하는데 선의 세력들은 이러한 공격을 결과적으로 이겨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곧장 이어서 악의 세력들이 사용한 수정강물은 부메랑이 되어 다시 돌아오는데, 이로인해 궁극적으로는 악의 세력의 궤멸이 시작된다.

독자인 나는 이 장면을 보면서 악의적으로 타인을 골탕먹이거나 제거하려는 시도는 언젠가 반드시 그 응분의 대가를 받게 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착하게 사는 게 때론 바보같아 보일수도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는 오히려 그 바보같음이 스스로를 구원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 될 수도 있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 이걸 발견한 게 우연 같지 않아.‘

맵토는 대피를 뒤로한 채 일기를 펼쳤다.

결국 성격이라는 건 상황을 따라서 가는 걸까? 정말 상황이 풍족해야지 다들 웃을 수 있는 건가.

‘풍족할 때 즐겁다.‘

‘기쁜 마음으로 하면 가능할 꺼야.‘

[케렌시아의 땅이 좁아진 게 아니야. 정말로 좁아진 건, 케렌시아에 있는 우리들의 마음이었어...]

입사귀와 꽃은. 이미 맵토의 마음속에서 피어나고 있었다.

맵토가 한쪽 귀로 스케치북을 잡은 채 폴짝 뛰어왔다. 모두가 참담한 심정을 느끼고 있으나 맵토의 표정은 매우 밝았다.

[케렌시아의 일기를 발견했어. 그리고 알아냈어! 우리는 원래 땅이 좁아도 행복했다구!!]

[우리는 원래 가졌던 땅에 만족했기 때문에 또 땅이 늘어난거야. 그러니까 우리도 지금 즐거워하자. 기뻐하자!]

붉은공은 다른 펫과 달리 맵토의 말을 경청하고 있었다.

[작은 땅이 있을 때 만족하고 즐거워하면 땅이 늘어난다. 그러면 당장 땅을 늘리기 위해서 즐거워해야 한다는 거군요.]

[아니다.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 즐거워하는 건 진짜 즐거운 게 아니야. 우리는 케렌시아에 있기 때문에 이미 즐거운 상태라고. 우리는 단지 그것을 까먹었을 뿐이양.]

빵은 반죽한 다음 발효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때 이스트가 필요한데, 지금은 이스트가 없어서 빵 반죽을 부풀리는 게 불가능했다. ‘흠, 그냥 해야겠다. 이참에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 보는 거다.‘

이제 그들은 분노 단계를 지나 체념과 수긍으로 접어들고 있었다.

[마음이 담겨 있어서... 그래서 맛있던 거였다.]

권민수는 펫들이 스스로 요리를 하는 게 힘든 일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요리에 담겨 있는 마음을 알기 때문에. 그래서 물고기와 빵이 들깨 수제비보다 맛있다고 한 것이었다.

[우리는 부족한 상황에서도 이걸 맛있게 먹고 있다. 단순한 맛 말고도 뭔가를 느끼고 있다. 그리고 그걸로 채워지고 있다.]

배가 채워지자 공격성이 수그러든 그들은 과거를 떠올리며 부끄러움을 느꼈다.

그동안 실제로 있었던 가장 확실한 방법을 제시한 맵토. 그런 맵토를 밀치고 하늘을 나니, 배를 만드니, 난리를 쳤으나 전부 실패했다. 이렇게 초라하게 복귀한 다음 맵토가 만든 음식을 먹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만약 맵토가 계약펫이었다면 그들을 멸시하고 조롱했을 것이다. [나는 괜찮아. 나도 그랬으니까.] 맵토가 고개를 젓는다. 맵토 역시 한때 규어의 말을 무시하고 심한 말을 했기에 그들의 심정을 이해하고 있었다.

[내가 너무 멍청했다. 애초에 그들을 잘 적응시키기 위해서 우리가 먼저 들어온 거였을 텐데.]

작은 땅에 만족하여 늘어나는 케렌시아의 기본 원리를 빨리 알았다면, 계약펫들에게 진짜 케렌시아의 기쁨을 진작에 알려줄 수 있었을 것이다.

케렌시아는 단순히 몸에 좋은 게 많이 나는 장소가 아니다. 펫들이 온전한 기쁨을 느끼면 새로운 땅이 계속 열리는 장소였다. 그것이 케렌시아의 본질. 하지만 당장 나는 작물과 식량에만 집중하여 이걸 까먹고 말았다. 그리고 그걸 계약펫에게 알려주지 못한 나머지 지금 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다.

‘등잔 아래가 어둡다고...‘

빨리 이 궁금증을 탐색해서 사실이나 허구, 둘 중 하나로 만들어야 편하게 잠들 수 있을 것이다.

‘말을 하면 뇌의 반응 속도가 느려진다. 지금이 빈틈이야.‘

‘전 세계가 찾아다녔는데 우리 집에 있었다니 말도 안돼!‘

"아이고... 이렇게 된 이상 정상적으로 상황이 흘러가길 바라는 수밖에 없겠구나."

‘말을 하면 뇌의 반응 속도가 느려진다. 지금이 빈틈이야.‘

‘전 세계가 찾아다녔는데 우리 집에 있었다니 말도 안돼!‘

"아이고... 이렇게 된 이상 정상적으로 상황이 흘러가길 바라는 수밖에 없겠구나."

겉모양은 위로지만 본심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괜히 이리저리 들추고 다녔어....‘

절대자는 깨달음이 내 주위에 있다고 말했지. 그러니 더 이상 방황하지 않겠다.

[우리 다시 모이자. 모여서 노래하자.]

계약펫들을 만족시키려면 선대 펫들이 최대한 추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선대 펫들이 서로 연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들을 쓸어버려도 계약펫들의 결속력이 강해지지 않을 것이다.

‘순수한 건 약한 게 아니야. 맵토는 누구보다도 강하다.‘

[곧 대결의 끝이 다가온다.]

[기다려보자. 어떻게든 될 거야!]

어떻게 이길지는 모르겠으나, 어떻게든 이길 것이다.

[그래도 이긴다! 어떻게든 이긴다!]

[이대로 물에 쓸려가도 상관없어. 우리는 그들에게 즐거움을 알려줘야 해!]

[우리는 뒤로 물러나서 멸망하지 않을거야!]

펫들은 다시 노래를 불렀다. 그러자 마음에 있던 두려움이 하나씩 없어지기 시작했다.

지금이 아니면 또 언제 축하하겠는가!

모든 선대 펫들이 수정강물 속에서도 무사히 서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갑자기 하늘에 먹구름이 끼기 시작한다. 이에 하늘을 올려다본 아그히스는 멍하니 입을 열고 중얼거렸다.
[설마 사막에 흘러간 물이 증발해서 집중성 호우가??] 수정강물이 증발하면서 생긴 비구름이 점점 계약펫들이 있는 곳으로 다가온다.
‘헉크롸, 저 비가 이곳에 쏟아진다면?‘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아그히스의 뇌리에 찌릿하는 전류가 흘렀다.
[크롸라, 이럴수가.]

아그히스는 검을 휘두르는 것도 잊은 채 사막을 바라봤다. 아그히스의 멍한 시선이 느릿하게 멈춘 곳.
[[[이게 우리들의 마음이야!!]]]
수많은 선대 펫들이 서로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리며 외치고 있었다.
쏴아아-.
그리고 케렌시아의 모든 구역에 수정강물의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사막에 쏟아진 물이 일제히 증발하면서 집중성 스콜을 발생시킨 것이었다.
[[[이게 우리들의 마음이라구!!]]]
쏴아아-.
수정강물의 비가 케렌시아의 온 땅에 쏟아진다.

많은 계약펫들은 수정강물을 피하려다가 스타필드 건물에서 굴러 떨어졌다. 수많은 계약펫들이 거대한 나무 건물에서 굴러 떨어진다.

[나무의 잎이 다 떨어지고. 메마른 땅에 새 순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의미를 모를 대결이 끝날 때. 그때가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중략)... -그날에 케렌시아의 더러움을 씻는 샘이 흐를 것이다. ‘환상처럼 들었던 말이 사실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느덧 마지막 권까지 왔다. 이 책에는 전반적으로 선과 악의 대결 구도 같은 것이 나오는데, 각자가 만든 세계를 이끌어가는 인물들이 그 구성원들을 통제하고 철저하게 관리하는 장면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는 마치 회사나 학교 등과 같이 사람들이 모인 조직에서 그 구성원들을 통제하거나 관리하는 것과도 얼추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이 책에서는 그 대상이 좀 다르긴 하지만 말이다.

어쨌든 이렇게 조직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데 있어서 여러가지 신경쓰고 생각해야 할 것들이 많기에 에너지 소모가 많을 수밖에 없는데, 처음에 밑줄친 문장처럼 에너지 소모를 하지 않으면서도 조직을 관리하고 통제할 수 있다면 조직 관리의 효율성이 굉장히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최근 우리 사회의 자동화 추세와도 그 맥을 같이 한다.

힘을 쓰지 않고도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사용하는 게 좋을 것이다.

계획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속도가 제일 중요

그때는 몰랐으나, 지금은 알게 되었다. 하지만 모든 후회는 너무 늦다. 이미 이렇게 됐는데, 어떻게 상황을 되돌린단 말인가.

[그들의 마음을 부추겨서 스스로 세계수를 파괴하게 만들려는 거군요! 정말 무섭습니다.]

[뭐,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다. 실패하면 다른 계획을 짜야겠지.]

좀 더 다각도로 계획을 짤 필요가 있었다.

이렇게 된 김에 열심히 공격 연습을 하면 될 것이다.

끝을 앞당긴다고 생각하니 작업이 더욱 즐거운 몬스펫들이었다.

[시기를 앞당긴다는 생각이, 결국 나를 돕게 될 것이다.]

규어는 노동을 하면서 머리가 맑아졌다. 게임과 음료수를 끊으니 점점 더 건강해지고 총명해지기 시작한 것이었다.

‘우리들에게는 아주 강한 무기가 있어. 그건 바로 따뜻한 마음이야.‘

[나는 불쌍하지 않다. 오히려 너희가 불쌍한 거지.]

[언젠가 너희들의 행동 때문에 후회하게 될 것이다.]

[너희가 진짜 순수한 마음으로 우리에게 왔다고 할 수 있는가? 양심이 있다면 스스로에게 물어봐라.]

당장의 파워만 본다면 이그히스에게 복종하는게 맞다. 그러나 정해진 때가 있는 상황에서 이그히스에게 복종하는 건 매우 어리석은 짓이었다.

[다들 속지 마라. 애초에 안전하니까 케렌시아에 있는 거다. 저게 풀려나도 우리를 위험하게 할 수는 없다구.]

이그히스는 괜히 조바심이 느껴졌다. 자신의 전략이 깔끔하게 진행되고 있으나 규어의 마음이 꺾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규어도 잡혀간 마당에 서로 분열하면 좋지 않을 것이다.

공포가 각인된 친구들에게는 말이 통하지 않았다. 그들은 빨리 아그히스가 오기 전에 일을 처리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이건 내가 똑똑해서 성공했다고 하기도 애매하군. 저놈들이 겁이 많고 어리석어서 벌어진 일이니까 말이야.]

[너희 무리는 누군가를 미워해야 모일 수 있어. 안 그러면 다 흩어지지. 그래서 밖에서는 인간을 싫어하고, 여기서는 우리를 싫어하는 거야.]

[만약 우리들이 없어지면 또 다른 무언가를 정해서 싫어하겠지. 그런 게 없으면 너희는 살 수가 없어. 그러니 너희는 강하지 않아! 약해! 그냥 아기야!]

(강자가 약자를 부리는 것 또한 실력이다.)

모든 건 법칙을 통해 움직인다. 그걸 확률을 통해 세밀하게 분석하며 비틀어내는 게 현재 드리모어가 최종적으로 발전시킨 스킬이었다.

따뜻하고 배부르니 낮잠이나 자는 것이었다.

스스로 살 힘이 있어야 펫이 자유로워질 수 있다.

[그래도 일단 버텨보자. 언젠가 좋은 일이 생길거야.]

[우리에게 안 좋은 일이 생기고 가진 게 없어졌다고 해서 불행하고 슬퍼진 게 아니야.]

[우리는, 단지 즐거워하기를 쉽게 포기했을 뿐이야.]

[상황보다는 우리의 마음이 중요해. 우리는 지금 당장 즐거울 수 있어!]

‘다들 얼마나 힘들었으면 저렇게 됐을까...‘

모두 원래대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

‘즐겁게 지내자고 해놓고서 내가 먼저 화를 낼 수는 없어! 내가 앞장서야 해.‘

[우리는 이길 예정이야. 그러니까 좋게 생각하자.]

나는 실력이 계속 정체되어 있어도 즐겁소. 왜냐하면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오.

언제나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걸 알았기에, 당장의 상황에 연연하지 않고 즐겁게 지내기로 마음먹은 것이었다.

[상대는 우리를 죽이지 않아. 우리는 다시 시작할 수 있어. 그러니까 못하는 걸 걱정하지 마. 다시 하면 되니깐!]

[우리는 할 수 있어! 다시 힘내보장!]

이제 무엇을 하든지 기쁜 마음으로 하자고 다짐한 맵토였다.

‘이곳은 모두가 즐겁게 지내는 장소다. 땅에 이런 곳이 있다면, 어딘가에 케렌시아가 진짜 있을지도 모른다.‘

[이거라면 나도 할 수 있당.]

글라이더 록은, 야생 몬스펫이 리퍼비시 아카데미에 오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돌렌시아를 만든 것이었다! 단지 이 장소를 미워하기 때문이라는 이유로!!

이제부터라도 생각을 바꿔야 한다.

‘케렌시아를 보지 못한 짱돌이도 저렇게 좋아 하는데, 직접 다녀온 나는 이렇게 미지근하다니.‘

아직 케렌시아의 문은 열리지 않았지만, 짱돌은 이미 케렌시아가 이곳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기둥이마저도 처리할 수 없는 일이라면 더 이상 희망이 없었다.

[일단 남은 거라도 계속 먹으면서 버티자. 아무거나 먹자구.]

물은 모이면 보기보다 무겁다.

아직은 희망이 있다.

[친구들아, 너무 절망하지 마! 살아나갈 구멍은 반드시 있을 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