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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술 : 19세기부터 현재까지
샬롯 홀릭 지음, 이연식 옮김 / 재승출판 / 2020년 5월
평점 :
절판
2020.06.13.
나는 학부시절 한국미술사를 배웠다. 지금도 한국회화사, 불교조각사, 한국도자사 등 책을 가지고 있다. 내가 한국미술사를 배웠던 것은 고대부터 19세기까지 였다. 그리고 국내 석학의 책이었다.
그런데 이 책은 제3자가 바라본 19세기부터 현재까지 한국미술 개괄서다. 정확히 말하자면 한국회화사라고 볼 수 있다. 저자인 "샬롯 홀릭"교수는 영국인이다. 일제강점기, 해방 직후, 동시대 일본미술, 민중미술 등을 중요하게 다루어 객관적이고 폭넓은 시야를 갖게 해준다.
1장 근대 초기의 미술과 전시
2장 새로운 미술을 찾아서: 일제 강점기의 화가들
3장 미술, 민족주의, 이데올로기: 북한의 사회주의적 사실주의 형성
4장 1950년대에서 1970년대까지의 추상회화
5장 1980년대와 1990년대 중반의 미술과 정치
6장 형식과 내용을 논하다: 1990년대와 2000년대의 미술
19세기 서구미술의 유입. 하지만 일제강점기에 들어섰기에 일본의 영향을 받은 유화와 일본화.
해방이후 북한의 정치적 목적에 의한 사회주의적 사실주의. 남한의 정치에 따라 나타난 앵포르멜(순수한 추상미술)과 단색화의 탄생. 광주민주화운동 등으로 나타난 민중미술과 페미니스트미술의 발흥. 미술의 정의가 모호해지고 확장된 현재까지.
한번에 한국미술사가 쫙 정리되는 느낌이다. 그런데 지루하지 않다. 서문, 참고문헌 등을 제외하고 약 320페이지에 이르지만 이틀에 걸쳐 다 읽었다. 여유가 있었다면 하루에 다 읽었을 것이다.
도판의 그림들도 생생하다.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인 김환기 화백의 "론도(책표지)" 흔히 알고있는 박수근과 이중섭, 그리고 백남준의 작품도 있다.
나는 이 책으로 고희동, 이쾌대, 김인순, 서도호 같은 작가들을 알았다. 작가와 작품을 보았다.
역사가 정치인들에 의해서만 고뇌되고, 이루어진게 아니다. 그 격변의 세월동안 미술인들은 고뇌했다. 그리고 그 찰라를 겉으로나마 엿본것 같다. 미술인들은 시대와 개인의 고뇌를 작품으로 녹여냈다.
사실 나는 미술에 대해 역사만 배웠지 문외한이다. 작품을 감상하기보단 역사의 어떤 시기에 어떤 화풍이 유행했고 그래서 그 화풍에 따른 그림이다. 어떤 기법을 썼다. 그래서 그 작품의 의의는.. 뭐 이런식으로 공식에 맞춰서 해석만 했다. 지금 이 책을 한 번 읽었으므로 역사적 흐름에만 빠져서 작품들을 봤을것이다. 현대미술에 대한 다른 책들을 몇권 더 읽고 이 책을 다시 본다면 또 다른 풍성한 시각으로 역사와 작품들을 볼 수 있을것 같다. 그리고 그렇게 해야할 이유가 생긴것 같아(그렇지 않다면 현대미술엔 영영 관심이 없었을게 뻔하므로)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