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부정 - 복간본
어니스트 베커 지음, 노승영 옮김 / 한빛비즈 / 2019년 8월
평점 :
절판


절대자, 인간 너머의 존재를 부정하는 인간의 심리적인 연약함을 다루면서, 종교를 위해서가 아니라 심리적 약점을 지닌 인간을 위해서 전통적 종교를 소환한 책. 현대 시회는 회의주의에 기반을 두고, 자아를 창조적이고, 독립적으로 해석하나 그러한 천재에 미치지 못하는 거의 모든 이들이 삶에의 공포와 죽음에의 공포로 신경증을 앓는다. 전이를 통해서 쌍동이같은 타인을 만들어내지만 사랑에 빠졌을 당시와 같은 이상 심리가 아니고서야 우린 결국 타인에게 만족하지 못하고, 타인을 통해서 본 천국에서 쫓겨난다. 난 이 책에 단 하나만 덧붙이고 싶다. 심지어 우리는 타인을 혐오한다고...... 타인을 이상적으로, 절대적인 존재로 대할수록 타인에게서 우린 멀어져 간다.
종교를 가진 나로선.. 절대자에 의존하고, 영원의 지지를 받는다는 것의 감각을 이해한다. 무신론자로서 자기 증명을 끝까지 밀어붙이다 온갖 신경증을 앓는 까다로운 사람이 되어서 신께 돌아 온 나로선... 이 책을 덮고, 심리적 공허를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전통적 종교의 신 앞에 단독으로 서 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리고 아직 그 정도로 슬프진 않더라도... 이 책은 단연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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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 안에는 아무 힘도 없음을, 경험의 과잉을 감당할 능력이 전혀 없음을 가장 깊이, 완전히, 총체적인 감정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18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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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사실들을 직면하는 공포와 막다른 골목인 죽음의 공포. 이것을 능가하지 못한 채, 자기 기만적으로 방어하는 ‘성격‘이란 특질. 인간은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하면서 살아간다.....
초반부 100여 페이지를 읽으면서 내가 생각한 건, 인간은 그 머릿수 만큼의 실험이란 것이다. 출생, 성장, 사회성, 필멸의 방식인 죽음을 어떻게 극복할 지 사람 머릿수 만큼의 방법론이 있다. 보편성을 띈다고 보지는 않는다. 나로선... 유한하게 태어나서 무한한 신에게로의 완전한 회귀를 경험하거나 무에의 완전한 소멸을 겪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위로가 된 지 오래되었다. 난 숨이 막히는 경험이 두렵지 죽음이 두렵진 않다.
생의 경이가 어디에 있었는지! 문명이란 집단 거짓말 속에서 타인의 거짓말을 배우고, 날 방어할 거짓말을 익혀가며 서서히 억압되어간다. (삶은 자유롭지 못하다.)난 늘 삶이야말로 진정한 지옥이라고 생각해 왔다. 과장된 즐거움과 쾌락은 행복을 알지 못하고, 슬픔과 절망은 삶 앞에서 무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침은 온다. 이 고약한 사실이 난 너무 싫다.

이제 5장 키에르케고르로 넘어가기 전, 실존이란 인간 이해를 다루기 전에... 삶을 다루는 거짓말, 성격에 격하게 공감. 그리고 유년기의 무한에의 애정이 삶에 종속되며 좌절되고... 좌절감을 사회 영입을 위해 감추면서 거짓 성격 속에서 살아가면서도... 평생 무한에의 의지... 회한... 욕망을 품을 수 밖에 없는 필멸의 인간에게 신은 진정한 소멸이자 회생, 유년기의 부활이고, 진실의 수호자이란 걸 덧붙인다. 난...... 어차피 죽을 거라면 영원을 믿거나, 소멸을 꿈꾸고 싶지 삶이란 거짓 역할 놀이에 너무 심취해서 죽음을 의심하고 싶진 않다. 최소한 그 정도까지 우스워지고 싶진 않은 게 나의 실존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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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서 비롯한 악의 뿌리는 인간의 동물적 본성이나 영역을 지키려는 공격성이나 타고난 이기심이 아니라 자존감을 느끼고 필멸성을 부정하고 영웅적 자아상을 얻으려는 욕구다.
- 서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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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가 잠든 숲 2 스토리콜렉터 54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박종대 옮김 / 북로드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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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별 다섯개! 쉬지 않고 끝까지 봐야했다.
넬레 노이하우스는 인간을 잘 표현한다. 탐문 수사 이전엔 색채가 없는 무명의 케릭터였던 사람들이 넬레 노이하우스의 손끝에서 언급될 때마다 사건 요소요소에 적절하게 배치되면서 생동감을 띄었다. 사건은 논리적 탐색과 감정적 회한이 맞물려 톱니바퀴처럼 돌아갔고 물 흐르듯 사건의 틀만 맞출 뿐 아니라 감정들도 맞춰 나갔다. 감정의 해소는 곳곳에서 이루어졌고, 사건과 별개로 묵직한 울림을 전했는데, 내 식으로 요약하자면......
"운명도 나비의 날개짓에서 시작된다."
책을 덮으면서 선택에 대해 아주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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