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제법 차다. 그래도 좋은 게 있다면 공기가 맑다는 사실. 투명한 겨울 햇살을 동무 삼아 잠시 걸었다. 이제야 비로소 겨울 분위기가 난다. 볼을 스치는 바람과 손끝에 전해오는 알싸한 추위. 명절 연휴의 피곤이 말끔히 씻기는 느낌. 사람들의 말간 표정이 햇살처럼 곱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이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된다는 기분 좋은 소식. 명절 연휴 뒤에 날아든 반가운 소식이기는 하지만 국민들의 피로를 날려줄 이런 산뜻한 소식을 자주 들을 수 없다는 게 못내 아쉽다. 사실 우리나라 국민들이 정치권에 바라는 것도 이와 같은 소박한 기대일 텐데 말이다. 그러나 자유당 국회의원 김진태·이종명 및 지만원에 의한 망언과 돌출 행동은 우리나라 정치권의 후진성을 여실히 드러낸 한 사례이기도 했다. 저절로 눈살이 찌푸려지게 만드는 그런 소식은 이제는 제발 그만 좀 들었으면 좋겠지만 하지 말라면 더 기를 쓰고 하는 청개구리 영신이 붙었는지 법적 처벌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마치 정신이 나간 놈들처럼 말이다.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5·18 진상규명 대국민공청회'장에서 '5·18이 북한군이 개입한 폭동'이었다거나 '5·18 유공자라는 이상한 괴물 집단을 만들어 내 우리의 세금을 축내고' 있다는 둥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의 발언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말들을 마구 쏟아냈다. 게다가 이미 그와 같은 주장을 일삼고 다니다가 법적으로도 처벌을 받은 바 있는 지만원 범죄자를 초청하여 그의 의견에 동조하는 행동을 했다는 건 우리나라 국민의 민의를 완전히 무시한 초헌법적 행위를 했다는 걸 의미한다. 그럼에도 그들은 자신들이 마치 애국지사라도 되는 양 뻔뻔하기 그지없는 얼굴이다. 찬바람이 미세먼지를 몰아내는 것처럼 정치권에도 새 바람이 불어 미세먼지보다 더 해로운 몇몇 국회의원들을 날려버렸으면 좋겠다. 머지않아 그렇게 되겠지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