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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론테 자매와 가정교사 소설 LIE 영문학총서 3
이소희 지음 / L.I.E.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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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릴적에, 삼중당 문고 마당문고 등등의 리스트를 색연필로 칠해가며 전투적으로 읽어댔다. 그러다 보니 줄거리와 상관없이 시대 배경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잔뜩 생기곤 했다. 그중 하나가 19세기 영미 문학은 왜 전부 목사딸들이 썼나? 왜 여주인공들은 거의 목사딸이거나 가정교사들인가? 하는 점이었다. 영미권 문학의 목사딸들에 대해서는 종교 개혁사를 읽으며 진작에 풀렸다. 그런데 가정교사 소설에 대해서는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며 풀렸다.

 

가정 교사. 하녀도 가족도 아니었던 그녀들. 숙식 제공에 연봉 20-30파운드라는 낮은 임금을 감지덕지 받아야 했던 그녀들.(당시 런던 하녀들 연봉의 1.5배 정도 수준) 자신의 지식으로 자립해 살아갈 수 있는 직장이 가정 교사외에는 거의 없었던 그 시절. 이 책은 그녀들의 자의식이 소설에 어떻게 드러나는지, 가정교사 생활을 했던 작가들의 경험이 소설에 어떻게 들어나는지를 엿볼 수 있는 책이다. 브론테 자매의 <제인 에어>와 <아그네스 그레이> 위주로 분석한다.

 

이 책에서 다룬 브론테 자매의 작품 외에 19세기 초반<맨스필드 파크>의 비교적 가족처럼 대우받던 가정교사, 브론테 자매 이후 <허영의 시장(배니티 페어)>나 <비하인드 마스크>나 센세이션 소설에 등장하는 악녀 가정교사의 이미지를 대영제국 역사에 넣어 쓰면 재미있을 것 같다. 당시 런던, 영국의 자료, 수치가 정확히 나와 있어서 두고두고 참고용으로  들춰 볼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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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한지 강의
이중텐 지음, 강주형 옮김 / 에버리치홀딩스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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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고전 대중화에 기여했다는 평을 받는 이중톈 교수가 2005년 중국 CCTV강의를 통해 인기를 얻고 나서, 그 강의 내용을 낸 책이다. 책 소개글이나 책 표지, 날개에는 그런 언급이 전혀 없는데, 저자 후기를 보니, 항우와 유방, 한신 외 소하, 조참, 장량, 진형, 여치에 대한 글은 다른 저자인 궈용젠 박사가 집필했다. 책 앞장에도 공동저자로 표기되어 있지 않은데, 독자로서 우롱당한 기분이다. 언짢다.

 

이 책의 내용은 제목과 달리 한나라 수립 초기의 역사, 즉 초한의 대립에 대한 부분 설명은 없다. 그냥 초한지에 등장하는 인물평이다. 나는, 큰 맥락외에 다른 인물들의 활약사를 잘 몰라서 항우, 유방, 한신 외의 인물에 대한 품평은 와닿지 않았다. 전적으로 나의 무지탓이리라. 곧이어 <삼국지 강의>를 읽는데, 삼국지편은 잘 이해가 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 확실하다.

 

역사 자체보다 어떤 상황 속에서 어떤 인간이 어떤 선택을 하고, 그 결과 어떻게 되는가를 더 잘 배울 수 있는 책이었다.

 

그리고, 유방은 역사의 승자로 건조하게 기록되어 있지만, 항우는 문학과 설화, 연극 등으로 더 긴 생명력을 갖고 생생하게 살아있는 이유를 알게되어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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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강의 - 역사와 문학을 넘나들며 삼국지의 진실을 만난다!
이중텐 지음, 양휘웅 외 옮김 / 김영사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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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이중톈 교수가 중국 CCTV에서 강연한 내용을 담은 책이다. 거의 강연할 때의 어투 그대로 구어체로 표기되어서 500쪽이 넘는 분량이 쉽게 읽힌다. 단점은 적벽대전 당시 조조군에 돈 전염병이 싸스, 조류독감이었다는 식의 현장에서나 먹히는 농담까지 그냥 실려 있다는 점.

 

삼국지를 안 읽었거나, 읽었어도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이 책이 좀 당황스러울 것 같다. 전체 맥락 설명없이 바로 조조 인물분석으로 들어가면서 관도대전이 지나치고, 손권과 유비 인물평이 나오면서 적벽대전을 언급한다.하지만 삼국지 매니아라면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편역자에 따라 달라지는 정도가 아니라, 이 책은 삼국지의 인물과 사건들에 대해 아주 다양한 각도의 이야기를 구수하게 들려주기 때문이다.

 

우리가 주로 아는 삼국지는 소설인 나관중의 <삼국지연의>이다. 알다시피, 중화주의적 관점이 강해, 유비의 촉한을 높이 평가하고 조조를 깎아 내린다. 그리고 제갈량의 업적을 강조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주유나 노숙은 업적을 축소해서 서술한다. 저자 이중텐은 바로 이런 점에 주목하여 소설 <삼국지연의>뿐만 아니라 진수의 <삼국지>, 범엽의 <후한서>, 사마광의 <자치통감>등의 역사자료를 통해 당시의 시대상황을 재구성한다. 정사, 야사, 문학, 민간전승까지 관심을 가지고 기존의 삼국지 연구자들의 견해를 골고루 소개한다.

 

인물들을 그 인성 자체보다 시대상황에서 그 인물의 그런 성향이 발현될 수 밖에 없음을 지적하는 점 - 조조를 '사랑스러운 간웅'이라 평하는 장면 - 을 읽으면, 비단 1800년전 남의 나라의 허구 범벅 이야기와 역사지만, 와 닿는 무언가를 느낄 수 있다.

 

당신이 삼국지 매니아라면,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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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전 雙典 - 삼국지와 수호전은 어떻게 동양을 지배했는가
류짜이푸 지음, 임태홍.한순자 옮김 / 글항아리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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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출간 당시에 관심을 가졌으나 사 읽을까 말까 살짝 고민했다. 책 소개글이나 블로거분들 리뷰만 읽어 봐도 뻔한 내용일 것 같아서였다. 미루고 미루다가 반 년 만에 사 읽었는데 역시나 내용은 뻔했다. <삼국지><수호전>을 '쌍전'이라 칭하며 이들이 중국인의 심성과 중국 문화에 끼친 악영향을 거품물고 고발하는 내용이었다. <수호전>은  지나친 폭력성이, <삼국지>는 권모술수의 집합체인 것이 문제란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어려서는 <수호전>을 보지말고, 늙어서는 <삼국지>를 보지 마라.'는 말도 있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비단 중국 뿐이겠는가. 이웃한 우리나라나 일본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나는 왜 <삼국지>가 중고교 논술 필독서인지 이해가 안 간다. 다양한 인물 군상을 만나는 재미가 있어서<삼국지>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나는 늘 <삼국지 연의> 자체의 가치관도 그렇고, 평역자에 따라 주입되는 가치관도 영 꺼림칙했다. 그러나 이 책의 필자처럼 이 쌍전을 '대재앙'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독자들의 두뇌가 그렇게 단순할까? 저자의 이런 견해는 폭력 영화 때문에 살인범이 양산된다는 논리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특히 고대, 중세에 전승되어 기록된 문학의 경우 대부분이 폭력적이며 현대 우리의 가치관에 맞지 않는 내용들을 담고 있지 않은가. 그건 그 시대의 특성이다. (쌍전 저자 식으로 생각하면 기독교의 <성서> 중 창세기도 폭력음란물이게? ) 그리고 저자는 자신의 의견에 대한 근거도 명확하게 대 주지 못한다. 그저 쌍전의 본문 내용 인용 뿐이다. 정말로 쌍전이 중국인의 가치관에 그런 악영향을 미쳤다면 텍스트 인용보다 이와 직접적 관련된, 인과 관계가 드러난 사건사고의 예를 들어 주어야 하지 않았을까? (저자는 아니지만 서문을 쓴 린강이라는 사람이 든 예는 정말 웃기다. <삼국지>에서 배운 권모술수로 후금이 명 황제 숭정제로 하여금 명나라 장수 원승환을 죽이게 이간질하여 명을 멸망시키고 청나라를 세웠다는데, 그럼 그토록 <삼국지>를 읽고 많은 영향을 받아온 정통 한족 명나라 사람들은 왜 그런 권모술수에 쉽게 넘어갔을까나? )

 

책 자체 내용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만. 이하는 이 책을 읽으며 내가 두서없이 한 생각들.

 

이 책을 읽으면서 꽤 흥미로운 독서체험을 했다. 이 텍스트 한 권을 통해 층층이 여러 입장들이 계속 읽혔다. 저자가 한 줄로 쓴 내용 안에 한 문단의 숨은 내용이, 객관적 사실 진술로 보이는 표현 아래 저자가 서 있는 편파적 입장이 보이는 것 아닌가. 마치 영화 <인셉션> 처럼 한 꿈에서의 작은 충격이 꿈 속의 꿈에서는 더 큰 충격으로 나타나는 것 처럼 말이다.

 

일단, 나는 저자가 <홍루몽>전문가이기 때문에 <삼국지>와 <수호전>보다 <홍루몽>을 높이 평가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이 저자를 통해 현대 중국 지식인들의 의식을 엿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저자가 중국 문화를 원형 문화와 위형(僞形)문화로 나누고 쌍전보다 <홍루몽>과 <서유기>를 더 높이 평가하는 근거를 중국 고전 <산해경>에서 찾는 점에 관심이 갔다. 중국 근대 지식인들은 공자 이전 고대 중국문화를 높이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시대탓인지, 양무운동 시기를 거쳐 20세기 초까지 양계초나 루쉰같은 중국 근대 지식인들은 중국 전통문화와 국민성을 흑백논리로 나누어 흑에 속하는 쪽을 엄격히 배격하는 경향이 있는데, 2000년대의 이 저자 또한 그러한 100년전의 사고를 그대로 답습하는 듯했다. 여기에서 진정한 지식인이라면 자국 문화나 민족성의 바람직하지 못한 측면까지 인정하고 객관적으로 더 큰 틀안에서 보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이 저자는 왜 이런 저럼한 수준으로 자국의 고전과 자국민의 민족성을 비판하였을까? 아직까지 아편전쟁과 청일전쟁의 패배와 중화의식을 훼손당한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일까? 만청을 비판하는 한족 지식인의 시선도 보이는데 왜 그럴까? 천안문 사건 이후 중국을 떠나 집필하고 있는 상황에서, 계속 1980년대 지식인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서 정체된 외부자의 시선으로 조국을 비판하게 된 것일까? 혁명과 패거리 문화를 비판하는 것은 공산당 비판일까? 등등,,, 그리고 이 저자의 서술에 기본 배경지식으로 등장하는 내용이 기본 중국독서인들의 상식이라면, 이를 보고 이해하는 나의 지식 수준은 어느 정도이며 이들 중국 지식인의 '포즈'를 파악하는 나의 시선은 과연 정당한 것일까,, 등등. 아놔, 머리 아파라. 이 책은 책 내용 자체보다 다른 측면에서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 주는 책이었다. 그러니, 이 책은 돈 주고 사 읽은 값은 정확히 한 셈이다.

 

지금 나도 걱정이다. 이 책에 대한 리뷰를 이렇게 쓰는 나를 보면서, 이 리뷰를 읽는 당신은 나보다 한 단계 높은 층에서 얼마나 나의 후진 지식과 가치관을 어떻게 층층이 파헤쳐 볼지. 아놔, 창피하다. 그래도 일단 쓴다. 제발 한 반 년 후에 내가 이 리뷰를 보고 얼굴 화끈 달아오를 만큼 발전해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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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이야기의 매력 2
브루노 베텔하임 지음, 김옥순.주옥 옮김 / 시공주니어 / 199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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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라기보다 민담 분석이다. 옛이야기들을 통해 어린이의 심리를 심층적으로 분석한 책으로, 1권에 이어 어린이들은 옛이야기를 들으며 자신이 처한 - 혹은 처했는지도 모르고 있지만 처하고 있는, 앞으로 처할 갈등과 인생의 고난을 극복하고, 불안감을 해소하거나 죄의식을 덜고 (엄마의 부정적 면에 대한 미움을 이야기 속 마녀에 대한 미움으로 해소 , 아버지는 거인이나 용) 바람직하게 성장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같은 책의 1,2부를 1,2권으로 분책한 것이라, 책은 267쪽부터 시작한다.

 

1권과 다른 점은 전체 유형을 통해 이야기의 의미를 분석한 1권과 달리 <헨젤과 그레텔>,<빨간 모자>,<잭과 콩나무><백설 공주>,<곰 세마리><잠자는 숲 속의 미녀><신데렐라>,<미녀와 야수>등 각각의 예를 놓고 한 이야기를 세세히 뜯어 분석한다는 점. 그런데 견강부회한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것이 다 성적이고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로 풀이되지는 않으니까. 그냥 심리학적 접근방식에서는 이렇게 보는 구나, 하고 읽고 넘어가면 되겠다. 그래도 동화, 민담에 관심있는 사람에게는 필독서인 것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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