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싫은 건, 다른 친구도 싫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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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의 왕따 일기 2 ㅣ 파랑새 사과문고 73
문선이 지음, 박철민 그림 / 파랑새 / 2012년 6월

아이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왕따 문제는 속시원한 해결책이 없어서 더 큰 문제를 만들어내죠. 나쁜 건 알지만, 딱히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그냥 무심코 지켜보다 엄청 비극적인 일을 겪기도 하고요. 나만 안 당하면 되지...하는 마음으로 방관한다면, 어떤 사람에게는 일생을 통해 결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겨주는 일이 될 거예요.

문선이 작가의 <양파의 왕따일기> 2권입니다. 정선이를 심하게 따돌리다 결국 전학을 가게 만들었던 '양파'들이 또다른 문제를 만나서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되는 이야기가 나와요. 저는 어떤 방법으로 왕따 문제를 해결하게 될까 궁금해하면서 읽었어요. 최고의 방법이 뭘까, 어떤 식으로 아이들 문제에 접근해서 시원한 해결방법을 찾아낼까...호기심 가득한 마음으로 읽어봤는데, 역시...제가 기대했던 것 이상의 이야기가 나와서 후련했어요.

내가 싫은 건 남에게도 해서는 안된다는 말이 있죠. 바로 그 말이 생각나는 이야기였어요. 왕따를 한번쯤 당하고 나면 그것이 얼마나 괴롭고 힘든 일인지 깨달을 텐데...안 당해본 사람은 그 마음도 모르고 무심코 왕따시키기에 가담하게 되죠. 주인공 정화는 정선이가 전학을 간 후 엄청난 미안함괴 죄책감에 시달렸어요. 자주 생각나고 보고 싶고 미안하고...

새로운 친구 다솜이가 전학을 오면서 또 다시 반복되는 듯했어요. '양파'의 우두머리 격인 미희가 앞장서고 얄미운 연숙이가 부치기면서 다솜이를 따돌리려 하지만...일은 엉뚱하게 풀려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아이가 왕따의 희생자가 되고..그 아이는 너무 괴로워서 죽고 싶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네요. 정화는 이런 일들을 겪으면서 답답했지만 자신에게 돌아올 화살이 두려워 소신대로 행동하지 못해요. 하지만 일은 잘 해결됩니다. 역시 선생님이 훌륭한 생각을 하셨어요.

내가 직접 왕따를 당해보면 왕따가 얼마나 무섭고 외롭게 만드는 폭력인지 알게 될 거예요. 실제 겪어본 아이들은 함부로 남을 따돌리는데 동참하지 않을 거라 믿어요. 정화네 반 선생님이 만든 투명인간 놀이는 많은 아이들이 직접 겪어보면서 체험해봤으면 좋겠어요.

우리 시대 아이들에게 가장 가혹한 폭력이면서도 무섭기까지 한 왕따문제를 다룬 책을 읽다보면 정말 답답해요. 절대 해서는 안되는 행동인 줄은 알지만, 한번 빠져들면 빠져나오기 힘든 부분이 분명 있어요. 내가 당하지 않기 위해 엉뚱한 사람을 왕따시키는 데 동조한다는 것 역시 또다른 폭력일 거예요. 아이들과 읽어보면서 지혜롭게 왕따의 위기를 헤쳐나가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책이네요.답답한 마음을 후련하게 풀어준 책이기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