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가 잠든 숲 1 스토리콜렉터 53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박종대 옮김 / 북로드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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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레 노이하우스는 한 마을을 배경으로 복잡한 인간 관계를 구성하면서도 각 케릭터의 생생한 특징을 상상하고 몰입하게 만든다. 그래서 탐문 수사 과정이 지루하지 않다. 특히, 보덴슈타인 반장과 피아 형사의 온건한 성격이 글의 중심을 잡아 주고, 살인이란 자극적 소재를 다루는데도 이상 심리에 몰입하게 되지 않고, 목가적 분위기마저 풍기며.. 두 일벌레의 본능적 욕망일... 사건을 해결한 후의퇴근과 휴식을 (같이) 기다리게 만든다.
이번 권에는 인생에 실패한 중년 여자, 일찌감치 쓰레기로 낙인 찍힌 소년이 등장해서 궁금증도 유발한다. 넬레 노이하우스의 케릭터들은 누구 하나.. 사연이 없는 사람이 없고.. 탐문 수사 및 독백을 통해서 작가는 그들의 삶을 하나하나 건드려 준다.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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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미래 - 인간은 마음을 지배할 수 있는가
미치오 가쿠 지음, 박병철 옮김 / 김영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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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차 산업 혁명의 근간이 AI가 될 거란 기사를 읽은 것 같다. 그리고 심심찮게 산업 기반이 달라질 거란 이야기와 함께 일자리에 관한 "루머"들이 나돌았다. 기존 일자리의 태반이 사라지고 신기술에 기반을 둔 새로운 형태의 전문직 일자리들이 늘어날 거라며.. 며칠에 한 번 꼴로 관련 기사가 떴다. 불안할 만큼 언론의 부추김이 크다. 그러나 여전히 신산업의 기반이 되는 과학 기술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미치오 카쿠의 '마음의 미래'를 읽는다면 아주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AI 관련 과학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단지 AI의 개발 방식과 속도를 가늠할 뿐이지만 그것만으로도 미래의 조감도가 얼추 그려진다. 무엇보다도 뇌과학에 관한 방대한 지식으로 인해서 뇌와 AI를 비교, 분석하고 상호연관성을 찾는 과정에서 AI 만능일 것처럼 보이던 언론 플레이에서 놓여나 약간은 현실적 기반을 찾기도 했다.
"기술은 인간을 보조할 뿐이다."
적잖이 안심이 되었다. 뇌과학과 AI, 미래 조망에 관한한 독보적으로 쉽고, 구체적인 책이다. 경제학자가 아닌 과학자가 쓴 미래 조감도, 읽어볼만하다. 뜻밖에 만난 좋은 책이다. 단, SF같은 상상력에 놀라지 말 것. 물리학의 관점에서 영생까지 꿈꾸는 과학이라니...... 과학자의 상상력으로 쓰여진 가능한 미래는 여느 4차 산업 혁명에 관한 책들과 비교할 때 가장 인본주의적 욕망에 충실하다. 그러면서도 기술의 개발에 대한 애정을 듬뿍 담고 있어서... 미래엔.. 인간을 위한, 인간에 의한 기계문명이라도 도래할 것 같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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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조용히 좀 해요
레이먼드 카버 지음, 손성경 옮김 / 문학동네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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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가장 저열하고, 아둔하며, 지루한 현상만 집요하게 관찰해서 적어둔 듯한 책. 누구나 익히 알지만 입 밖에 내지 않을 법한 인생의 골격만 내리훑는데, 마침 가장 더러운 부분이니 누군가 "입과 코를 막으시오!"라고 충고할 것 같다. 선악의 문제나 옳고, 그름과는 거리가 멀다. 그냥 권태롭다. 솔직히 말하면 진짜 인생 같아서 "역겹다." 인생은 아름답지 않다. 그래서 책을 읽는다. 그런데 가끔 가다이렇게 책에서 권태가 갑자기 튀어오르면......
더럽다고 말하는 내가 졸렬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름답다고 말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거짓말하지 말라며 따지고 싶다. 환상 없는 섹스처럼 어떤 미사여구도 없이 인간을 있는 그대로 그려놓으니 부끄럽지 않을리가 없다. 이런 작가는 늘상 좋은 평점을 뺏어가듯 가져가지만 내 취향은 아니다.

2.
책을 중반 정도까지 읽고는 속단해서 리뷰를 남겼었다. 지금도 생각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으나 별 하나를 더한다.

"그래, 세상을 몰아가는 거대한 악이 있어. 그리고 그것은 작은 진수대 하나, 작은 개통식 하나만 있으면 시작되는 거야, 라고 그는 생각했다."
40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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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자살 - 개정판 변호사 고진 시리즈 3
도진기 지음 / 황금가지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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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장을 폈을 때, 국내 소설만의(번역서가 아닌) 수려한 문체와 다양한 단어 선택에 매력을 느꼈다. 하지만 사회파 추리 소설을 좋아하다보니 인간의 이상 심리의 좁은 길만 찾아가는 이 책에 끝까지매력을 느끼긴 힘들었다. 그리고 애니메이션 명탐정 코난처럼 작가만의 추리를 이야기 도중엔 느끼기 힘들다가 마지막에 한꺼번에 해결해 버리는 방식에서도 아쉬움을 느꼈다. 그리고 마지막 몇 장은찢어버리고 싶은...... 취향 탓이라고만 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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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터스 블랙 로맨스 클럽
리사 프라이스 지음, 박효정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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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생물학 전쟁으로 미성년자와 노인들만 살아 남았다. 백신덕인데 이 지점에서 이미 아이러니했다. 영원히 살고 싶어하는 노인들의 욕망을 적나라하게 표현한 책이다 보니......
이 책에선 사회 분위기 자체가 미성년 아이들을 돌보지 않는다. 살아남은 노인들은 풍요와 일, 수명을 독점하고는 중장년층이 죽으면서 맡긴 아이들을 돌보지 않는다. 고아가 된 미성년자들에게 세상이 얼마나 낯설고, 무서울지 이 책을 보면서 느꼈다. 물론 혈연 관계의 손주들은 돌보는 것으로 묘사됐다. 하지만 사회의 허리가 절멸한 전쟁 후에 조부모 없는 미성년자들을 법으로도, 연민으로도 돌보지 않고 가두거나, 내쫓고 범법자 취급을 할 뿐이라 길거리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하는 불법 신체 렌탈 업소인 프라임 데스티네이션이 단독 범죄자나 비극으로 보이지만은 않았다.
청소년용 소설처럼 주인공은 행복하게 책이 끝났지만, 여전히 길에 남은 아이들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겠더라.
4차 산업 혁명으로 세상은 어떻게 바뀔까? 극적 경제 구조 조정으로 판이 뒤집힐 때.... 누군가는 위로 올라가고 누군가는 삶이 꺾일것이다. 그 때, 법이 누구를 위해서 봉사할까? 성공한 이들의 니즈와 실패한 이들의 생존 중에서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줘야 할지는 누구나 다 안다. 하지만 현실은 늘 달랐기에 책을 덮으며 스산한 감정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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