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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목적어 - 세상 사람들이 뽑은 가장 소중한 단어 50
정철 지음 / 리더스북 / 2013년 11월
평점 :
품절


 

 

세상 사람들이 뽑은 가장 소중한 단어 50

 

 

오늘은 위한 목적어는 무엇입니까?

 

 

 

정철이라는 이름은 사실 어학원으로 많이 알고 있어서, 그의 [내 머리 사용법]을 읽지 않았다면 아마도 무식하게 그 어학원의 유명한 분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의 책 한권을 미리 읽어봤기 때문에 이 책이 반가웠다. 카피라이터가 쓰는 책이 이렇게 맛깔스러울 수가 없다. 무엇보다 말장난처럼 느껴지는 한 문장이 시 구절처럼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니 가끔 불쑥 내민 혀처럼 그가 던진 한 문장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기도 했다.

 

 

[인생의 목적어]는 설문을 통해 인생의 목적어를 말해 달라고 해서 얻어낸 결과물이다. 많은 단어 중에 1위는 가족이란다. 마음이 많이 복잡한 단어다. 2위는 사랑, 3위는 나,4위가 엄마. 5위가 꿈이란다. 1위부터 5위까지 순위에 든 단어들을 살펴보니 만약 나에게 이 질문이 던져진다면 어떤 말을 했을까 생각해 봤을 때 상위권에 있을 대답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소중하고, 나를 포함한 가족은 늘 소중했고 그중에 엄마는 가장 아끼고 싶은 것은 엄마였다.

 

 

 

새해가 되면서 앞으로 일년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많은 생각을 하지만 늘 한 달이 하루같이 일 년을 보내고 나니, 정작 계획했던 것은 아무것도 이뤄놓은 것 없이 흘러갔던 것 같다. 그전에 뭔가 꿈이 있었고 하고 싶었던 일이 있었던 20대 초반에는 하루가 전쟁같이 흘러서 계획해 놓은 것을 이루지 못하면 마음이 불안하고 초조해서 잠을 이루지 못한 날도 많았었다. 그 시절의 나의 인생의 목적어는 [꿈]밖에 없었다.

 

 

 

“조급함이다. 사방에서 꿈을 가져라, 꿈을 가져야 한다, 압박을 하니 뭐든 빨리 잡고 보자는 강박이 작용한 것이다. 손에 꿈을 들고 있지 않으면 손바닥에 매 맞을 것 같은 불안이 작용한 것이다.” P38

 

 

20대 초반의 내 인생의 목적어는 어쩌면 이런 심리로 인해 늘 각박한 사막의 모래 바람이 불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그 전쟁 같은 20대의 처절함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 놓았다는 생각한다. 이제는 어느 시점에서 포기하고, 단념하고 돌아서야 내일이 더 행복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많은 인생의 목적어, 나를 움직이는 단어 중 나는 어떤 단어가 내 인생을 살게 할까 생각해보니, 나에게는 가장 크게 울리는 단어는 [여행]이다.

시인 천상벽은 우리가 하늘에서 내려와 소풍 살다가 간다고 했다. 그것도 여행을 일종이라는 생각이 든다. 언제부턴가 혼자 멀리 여행을 다녀오고 나서야 나는 여행의 진짜 의미를 알게 되었던 적이 있었다. 여행은 있었던 자리의 소중함을 느끼는 것이고 새로운 것을 만나 즐거운 것보다 같이 있었던 것을 그리워하며 그것을 애틋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제주도에서 보름이 넘게 혼자 지내다 왔을때, 나는 내가 오랫동안 잠들고 책을 읽고 글을 썼던 나의 집의 소중함을 느꼈다. 혼자 여행을 하는 동안 새로운 사람들도 만났지만 말 한마디에 토라졌던 오래된 나의 친구들이 그리웠고, 시시콜콜 잔소리를 하는 엄마의 모습이 떠올라 길을 걷다 울컥했던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사를 하게 되면 짐을 싸다가 놀라게 된다. 뭐든 꽉꽉 들어차 있던 물건들이 하나 둘 씩 나오고 나면, 뭐든 넘쳐나 있다. 책도 너무 많고, 옷도 너무 많고 살림살이도 너무 많았다. 짐을 모두 빼고 나서야 초라한 텅 빈 방을 보게 된다. 마음도 그렇다. 마음의 물건들을 내려놓고 나서야 구멍 뚫린 나의 마음을 알아보게 되는 것이다. 여행은 이런 마음의 빈 공간들을 만들어 준다. 그래서 나는 여행이 좋고, 그 의미가 매우 향기롭다.

 

 

새해가 되었으니 앞으로 나에게 가장 크게 힘이 되어줄 목적어를 한번 찾아봐야겠다. 바쁜 일상으로 분명 그 목적어를 잊은 채 살아갈지 모른다. 하지만 가슴 어디엔가 박아 놓고, 물건을 뺏다 넣는 순간 깜짝 놀라며 나타날지 모른다. 때론 삶은 길을 걷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는 것처럼 갑작스러울 수 있으니까.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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