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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 데이즈
혼다 다카요시 지음, 이기웅 옮김 / 예담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네가지 신비로운 이야기 미스테리한 이야기가 등장했다. Fine days, Yesterdays, 잠들기 위한 따사로운 장소, Shade 단편이다. 파인데이즈에 등장하는 '그애'라는 인물은 뭔가 알 수 없는 미지의 힘을 지녔고, 자신은 그것을 잘 인식하면서도 힘을 조절하기가 쉽지 않다. 이 신비의 소녀는 모습 자체가 아름다워 이야기속 주변 인물들을 모두 매혹시킨다.

 수줍음이 많고 소심한 간베는 그런 '그애'의 모습을 그리고 싶어하지만 쉽게 다가서지 못한다. 그래서 반성문을 쓰면서 얼굴을 조금 익힌 '나'는 '그애'에게 대신 간베의 부탁을 전해준다. 간베는 비로소 '그애'의 모습을 그릴 수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얼굴을 그리기가 쉽지 않다.

 옥상친구 '야스이'는 '나'와 나름 친한 친구로 이혼한 모친 밑에서 살지만 거의 무관심과 방치 아래에서 제대로 된 평범한 사랑을 받지 못한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어느날 옥상에서 '니야케'가 떨어져서 죽었다. 그는 변태선생으로 불리며 평판이 좋지 않는 인물이었다. 그런 그가 바지를 끌어내린 채 떨어져 죽었으니, 당연히 소문이 많이 돌았다. 그런데 하필 그 자리에 '야스이'가 함께 있었고, 야스이는 '나'에게 자신과 니야케의 관계를 충격적인 사실을 말해준다.

 간밤에 전화를 해 야스이를 지금 당장 지켜달라는 '그애'를 말을 들은 '나'는 긴가민가 하면서 야스이를 찾아내고 함께 있다가 섬찟하고 이상한 체험을 하게 되는데,,

 도대체 '그애'는 누구이고, 일이 생기고 난 뒤 사라진 그 애를 기억하고 있는 미래의 '나'는 어떻게 이 일을 받아들여야 할까. 그럼에도 '나', '간베', '야스이'는 각각 다른 미래를 살아가고, 겁쟁이 소심쟁이 간베는 미술로 성공해서 성격도 활발하고 외향적으로 바뀌었다. 과거의 그애에 대한 기억은 어렴풋이 묻어둔 채.

 '조금은 슬픈 예감이면서도 어쩔 수 없다. 나는 어른이 된 것이다.' - 86p
 '과거 언젠가 그곳에 무언가가 분명 존재했다는 사실과 지금은 분명 사라졌다는 사실을. 그때, 그렇게 눈부시다고 생각했던 그 애의 이름도, 지금은 기억하지 못한다.' - 87p


 '파인데이즈'는 미스테리한 청소년기의 기간을 의미할지도 모른다. 우리는 모두 청소년기의 설명하기 복잡한 혼돈을 거쳐 성장한다. 그 시기가 지나 어른이 되고 나면 분명 과거가 존재했었지만 사라진 무언가를 어렴풋이 느끼게 된다. 그것이 아름다웠던, 섬찟했던, 끔찍했던 간에 분명 어른이 된 후의 기억은 과거 그때와는 분명히 다른 사실일 것이다.

 어쨌든 미스테리적인 이야기가 건네는 메시지에서는 한가지 사실만이 내재되어 있지 않을 것이다. 여러가지 메시지를 담을 수 있는 이점에 따라 독자들은 여러가지 느낌을 얻게 되는 듯하다.

 '잠들기 위한 따사로운 장소'에서는 초능력을 가진 사악한 여자가 나온다. 이 여자에게는 남동생 '요시모토'가 있다. 그녀는 어릴 때부터 이 능력을 가지고 자신이 마음이 들지 않는 사람을 죽게 만든다.

 요시모토는 이런 누나 때문에 사생활과 인간관계에서 고립된 생활을 하게 되지만 운명적이게도 대학교에서 만난 '나'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들의 사랑은 쉽지 않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는다. 결말은 그런 그들을 모습을 곧 발견하게 될 사악한 '누나'의 발걸음 소리로 위험과 짜릿한 궁금함을 암시한다.

 과거와 현재의 교차점을 통해 함께 진행되는 'yesterdays' 또한 구성방식이 참신하고 흥미롭다.

 'shade'는 예언과 암시가 깊이 묻어나는 단편이다. 설마했던 것이 정말이 되어 버렸을 때의 허탈감과 안타까움을 느끼게 해주는 미스테리식 이야기로 흥미도를 떨어뜨리지 않는다.

 모두 개성있고 가벼운 듯 하면서도 많은 생각을 담고 있는 네 가지 이야기를 통해 진부하고 상투적인 스토리에서 벗어난 해방감을 맛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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