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어디에 있든 너와 함께할 거야 내인생의책 그림책 12
낸시 틸먼 글.그림, 신현림 옮김 / 내인생의책 / 201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들녀석이 세 살 무렵이었나보다.
몸이 약했던 아내는 어쩔 수 없이 아들을 유치원 종일반에 보냈었다.
유치원은 집으로부터 꽤나 먼 거리에 있었고,  아침에 유치원 차에 아들을 태워 보내면 오후 네 시는 다 되어서야 집에 돌아왔다.
그때 아들은 유치원에서 가장 어렸고, 배변훈련도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침마다 기저귀며, 간식이며, 여벌의 옷가지 등 챙겨야 할 것이 많았다.
그때 우리 부부는 이틀마다 번갈아가며 아이를 재웠다.  한 사람이라도 편하게 자게 하려는 방책이었다.  내가 아들녀석을 재울 때면 밤이 늦도록 책을 읽어달라는 통에 피곤함을 억지로 참으며 아이가 잠들 때까지 반복해서 읽어주던 책이 있었다.

 그 책은 샘 맥브래트니가 지은『내가 아빠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세요』(GUESS HOW MUCH I LOVE YOU)였다. 나는 지금도 그 내용을 기억하고 있으며, 하루에도 몇 번씩 읽어달라고 조르던 아이는 올해 초등학교 2학년이 된다.

"내가 아빠를 얼마나 사랑하는 줄 알아? 이 마~안큼" 그리고는 두팔을 활짝 벌립니다. 그러자 아빠토끼도 기다란 두 팔을 활짝 벌리면서 말하죠 "나는 이 마~안큼 너를 사랑해"
아기토끼는 아빠토끼의 벌린 두 팔이 자기 것 보다 훨씬 넓은 것을 보고는, "내가 두손을 들어 올릴 수 있는 최대한의 높이 만큼, 내가 가장 높이 뛸 수 있는 만큼, 물구나무 서서 두발을 들어 올릴 수 있는 만큼, 저 길 끝의 강에 다달을 만큼 아빠를 사랑해"라고 말하지만 그 때마다 아빠토끼는 아기토끼 보다 더 높고, 더 길고, 더 넓은 것을 보여 주면서 작은 토끼를 사랑한다고 말하죠. 아기토끼는 피곤해서 아빠토끼의 품에 안겨 잠이 들죠. 그러면서 말합니다. "나는 저 하늘의 달까지 거리만큼 아빠를 사랑해"
아빠토끼는 "달까지는 정말 정말 먼 거리야"라고 말합니다. 아기토끼는 잠이 들죠.
아빠토끼는 잠이 든 작은 토끼 이마에 키스를 하고는 속삭입니다. "나는 달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온 거리만큼 너를 사랑한단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저절로 미소가 번진다.  나는 그때를 생각하며 아랫동서의 딸에게 줄 생일 선물을 고르다 이 책을 만났다.

책을 펼치는 순간 깔깔거리던 아들의 웃음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신현림 시인의 번역은 마치 한편의 동요처럼 감미롭다.

아이에게 그림 동화를 읽어주는 것은 아이의 순수한 영혼을 화폭삼아 내 사랑의 마음을 그리는 것이리라.  


 



 
 
저자의 고운 감성이 그림과 글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아이는 훗날 자신의 마음 한켠에서 이 고운 동화를 꿈처럼 떠올리며 행복한 미소를 짓지 않을까?
나는 낸시 틸먼의 동화에 흠뻑 취해 옛추억의 아들과 한나절을 놀았다.
 
"너는 나의 천사, 나의 사랑,
 나의 별이야...
 네가 어디에 있든
 나는 너와 함께할 거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