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사 검색하다 마릴린 맨슨의 민낯이 검색어 상단을 차지 하기에 클릭해 들어가 그의 민낯보니 생각보다 수수하게 생겼다. 너무나 평범해서 길거리에서 마릴린 맨슨을 만나더라도 그가 마릴린 맨슨일 거라곤 생각지 못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 마릴린 맨슨의 기이한 무대 매너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그를 혐오하거나 싫어하지 않는다. 쑈는 쑈일뿐 상업적인 무대에서 자신을 어필하기 위해선 기존의 사회적 틀도 과감히 깨야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나는 맨슨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는데, 그에게 호감을 느낀 첫번째 계기는 마이클 무어 감독의 <볼링 포 콜럼바인>에 나온 마릴린 맨슨의 인터뷰였다(참고로 그의 인터뷰를 실은 블로그를 찾아보니 http://trycom.tistory.com/2297 ). 사실 그가 가수로써의 무대행동이 파괴적이고 혐오스러울 뿐이지 그가 정상적인 사고를, 아니 오히려 평범한 사람보다도 더 깊은 통찰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두번째 계기는 언젠가 그가 신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내가 혐오하는 것은 신이 아니라, 종교를 이용해 교육받지 못한 사람들을 지배하려는 사람들이다....라고 말하고 부터이다.

 

나이를 먹다 보니 삶의 경험치라고 해야하나. 더 이상 신의 존재 여부에 관심이 없다. 종교를 믿고 안 믿고는 개인적인 신념의 문제이다. 그 신념이 자신의 삶에 행복을 가져다 준다면 신의 존재 여부가 무슨 상관이겠는가. 종교의 뿌리가 괜히 기복신앙이겠는가. 종교는 아주 개인적인 지극인 개인적 행복의 기원에서 시작되었고 여전히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는 그 무엇이다.

 

그래서 아주 지극히 사소한 개인적인 종교라는 범주에 타인이 관여할 수도 관여해서도 안된다. 왜냐하면 타인이 종교 문제에 관여하거나 전도를 하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종교는 권력화가 되고,그 권력뒤에는 교육 받지 못한 사람들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권력 덩어리는 정치적, 사회적, 교육의 왜곡을 낳는다. 유럽의 중세 암흑 시대를, 조선 시대의 유교 문화의 몇몇 예만 들어도 우리는 소수가 어떻게 배우지 못한 다수를 지배했는가를 역사의 그늘을 통해 알고 있다. 세대를 거듭된 종교의 세뇌는 무섭다. 사람들을 꼼짝 못하게 하는 미신의 형태로 굳어지기 때문이다.

 

입자물리학자인 폴 디랙은 하이젠베르크의 <부분과 전체>에서 이렇게 말했다. 신의 의지라든가, 죄와 회개, 그리고 내세가 있기 때문에 우리가 올바른 행동을 해야한다는 등등의 이야기는 모두 거칠고 냉철한 현실을 은폐하는데 도움이 될 뿐이다. 하나님의 존재를 믿는다는 것은 높은 사람의 세력에 굴복하고 복종하는 것이 것이 `신의 뜻에 따르는 것`이 된다는 생각에 매우 유리한 뒷받침이 되었다라고 말이다.

 

폴 디랙의 말처럼 사실 종교는 신의 의지함으로써 삶의 힘겨움, 아픔이나 고통을 치유받으려는 목적성이 강하므로 많은 사람들이 종교의 교단에 지배당할 가능성이 큰 건 사실이다. 종교의 기원도 사실 지배를 더 강화하려는 목적이었고.  사람들에게 희망과 환상(illusion, 예로 천국같은)을 만들어 줌으로써 사람들의 사후세계까지도 지배하려고 하지 않는가 말이다.

 

그래서 한 예로, 나는 정의구현사제단의 시국미사도, 대선때마다 영향력 있는 목사가 나와 신도들에게 누구를 찍어야한다고 발언등 정치적 편향성에 반대한다. 이러한 구도만큼 지배/피지배의 관계가 확연하게 드러나는 것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종교적 권력이 복종에의 강요가 아닌 인간의 근원적인 자유와 평등과 열린 세상을 지향했더라면 우리는 우리의 삶이 불행과 비운의 두려움에 떨지 않을 것이다. 나는 신을 부정하고 종교를 갖고 있지 않아서, 모든 것으로부터 삶이 자유롭다. 내가 무슨 일을 할 때마다 하나님이 벌을 줄 것이라는 두려움도 없으며 천국이 나를 기다릴 것이란 희망도 없으므로, 나는 자유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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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4-02-03 18:11   좋아요 0 | URL
맨얼굴은 정말 순수하네요. 저 역시도 길에서 만나도 전혀 맨슨이라고 짐작조차 하지 못할 것 같아요. 저는 맨슨 관련 인터뷰는 아무것도 읽어본 게 없었는데(아예 관심이 없었거든요), 인용하신 것처럼 '내가 혐오하는 것은 신이 아니라, 종교를 이용해 교육받지 못한 사람들을 지배하려는 사람들이다' 라는 문장을 보니 그가 다른 어떤 말들을 할 지 궁금해지네요. 더 관심이 가고요. 흠. 혹시 트윗을 하는지 검색해봐야겠어요.

(검색해보고 찾았다가 금세 나왔어요. 영어에 대한 부담도 있지만 사진들이 무서워요 ㅠㅠ)

기억의집 2014-02-03 18:18   좋아요 0 | URL
ㅋ 다락방님..... 글쓰다가 밥해야 해서, 이쯤 하고 비밀글로 한다는 걸 공개로 잘 못 눌렀나봐요. 글 올리자 마자 댓글 다셔서 그냥 페이퍼로 올리고 나중에 고쳐야겠어요.

무어의 볼링포 콜럼바인 보셨어요? 무어가 보수주의자들 입장에서 보면 삐딱한 놈이잖아요. 그런 삐딱한 무어가 맨슨을 인터뷰하는 도중에 파란 셔츠를 입고 맨슨을 비난하는 정치적인 청년 한명(가식적인 백인) 이 연설하는 장면이 나오는데..진짜 제 눈에는 맨슨이 더 이성적으로 보였어요.

사람들이 맨슨을 똘아이라고 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저런 어록때문인 것 같아요~

유부만두 2014-02-03 22:39   좋아요 0 | URL
아... 난 맨슨 저 허연 얼굴은 꿈에 나올까 무섭.... 눈도 특수 렌즈를 끼고....
그의 노래도 들어본 적이 없으니 뭐라 평은 못하지만 종교와 권력 관련 멘트는 멋지네...

그나저나 대문 플필 사진 어깨에 강아지 얹은 작가(?)는 누구?

기억의집 2014-02-04 10:22   좋아요 0 | URL
그쵸~ 맨슨의 분장 얼굴은 맹박이 닮지 않았어요! 볼수록 맹박이 판박이에요...전 마릴린 맨슨 노래는 도저히 못 들어주겠더라구요. 펑키한 그린데이가 딱 제 스탈이라, 그린데이 정도면 들어주겠는데 말이예요.


크리스 알스버그요..제가 이 작가 그림책 작가중에서 가장 좋아하는데, 북극행열차를 그린 작가요. 이 사람 작품마다 저 강아지 꼭 나와요. 저 강아지 품종 알았는데 까 먹었네요. 나이가 있어 이젠 작가로 활동하지 않고...칠십 넘지 않았을까 싶어요.

군자란 2014-02-04 13:47   좋아요 0 | URL
종교, 신이라는 것이 결국 인간이 자기 자신을 인식하면서 시작된 패턴으로 보이는데, 것 참 ! 벗어나기가 정말 쉽지 않습니다. 종교의 탄생, 인간의 의식의 본질, 양자의 본질 우리인간이 갖고 있는 지식의 끝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죽을때 까지 찾을 수 없는 답! 아무도 답해줄수 없는 영원한 미로, 다람쥐 쳇바퀴라는 말이 우리 인간의 일생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억의집 2014-02-04 15:49   좋아요 0 | URL
저는 종교에 대해 여러 글 읽으면서 신의 존재여부는 상관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신의 존재 여부가 아니라 신을 믿어서 그들이 행복하다면 믿음은 제대로 길을 가고 있지만, 신을 매개로 권력을 만들고 그 권력을 이용해 욕망을 드러내는 거..종교의 부작용때문에 신이 없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군자란님 서재에 들어가 보는데 활동을 많이 안 하셔서 바쁘시구나 했습니다^^

icaru 2014-02-04 17:10   좋아요 0 | URL
어머나 리처드 기어인 줄~ ㅎㅎ
저는 영화 반지의 제왕을 보면서,,, 골룸 분장은 마를린맨슨의 무대 퍼포스에서 가져온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ㅎㅎ

기억의집 2014-02-04 22:19   좋아요 0 | URL
우리 나라 기자의 문제는 맨슨의 무대 퍼포먼스를 무슨 기독교 시각 그대로 받아 들여 사탄의 아들쯤으로 알고 있다는 거. 맨슨에 대해 저런 글 쓴 기자의 기사 한 조각 못 봤어요..... 피터 잭슨이 맨슨의 분장에 영감을 얻었을지도..모르죠~

갑자기 리처드 기어해서 생각났는데 지난 번에 리처드 기어 최근 사진 보니 많이 늙어서 젊은 날의 기어같지는 않더라구요. 멋지게 늙긴 했지만... 전 요즘 조지 클루니가 그렇게 멋있더라구요.

다크아이즈 2014-02-05 09:20   좋아요 0 | URL
기억님과 제가 다른 점이라면 저도 종교에 의지하진 않지만 내세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 저도 이해가 잘 안 돼요. 한 밤중에 엘리베이터 혼자 못 타고, mri 기계는 죽을 것 같아 못 들어가고... 오래 살고 싶다, 이런 생각 전혀 없는데도 죽음에 대한 공포가 심히 있는 것 같아요. 아마 어릴 적 뭔가 트라우마가 있지 않을까 싶어요. 잘못 한게 너무 많은 삶? 이런 자책도 들고...

<내가 혐오하는 것은 신이 아니라, 종교를 이용해 교육받지 못한 사람들을 지배하려는 사람들이다> 마릴린 맨슨이 아니어도 누군가 먼저 내뱉었을 저 말을 저도 깊이 공감합니다. 해서 목사님 한 말씀에 여기저기서 터지는 아멘, 소리가 제 귀에 너무 고통스럽게 들릴 때가 한두 번이 아니지요. 그들이 만족하는데 내가 고통스러워하는 제 고통의 심연이 저를 괴롭힙니다. 이쯤 되면 제게 문제가 있는 거 맞지요?

기억님 오늘 하루도 잘 보내시길^^*

기억의집 2014-02-05 10:57   좋아요 0 | URL
저도 삼사년전에 죽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고 공포감도 대단했어요. 그때 방황도 많이 했구요. 그런데 죽음이 무서운 게 아니고 죽으므로써 남겨진 아이들때문에 힘들고 죽음을 받아 들이는 걸 힘겨워 하는구나,를 깨달았어요.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면서 어차피 언젠가 지구상위의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갈 거 이왕이면 열심히 살자는 생각이 들어서...두려움과 공포에서 자유롭게 살자는 주의가 된 것 같아요...

폴디랙이 말한 것처럼 내세나 신의 의지라는 걸 사람이 만들어낸 환상이라고 생각하시면 좀 더 편하지 않을까 싶어요. 전 제가 과학책을 읽으면서 거대한 우주속에 하나의 원자로 사는구나....싶어 신기할 때가 있거든요^^

팜님도 무탈한 하루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