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쥬엠 야규인법첩 11 - 완결
야마다 후타로 글, 마사키 세가와 그림 / BB코믹스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귀참십장, 바질리스크에 이어 야마다+마사키 콤비의 3번째 작품이 완결되었다. 

배경CG는 아직도 그리 자연스럽지 않지만 귀참십장 시절의 미숙한 그림체는 상당 부분 탈피하였다. 

바질리스크의 뛰어난 완성도에 비하면 스토리가 다소 미흡한 감은 있지만 11권에 이르는 짧지 않은 분량을 비교적 긴장감있게 끌고 나간 점을 높이 살만 하다. 

폭력적인 그림에 부담감이 없다면 추천하고 싶은 만화. 

조만간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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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곤 교수의 영화 에세이 - Essays On Film
김성곤 지음 / 열음사 / 200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김성곤 교수의 영화에세이의 초판은 1994년에 발간되었고 쇄를 거듭했지만 판의 변화는 없었다. 이 책은 2판 1쇄로 명기되어 있지만 내용은 초판과 전혀 다르지 않다. 책 표지의 디자인이 바뀌고 사소한 오탈자가 수정된 정도로, 저자의 가필은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구판을 가지고 있으면서 새 책인 줄 알고 구입하려는 독자가 있다면 그럴 필요가 없다고 미리 알리고자 한다

나는 이 책을 대여섯 번 정도 구입한 것 같다. 몇 권은 선물로 그리고 몇 권은 내가 읽으려고 구입하였으나 번번이 이 책은 내 손에 머무르지 않았다. 그래서 몇 번을 반복해서 읽은 책이지만 이번에 다시 구입을 하게 된 것이다. 

지금은 각종 영화평론이 넘쳐나지만, 이 책이 나올 무렵에는 영화에 대한 '평론'은 온전히 업계 관계자의 몫이었다. 외국 평론가의 감상평을 번역해서 내기에도 급급했던 시절이었고, 국내 영화 평론가들의 수준은 인상 비평에 머무르거나 영화 내용과는 별 관련이 없는 감독과 배우의 신변잡기 소개에 그치고 있었다. 

김성곤 교수의 영화 에세이는 그 시절에 '영화도 텍스트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한국에 퍼뜨린 시발점이다. 

이 책에 소개된 영화들은 모두 훌륭하고, 이 영화를 읽는 김성곤 교수의 눈도 참으로 예리하다. 이미 15년이 지나 다시 읽는 책이지만 읽어도 또 새롭다. 좋은 평론은 시의성에 의존하지 않고 시대와 공간을 넘어 항상 새로운 메시지를 독자에게 전달한다. 

영화에 관심이 없더라도 텍스트를 대하고 분석하는 태도를 익히기에 아주 좋은 책이다. 

이 책의 옥의 티를 집어내자면 영화 제목 등에서 몇 군데의 오역이 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람보 시리즈의 1편 'First Blood'를 '처음 흘린 피'로 번역한 등이다. 이 말은 우리 말로 하자면 '선빵' 정도로 번역해야 한다. draw first blood가 먼저 주먹을 날려 싸움을 시작하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고, 람보의 싸움이 퇴역 군인인 람보가 시작한 것이 아니라 경찰로 표상되는 국가의 권력이 먼저 시비를 걸었기 때문에 그의 싸움은 불가피했다는 뜻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인 김성곤 교수가 이런 오역에 대해 상당히 민감하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이것은 제법 아이러니다. 하지만 이런 사소한 오역이 이 책의 가치를 떨어뜨리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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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9-01-28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름 헐리우드 키드였던 고등학교 시절이 떠오르네요. 아, 새로 나왔군요. 저도 구판으로 있습니다.

Engarde 2009-01-28 18:25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이 황량한 벌판에도 찾아오는 분이 계시군요
 
디케의 눈
금태섭 지음 / 궁리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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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일간신문에 '검찰 조사 제대로 받는 법'을 연재하다가 단 1회로 그치고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검찰을 그만두게 된 금태섭 변호사의 법률 에세이다. 

아래 몇 건의 평을 읽으니 이상하게 점수가 박하다. 별 하나를 준 사람도 있고... 

금태섭 변호사의 이 책은 객관적으로 읽을만하다. 

알기쉬운 법률상담 류의 실용법학서가 아니라 현직에 있으면서 느끼는 소회와 다양한 법률 사례들을 소개하는 책이니만큼 실제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도로 이 책을 선택했다면 실망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법치국가(과연 지금의 한국이 법치국가인지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만)를 살아가는 시민으로서 법률에 대한 소양을 쌓기 위한 의도로 이 책을 읽는다면 분명 얻는 것이 있으리라 확신한다. 

각 편의 모두에 실린 유명한 저작의 인용도 괜찮고 글의 호흡도 무리가 없다. 

공정하게 평가하면 별 4개 정도의 책이지만, 다른 사람의 과도한 폄훼를 벌충하는 의미에서 별 5개를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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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온더락 1 - 환상의 명주
후루야 미쓰토시 글.그림, 권남희 옮김 / 김영사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이 만화는 80년대에 일본에 소개된 만화다.

20년이나 묵은 만화가 이제야 한국에 소개된 것은 역시 소재에 기인한 탓이 클 것이다.

일반적으로 소득이 어느 수준에 올라야 사람들이 마실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데, 보통 그 수준을 국민소득 2만 달러로 보고 있다.

한국에서 와인 열풍이 발생한 것과 때맞추어 여러 종류의 술 만화가 등장하였다.

이 중 와인을 전문으로 다룬 만화를 제외하면 '스트레이트 온 더 락'과 '바텐더' 정도를 서양 술 전반에 관한 만화로 볼 수 있겠다.

바텐더가 술을 둘러싼 드라마에 비중을 두고 있다면 '스트레이트 온 더 락'은 정보의 전달에 비중을 두고 있다.

일본의 옛날 시사만화 풍 그림체가 정겹다.

내용이 훌륭하고 권남희씨의 번역도 좋지만, 이런 종류의 만화들이 왜 이렇게 비싸야 하는지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그래서 별 하나를 차감해서 별 네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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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예의 역사 - 인물로 읽는
임태승 지음 / 미술문화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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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권위주의 정권 시절 '신년 휘호'라는 것이 유행하였다.

정통성이 부족한 무인정권이다 보니, 통치자들은 서예를 통해 자신의 교양을 드러내면서 동시에 문인들의 환심을 사려 했다는 정도로 추측할 뿐이다.

이러한 휘호에는 박정희와 김종필이 능했다. 김종필은 군인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폭넓은 한학지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글씨도 꽤 잘 썼다. 박정희의 글씨는 솔직히 그저 그런 수준인데도 여기 저기에 엄청나게 많은 필적을 남겼으니 다작 하나는 인정해줘야 하겠다.

무신정권이 끝난 후에도 이들과 동시대를 살아 온 김영삼과 김대중에 이르기까지 '신년휘호'는 명맥을 유지하였으나 시대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급격히 바뀌면서 통치자의 신년휘호는 이제 자취를 감춘 것 같다.

신언서판이라고 하였듯이, 유교적 소양을 따지는 사회에서 글씨는 그 사람의 교양을 단번에 드러내는 증표였으며, 보는 이는 비단 서체의 단정함을 따질 뿐만 아니라 그가 쓰는 글의 깊이와 향기까지 함께 평가하였으므로 가벼이 넘길 것이 아니었다.

현대의 서예는 상류층과 일부 식자의 도락으로 쇠락해버린 느낌이다. 우선 보통 사람이 일상에서 붓글씨를 쓸 일이 없다. 제사에 쓰는 지방도 프린터로 인쇄해서 붙이는 판이니 통상의 편지글이야 말해서 무엇하겠는가. 손으로 글을 쓴 연하장이라도 받는 날엔 보낸 이가 달리 보이는 것이 서글픈 현실이다.

이렇듯 저물어가는 서예의 역사에 관해서 임태승은 서두르지도 않고 까다롭게 굴지도 않으면서 차분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들려준다.

물경 2천년 전을 살았던 종요와 장지를 시작으로 하여 서성 왕희지, 왕헌지 부자를 거쳐 장욱과 회소의 광초로 이어지고 조맹부의 송설체를 지나 등석여의 전서에 이르기까지 중국 서예사의 중요한 인물에 관한 입문서로서 이 책은 최상이 아닌가 한다.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가도 서예전시실은 사람이 뜸하다. 우선 내용을 알기 어렵기 때문이고 그 좋고 나쁨을 가리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알게 되면 보인다고 하였다. 내가 타이페이 고궁박물원에 가기 전에 이 책을 읽었다면 분명 회소의 자서첩이 훨씬 달리 보였을 것이다.

임태승은 한국의 동양예술학 연구에 관한 대중의 저변을 넓히는 중요한 존재다.

명실상부한 별 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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