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의 시대 - 공감 본능은 어떻게 작동하고 무엇을 위해 진화하는가
프란스 드 발 지음, 최재천.안재하 옮김 / 김영사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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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의 시대가 가고 공감의 시대가 왔다."

오랫동안 영장류와 함께하며 행동을 분석한 동물행동학자 '프란스 드 발'의 최신작이 나왔습니다. 번역을  최재천 교수가 맡아 관심이 많았던 책인데요.  핵가족화되고 기계가 사람의 영역을 대신하면서 개찰구, 영화관만 가봐도 티켓 판매기가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점점 누군가와 말을 섞는다는 일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편한 건 사실이지만 삭막한 세상을 살고 있는 기분도 들더군요.

사람과의 관계가 멀어지고 기계와의 삶을 영위해야 할지도 모를  이후의 인류에게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인류는 공감능력을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태어났다'. 곧 생존 경쟁이 자연의 본질이라는 패러다임은 지나가고 따스한 공감의 시대가 올 것이라는 것, 차가운 기계와의 미래시대에 인류멸종을 막는 유일한 방법일지 모른다는 이야기.  고개가 저절로 주억거리게 만듭니다.

 

 

 

저자는 영장류를 비롯해 개, 고양이, 쥐, 새, 돌고래, 코끼리 등 따뜻한 피가 흐르고 털, 젖꼭지, 땀샘이 있는 포유류의 정의에 부합하는 생물체라면 누구나 애착과 공감이 나타나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로부터 발전된 이타성은 결국 종(種)의 생존을 위한 자연선택임을 여러 사례를 들며 입증합니다.


위로의 스킨쉽은 포유류 생물학의 일부로서 어미가 보살펴주고, 안아주고, 데리고 다니는 행동들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세월호 희생자의 가족들, 5.18 광주 희생자의 가족들을 품에 꼭 안아주는 문 대통령의 공감력은  모두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진정성임을 돌이켜 생각해 보면 이해가 빠를 것입니다.

 

 

"우리가 일치화하는 대상을 흉내 내는 것은 물론이고, 거꾸로 흉내를 냄으로써 유대관계가 더 단단해지기도 한다. (중략) 연인들이 처음 서로 만났을 때 어떻게 하는가? 나란히 서서 오랫동안 걸어 다니고, 같이 먹고, 같이 웃고, 같이 춤을 춘다. 행동이 일치되는 것에는 유대감을 만드는 효과가 있다. (중략) 이것은 동물들이 수백만 년 동안 유대를 이룬 방법이다. "

P 96

 

​거울 뉴런,  행동의 일치화 과정, 즉 흉내의 기술은 단단한 유대관계를 형성합니다. 타인과 일치하려는 본성은 가까운 사람들의 상황, 감정, 행동에 끌려들어 가 똑같은 상황, 감정, 행동을 취하게 됩니다. 그들은 우리가 공감하고 모방하는 역할 모델이 되죠. 좋아하는 가수나 배우와 비슷하게 코스프레를 하는 일은  일치화 시켜보려는 행동 일치와 과정입니다.

 

 

 

공감은 얼굴 표정만 보고 느낀다고 착각하지만 분명히 감정 표현은 온몸에서 일어납니다. 얼굴을 가린 채 타인의 몸동작을 보고 그 사람의 감정을 알아차릴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지요. 몸의 자세나 움직임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얼굴은 여전히 타인과 연결되는 가장 중요하고 빠른 통로입니다.


공감은 1억 년 이상으로 오래된 뇌 영역과 관련 있습니다. 온전한 공감력은 러시아 인형처럼 겹쳐 있습니다. 아무리 겹겹이 쌓인 외피의 러시아 인형이라고 하더라고 안쪽의 핵심과 단단히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 이는 처음 본 사람끼리도 어린아이에게도 가르치거나 설명할 필요 없는 성향입니다.


 

'다윈'은 같은 종(種) 내에서 하나의 자원을 두고 경쟁이 일어난다는 발상에 매력을 느꼈고, 자연 선택이라는 개념을 구상해낼 수 있었습니다. '리처드 도킨스'는 이기적인 유전자를 통해 진화한다고 말했죠. 하지만 '프란스 드 발'은 공감력이야말로 인류 진화의 밑거름이자 앞으로의 미래사회를 유지하는 연결이라고 주장합니다.

 

 

 

우리는 진심을 다해 상대방의 아픔과 슬픔을 공감하지 못하는 한 대통령을 파면시켰습니다. 한 나라의 원수조차 국민의 상처를 이해하지 못하는, 아니 이해하지 않으려는 마음은  국민을 또 한 번의 비탄 속으로 몰아넣었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눈 빛과 표정만으로 충분히 타인과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힘, 공감력 앞으로 4차 산업혁명 이후의 삶에서도 사라지지 않을 가장 큰 가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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