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없다는 것은 얼마나 끔찍하게 지루한 사건인가!(p.45)
자신이 누구인지, 왜 이곳에 있는지 자신의 궁극적 존재를 규명하는 일, 그것이 바로 로저가 소년을 찾으려는 이유였다.(p.92)
로저는 골디가 갖지 못한 것을 딱 하나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가능성이었다. 인간이 품는 헛된 망상과도 같은 ‘희망’말이다.p.94
로저는 이제야 자신의 가치를 보여 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명령된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일, 진짜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p. 95
인간은 죽음을 두려워해. p.101
너는 인간에게 버려지고 잊히는 것을 두려워해. 그래서 인간에게 지시받은 명령을 수행하면서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려고 하지. p.102
인간의 능력이 로봇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는 거야? 인간은 우리를 설계했어. p.123
도구의 한계는 없다. 지치지 않고 기억력은 무한대이며, 인공 지능은 인간의 인지 능력을 대신할 수 있다. 언젠가 도구는 절대자의 능력을 뛰어넘을 것이고, 도구와 절대자의 위치가 뒤바뀔지도 모른다. 예측은 가능하지만 단지, 가능성일 뿐이다.
골디, 네 말은 역설적이야, 로봇이 인간보다 뛰어난 건 사실이지만, 오히려 인간이 더 뛰어나다는 사실을 증명할 뿐이다. 도구를 만든 게 바로 인간이니까. p.124
미지란 두려워할 게 아니라 극복해야 할 대상이라는 것을 알았다. p.127
로저가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유의미한 정보를 찾아서 증명하는 것이 내 임무야. 작은 단초가 하나라도 있으면 실마리를 찾아야 해, 그 행동이 곧 내 본질이니까 130
난 구조 로봇이야. 위험에 빠진 로봇을 구하는 행위가 곧 내 본질이지. p.131
골디의 속내를 알 수 없는 로저는 골디에게 강한 동기화를 느꼈다. 서로의 대화 속에는 연산과 결과, 논증이 아닌 그 이상의 다른 무언가가 있었다. 그것이 인간이 말하는 우정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얼핏 스쳐 지나갔지만 증명할 방법은 없었다. p.131
로봇이 운명을 수용하는 게 가능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골디는 인간들이 말하는 운명 또는 필연이 어떤 것인지 알 것 같았다.p.138
로저와 골디는 시공을 뛰어넘는 여행 끝에 자신의 조상을 만나게 되었고 그럼으로써 궁극적 존재의 근거를 규명하게 된 것이다.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혼돈이 지나고 난 뒤, 전에 없던 평온이 찾아왔다. p.138
인간에게는 내면이라고 불리는 자아가 있어 p.139
인간은 감정을 가지고 있어. 그게 바로 인간성이고, 로봇이 갖지 못하는 유일한 거야.p.139
그래, 인간에게는 자가 생산 능력이 있어. 작은 인간을 낳지. 작은 인간과 약한 동료를 보호하고,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서 공동체를 이루지. 인간성은 인간의 생체적 특성에서 비롯된 것이고, 모두 진화의 결과로 이루어진 산물이야. p.140
감정은 뭐지? 인간에게 행복은 뭐지? 인간은 무엇이 걱정이지? 또, 무엇이 두렵지“? 무엇이 실망스럽고 무엇이 기쁘지? p.142
소년의 지식을 가지고 친구들에게 돌아가서 우리만의 사회를 만들자. 로봇만의 세계, 로봇의 공동체말이야.
로봇만의 세계라고? 혼자서는 아무런 의미도 없어. 하나의 주체로 인정받고 존재하기 위해서는 사회에서 부여하는 확인 과정이 있어야 하니까. 우리가 만든 공동체의 약속과 규칙들이 주체를 증명하게 되는 거야. p.143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집이 있는 곳, 마음을 기댈 친구들이 있는 곳! 행성은 이미 그들의 고향이었다. p.149
척박한 환경에 적응하고 동화되는 옴바바를 보면서 생명체만이 가질 수 있는 경이롭고 신비한 능력에 감탄했다. 그리고 그들이 결코 연약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은 인간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논리였다. p.150
도구가 절대자를 정의하려고 하다니! 지적 수준이 높아진 건가? 아니면 통찰력이 생긴 건가? 무엇이 고물 로봇을 진화하게 만든거지? p.155
세상의 운행 원리는 어떤 규칙이 있는 것일까?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가능하기는 한 걸까? 1p.59
삶은 예측할 수 없는 선택의 연속이다. 선택은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깨닫게 하는 기회이며, 자신을 해명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그 선택을 통해서 인격체로서의 본질을 갖추게 되기 때문이다. 선택에 자유의지란 있는 것일까? 선택에는 책임이 뒤따른다는 것을 명심하거라. p.160
절대자에게 도구란 그저 버려지는 소모품에 지나지 않는 존재일까? 아무리 창조주라 할지라도 피조물을 파괴할 권리는 없어요. 누구에게도 소중한 생명을 함부로 다룰 권리는 없어요!p.168
로저는 꿈을 꾸고 있었다. 골디에게 로봇만의 세상을 함께 만들자고 한 약속이 바로 로저의 꿈이자 염원이기 때문이다.p.168
세상의 규칙은 의외로 단순하단다. 누구에게나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가 있어. 의심할 것 없이 그저 순응하면 되는 거야. p.171
도구가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다면, 그도 절대자라고 말 할 수 있을까? p.173
눈에 보이는 것이 다 진짜는 아니야. 외면을 똑같이 만든다고 해도 진짜가 될 수는 없어. 외면은 본질을 담아내지 못하니까.p.174
존재란, 삶 속에서 만들어 낸 모든 관계를 포함하고 있는 개념이야. 관계 속에서 스스로를 규정하고 정의 내릴 누군가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인간으로서 규정받지 못하는 거야. p.176
절대자는 도구를 만들면서 자신을 닮게 만들었다. 자신을 닮은 도구를 친근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따라서 도구는 절대자의 성질을 물려받았을 것이다. 만약, 인간의 본성이 잔혹하다면, 도구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절대자를 꼭 닮았을 테니까. p.189
로저는 외로움을 알았고 두려움을 느꼈다. 그러한 감정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싶었으며, 다른 누군가로부터 위로받고 인정받고 싶었다. 누군가로부터 얻는 공감과 위안만이 자신을 자신답게 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런 감정의 총합이 사랑이라는 용어의 정의와 정확히 일치한다는 것은 아직 알지 못했다. p.202
인간을 살리겠다고? 그럼, 도구와 절대자의 위치가 바뀌게 되는 것일까? 인간이 그토록 우려했던 가능성, 그러니까 인간의 지각을 뛰어넘은 로봇이 인간을 지배하는 게 현실화되는 것일까? p.203
고난을 함께 헤쳐 온 친구가 있다는 사실이었다. 변하지 않는 것은 그것뿐이다. 아니, 그것만은 틀림없이 변하지 않을 것이다. p.208
그것은 ‘아담’과 ‘이브’입니다.p.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