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 이제는 콘텐츠다 - ‘장사의 神’ 김유진의
김유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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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그렇겠지만 은퇴 후 식당 개업 등 소위 '장사 전선'에 뛰어든 사람 몇몇을 알고 있다. 개중에는 '그 사람이?' 하고 화들짝 놀랄 정도로 평소 장사와는 거리가 멀 것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도 있고, '역시, 그랬구나.' 하면서 모두가 예상했던 길을 걷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장사의 결과마저 그 사람의 성격이나 적성에 맞춰 천편일률적으로 비슷한 것은 아니었다. 예컨대 장사가 적성에도 맞고 잘할 것 같던 사람도 몇 년 지나지 않아 폭삭 망하기도 하고, 장사에는 영 젬병인 듯 보이던 사람이 의외로 대박을 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되었던 것이다. 그런 의외의 결과를 두고 사람들은 '운이 좋다'거나 '소가 뒷걸음질 치다 쥐를 잡은 형국'이라며 시샘 어린 말로 애써 그들의 노고를 깎아내리곤 했다.

 

다들 그렇게 말을 하는 바람에 이제껏 나도 그렇게만 생각해 왔다. 장사의 성패를 좌우하는 건 결국 그 사람의 운과 자본력이 아닐까 하고 말이다. 그러나 김유진의 <장사, 이제는 콘텐츠다>를 읽고 내 생각은 완전히 바뀌었다. 장사만큼 철저한 전략과 노력이 필요한 분야도 없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장사에 대한 막연한 선입견과 무지를 여지없이 무너뜨렸다는 점에서 이 책은 강한 인상으로 남았다.

 

"이 책에서 공개하는 솔루션을 적용하면 수십 배, 수백 배 더 많은 고객을 사로잡고 매출을 올릴 수 있다. 단, 튼튼한 기초 없이는 아무것도 세울 수 없다. 전작 <장사는 전략이다>가 바로 그 기초에 해당하므로 반드시 이 책을 읽기 전에 미리 또는 이 책과 함께 읽기를 권한다. 이제 수익과 이익을 극대화하는 사다리를 한 칸씩 공개할 것이다. 사다리를 오르는 건 오롯이 여러분의 몫이다." (p.12 '프롤로그')

 

유익한 실용서가 되기 위한 조건은 대체로 명확하다. 경험만 많고 이론적 지식이 없으면 독자들에게 전달이 어렵고, 반대로 이론적 지식은 풍부하지만 실전 경험이 없으면 가슴에 닿는 것이 없이 공허하기 때문에 이론과 경험이 적절히 균형을 이룬 사람이 쓴 책이라야 독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이론이라는 것도 사실 지역적 특성이나 소비자의 연령별 구성에 따라 상황에 맞게 변형되거나 추가 또는 삭제될 필요가 있는 까닭에 경험은 이론에 앞서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말이다.

 

1994년부터 25년간 음식 관련 프로그램을 제작해왔고, 15년간 외식업체 컨설팅 및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관련 종사자들에게 성공 노하우를 전수해왔다는 저자는 이 책을 6개의 장으로 나누어 저자의 노하우를 설명하고 있다. 1장 스포트라이트를 쏴라(자극하고 만족시키기), 2장 계란찜에 깃발을 꽂아라(드러내고 각인시키기), 3장 나만의 최초를 찾아라(선도하고 차별화하기), 4장 고충 해결사가 돼라(배려하고 신뢰 쌓기), 5장 "왜?"라고 3번 물어라(설계하고 현실화하기), 6장 최고의 가치를 선사하라(증명하고 살아남기)에서 보는 바와 같이 고객이 지갑을 열도록 하는 비법을 단계별로 설명한다.

 

"다시 한번 강조한다. 소비는 과시다. 과시에 가장 큰 도움을 주는 건 바로 '신상'이다. 새로움은 생각하지 못했던 신선한 자극이다. 자극은 반응을 낳는다. 반응은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다. 게다가 이제껏 없었던 자극을 발견하면 스스로 대견해한다. 물론 맛과 양은 기본이다." (p.95)

 

저자의 설명은 간결하면서도 구체적이다. 콕콕 핵심만 찌르기 때문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현업에 종사하는 자영업자들을 붙잡고 구구절절 설명할 수는 없지 않은가. 시간이 없기는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 자영업자들도 다르지 않을 듯하다. 그런 사람들에게 미주알고주알 친절히 설명을 조곤조곤 해본들 여유 있게 시간을 내서 진득하게 읽을 리 만무하다. 그보다는 피가 되고 살이 될 듯한 정말 필요한 말만 전달하는 게 정답이다. 장사 경험도 없고, 장사에 관련된 책도 읽은 적 없는 내가 읽어도 쏙쏙 이해가 되는 걸 보면 이 분야에 관심이 있는 웬만한 독자에게는 큰 도움이 될 듯하다.

 

"남들이 귀찮아하는 작업이 결국 승리를 만들어낸다. 숙박업이든 병의원이든 배달업이든 제조업이든 프로세스를 담아 고객에게 선물하자. 고객은 상품을 사지 않는다. 고객은 만족을 산다. 병원을 기억하지 않고 의사를 믿고 따르듯, 식당이 아니라 식당에서 받은 배려와 접대를 높이 산다. 그러니 아무도 나를 쫓아오지 못하게 만들고 싶다면 프로세스를 기록하고 널리 알리자. 경쟁자가 쫓아올 엄두조차 내지 못할 정도로 말이다." (p.316)

 

600만 자영업자 중 외식업계 종사자만 60만이라는 우리나라의 외식 환경에서 경쟁은 그야말로 살인적이다. 3년 넘게 버티는 사람도 겨우 9만 명에 불과하다니 치열한 현장을 보지 않아도 잘 알 것만 같다. 그럼에도 창업을 꿈구는 예비 자영업자들이 여전히 많다. 경쟁이 두렵지 않거나 돈이 아깝지 않아서 과감히 도전하는 것은 아닐 터, 저마다의 절실함이 있다면 미리 공부하고 노하우를 전수받는 게 답인 듯하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고 하지 않던가. 책을 통해 나만의 색깔을 발견할 수 있다면 성공으로 향하는 길이 조금 수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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