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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아에 대해 말하자면 - 김현진 연작소설
김현진 지음 / 다산책방 / 2020년 6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20.06.26.
8개의 단편. 8명의 한국여성. 가난하거나 배운게 없거나 사랑에 이용당하거나 한 불행한 한국여성. 그런데 그 불행이 너무나 현실적이다.
정아/정정은 씨의 경우/아웃파이터/공동생활/누구세요?/부장님 죄송해요/내가 도대체 뭘 잘못했나요/이숙이의 연애
정아는 구두쇠같고 본인밖에 모르는 건호랑 산다. 정아는 다단계로 빚을 졌고 그 빚을 갚느라 건호네 얹혀서 산다. 임신중절 수술을 하고 나서야 그렇게 먹고 싶었던 삼겹살을 먹는다.
정정은씨는 7년간 고시공부를 하는 남친을 뒷바라질 하고 팽당한다. 그리고 결국 늙은 공무원과 결혼 하기로 한다.
영진은 유부남을 유부남인줄 모르고 만났다. 그리고 복싱을 배우면서 사랑의 아웃파이터가 된다.
윤정화는 김병관에게 나쁜여자다.
지윤은 사랑하는 남자에게 회사에서 명예퇴직을 당했다고 말하자 단번에 차인다.
수연은 생일날 묻지마 살인을 당한다.
이숙이는 양반에다 돈도 많은 집의 고명딸이다. 이숙이는 머슴격인 바우랑 사랑에 빠지지만 바우는 돌아오지 않는다.
정아. 정정은씨. 영진. 윤정화. 지윤. 화정. 수연. 그리고 이숙이 까지.. 이렇게 총 8명의 한국여성이 나온다. 그런데 그렇게 유쾌하진 않다. 뭔가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던 해피엔딩이 아니다. 현실적이다. 현실적이라 군더더기 없는 결말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모두 주변에 있을 법한 이야기였다.
가족이 울타리가 되어주질 못하고, 가난하고 소위 배우지 못한 여자들. 안쓰럽다. 그 안쓰러운 상황을 담담히 이어가는 삶이란..하지만 가족이 든든하고 돈이 많다고 해도 해피엔딩이 찾아오는건 아니다. 정정은씨와 이숙이처럼 사랑에 이용당하기 일쑤이다. 그리고 성실히 살아오다 생일날 묻지마 살해당한 수연은 무슨죄인가.. 그래도 나.는 "아웃파이터"의 영진처럼 씩씩하길 바란다. 우리. 모두. 정아가.
"물론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태어나지 않는 편이 좋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렇게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