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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이아
권윤덕 글.그림 / 창비 / 2013년 7월
평점 : 
아이들의 속마음을 들여다보면 저마다 고민을 안고 있어요. 겉보기에 밝아 보여도 환경 때문에 부모님 때문에 친구 때문에 고통을 받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어요. 피카이아는 고생대 캄브리아기에 존재했던 생물이에요. 끝까지 살아남아 인간의 조상이 되었어요. 힘겨운 삶을 살아가면서 포기하지 않고 진화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 인간이 생겨날 수 있었다고 하네요. 고민을 갖고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피카이아는 어떤 존재로 다가갈지 궁금했어요.
여섯 편의 이야기 속에는 아이들의 다양한 고민이 있어요. 너무 가난하게 사는 아이, 아빠가 일자리를 잃어 고통받는 아이,그리고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 키스는 그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줍니다. 키스는 아이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일 수 있는 개입니다.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 몸을 씻는 키스를 보면서 그들의 만남이 얼마나 진지한지 느낄 수 있었어요. 여섯 개의 이야기에는 피카이아가 등장해요. 다른 듯 보이는 이야기를 하나로 연결해 주지요.
상처를 안고 있는 아이들을 하나씩 만날 때마다 그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게 되네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건 인내가 필요합니다. 처음 그림책을 펼쳤을 때 조금 놀랐어요. 크기에 놀라고, 그 안에 들어있는 꽉 찬 글씨에 깜짝 놀라게 되네요. 아이들이 만만하게 다가갈 수 있는 그림책은 아니지만, 들여다 볼수록 새로운 매력을 찾을 수 있는 비밀같은 그림책이에요. 이야기는 따로 따로처럼 보이지만 이래저래 엮어있어요. 앞의 이야기와 뒷이야기는 하나로 연결됩니다.
삼겹살을 먹으면서 가축의 사육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아이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아요. 고기를 먹지 않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요. 똑같은 생명을 갖고 있으면서 누가 누구를 먹을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충분히 생각해보아야 할 것 같아요. 학원가는 대신 뜨개질에 빠져 있는 아이를 보면서 그들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싶어졌어요. 요즘 아이들이 겪고 있는 고민을 찾아 볼 수 있었고요. 아이와 왜 경쟁을 하면서 공부해야 하는지 스스로 답을 찾는 것이 정말 중요한 듯해요.
고통받고 힘들어 하는 건 누구나 겪는 일이에요. 금방 포기하면 더 행복할까요. 꾹 참고 견디면 더 큰 행복이 찾아 올까요. 너무 쉬운 듯하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진실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관심갖고 진지하게 들어줄 수 있는 여유로움을 가르쳐주는 책이네요.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