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와 골디
임동일 지음 / e모션북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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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끝이 있다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야. 정해진 기한이 있다는 것은, 어떤 결정을 하는 데 매우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해. 정해진 기한이 없다면 시행 착오쯤은 아랑곳 하지 않고 끝도 없이 계산을 하겠지. 다시 하면 그만이니까.

인간의 문명을 세우고, 자신의 꿈을 이루거나 목표를 성취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뭔지 아니?

로저는 인간이 세대를 걸쳐 이룩한 가장 위대한 업적이 지식이라고 확신했다. 그러나 골디의 대답은 달랐다.

문명을 일으키는 건, 마음 깊은 곳에서 일어나는 절심함과 강박. 그리고 쫓기는 자의 두려움이야. 인간이 시도하고 성공했던 모든 일은 삶이 유한하기 때문에 가능했어. 우리에게는 시간만이 절대자야

p.206-207

▶타임 조커호 : 시간을 조롱하는 사람이라는 뜻

▶튜링 테스트 ; 20세기 수학자이자 암호해독가인 앨런 튜링이 제시한 인골 지능 판별법. 기계가 인간과 얼마나 비슷하게 대화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 로 기계에 지능이 있는지를 판별하고자 하는 테스스로 1950년에 철학 저널 <마인드(Mine)에 발표한 <컴퓨팅 기기와 지능(Computingt Machinery and lntelligence)>이라는 눈문이 근원>

▶골디락스 : 높은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어도 물가가 상승하지 않는 이상적인 경제 상태를 일컫는 경제용서. 영국의 전래동화 <곰 세 마리>에 등장하는 소녀 골디락스에서 기원한다. 곰 가족이 죽을 끓여두고 식을 때까지 잠시 나간 사이 골디락스가 들어와 가장 먹기 좋게 식은 죽을 먹어 버린 것을 두고 과열도 아니고 냉한 것도 아닌 적절하게 성장하는 경제 상태를 비유해 이름을 붙인 것이다. 천문학에서는 항성과 행성의 거리로 인한 온도를 뜻함.

▶휴머노이드 : 인간의 신체와 모습을 갖추어 인간의 행동을 가장 잘 모방할 수 있는 로봇.

 

 

 

 

시대 배경이 지금부터 472년후인 2492년의 세계를 그린 SF소설이다.

튜링 테스트를 통과한 로봇, ‘로저(모델명 RO-GER.)’는 로딩이 시작된다. 그는<그것은?> 타임조커호(시간을 조롱하는 사람)이라 이름 붙여진 우주선을 타고 ‘글리제 581g’이라는 행성으로 출발한다.

그곳은 지구로부터 약 190조 km 떨어진 거리에 있으며 빛의 속도로 20년의 시간이 걸리는, 표면온도 영하 32~12도인 행성이다.. 지름은 크지만 중력은 지구와 비숫 할 거라고 추측했고, 질량은 지구의 3~4배로 추정되어 액체 상태의 물이 있을 가능성이 높고 대기를 붙잡아 두기에도 충분한 질량이라고 추측됨으로 생명체가 존재할 것으로 추측한 지구인들이 인간들의 미래 거주지로 합당한지의 여부를 알기 위해서 휴머노이드 로봇 ‘로저’를 보낸다.

" 로저, 네가 골디락스 행성을 탐사하는 최초의 로봇이라는 것을 잊지 말거라"

후박사는 행성에 로저를 홀로 남겨두고 광활한 우주로 사라진다

그러나 후박사의 말과는 달이 그 곳엔 이미 50년 전 부터 도착한 구식 로봇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골디를 리더로 하는 스피딧, 오피튜니티, 큐리오시티, 소너저, 메를린…. 들이다.

이미 버림 받았다는 배신감에 인간들을 불신하고 있는 그들, 특히 골디는 최신 로봇인 로저에게 자기dml 위치를 뺏길것 같은 불안감에 질투를 하게되고 그로 로인해서 어딘가에 있다는 소년을 찾아나서는 모험을 감행한다

그 과정에서 방랑자 흑왕, 베를린도 만나고 노바디라는 알 수 없는 존재를 만나서 어려움을 당하면서 좌충우돌, 갈등과 오해와 역경속에서 무수히 많은 질문들을 쏟아놓는다

'도구(로봇)은 설계자(인간)에게 의문을 제기할 수 없다'라는 로봇의원칙을 지키려는 로저에게 골디와 나머지 로봇들은 자신들의 존재, 인간의 존재, 또 로봇과 인간, 다시말해서 도구와 설계자(절대자)에 대한 위치와 의미등에 대한 궁극적 존재를 규명하려고 반론을 제기한다.

끝이 없다는 것은 얼마나 끔찍하게 지루한 사건인가!(p.45)

자신이 누구인지, 왜 이곳에 있는지 자신의 궁극적 존재를 규명하는 일, 그것이 바로 로저가 소년을 찾으려는 이유였다.(p.92)

로저는 골디가 갖지 못한 것을 딱 하나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가능성이었다. 인간이 품는 헛된 망상과도 같은 ‘희망’말이다.p.94

로저는 이제야 자신의 가치를 보여 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명령된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일, 진짜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p. 95

인간은 죽음을 두려워해. p.101

너는 인간에게 버려지고 잊히는 것을 두려워해. 그래서 인간에게 지시받은 명령을 수행하면서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려고 하지. p.102

인간의 능력이 로봇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는 거야? 인간은 우리를 설계했어. p.123

도구의 한계는 없다. 지치지 않고 기억력은 무한대이며, 인공 지능은 인간의 인지 능력을 대신할 수 있다. 언젠가 도구는 절대자의 능력을 뛰어넘을 것이고, 도구와 절대자의 위치가 뒤바뀔지도 모른다. 예측은 가능하지만 단지, 가능성일 뿐이다.

골디, 네 말은 역설적이야, 로봇이 인간보다 뛰어난 건 사실이지만, 오히려 인간이 더 뛰어나다는 사실을 증명할 뿐이다. 도구를 만든 게 바로 인간이니까. p.124

미지란 두려워할 게 아니라 극복해야 할 대상이라는 것을 알았다. p.127

로저가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유의미한 정보를 찾아서 증명하는 것이 내 임무야. 작은 단초가 하나라도 있으면 실마리를 찾아야 해, 그 행동이 곧 내 본질이니까 130

난 구조 로봇이야. 위험에 빠진 로봇을 구하는 행위가 곧 내 본질이지. p.131

골디의 속내를 알 수 없는 로저는 골디에게 강한 동기화를 느꼈다. 서로의 대화 속에는 연산과 결과, 논증이 아닌 그 이상의 다른 무언가가 있었다. 그것이 인간이 말하는 우정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얼핏 스쳐 지나갔지만 증명할 방법은 없었다. p.131

로봇이 운명을 수용하는 게 가능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골디는 인간들이 말하는 운명 또는 필연이 어떤 것인지 알 것 같았다.p.138

로저와 골디는 시공을 뛰어넘는 여행 끝에 자신의 조상을 만나게 되었고 그럼으로써 궁극적 존재의 근거를 규명하게 된 것이다.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혼돈이 지나고 난 뒤, 전에 없던 평온이 찾아왔다. p.138

인간에게는 내면이라고 불리는 자아가 있어 p.139

인간은 감정을 가지고 있어. 그게 바로 인간성이고, 로봇이 갖지 못하는 유일한 거야.p.139

그래, 인간에게는 자가 생산 능력이 있어. 작은 인간을 낳지. 작은 인간과 약한 동료를 보호하고,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서 공동체를 이루지. 인간성은 인간의 생체적 특성에서 비롯된 것이고, 모두 진화의 결과로 이루어진 산물이야. p.140

감정은 뭐지? 인간에게 행복은 뭐지? 인간은 무엇이 걱정이지? 또, 무엇이 두렵지“? 무엇이 실망스럽고 무엇이 기쁘지? p.142

소년의 지식을 가지고 친구들에게 돌아가서 우리만의 사회를 만들자. 로봇만의 세계, 로봇의 공동체말이야.

로봇만의 세계라고? 혼자서는 아무런 의미도 없어. 하나의 주체로 인정받고 존재하기 위해서는 사회에서 부여하는 확인 과정이 있어야 하니까. 우리가 만든 공동체의 약속과 규칙들이 주체를 증명하게 되는 거야. p.143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집이 있는 곳, 마음을 기댈 친구들이 있는 곳! 행성은 이미 그들의 고향이었다. p.149

척박한 환경에 적응하고 동화되는 옴바바를 보면서 생명체만이 가질 수 있는 경이롭고 신비한 능력에 감탄했다. 그리고 그들이 결코 연약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은 인간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논리였다. p.150

도구가 절대자를 정의하려고 하다니! 지적 수준이 높아진 건가? 아니면 통찰력이 생긴 건가? 무엇이 고물 로봇을 진화하게 만든거지? p.155

세상의 운행 원리는 어떤 규칙이 있는 것일까?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가능하기는 한 걸까? 1p.59

삶은 예측할 수 없는 선택의 연속이다. 선택은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깨닫게 하는 기회이며, 자신을 해명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그 선택을 통해서 인격체로서의 본질을 갖추게 되기 때문이다. 선택에 자유의지란 있는 것일까? 선택에는 책임이 뒤따른다는 것을 명심하거라. p.160

절대자에게 도구란 그저 버려지는 소모품에 지나지 않는 존재일까? 아무리 창조주라 할지라도 피조물을 파괴할 권리는 없어요. 누구에게도 소중한 생명을 함부로 다룰 권리는 없어요!p.168

로저는 꿈을 꾸고 있었다. 골디에게 로봇만의 세상을 함께 만들자고 한 약속이 바로 로저의 꿈이자 염원이기 때문이다.p.168

세상의 규칙은 의외로 단순하단다. 누구에게나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가 있어. 의심할 것 없이 그저 순응하면 되는 거야. p.171

도구가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다면, 그도 절대자라고 말 할 수 있을까? p.173

눈에 보이는 것이 다 진짜는 아니야. 외면을 똑같이 만든다고 해도 진짜가 될 수는 없어. 외면은 본질을 담아내지 못하니까.p.174

존재란, 삶 속에서 만들어 낸 모든 관계를 포함하고 있는 개념이야. 관계 속에서 스스로를 규정하고 정의 내릴 누군가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인간으로서 규정받지 못하는 거야. p.176

절대자는 도구를 만들면서 자신을 닮게 만들었다. 자신을 닮은 도구를 친근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따라서 도구는 절대자의 성질을 물려받았을 것이다. 만약, 인간의 본성이 잔혹하다면, 도구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절대자를 꼭 닮았을 테니까. p.189

로저는 외로움을 알았고 두려움을 느꼈다. 그러한 감정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싶었으며, 다른 누군가로부터 위로받고 인정받고 싶었다. 누군가로부터 얻는 공감과 위안만이 자신을 자신답게 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런 감정의 총합이 사랑이라는 용어의 정의와 정확히 일치한다는 것은 아직 알지 못했다. p.202

인간을 살리겠다고? 그럼, 도구와 절대자의 위치가 바뀌게 되는 것일까? 인간이 그토록 우려했던 가능성, 그러니까 인간의 지각을 뛰어넘은 로봇이 인간을 지배하는 게 현실화되는 것일까? p.203

고난을 함께 헤쳐 온 친구가 있다는 사실이었다. 변하지 않는 것은 그것뿐이다. 아니, 그것만은 틀림없이 변하지 않을 것이다. p.208

그것은 ‘아담’과 ‘이브’입니다.p.216

여기서 로봇은 인간으로, 인간은 神으로 은유된 것이라고 본다.

그들의 고민은 바로 우리 인간들의 고민이며 로봇과 인간의 관계는 인간과 神의 관계임을 볼수있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외부와의 교류가 없었던 고물 로봇들에게 이곳을 벗어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 그리고 고장 난 몸을 새로운 몸으로 교체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제시하는 로저로 인해서 그들은 희망을 갖게되고 서로가 친구가 되지만 결국 로저도 보고에 대한 답변을 받지 못하게 되자 인간에게 버려지고 잊히는것에 대한 두려움을 느낀다. 하지만 그동안 고난을 함께 헤쳐온 친구가 있다는 사실에 위안을 받고 지구로 돌아가겠다는 희망 보다는 행성에서 로봇들만의 세계를 만들어 가기로 한다

인간에게 버림받은 로봇들처럼, 현대의 인간들도 가끔은 신에게 버림 받았다고 생각 될때가 있다. 그래서 니체는 '신은 죽었다'고 외친걸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우리만의 세계를 만들어 가야 하는 걸까? 그것이 니체가 주장하는 '아모르 파티'일 것이다.

역시 유한한 피조물들의 존재는 '무거움' 그 자체인가? 아니, 유한하기 때문에 절박하고, 쫓기는 자의 두려움이 있기에 꿈을 이룰 수 있게 되는 것이 또한 설계자의 오묘한 계획인지도 모르겠다.

※정리하자면 인간이란 ?

자신이 누구인지, 왜 이곳에 있는지 궁극적 질문을 하는 존재다.

희망, 꿈, 의미를 먹고 사는 존재, 신의 피조물로서 운명적인 존재, 자아와 인간성과 자유의기가 있는 존재, 사랑받고 사랑하는 우정과 고향이 있는, 창조자의 본성을 닮은 존재, 관계속에서 존재의 근원을 알아가는, 정체성을 알아가는 존재, 유한한 피조물의 존재에 두려워하지만 그 절박함과 두려움으로 인해서 꿈을 이룰 수 있는, 세상의 원리를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지만 어떠한 척박한 환경에도 적응할 수 있는 신비한 존재. 그들은 지금 창조자를 뛰어넘으려고 한다. 과연 인간은 시공을 초월하며 두 세계를 경험하는 전지전능한 존재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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