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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가 종영되서 솔직히 너무 슬프네요.

무한도전도 방영안하고.. 나가수는 애매하고..

여자친구는 없고.. 무슨 재미로 살지??

 

 

 

퀀텀맨.

미묘한 책이지만 일단 추천 목록에 놓아둡니다. 미묘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로 파인만에 관련된 책은 많으며 파인만의 일화를 알고 싶다면 파인만씨 농담도 잘하시네, 와 같은 책을 읽는 것이 훨씬 나을 것입니다. 이 책은 파인만의 일화보다는 파인만의 연구 업적에 무게를 두고 있는 책이니 말입니다. 둘째로 파인만의 연구 업적에 이 책이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는데, 파인만이 직접 쓴 QED를 읽는 것이 차라리 파인만이 무엇을 지향했는지를 아는데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그런데 그 QED도 일반 대중들이 이해하기가 그리 쉽지는 않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 책도 아무래도 대중들이 그냥 심심풀이로 읽기에는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셋째로 리처드 파인만의 아이큐는 이론물리학자치고는 낮은 125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상당히 우리들에게 친숙감을 줍니다. 왠지 아이큐가 140이나 180쯤 되면 역시 이론물리학자들은 우리랑 다른 인종이야, 라고 그냥 관심을 놓아버리게 되는데, 파인만이 125라고 하면 괜스레 우리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니 말입니다. 하지만 이 책의 앞부분에서는 파인만의 아이큐가 125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그의 어렸을때의 수많은 천재성을 드러내는 일화로 시작합니다. 미국 수학경시대회에서 파인만이 압도적인 점수 차로 1위를 했다던가, 혼자서 독학으로 무한급수와 대수론, 미적분을 완성했다던가 (그것도 고교 때) 같은 일들로 말입니다. 사실 이게 당연할지도 모릅니다. 그의 저서 '파인만의 물리학' 과 같은 대학 교재를 보면 이 사람 진짜 천재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드니 말입니다. 하지만 저런 모습을 보면 아무래도 우리들이 그에게 접근하기가 쉽지는 않지요. 그러나 여기 추천목록에 놓아두는 이유는, 저런 일화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제가 파인만을 좋아하기 때문이겠지요.

 

 

레드북.

이 책도 상당히 미묘하지만 여기에 놓아둡니다. 이 책이 미묘한 이유는 다른 데 있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말로 번역되었다지만 여전히 내용이 쉽지 않습니다. 얼핏 읽으면 허세에 가득찬 사람이 쓴 글 같기도 하고, 또 다르게 읽으면 세상의 모든 진리를 담고 있는 것 처럼 보입니다. 실로 미묘한 책이지요. 그리고 분석심리학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쉽게 받아들일 도상들이 나옵니다만, 기존의 프로이트에서부터 그 명맥이 시작된 정신분석학에 익숙한 사람들로서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 밖에 없는 부분도 분명 있으리라고 봅니다. 융의 체계는 프로이트에 비해서 훨씬 신화적이고 신비한 모습을 담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삽화들이 대부분 흑백입니다. 도상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그 강렬한 이미지이고, 그 강렬함을 구성하는 것은 바로 색깔인데, 그 색깔이 흑백이라면 아무래도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줄어들지요.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융의 심리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는 보물창고로 작용합니다. 수많은 이미지들과 언어들의 향연은 끊이지 않는 우물과 같고, 좀 어렵지만 그의 무의식적인 흐름을 끝까지 따라간다면, 그 보상으로 우리는 완성된 존재이자 지식인이며 또한 현자이자 마법사이고 모든 비의의 주재자 '필레몬'에 다다를 수 있을 것입니다. 칼 융이 그의 귀착점을 저 '필레몬'에 두고 있는 것 처럼 말이지요.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개인적으로 이번 신간 중에 가장 추천하는 책입니다. 이 책을 접한 것은 제법 오래되었지만 이제야 이렇게 소개하네요. 끝까지 읽지는 못했지만 책을 읽었을 때 마치 번개가 내리치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분량도 많지 않고 읽기가 어려운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이 책이 품고 있는 내용은 결코 단순하지는 않습니다. 저자는 자신의 지식을 총동원하여 종횡무진하게 읽기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책이 왜 혁명일까, 라는 질문에 대해서 답하기 위해서 말이지요. 결국 결론적으로, 책은 혁명이고, 인류가 절멸하지 않는 한 우리는 끊임없이 혁명을 하며 살아간다, 라는 이야기를 이끌어내게 됩니다. 이 책의 부제는 책과 혁명에 관한 닷새 밤의 기록, 이지요. 이는 일종의 성경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성경의 창세기에서 하느님이 우리를 창조할때 6일이 걸렸다고 하던가요? 이 책의 저자는 이 이야기를 이루기 위해서 닷새가 걸렸다지요. 그리고 성격의 마지막은 요한계시록이던가요? 요한계시록의 마지막은 하늘 나라의 영원한 승리로 마무리되었다고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 책도 마찬가지로 책과 혁명이 어떻게 미래의 희망으로 남게 되는 것인가, 곧, 어떻게 승리하게 되는가, 로 마무리됩니다.

 

 

 

현대예술 : 형이상학적 해명.

 일전에 미학에 관련된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진중권의 미학오딧세이, 와 같은 책들도 읽어보았고, 그의 전달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지만, 한편으로는 여전히 무언가 아쉽다, 라는 생각을 지우기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 아쉬움을 채워줄 만한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이 품고 있는 내용은 쉽지 않습니다. 단절, 로 부터 시작되는 목차는 포스트모더니즘에 이르러 끝이 납니다. 생각해보면 당황스럽기도 하지요. 현대 예술이라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서 이렇게 많은 낯선 용어가 쓰여야 된다니 말입니다. 그러고 보면 최근 읽은 책에는 이런 말이 있더군요. 간단한 내용을 괜히 현학적인 언어로 표현하는 것은 일종의 낭비이고 자신의 지적 능력이 그리 대단치 않을 때 쓰는 방법에 지나지 않는다, 라고 말입니다. 그렇다면 이 책도 그런 부류일까요? 그렇지는 않을 것입니다. 때로는 현학적이고 어려운 말이 아니면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개념도 분명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현대 예술이라는 거.. 그거 그냥 보고 느끼면 되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겠지만 이런 책을 알게 되면 훨씬 더 느끼는 감정의 폭이 다양화되어질 거라고 믿게 됩니다.

 

 

 

우파니샤드.

마지막으로 이 책, 우파니샤드를 추천합니다. 사실 우파니샤드는 덧붙일 말이 없는 뛰어난 고전이긴 합니다만, 마하바라타나 라마야나와 같은 인도의 2대 시가에 비하면 아무래도 덜 알려져있는 편이긴 합니다. 일반적으로 인도 사상의 정수를 드러내는 작품으로 위에서 언급한 시가를 이야기합니다만, 좀 더 엄밀히 말하면 마하바라타의 바가바드 기타, 부분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으나, 우파니샤드도 결코 그에 뒤지지 않습니다. 책 소개에서 언급한 것 처럼 이 책의 정수는 아트만, 이라는 개념과 브라흐만이지요. 천지 창조에 대한 인도 신화의 이야기는 다양하지만, 그 중에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이런 이야기도 있습니다. 태초의 신 브라흐만이 외로움으로 인하여 각종 동물로 변하며, 예를 들어 소로 변하면, 궁극의 허무와 끝없는 외로움으로 인하여 그 상대편으로, 예를 들어 암소로, 변하는 그런 과정을 반복하여 천지를 창조하였다는 그런 이야기도 있지요. 브라흐만은 이와 같이 우주적인 원리를 뜻합니다. 아트만의 개념은 초기 불교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불교에서는 아나트만, 즉 무아를 교리로 내세우는데, 이는 아트만, 자아를 부정하는 개념이지요. 이 우파니샤드를 통하여 인도 철학이 영향을 미친 여러 부분에 대한 더 깊은 이해에 다다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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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2-06-02 23:20   좋아요 0 | URL
가연님, 신간추천 반가워요.
우파니샤드가 확 땡기네요. 표지도 근사해요.^^

가연 2012-06-03 13:01   좋아요 0 | URL
아하하.. 저도 종종 프레이야님 글 잘 읽고 있습니다. 서점에서 봤는데 표지의 문양이 멋지더군요. 이번에 우파니샤드가 뽑혀도 괜찮을 것 같긴 한데.. 잘 모르겠네요ㅎㅎ

다락방 2012-06-03 01:08   좋아요 0 | URL
테스의 결말이 솔직히 너무 슬프네요.
몽실이도 슬프고 실재의 사막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는 좀처럼 더 진도가 나가질 않고.
남자친구는 없고.. 무슨 재미로 살죠??

아, 가연님은 신간추천 페이퍼도 진짜 끝내주게 잘쓰네요. 제가 즐찾했다는게 완전 뿌듯해서 이 밤 잠이 올것 같질 않아요. 기쁘다, 흑흑.

가연 2012-06-03 13:09   좋아요 0 | URL
테스의 작가, 토마스 하디의 작품이 되게 그런 분위기가 있어서..ㅎㅎ 운명적인 비극이랄까, 도저히 발버둥쳐도 벗어날 수 없는 과거... 저도 테스를 예전에 읽고 정말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했답니다. 목가적인 풍경에 비하여 내용은 너무나 잔인하지 않나요? 몽실 언니, 도 슬픈 책 아닌가요, 원래 슬픈 책은 함께 읽는 거 아닌데, 아하하.. 그렇다고 실재의 사막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가 기쁜 책은 아니구.. 슬라보예 지젝의 팬이라면 당연히 읽겠지만 저는 팬이 아니라서..ㅎㅎ 대충 훑어만 봤던 기억이 나네요. 하지만 무엇보다 마음에 스크뤠취를 내는 것은 애인이 없다는 것[..] 너무나 슬프네요. 그러게요, 정말 무슨 재미로..ㅠㅠㅠㅠㅠ 살아야 하는 걸까요, 어헝헝.. 소개팅을 또 해야 되는 걸까요ㅠㅠㅠㅠㅠ 이제 소개팅도 귀찮.. 랄까, 여기다가 이렇게 끄적거리는 제가 참..ㅠㅠㅠㅠㅠㅠ 좋은 모습은 아니구먼요.

아하하.. 제가 쫌 끝내주게 글을 씁니.. 사실 저 위에 퀀텀맨, 소개를 딱 쓰고는 오오, 내가 좀 잘 쓴 것 같다[..] 라는 생각이 순간 들었.. 죄, 죄송. 뿌듯하시다니 다행이네요. 하지만 다락방님의 불면의 밤을 지속시킨 것이 아닌가 하여 한편으로는 죄송하구먼요, 하하하. 그러나 좀 더 못 주무시게 더 많은 멋진 글을 써야겠네요. 사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이 보여서.

風流男兒 2012-06-03 09:49   좋아요 0 | URL
확끌리는 신간 추천 너무 잘 읽었습니다.
분명 읽다가 이해 못하고 머리 싸쥘 걸 알면서도,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요.(이러다 지르겠지요)
저도 즐찾해두고 올라오는 글들 잘 읽고 있었는데,
이렇게 첫 인사를 드리게 되네요. 잘 부탁드려요 꾸뻑.

가연 2012-06-03 13:11   좋아요 0 | URL
아하하.. 정말 감사합니다. 원래 머리 싸쥐면서 읽으면서 다시금 책을 집어들면서 어떻게든 나아가려고 하는 것이 이런 서적들의 멋진 점이 아니겠습니까. 아직 어설픈 점이 많은 글인데 잘봐주셔서 감사하네요. 네, 저야말로 잘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꽃도둑 2012-06-07 23:09   좋아요 0 | URL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중독은 무서운 거예요...잘라도 한다고 그러던데..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어요....ㅋㅋ
근데 가연님 뒷감당을 어케 하실라고, 저런 엄청난 제목의 책을 추천하셨는지용..>>

가연 2012-06-08 01:07   좋아요 0 | URL
ㅎㅎ 기도야 어느 종교든 다 하니깐.. 그리고 자른다고 기도를 그만 둘 거라면 굳이 기도를 할 필요도 없지 않을까요, 풋. 기도는 정말 절실할때 하는.. 그런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손이 없으면 팔목이라도..ㅎㅎㅎ 그런데 책 내용은 사실 종교와 어느 정도로 연관이 있을지..ㅎㅎ 제가 펼쳐 읽었던 부분은 그다지 종교와 관련이 없던데, 풋. 루터의 이야기를 넣은 것 외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