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조조전 1 - 농단의 시대, 흔들리는 낙양성
왕샤오레이 지음, 하진이.홍민경 옮김 / 다연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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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의 한 가운데를 의미하는 '중국'의 최근 경제보복 조치에 두 가지 이면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첫째는 일사분란하게 통제되는 공산주의 국가에 대한 의아함과 둘째는 중국의 역사를 통한 당위적 이해 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내우외환의 상황에 놓여진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 따지고보면 당연히 이미 인식되었어야 할 '우리 역사'에 대한 정립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이 클 것입니다. 중국을 이해하는데 있어, 삼국시대를 빼놓고는 이해가 불가능한 이유일 것 입니다. 




 


 

 

 

 

 

       요즘처럼 각종 역사서적을 펼쳐본 적도 없었습니다. 알면 알수록 그동안 제대로 몰랐다는 지식의 한계점을 느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독서력을 고양하는데엔 최적의 시기입니다. '집단지성'이라 일컫는 거대한 흐름도 개개인의 역사인식에서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삼국지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동안 꼭 읽어야 할 책으로 분류되던 삼국지는 지극히 정통적인 입장이었습니다. 후한시대를 위촉오로 양분하며 치열하게 전쟁을 벌이던 이 시대의 대중심 인물을 지극히 유비에 집중하고 있었던 것이죠. 비약적으로 조조는 농단세력의 주축으로 전체적으로는 부수적인 배경설정으로 안주하고 있습니다. 과연 유비는 어진 사람이었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삼국시대 당시 인구는 후한시대의 1/10이 안될 정도로, 급감한 상태였다고 많은 역사자료에서 전하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 저마다의 대의명분을 가지고, 전쟁에 나섰을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는 이 아이러니한 상황은 현대 정치상황과 유사합니다. 간신이 존재했고, 배신과 술책이 이어지는 양상입니다.  물론 관우,장비 같은 끈끈한 도원결의의 의리 또한 존재합니다. 따지고 보면 당시 시대 그랬어야 했습니다. 중국대륙 최초의 통일제국을 이룬 진시황의 후예들이 정통성을 계승할 명분이 사라질 위기였으니까요. 병든 왕이 21년동안 왕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왕권이 외척세력에 휘둘릴 수 밖에 없고, 간사한 세력들이 득세할 수 밖에 없습니다. 민초들의 삶이 피폐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황제로 군림하던 시대이니, 황위 계승을 놓고 살벌한 권력투쟁이 기정사실된 시점... 자신이 군림하려면 권력경쟁자를 제거해야만 하는 시대가 개막된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 변방에선 영토전쟁이 한창입니다. 전쟁의 결과에 따라 자신의 권력위치가 좌우되는 셈입니다. 자연스럽게 전쟁을 벌여만, 논공행상의 순서로 권력을 서로 나누기 좋은 시대적 상황인 것입니다. 

     





 




 

 

 

 

 

       중국은 자문화 우월주의를 내세웁니다. 세계의 문명은 중국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양상... 중국 vs 중국이 아닌 나라로 구분될 뿐입니다.  이 뿌리깊은 사상의 중심은 漢민족에 대한 자부심에서 시작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라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나라 중국이다보니, 중국을 통일한 왕조 漢족을 통해서만 통치시스템이 이어져야 합니다. 그래서 폐족 직전의 위기에 놓이고, 많은 백성들이 유민으로 내몰린 삼국시대 유비는 당연히 천하를 평정한 영웅호걸로 부각되어야 했던 것이겠죠. 그래서 15권의 시리즈로 이어진 『삼국지 조조전』은 그동안 시도하지 않은 새로운 시각에서 생생하게 바라볼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조조가 왜 낙양성을 함락하며, 군웅할거 할 수 밖에 없었던 시대적 배경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학문수양엔 전혀 관심없었던 조조가 낙향해서 어린시절 학문에 입문하게 된 과정, 유년시절 성숙해지는 과정을 물흐르듯 소개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삼국지의 역사는 적벽대전 이전, 이후로 나눌 수 있는데, 조조에 대패해 세력이 위축된 유비가 삼고초려를 통해 '적벽대전'을 기점으로 조조를 물리치기 때문입니다. 단적으로 제갈량 사후엔 전쟁이 빈번하지 않았고, 끝내 짧은 삼국시대는 저물고, 漢족의 나라는 이어집니다. 철저하게 왜 그동안의 삼국지는 조조를 나쁜 족속으로만 치부할 수 밖에 없었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하늘 아래 두 개의 태양은 떠오를 수 없다는  자존심은 환관세력이 거대한 영토의 나라를 세우는것을 용인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정말 치졸한 사람, 나쁜 사람"으로 도량없는 존재로 부각시켜야 했던 것이죠. 그래서 가장 비좁고 척박한 영토에서 백성들의 신임을 얻어가며, 난세를 평정할 영웅만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삼국지조조전』을 탐독하고 나면, 역사의 맥락이 꼭 현재의 우리 현실과 맞닿은 느낌을 강렬하게 받습니다. 역사에 대한 합리적인 추론대신, 이념의 산물로 생성된 맹목적인 정치관을 역사로 혼동하던 시대에 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인물간 긴밀한 대사에 집중한 소설 특유의 특성상, 신랄한 비판의식은 사라진 체로 서술하고 있는 작가의 장점을 보여줍니다. 조조의, 조조에 의한, 조조를 위한 고증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조조에 관한 전문가 왕샤오레이의 통찰력있는 서술에 이것을 생생하게 번역한 하진이/ 홍민경 번역가의 활약이 더해져 있습니다. 







 

  



 

 

 

 

 

       단 아쉬운 것이 있다면, 전체적인 맥락을 일목요연하게 시대사적으로 살펴볼 도식화된 표가 없다는 점 입니다. 대략 조조 나이가 몇세였을때, 중국 대륙은 정치경제적으로 어떤 소용돌이의 상황이었는지 단락을 펼쳐보기전에 소개했더라면 하는 점 입니다. 대사와 배경 부분의 단락을 띄웠더라면 기존의 가독성을 배가했을 것 입니다. 이런 아쉬움을 토로할 수 있는 자체가 『삼국지 조조전』이 얼마나 치밀한 구성으로 완성된 작품인지를 직감할 수 있습니다. 읽히지 않는 책은 첫 장을 펼쳐드는 순간 한숨 나오게 마련입니다. 앞으로 어떤 내용이 전개될 지를 암시하는 배경서사가 이뤄져 있어, 매 페이지가 기대되었습니다. 이제 겨우 1권을 마무리한 시점, 나머지 14권을 완독하는 그 순간까지 초심의 독서평이 한결같이 이어지길 기대하게 합니다. 책을 읽어나가는데엔 배경지식의 유무는 중요치 않습니다. 기존에 어느정도 아는 사람에겐 심화하며 재고찰할 수 있는 계기를 제시해 줄 것입니다. 반면 처음으로 삼국지를 접하는 사람에겐 처음부터 제대로 된 흥미로운 역사고양을 하게 해 줄 것입니다. 심층적으로 전개하는 '역사'의 특성상 따분해지기 쉬운 구성을 전혀 꺼리낌없이 자연스런 인물 전개로 이어가는 서술의 장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역사가 왜 살아가는데 중요한 지침이 되는지,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고 하는지를 실감하게 합니다.  대韓민국을 이야기할 때 우리에게도 있는 '韓' 의 뿌리깊은 역사가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본 서평은 다연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주관적인 서평내용을 서술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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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의 말 - 언어와 심리의 창으로 들여다본 한 문제적 정치인의 초상
최종희 지음 / 원더박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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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는 마음의 거울이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 하지만, 그 사람의 됨됨이는 언어표현방식에 그대로 투영된다. 사람의 생각을 축적하고 반영하는 것이 언어이기 때문이다. '송박영신'의 염원을 담아야만 하는 2017년의 안타까운 현실에서도 우리는 소망한다. 그리고 더이상 기만당하지 않기를 희망한다. 정유년 새해의 갈망과 함께 처음 읽은 책 제목은  『 박근혜의 말 』이다. 무려 미우나 고우나 갖다 붙이는 공식 칭호  '대통령'도 빠져있다.  저명한 우리말 연구자의 제목을 보며, 몇 번을 살펴봤다. 하지만 팩트 (fact) 자체였다. 왜 대통령의 호칭이 불편한 것인지는 책의 후반부를 살펴보면 분명하게 밝혀진다. 


 




 

 



 

 

 

 

    분명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대명제로 선출된 권력자는 존경받아야 한다. 데, 전혀 그 지위에 전혀 걸맞지 않는 행동, 언어습관을 보여왔다. 국가통치구조의 대부분이 1인을 통해 이뤄진다 할 정도로 제왕적인 권한에 결코 맞지않는 가벼움, 경솔함, 불통으로 일관하는 행동을 겪고 있다. 일반인의 입장에서 내 언어습관도 개선하기 힘든데, 다른 사람의 언어를 꼼꼼히 분석할 생각은 애초에 없을 것이다. 그러든지 말든지 이미 무관심의 영역인 것이다. 사실상 국민의 뜻을 외면하는 정치현실은 어제 오늘 일도 아니다. 그런 까닭에 정치인의 발언따위를 살펴보는건 무의미했다. 그런데도 유체이탈 화법이라 말하는 이 언어습관은 뇌리에 박힐 정도였다. 오죽하면 그랬을까? 싶다. 도무지 A~Z로  널부러진 주어실종의 문체는 과히 궤변론자들의 흔한 논법과 같다. 


 



 




  일상의 경험을 통해 살펴보면, 거의 난잡한 사기범의 말투와 같다. 서두는 길고, 듣다 보면 난 이랬으니, 넌 이래야 한다. 알겠지? 이런 변법적인 화법은 처음부터 응대하지 않는 게 상책이다. 듣다 보면 집중력을 흩트려놓고, 자포자기하게 하는 화법이기 때문이다. 구구절절 명분을 내세운다. 애국심,국가같은 최상위 개념의 단어들이 등장한다. 사회적 동물로 존재하므로 이 논거에 대한 반론자체는 불가하다. 원론적인 이야기를 쏟아내고난 뒤, 하품이 쏟아질 즈음 반전을 꾀한다. 피차일반식의 논리가 전개되는 것이다. 책임에서 벗어나는 나름의 계책인 셈이다. 알맹이는 없고, 일관성있게 주관적인 관점에서 이분법적으로 해석한다. 세상의 가치는 다양하다. 보수 아니면 진보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일수록 그래서 성급한 성향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일반인치고 자신의 언어습관을 살펴보기도 힘든데, 고맙게도 대통령의 말 중에서도 유독 이상한 말의 특성을 분석한 책이다.  순전히 학문학적 열정만으로 시작할 엄두를 내기 힘든 일이다. 적어도 글을 쓰는데 중요한 '저의'라는 것이 있다. 책을 출간하는 목적이 중요한 것이다. 공익적인 입장에서 책의 목적은 절대적인 선의다. 적어도 나쁜 사람, 좋은 사람의 가리는 인식의 저변을 넓히는 의도로  우리말 연구의 지식을 더하고 있다. 
단 애초의 기대감을 훨씬 초월하는 직관력이 돋보인다.  초고를 완성한 시점엔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기 시작했다. 수년에 걸쳐 수집하고 분석한 결과물들의 상당수가 이미 언론에 공개된 시점이었다. 저자는 고민했다. 심사숙고 끝에 출간된 이 책은 통찰력 있는 시각에서 언어 형성 과정을 중심으로 고찰하고 있다. 즉 성장배경 주변의 상황의 환경적 요소를 바탕으로 왜 비정상적인 언어의 맥락을 이어갈 수 밖에 없는지를 해석하고 있다. 






 




 

 

 

 

 

  생명에 대한 기본권만큼 존엄한 가치가 있을까? 국가는 국민의 소중한 생명권을 지켜줄 구성체로 존재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무책임으로 일관하고 있다. 책임을 다해야 할 주체가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책임 전가의 유형이다. 극명하게 드러난 직무유기의 상황에서도 " 난 책임을 다했다."라고 변명하기에 바쁘다. 그녀의 화법엔 주어가 없다. 애초에 책임은 그 일을 맡아서 하는 실무자들이 다하는 것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군왕적 어법이다. 짐은 곧 국가요. 내 말은 곧 진리다.





 




 어떤 환경이 비정상적인 언어 습득을 형성 시킨 걸까? 13세 때 청와대에 입주 최고 권력자의 딸로 경호원과 참모들에 엄호된 환경은 정상적인 언어 환경을 방해한다. 사회화 과정에서 언어를 매개체로 발달해야 할 자아 발달이 비정상적으로 제약된 것이다. 가족간에 형성되어야 할 교감과정이 생략되고, 온통 대통령의 딸로서 누려야 할 권리의식만 강조된 탓이다. 어떤 재벌드라마처럼 가까이서 돌보는 사람들이 있었다면, 지금의 탄핵정국이 이어지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적어도 배신 트라우마를 극복할 정신적 매개체는 형성되었을테니...... 권력자의 주변은 온통 그 권력을 등에 업고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세력들로 채워지게 된다. 


 



 



 

 

 

 

     

 저자는 근혜체로 명명한 어법의 유형을 6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첫 번째는 무지에서 비롯된 오발탄 어법......즉, 개념의 의미를 모른 채로 아는 척 과시하려는 어법의 유형이다. 두 번째는 샤머니즘으로 말하는 영매 어법...... 우주, 정성, 혼 등 추상명사를 통해 개인의 주관성까지 지배하려는 어법이다. 세 번째는 불통 군왕의 어법...... 강력 대응과 같은 과격하고 직설적인 언어를 남발한다. 네 번째는 피노키오 공주 어법...... 그때그때 이미 했던 논리나 말들은 철저하게 숨긴다. 다섯 번째는 유체이탈 어법 ...... 사과할 줄 모르는 마음속 내의 방증이다. 마지막으로 전화통 싸움닭 어법.... 얼굴을 마주하지 않고 비대면 접속 환경에 최적화된 방식이다.


 



 


 



 

 

 

 

 

   지극히 잘못된 언어 사용의 예를 망라하고 있다.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된다. 사실상 우리가 고대하던  민주주의는 이제야 태동하고 있다. 무수한 세월을 지배, 탄압에 길들여질 수밖에 없었던 건 어쩌면 그 상처의 끔찍한 흔적들을 쉽게 잊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이제는 잊지도 말자. 유일하게 국민주권을 실현할 수단인 선거의 권리를 소중하게 행사해야 한다. 그러려면 얼마나 정치인의 말과 행동이 국민의 뜻을 따르고 있는지, 그 사람의 깊은 사유 과정을 담고 있는지를 살펴봐야만 한다. 쉽게 생각하면, 대의제 하에서 선거의 역할은 집단적인 선출이다. 처절하게 어렵게 살아 본 사람들이, 없는 사람들을 더 생각하게 마련이다. 가슴속 깊이 그 상황을 직감하기 때문이다.  전혀 아무 결핍의 상태로 생각할 필요가 없어진 사람을 선출하니, 그 참모진들도 마찬가지 모습을 연출한다.

     


 





 


 

 

 

 

 

     문득 어느 순간에 왜 '대통령'이라 칭하는 걸까? 의문이 들었을 때가 있었다. 최고의 통치권자로 알려진 이 명칭 또한 유래를 알고 나면, 결코 그냥 사용해서는 안된다. 책 속에서는 이에 대한 개념을 명확히 하고 있다.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는 다른 많은 말처럼 이 말 자체가 일본식 군사 문화 용어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일본 신사의 수호신 이름에도 '통령'이 널리 쓰이고 있다. 중요한 회의를 주재하는 역할의 'president'의 순의미에 大를 얹은 발상이 낳은 비애라 할 수 있다. 광복 후 임시정부의 법령을 그대로 이어받아 대물림 된 것이다. 무비판적인 수용의 폐해 인 것이다. 너도 나도 정확하게 따지기 힘들게 빈곤하게 살아온 현실에 외면한 것이 큰 과오라면 과오이다. 




 

 


 

 

 

 

  
 
   

 

 

 

 

 

 어쩌면 지금은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지도 모른다. 권력자들에게 철저하게 은폐된 실체들이 공개되고 있고, 국민들의 인식도 점점 어둠 속에서 벗어나고 있다. 스스로 제대로 된 바른 역사관을 소명하려는 의식이 싹트고 있는 것이다. 혼돈의 시대에 옳고 그름의 가치를 분명하게 밝혀주는 책들이 많이 보이는건 고무적인 현상이다. 모두가 인식의 부지런함을 재촉해야 할 절체절명의 시기다. 정신을 바짝 차려야만 한다. 수십간 뼛속깊이 스며든 인식을 하루 아침에 바꾸기는 힘들다. 하지만 더이상 속아서 농락당하지 않으려면...... 최소한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살려면 인식을 바꿀 용기를 과감하게 가져야만 한다. 역사왜곡에 비유할 만큼 오늘날의 현상이 이어진것도 제대로 청산되어야 할 부조리가 해소되지 않고, 그대로 되물림 되었기 때문이다. 사람이라서 잘못할 수 있고, 잘못했으면 죄의식을 갖고 반성해야한다. 우리가 대표자로 선출해야 할 최우선 조건은 적어도 역사소명의식을 갖춘 사람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버젓이 잘못된 정책을 옹호한 체로 편들기 양상으로 변질시키는 정치인은 진실과는 거리 멀 가능성이 많다. 

     좋은 책은 마음 언저리의 자적이는 어둠을 걷어내고, 지혜를 밝혀준다. 끝으로 박근혜의 말 서두에 담긴 불교경전 법구경의 문구를 인용해본다. " 사람의 오점 중에 가장 큰 오점은 진리에 대한 무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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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웨어 - 생각은 어떻게 작동되는가
리처드 니스벳 지음, 이창신 옮김 / 김영사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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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옹지마의 인생사지만, 생각하기에 따라 그 사람의 운명은 어느정도 가늠할 수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문명의 이기들도 다양한 생각들이 시대를 거듭하면서 나타났다. 특히 물질문명의 개척에 있어서는 지나친 편리함이 주는 복잡함과 불편함을 소거해야 할 정도이다. 실제로 필요한 정도 이상의 물질적인 공급은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생각의 힘을 약화시켰다. 어쩌면 사람 살아가는 일이 '생각하기 나름' 이라고 외치는 이면 또한 이런 맥락이다. 남들이 귀찮아하는거 쉽게 시작하지 못하는것을 선택하는 현명한 마인드웨어가 얼마나 숨은 경쟁력이 될 수 있는지를 일깨우는 책이 있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넘어선 마인드웨어의 시대의 개막을 말하고 있는 리처드 니스벳의 최신작 "마인드웨어" 이다. 정보의 공유시대를 거쳐 정보의 바다 시대를 지났고, 모바일이 주축이 된 정보 필터링의 시대가 이미 도래한 지 오래이다. 수많은 자료들 속에서 빠르게 최적의 정보들을 활용하는것이 관건이다. 기본적으로 What? Why? 지식 탐문을 할  수 밖에 없다. 인공지능 (AI)가 각광받는것도 누군가 대신해줬으면 하는 기본적인 사고력의 도퇴에서 시작될 것이다. 첨단기술이 각광받는 현대에 와서도 중세, 고대의 문화를 보면 감탄을 하는것 또한 조상들이 가졌던 "현명한 사고력"에서 확장된 마인드웨어 일 것이다.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이 열악한 환경에서도 웅장한 문화를 완성시키는것 보면 경애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이 책은 어떻게 작성했을까? 싶을 정도로 통찰력깊은 각종 사회관련 논리적 의사결정과정을 막힘없이 서술하고 있다. 그래서 여러번을 정독해야 할 것 같다. 기본적인 시각은 사회과학 중에서도 경제학의 과정을 답습하고 있다. 경제학을 전공한 내게 '4년간 난 이 따분한 학문을 왜 이토록 하고 있을까?' 회의를 품었다. 하지만 원인결과를 분석하는 유형의 습관은 일상생활에 도움이 되는 일이 많다. 빠른 의사결정과는 별개로 짧은 시간내에서도 이득이 될 행동일 지, 전혀 어리석은 판단일 지가 결정된다.  사회과학의 시작으로 분류되는 경제학은 은둔생활을 하지 않는한 모두에게 영향을 끼친다. 현대인의 생활자체가 '돈'의 화폐단위가 매개체가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경제학의 추론과정에 대한 설명서는 당연 아니다. 경제 자체가 모든 사회현상들이 집결되고 연관되는 영역인 만큼,  여러 학문과 직접적인 연관을 짓고 있다. 특히 이미 오래전부터 심리학의 바탕을 두고 있어, 사회현상의 이면에 얽힌 실체를 파악하기에도 유리하다. 저자가 왜 '마인드웨어'에서 현명한 사고를 이끌어내는 논리적인 과정을 말하는지를 알 수 있다.  매번 다른 사람의 생각에 지배당하는 A, 매번 다른 사람의 동조를 이끌어내는 B, 매번 참신한 생각을 하는 C가 있다고 하면 제일 현명한것은 C가 아닌 B이다. B는 상대방의 생각을 움직이는 원칙을 이미 간파하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 읽기전에 들어가는 내용을 읽었을때, 일종의 이 책에 대한 고정관념또한 본편을 읽다보면 해소된다. 무엇보다 통계에 따른 일반화의 오류부터 짚어보고 있다. 각자가 현명한 사고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마인드웨어의 필요성이다. 언제까지나 대중성에 기안해 남들의 선택, 가치관에 맹목적으로 따를 것인가? 이에 대한 해답을 제대로 전달하고 있는 책의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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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시화 에고 2 - 일상과 우주를 넘나드는 천 편의 시와 그림책 천일시화 에고 2
정다혜 그림, 현우철 글 / 우철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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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일상활동중 감성을 고양시키는 활동을 좋아한다.  아재 세대의 표현으로 정서함양 그런 것이다.  그중에서도 '시'는 내게 많은 의미를 부여했다. 번잡한 심상의 상태를 가장 솔직하게 풀어낼 여과장치라고 할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많은 것을 보고 느끼며 경험하곤 시행착오를 겪게 된다. 원래의 것들에 하나둘씩 섞이고 융화되다보면 본래의 색은 탁해질 수 밖에 없다. 시는 정신적으로 순해지기 위한 제약없는 자유로운 심상의 반영이라 할 것이다. 그래서 사회적으로 혼란할 때일수록 시인들의 활동은 움츠렸던 비상의 날개를 활짝 펼친체로 이어졌다.  '생존'을 떠나 비로소 하나의 독립된 정신적 객체로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니, '자존'의 의미라 해야 할 것이다.  최근 삭막해진 사회풍토속에 빈번하게 등장하기 시작한 '자존감'의 실체는 내 마음속에 있는 것이다.  






 


 




 

 

 

 

 

  시는 누구나 적어갈 수 있다. 어떤 내용을 써야 할 지 정해주지 않는다. 양식의 제약도 없다. 시 자체가 그 순간 '나' 스스로가 보고 느낀 심상의 기록이기 때문이다. 짧막한 문장들이 의미없이 나열되어도,  일관성이 없어도 그 자체가 시의 본질이다.  시에 형식을 요구하는건 이 자체를 상류층의 풍류쯤으로 여기던 중세봉건시대쯤의 일이다. 하지만 물흐르듯 막힘없이 흐르는 이 시엔 분명한 지향점이 있다. 생각할 여운을 반드시 던진다는 것이다. 문득 누군가가 건넨 의미심장한 말들이 뇌리를 스치며, 오랫동안 고민하게 한 적이 있을 것이다. 그것은 단순한 궁금증이 되기도 하고,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의 답답함 같은 것이다. 답을 정의내려야 속시원해질 것같다. 생각날 듯 하면서 마지막 순간에도 걸려있는 실마리를 향해 전전긍긍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시는 복잡하게 얽혀있지도 않다.  겉으로 드러내지도 않고, 조용히 속삭이고 있을뿐이다. 물론 정면으로 매섭게 몰아치는 강렬한 시도 있다. 그 자체를 은유하지 못할 정도의 혼탁한 상황에서 냉철한 문체만이 필요할 뿐이다. 순간적으로 감정은 변화하는거라, 같은 사람이 써내려간 시에도 감성의 기폭은 다르다. 그러함에도 시를 읽는건 세상을 끊임없이 바라보며 관찰하며 정제한  영혼의 노력흔적이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그 짧은 문장들의 나열에도 함축성이 있으며, 포괄성을 반영하고 있다. 세상의 여러 삼라만상을 모조리 담는다는건 애초에 불가능하다. 그중에서 이 시대를 헤쳐나가는 정신적 컨셉트 (Concept)를 가슴깊이 새기고, 행동할 뿐이다.  







 


 




 

 

 

 

 

      짧은 시의 구절에서 전율을 느낄 수 있고, 공감을 얻을 수 있는건 그런 까닭이다.  마음속 깊이 아련하게 숨어있던 "따뜻한 감성"을 이끌어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 아무리 논리정연한 기승전결의 내용보다 '시'한편이 주는 읊조림의 효용은 크다. 사실상 책한권을 펼쳐 볼 여유갖기 힘든 바쁜 세태에 짧은 시는 배려넘치는 편지이기도 하다.  내게도 그랬다. 책을 좋아하고 글 쓰는걸 즐겼지만, 시는 예상치 않은 순간에 우연히 "영감"으로 써내려가게 된다. 심상의 흐름이 그칠 줄 모르고, 감성의 흐름처럼 이어질때의 만족스러움은 이루말할 수 없다. 












 

 

 

 

 

    시 한편을 제대로 쓰기도 힘든데, 매일 시인을 꿈꾸며, 1000편의 시를 책으로 엮은 저자... 거기에 시를 읽으며 느낀 감회를 그림을 더했다. <천일시화 에고>는 시와 그림의 만남을 이룬 감미로운 책이다. 매일같이 시를 써내려간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가? 저자는 그 위대한 습작의 습관을 이뤄냈다. 비단 그뿐만 아니다. 오로지 이 책을 위한 자신의 출판사를 열었다 싶을 정도로 출판사도 저자의 이름을 따고 있다. 흔한 도서출판 그런 말들은 붙어 있지 않다. 1000편의 시가 담긴 책을 여는데엔 10년의 세월이 걸렸다 한다.  얼마나 시를 향한 열정과 성찰의 깊이가 담겨있을 지 읽어보지 않아도 특별함을 예상할 수 있었다. 







 












 


 

 

 

 

 

       어느 책장의 단편을 억지로 주입하듯 떠올릴 필요없다. 시는 있는 그대로 가슴속을 흡인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101편에서부터 이어진 100개의 시를 살펴보는데엔  30분이면 족했다. 주마등같이 흘러가는 흐름에 가속도가 붙어 술술 넘어간다. 여유가 있다면 자아를 뜻하는 에고의 캐릭터가 그려가는 개성있는 삽화를 감상하면 족하다. 시가 좋아 시를 쓰듯, 그림이 좋아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는 에고작가 둘의 만남은 운명적인듯 하다. 













 

 

 

 

 

    총 10편으로 이뤄진 천일시화 에고 전집중 2편은 아직은 덜 영근체로 시를 향해가는 번민스런 일상이 들여다보인다. 남들처럼 결혼, 연애를 염원하는 30대 시인을 꿈꾸는 회사원의 일상... 흥미로운것은 무미건조한 일상의 심상까지로 독특한 표기방법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메마른 사막 위에서 스스로 선인장을 키워내 고갈된 수분을 충족시키는 것처럼 스스로 꿈을 향해 천천히 나가는 모습이다. 











 

 

 

 

 

    평범한 일상속에 발견할 수 있는 행복한 휴식을 느낄 수 있어 좋다. 다음편에 다뤄질 내용들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지만, 내겐 그러는것조차 여유롭지 않다. 그것이 유일하게 책에서 느끼는 아쉬움이다. 한참 맛있게 먹고나면 또 먹고싶어지는 음식들처럼 시는 감성의 메마름에 촉촉한 단비를 제공한다. 태어날 때부터 불완전한 존재였기에 불확실성을 끌어안을 수 밖에 없는 '사람'에게 시는 심신의 자생분이 된다. '그래. 우린 원래부터 그래서... 앞으로도 너와 나 함께 살아가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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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보 마이 라이프 BRAVO MY LIFE 2016.7
이투데이(월간지) 편집부 엮음 / 이투데이피엔씨(잡지) / 2016년 6월
평점 :
품절




 



 

 

 

   


  

    평균 기대수명 82세... 2015년 세계보건통계에 따른 한국인의 기대수명이다.  '100세 시대' 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초고령화 사회로 이어지는 흐름에서  시니어 계층에 대한 관심은 청년문제와 더불어 사회현상의 핵심일 수 밖에 없다. 젊어서는 가족을 위해 헌신하고, 이제는  노후의  여가를 즐겨야 하지만, 할마( 할머니 + 엄마의 신조어) , 할빠 ( 할아버지 + 아빠의 신조어 ) 의 자화상을 보여주는 현실이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흔한 풍경이 되었다. 물론  부모의 조력을 받아, 자신의 아이들을 맡겨둘 수 있는 형편은 그나마 나은 축에 속한다. 대부분은 각종 보육기관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혼자 벌어서는 가정이라는 객체를 온전히 유지하기 힘들어진 극박한 경제상황과 맞물려, 아이의 보육비를 위해 직장을 다녀야 하는 현실이다. 하지만  육아의 과정은 겉으로 보이는 외형으로 판단할 수 없다. 고생스러운것을 떠나 헌신을 다했을때 찾아오는 존재감의 발견 때문이다. 쉼없이 움직이는 장난꾸러기의 움직임은  좀처럼 노년의 쉴 틈을 허락하지 않지만, 아이의 해맑은 웃음이 무미건조한 가정에 활기찬 온기를 주기 때문이다. 

    




 

 


 

 

 

   


  

    은퇴후의 인생 2모작을 열심히 준비하는 시니어의 이야기들로 채워진 잡지가 있다. 땀흘리고 난 뒤 시원하게 들이키는 감미로운 음료수의 향연을 맞이할 때 외치는 " Bravo " 의 찬사를 덧대며,  시니어 전문잡지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시작되었다. 특히 7월호의 스토리들은  건강한 여생을 준비하는 시니어들의 살아가는 삶의 지혜,  부단한 열정 , 초연한 삶의 달관 , 건강이 담긴 맛과 풍류를 새겨가고 있었다. 이 잡지를 읽고 싶었던건 내 개인적인 경험에 연유한 까닭도 크다. 지금같이 자기계발하며 손자들에게 맞춰가는 신세대 시니어가 아니더라도, 오래전부터 어릴 때 가장 푸근한 벗은 할아버지, 할머니들이었다. 아쉽게도 내가 태어날 무렵 할아버지들은 이미 하늘나라에 계셨다. 그래서 할머니들 품에 안겨 잠을 청하곤 하던 내게 할머니만큼 편한 존재는 없었다. 그 어떤 순간에도 나를 믿어주고 끌어주는 울타리였다.  아마도 세대가 지금이었다면, 나또한 신조어로 부르며 지냈을 지도 모른다. 이 까닭에 표지에 적힌 손주병법이 눈에 들어온다.  부제로 " 꽃보다 손주로 살맛 나는 사람들" 을 붙여 놓고 있었다. 

    



 

 

 


 

 

 

   


  

 자상하게 아이들과 오목놀이하는 삽화를 곁들이고 있었고, 할머니는 연신 흐뭇한 표정을 짓고 있다. 아들을 어깨에 태우며 탁트인 높이에서 보여주려고 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3대가 이어지는 화기애애함을 느낄 수 있었다. 무더운 여름의 기세가 뜨겁게 이어지는 7월은 한 권의 잡지를 통해 각박한 세태속에 발견할 수 있는 가정속의 작은 꿈틀림이 주는 나비효과를 드러내고 있는 지도...  남녀노소 가족끼리 공유하라는 의도인지 모르겠지만, 둥글게 깎아내린 라운드형의 테두리에서 배려를 알 수 있다. 

    



 

 


 

 

 

   


  

  전체의  흐름을 알 수 있는 목차를 넘기고 나니, 효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살아가실때 최선을 다하는것이 기본일텐데, 실상 뭇 사람은 떠나고 나서야 후회하며 통곡하기 시작한다. 내게도 그랬다. 생과 사의 순간에서만 뼈저리게 실감하게 된다. 좀더 형편이 여유로워지면 당당한 모습으로 찾아뵈어야 할 생각이 차일피일 미루던 만남은 결국 고인이 될 무렵에야 이뤄졌다. 다행인건 생전에 남을 위해 십시일반 보살피시던 그 마음이 고스란히 자식에게도 가르침으로 이어졌고, 고인을 마지막 보내는 순간 '조문'을 알리는 화환으로 가득찼다. 결코 있어서는 안될 존속범죄가 있는 가운데서도 보통의 사람들은 각자의 여건에서 최선을 다하려 한다.  가장 와닿는 대목은  " 이런 글을 쓰기가 어려운 것은 언행이 일치하지 못하면 글에 실속이 없고 거짓과 과장이 섞이기 때문입니다. " 라고 하며 겨우 썼다고 하는 겸손의 모습이었다. 

 그렇다. 유교문화권에서도 정으로 얽힌 이면을 살펴보면, 말로만 다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심지어 집안 경조사를 챙기는 부분도 보통은 부인들이 도맡게 된다.  

    




 

 


 

 

 

   


  

  다음장을 넘기니, 바로 이 시대의 현명한 처세의 방편이 등장한다.  보다 나보다 나은 삶을 살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 손자들과 즐겁게 놀아주면서  나도 생기를 찾아가는 지혜, 조강지처를 아끼는 맘이다. 결국 평생을 통틀어 미우나 고우나 오랜 세월을 함께 하는건 부부이다. 그래서 극명하게 신혼초기에는 살갑기만 하던 고부가 갈등을 빚기도 한다. 최소한 20년 이상의 세월을 헌신으로 키워낸 자식을 양보하는데, 허전하지 않을 수 없고 서운한 마음이 드는건 당연지사이다. 딸과 사위의 출근을 걱정해 매일 6시 정각에 알람소리에 깨 아침을 챙겨먹고  외손자,손녀를 돌보는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한창 감성이 풍부한 젊은 세대도 이렇게 막힘없는 서술을 하기 힘들텐데, 군더더기없는 전개이다.  그래서 다시 보니 <하찌의 육아일기> 를 써낸 번역가이다.  손자들을 즐겁게 돌보면서 인생 제 2막을 성공적으로 보내고 있다고 자부하는 할아버지의 웃는 모습에서 삶의 행복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한해 한해 급격하게 쇠퇴하는것이 체력이다.  중년을 넘기는 순간 각종 성인병 예방 차원의 건강보조식품 섭취는 필수로 여겨질 정도이다. 더욱이 손주를 돌보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경우 약봉지를 달고 사는 투혼으로 돌본다. 원만한 사회생활의 출발에 있어 가정교육의 역할은 크다. 그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조부모 이기에 더욱 그 역할에 있어 올바르게 하는것은 중요하다. 흔히 자칫 조부모들의 과잉보호가 아이의 버릇을 안좋게 할 수도 있다 한다. 자식둔 부모의 마음을 알기에 호되게 꾸짖기 힘들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올망졸망 예쁜 아이일 뿐이다. 하지만 스트레스가 누적되다보면, 오히려 터트리지 않아야 할 불만으로 아이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다. 이어지는 내용들은 조금은 슬기로워질 조부모 육아방법에 관해 소개하고 있다. 또한 우리와 여건이 생소한 나라의 조부모들의 육아원칙을 소개하고 있다. 

    


 



 


 

 

 

   


  

  ' 손주병법'의 주제로 연이어진 내용 가운데 잠시 읽을거리를 제공하려는지, 카메라 렌즈에 관한 기고글과 미술품을 곁들인 풍류를 말하고 있다.  일일히 잡지속 내용들을 소개할 수 없을 정도로 금융, 문화, 건강에 걸친 정보들을 수록하고 있다. 특히 건강유의가 요망되는 여름철 건강을 지킬 좋은 음식들을  일목요연하게 소개한 " 여름철 건강 지키기" 의 내용은 여름을 건강하게 보내야 할 모두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들이 많았다. 여름철이면 자주 먹곤 하는게 있는데 시원하게 우뭇가사리에 우려낸 콩물가득한 콩국수,  부글부글 끓는 된장에 푹 쪄낸 호박잎을 밥에 쌈싸먹는 것이다. 돌아보면 할머니께서 즐겨 해주시는 것 들이었다.  삶의 지혜라고 할까? 브라보 마이라이프 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의 유용함은 알차다. 

    



 



 


 

 

 

   


  

 건강에 너무 신경쓴 탓일까? 후반부의 흐름은 추천 아이템을 소개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었다. 잡지에서 느껴지는 아쉬운 흐름이다. 고흐의 생애가 담겼고 고대 로마의 융성한 문화를 보여주는 프랑스 아를에 관한 여행기와 함께  간단한 에어비앤비 정다운 1박2일 이야기, 미술관 소개를 끝으로  잡지의 내용은 마무리했다. 

    



 

 


 

 

 

   


  

 이 하나의 잡지를 완성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편집기자들과 시니어기자들의 노력이 더해졌을지 가늠하기 힘들다. 그래서 이 자체로 존경할 수 밖에 없다. 더욱이  이 분들이 일상에서 하는 역할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몸이 정말 24개라도 부족할 법하다. 그런데도  건강한 삶을 꿈꾸는  시니어들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행복의 지혜와 지식정보를 선물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아쉬운건 시니어를 위한 잡지를 표방했는데, 과연 잡지를 읽어갈 여유있는 노년이 얼마나 될까? 하는 것이다. 자기 건사하기에도 힘든 경제적 여건의 자식을 대신해 뙤양볕에서도 무거운 손수레를 끌며 생존을 하는 분들도 부지기수인 현실이다. '시니어'의 말도 사실상 젊은시절 화려한 커리어 이면에 찾아오는 경제적 안정조건 이라야 나올법한 말이 아닐까?  자기계발을 떠나서 생활자체를 걱정해야 하는 많은 노령층이다.  직위고하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느낄 수 있는 삶의 깊이있는 성찰 이야기를 바래본다. 어쩌면 열심히 헌신적으로 살아온 그 삶의 과정이야 말로 그 어떤 관심주제보다 흡인력있는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찬란했던 황금기를 단순히 피력하듯 회고하는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세대가 전해줄 지혜가 가득 담긴 잡지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그러자면 동네 어귀에서 흔하게 마주할 수 있는 노인분들의 역경고난 자수성가의 이야기들을 찾아 발굴할 필요성이 느껴진다. 또한 160페이지의 지면에 모두 담기엔  내용이 광범위하다는 면이다. 

    



 

 


 

 

 

   


  

   다소 딱딱한 분석을 떠나, 어떤 젊은 청춘보다도 열정을 다해 인생의 제2막을 새로운 황금기로 개척해가는 분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 좋았다. 더불어 그 어떤 세상의 지식보다도 알찬 삶의 지혜를 나날이 풍성하게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유년을 만들어줬던  우리네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응원해본다. 단적으로 브라보 마이라이프에 등장하는 분들 상당수는 "인생은 60부터"의 2막에서 이제야 걸음마를 뗐을 제2의 청춘들이다.  읽을거리 마땅치 않고, 인생의 낙이 될 소일거리를 찾는 고단한 노년분들에게 신선한 꺼리가 생겼다는 자체가 꿈이요, 희망이다. 이제 즐겁게 시작한 잡지 더욱 성대해져서 많은 독자의 사랑으로 구석구석 따뜻하게 서로를 보듬어주고 어루만져주며, 건강한 노년을 보내시길 바란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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