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글로벌 리포트
김광수경제연구소 지음 / 더팩트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올해 처음으로 김광수경제연구소의 책을 읽었다.
그 전에는 연구소의 부소장인 선대인씨의 <대한민국은 부동산 공화국이다>와 <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를 읽은 적이 있다.
선대인씨의 책을 읽으면서 김광수경제연구소에 대해 잠깐 관심을 가지고 인터넷 홈페이지에도 들어가 보았으나 그 뒤로 다른 일과 책에 집중하느라 잠시 뒷전으로 미루었다.
이번에 2011년 경제전망에 대한 다양한 예측과 입장이 궁금하여 미네르바, The Economists와 SERI(삼성경제연구소)의 경제전망서에 김광수경제연구소의 경제전망서를 추가하여 비교 검토해보았다.
 
김광수연구소의 경제전망서는 Economists나 SERI와는 크게 달랐다.
 
먼저, Economists나 SERI와 달리 전반적인 성장율이나 제반 경제적, 경제외적인 부분에 대한 내용은 생략하고 2011년에 세계경제와 한국경제에  중요한 국가와 분야를 중심으로 내용을 집중했다. 이것은 목차만 보아도 바로 알 수 있다.

1장. 침체된 미국 : 달러의 한계와 재정 건전화의 딜레마
2장. 숨고르는 중국 : 안정을 선택한 슈퍼 차이나의 고민
3장. 재정위기의 유럽 : 유럽의 양극화
4장. 저성장의 러시아 : 시급한 산업 구조의 다변화
5장. 디플레이션의 일본 : 저성장의 늪에 빠진 No.3
6장. 2011년의 한국 : 부동산, 과다 채무, 인구 감소 트리플 충격

 
둘째, Economists와 SERI는 책 곳곳에서 독자들에게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2010년부터 세계경제와 한국경제가 위기에서 벗어나서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유지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인식을 심어주려고 애쓴 흔적이 보인다.
하지만, 이 책은 수박 겉핥기 식으로 "위기를 모면했다"고 슬쩍 넘어가기 보다 금융위기가 현재도 "진행형"임을 과감하게 인정하고 구조적인 위기의 핵심을 거론하며 위기가 장기화될 것임을 주장한다.
 
셋째, (이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들었는데) 현재의 경제/금융위기의 역학관계에서 누가 가장 크게 고통을 받고 있는지, 그리고 세계 각국의 정부와 한국정부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누구를 희생양으로 삼게 될지에 대해 분명한 태도를 보여준다.
 
이 책을 발간하게 된 동기에 대한 서문의 내용도 흥미롭다.
"전세계의 경제는 이제 하나의 끈으로 연결되어 우리의 삶과 깊은 관계를 이루고 있다. 중국 경제의 문제가 더 이상 중국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정확한 사실과 경제 정보가 더욱 절실해졌다.
잘못된 정보 하나가 우리에게 엄청난 위협이 될 수도 있다.
최근 들어 오류가 있거나 어떤 목적으로 만들어진 정보들이 언론사를 통해, 또는 전문가들을 통해 아무런 여과 없이 서민들에게 들어가고 있다.
이러한 잘못을 바로 잡고 독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주기 위해 최신의 정보를 담은 [2011 글로벌 리포트]를 출간하게 되었다."


연구소는 2011년 세계경제에서 가장 문제시되는 부분은 정부의 과다차입과 과대채무 등 재정위기라고 예상한다.
- 2010년 미국 국채 발행잔고 14조달러로 GDP의 94% (명목GDP 14.7조달러)
- 일본의 공적 채무는 904조엔으로 GDP 대비 188.7%
- 한국의 국공채 발행잔고 852조원으로 GDP의 85%, 정부/공기업의 금융기관 차입금 포함 1,000조원(10%)
  * 이중 이명박정권이 들어선 이후 550조원이 증가
    공적 채무 증가의 대부분은 부동산 버블 붕괴를 막기 위한 것.
 
세계경제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2008년 금융위기, 2009년 실물 경제위기, 2010년 환율전쟁, 2011년 재정위기 등이 실제로는 거의 해결이 안 된 채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금융규제 강화 개혁안들이 논의만 무성한 채 최종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고
각국의 실업, 교역 불균형, 재정위기도 해결되지 않은채 미루어지고 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김광수연구소측은 "작금의 경제위기가 쉽사리 해결되기 어려우며 장기화되리라고 예상"한다.
 
김광수연구소측은 작금의 경제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큰 희생을 치르지 않으면 안되는데", 그 누군가는 아마도 "각국의 힘없는 일반 국민들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지금까지 각 경제전망서에서 살펴본 한국경제의 성장율 예측치는 다음과 같다.
올해 말에 누구의 분석과 예상이 적중했는지 평가하는 것도 작은 재미가 될 듯하다.
- Economists : 3.9%
- 현대경제연구원 : 4.3% 
- 삼성경제연구소 : 3.8%
- 김광수경제연구소 : 3% 내외
- 기획재정부 : 5% 내외
 
연구소측은 한국경제의 구조적인 현실 속에서 현재와 미래의 경제에 가장 크게 문제가 되는 것을 과다 채무와 부동산, 인구 감소로 꼽고 있다.
- 과대 채무 : 연구소측의 내부 분석 결과, 한국 경제 전체로 총채무는 6,000조원에 달하며 특히 정부와 공기업 채무가 2008년부터 폭증하는 것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이것은 한국 경제가 2009년부터 공적부문의 부채 증가에 의존하여 성장하고 있음을 의미하며, 특히 2009년부터 민간부문의 부동산 거품 붕괴가 시작됨에 따라 공적 부문이 채무증가를 통해 거품 붕괴를 막고 있다고 분석한다.

 

- 국민소득(NI)에서 노동 임소득과 기업의 영업소득을 비교하면 한국의 왜곡되고 부당한 경제구조를 파악할 수 있다.
2009년 기준 노동소득 분배율의 경우 미국 63.4%, 일본 70%, 한국 53%이며,
영업소득 분배율의 경우 미국 19.1%, 일본 24%, 한국 33.8%이다.
즉, 노동자의 소득율은 미국,일본보다 15% 이상 낮고 기업의 소득율은 10% 이상 높다.
 
- 인구 감소 : 2019년을 기준으로 감소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부터는 사망자수가 출생아수를 초과하기 시작.
2014년부터 경제활동 가능세대(20~59세)의 인구수가 감소하기 시작.
0~9세 인구가 1990년에 680만명에서 2010년 470만명으로 감소, 2020년에는 390만명으로 예상.
*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자발적으로 아이를 낳고 기를 수 있도록 경제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 뿐이다."


- 부동산 : 2010년 외형적인 수치는 미분양 주택수가 감소하는 것으로 보이나 실상은 건설사들이 분양을 취소하고 정부가 5만호 가량의 미분양 주택을 매입했기 때문이다. 
준공 후 미분양주택은 2008년에 급증한 후에도 계속 증가하여 2010년 8월 현재 5만호인데, 2007년 말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수도권 중심의 밀어내기 분양 물량의 입주가 본격화되는 2010년 하반기부터 더욱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
* 2010년 하반기부터 전세가가 갑자기 상승한 것은 수급 문제가 아니라 투기자들의 일시적인 은행 이자 부담 전가 행위와 언론 등을 이용한 사기적 선동에 의한 것이다.

 
[ 김광수경제연구소의 결론 ]
- 지난 10년간 한국의 경제 성장은 정부와 공기업 등의 공적 채무 폭증에 의존한 것으로 민간 자력에 의한 성장은 거의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 빚이 폭증하면 자연적으로 물가 상승과 금리 상승이 불가피해진다.
- 생산 경제발전을 떠받치는 건전한 자산경제를 구축하기 보다는 오히려 생산경제를 망가뜨리고 투기적 자산 경제 위주로 도망가게 되면 그 경제는 조만간 큰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 책 속의 문장
- 미국의 경제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가계 부분의 소비를 봐야 한다. 왜냐하면 미국 전체 GDP의 70%가 가계 부분의 소비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소비 부분의 대부분이 차입, 즉 빚으로 이루어져 있다면 이건 문제가 심각하다.
- 중국의 경우는 내수를 촉진시키기 위해서 대규모 부양책을 쓰고 있다.
덕분에 내수는 살아났지만 집값과 물가가 상승하면서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다.
 
[ 2011년 2월 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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