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가 보이는 사람들 - 뇌과학이 풀어낸 공감각의 비밀
제이미 워드 지음, 김성훈 옮김, 김채연 감수 / 흐름출판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일반적인 인간의 감각을 우리는 오감이라고 부릅니다. 바로 시각, 촉각, 청각, 미각, 후각인데요. 인간의 복잡미묘한 감정을 어떻게 다섯 가지로 분류하나 의문이 들때가 많았습니다. 알고보니 이것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로부터 시작된 것이라고 합니다. 당시 아리스토텔레스는 시각은 눈, 후각은 코 단 하나의 감각들과 기관이 연결되어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오감 이외에 잘 알려진 감각은 육감인데요.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감각 '육감(식스센스)'는  직관적이게 본질을 느끼는 감각을 말하는 감각입니다.  흔한 예로  '여자의 육감은 속일 수 없다'라는 말이 있듯이. 여자들의 감각은 때로는 무서울 정도로 예리하기도 합니다. 이 모든 감각이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 들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소리가 보이는 사람들》은  '공감각'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다소 생소한 분야라  어렵기도 했지만, 그만큼  흥미롭게 탐독했답니다.  얼마 전 방영된 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를 떠오르면 쉽게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공감각'이란 정상적이라고 여겨지는 감각에 '추가 감각'이 더해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예를 들면 숫자에 색이 보인다던지, 알파벳이나 이름에도 색깔이 느껴진다던지,  단어에서 맛이 느껴지지기도, 음악 소리에 색깔이 느껴지거나 하는 현상인데요. 천재라고 불리우는 역사적 인물이나 예술가 등은 사실 공감각자가 많았다고 합니다. 놀랍게도 우리 주변에 많은 사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능력인 공감각은 인구의 1퍼센트 내지 2퍼센트에서 나타난다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수치를 보고 혹시 내 주변에도 숫자를 일관된 색깔로 표현하는 사람이 있다면 공감각 능력을 타고 난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답니다. 혹시 초능력자하고도 비슷한 맥락인지 궁금해지기 시작했어요.

 

책을 읽다가 생각난 사실인데요. 저도 간 혹 숫자에 색을 붙여 생각했었던 적이 있었답니다. '1'은 '흰색', '2'는 '노란색', '3'은 '새싹의 연두색' 등등.. 그래서 혹 '나도 공감각자?'라고 생각해봤죠. 허나 매번 그런게 아니었고, 또한 매스컴이나 상품에서 보이는 숫자들이 무의식 속에 인식되어 그런 생각이 드는 걸 수 있다는 걸 책을 통해 알았답니다. (착각은 자유...)



​결국 본다라는 것은 단순히 눈의 기능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뇌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인데요. 뇌에서 시각을 담당하는 영역은 보통 눈에서 입력되는 정보에 의해 활성화되지만, 어떤 경우에는 다른 뇌 영역에 의해 활성화 되기도 한다는 예를 책에서 소개하고 있어요. 이런 현상은  LSD(강한 환각제) 같은 약물이나, 시각장애인이 된 후 감각의 재조직이 일어나는 과정에서 공감각이 일어날 수도 있으며, 선천적으로 공감각인 사람의 경우 유전적 차이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리고 뇌의 시각 담당 영역에서는 색에 특화된 V4라는 영역이 있는데, 손상을 입은 경우 흑백으로 보이게 되는데요.  V4영역은 시각 뿐만 아닌 언어로부터 입력을 받으면 소리에서 색을 느끼는 공감각을 경험할 수 있죠.




그렇다면 공감각(극소수에 존재)을 갖는 것은 특별한 사람들만이 느낄 수 있는 경험인지 궁금해지는데요. 책에 중반부터는 색에 대한 감각적 경험이 뇌의 특화된 영역을 자극(활동)시켜 만들어낸 것임을 설명합니다. 또한 감각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이용, 감각에서 오는 정보를 결합하는 뇌의 속성을 알아봅니다. 그예로 1990년대 출시된 펩시와 코카콜라의 투명한 콜라가 실패한 일을 들어 설명하고 있어 흥미로웠어요. 콜라에 대한 기존의 경험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우리의 뇌는 콜라처럼 강한 맛이 나는 음료는 색도 강하리라고 예상하게 만드는 것 입니다. 이를 '다중감각 지각(다수에게 존재)'이라고 부르는데, 실제로 이것은 광고나 마케팅에 적용되어 거의 모든 상품에서 나타나는 사실이라고 하네요.

 

 

 

 


후반부로 넘어가면 공감각을 자유자재로 끌 수 있는지, 환상통에 시달리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이어집니다. 공감각이 어떤것이든지 간에 우리의 감각은 하나씩 따로 때어놓고 분리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확실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뇌라는 아주 복잡하고 세심한 기관이 우리를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주기도  했고요. 공감각을 더욱 연구한다면 앞으로 뇌 분야에 관한 책들은 병과 치료, 인류의 진화나 과학의 진보에 커다란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얼마전 뇌 과학에 대한 미치오 카쿠의 《마음의 미래》에서 보여준 마음과 뇌의 연결관계도 생각나면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공감각이라는 흥미로운 현상에 대해 쉽게 전달해주고, 그림과 자세한 설명으로 선입견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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