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나 미세먼지가 심하던지 실내에서도 목이 칼칼하고 가슴이 답답하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도 마치 운무 자욱한 풍경처럼 시야가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꽉 막혔던 남북 관계는 남북 고위급 회담에 이어 오늘도 남북 차관급 실무회담이 열리는 등 조금씩 숨통이 트이고 있지만 말이다. 사실 이전 정부는 대통령의 의무를 방기한 채 직무유기를 한 측면이 없지 않았다. '대통령은 헌법에 따라 국가의 독립과 영토 보전의 의무, 국가의 계속성과 헌법 수호의 책무, 겸직 금지 의무,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한 성실한 노력 의무, 취임 선서문 상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의무를 진다.'고 되어 있지만 헌법 수호의 책무는 물론 평화적 통일을 위한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손을 놓고 있음으로써 대통령 직을 수행하는 사람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편하기는 했겠지만 말이다.

 

이번 주 들어 아침 운동을 못하고 있다. 몸이 찌뿌듯하고 영 개운치가 않다. 컨디션이 안 좋은 건 비단 나만의 문제가 아닐 터, 오늘은 국민들의 심기를 건드리는 사건들이 여럿 있었다. 모 대학교의 대학원 박사과정에 면접도 보지 않은 연예인이 합격했다는 기사가 있었는가 하면 국정원 특활비 수수 의혹, 다스 실소유주 의혹 등 기정사실화 된 범죄 건만 해도 차고 넘치는 전임 대통령 2mb의 성명서 낭독도 있었다. 그의 말인 즉, '적폐청산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는 검찰 수사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보수궤멸을 겨냥한 정치공작이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이라는 주장이었다. 대한민국 대통령을 지냈던 사람으로서 그의 주장은 비겁하기 그지없었다.

 

한 국가의 지도자였던 사람은 재임시절 혹여라도 잘못이 있었다면 과감히 인정하고 당당하게 처벌을 받을 필요가 있다. 변명으로 일관하며 비겁하게 나불댈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한다. 오래전부터 의혹으로만 떠돌던 사건들이 하나둘 그 실체가 밝혀지고 있는 마당에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기는커녕 여전히 변명과 꼼수로 피해가려고 하는 모습은 전직 대통령의 자세로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지금으로서는 처벌을 감수하겠다는 짧은 인사만이 국민들에게 하는 최대한의 예의이자 땅에 떨어진 전직 대통령의 체면을 다시 살리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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