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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러스트
필립 마이어 지음, 최용준 옮김 / 올(사피엔스21) / 201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덩치가 크고 다혈질인 포와 조그마한 덩치에 누구에게도 이기지 못할 것 같은 아이작. 전혀 어울릴것 같지 않은 이 둘은 친구이다. 평소때 동급생으로부터 따돌림을 당하는 아이작의 신체적 보호를 당담했던 포는 아이작의 누나 '리'를 사랑한다. 그는 죽을 뻔하던 아이작의 생명을 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 바로 이 순간, 그들은 가지 말았어야 하는 장소에 있게 되고 그 장소에서 사건의 발단은 시작된다.
포는 세명의 백인쓰레기라고 불릴만한 불량인들에게 성희롱을 당하고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 처해진다. 뜻밖에도 아이작을 통해 목숨을 구할 수 있었지만, 반대로 아이작으로 인해 살인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잔잔한 전개와 세밀하고 구체적인 내면묘사가 뛰어난 이 작품을 두고 '데일리비스트'에서는 '데니스 루헤인'과 '코맥 매카시', '헤밍웨이'와 비견할만하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내 개인적으로는 이 책에서 얻은 느낌이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라는 영화에서 가졌던 감정과 비슷했다.
잔잔함과 내면묘사의 고등적인 표현, 인물과 인물의 관계속에서 각자 내면적으로 겪는 심경변화의 흐름과 사건을 통해 깨닫게 되는 삶에서의 중요한 것을 직시하게 되는 인물들의 모습들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고, 이것이 바로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자 몰입하게 만드는 요인이기도 했다.
해리스의 말대로 포가 살인사건이 일어나자마자 해리스를 찾아 솔직하게 말했더라면, 사건이 파국으로 치닫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자존심과 당황스러움 때문에 살인사건을 덮으려 했고, 아이작은 도망치려했다. 사실 이 책에서 살인사건은 평소때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던 인물간의 결핍과 상황에 대한 진실을 바로 볼 수 있게 돌아봐주는 구실을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들은 살인사건으로 인해 과거와 현재를 아집과 편견에서 벗어난 시선으로 바라보며 인물 인물마다 그동안 삶에서 그저 외면하거나 문제상황에서 도망치고 두려워했던 자신들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고로, 살인사건은 그들 모두에게 깨달음인셈이다. 엔딩스토리가 마무리되지 않은 점 또한 그런 점 때문이었을 것이다. 포는 리와 아이작을 위해 대신 감옥에 가서 죄수들로부터 목숨을 위협받고 아이작은 아버지의 돈을 훔쳐 떠나려했으나 모두 잃고 집으로 돌아가려한다. 그리고 해리스를 만나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듣게 된다. 아이작의 아버지는 아이작이 없어졌을 때 얼마나 자신이 무기력한지를 느끼며 아들의 빈자리를 느끼게 된다.
포와 리, 포와 아이작, 포와 해리스, 포와 그레이스, 아이작과 아버지, 아이작과 리, 그레이스와 해리스 이들의 심리적 갈등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그들의 생각을 읽는 것은 그저 소설로써만이 아닌 리얼리티한 삶의 모습을 확인할수 있다. 왜 그들이 그렇게 되었고, 그렇게 되어야만 했고, 그렇게 흘러가고 있는지는 개인만의 이야기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주변인물과의 관계, 주변인물의 삶을 돌아다봤을 때 이야기가 사실적인 설득력과 전체적인 윤곽의 통찰이 느껴질 수 있다.
누군가는 엔딩이 부족하다고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글쎄, 삶에서 끝이란 개인적이다. 전체적인 상황을 설명해야 하는 소설에서 엔딩을 리얼적으로 표현하려면 아무래도 여백의 장이 필요할 듯하다. 그래서 여운이란 시시해 버릴수도 있는 엔딩을 메꿔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