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보 마이 라이프 BRAVO MY LIFE 2016.7
이투데이(월간지) 편집부 엮음 / 이투데이피엔씨(잡지) / 2016년 6월
평점 :
품절




 



 

 

 

   


  

    평균 기대수명 82세... 2015년 세계보건통계에 따른 한국인의 기대수명이다.  '100세 시대' 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초고령화 사회로 이어지는 흐름에서  시니어 계층에 대한 관심은 청년문제와 더불어 사회현상의 핵심일 수 밖에 없다. 젊어서는 가족을 위해 헌신하고, 이제는  노후의  여가를 즐겨야 하지만, 할마( 할머니 + 엄마의 신조어) , 할빠 ( 할아버지 + 아빠의 신조어 ) 의 자화상을 보여주는 현실이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흔한 풍경이 되었다. 물론  부모의 조력을 받아, 자신의 아이들을 맡겨둘 수 있는 형편은 그나마 나은 축에 속한다. 대부분은 각종 보육기관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혼자 벌어서는 가정이라는 객체를 온전히 유지하기 힘들어진 극박한 경제상황과 맞물려, 아이의 보육비를 위해 직장을 다녀야 하는 현실이다. 하지만  육아의 과정은 겉으로 보이는 외형으로 판단할 수 없다. 고생스러운것을 떠나 헌신을 다했을때 찾아오는 존재감의 발견 때문이다. 쉼없이 움직이는 장난꾸러기의 움직임은  좀처럼 노년의 쉴 틈을 허락하지 않지만, 아이의 해맑은 웃음이 무미건조한 가정에 활기찬 온기를 주기 때문이다. 

    




 

 


 

 

 

   


  

    은퇴후의 인생 2모작을 열심히 준비하는 시니어의 이야기들로 채워진 잡지가 있다. 땀흘리고 난 뒤 시원하게 들이키는 감미로운 음료수의 향연을 맞이할 때 외치는 " Bravo " 의 찬사를 덧대며,  시니어 전문잡지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시작되었다. 특히 7월호의 스토리들은  건강한 여생을 준비하는 시니어들의 살아가는 삶의 지혜,  부단한 열정 , 초연한 삶의 달관 , 건강이 담긴 맛과 풍류를 새겨가고 있었다. 이 잡지를 읽고 싶었던건 내 개인적인 경험에 연유한 까닭도 크다. 지금같이 자기계발하며 손자들에게 맞춰가는 신세대 시니어가 아니더라도, 오래전부터 어릴 때 가장 푸근한 벗은 할아버지, 할머니들이었다. 아쉽게도 내가 태어날 무렵 할아버지들은 이미 하늘나라에 계셨다. 그래서 할머니들 품에 안겨 잠을 청하곤 하던 내게 할머니만큼 편한 존재는 없었다. 그 어떤 순간에도 나를 믿어주고 끌어주는 울타리였다.  아마도 세대가 지금이었다면, 나또한 신조어로 부르며 지냈을 지도 모른다. 이 까닭에 표지에 적힌 손주병법이 눈에 들어온다.  부제로 " 꽃보다 손주로 살맛 나는 사람들" 을 붙여 놓고 있었다. 

    



 

 

 


 

 

 

   


  

 자상하게 아이들과 오목놀이하는 삽화를 곁들이고 있었고, 할머니는 연신 흐뭇한 표정을 짓고 있다. 아들을 어깨에 태우며 탁트인 높이에서 보여주려고 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3대가 이어지는 화기애애함을 느낄 수 있었다. 무더운 여름의 기세가 뜨겁게 이어지는 7월은 한 권의 잡지를 통해 각박한 세태속에 발견할 수 있는 가정속의 작은 꿈틀림이 주는 나비효과를 드러내고 있는 지도...  남녀노소 가족끼리 공유하라는 의도인지 모르겠지만, 둥글게 깎아내린 라운드형의 테두리에서 배려를 알 수 있다. 

    



 

 


 

 

 

   


  

  전체의  흐름을 알 수 있는 목차를 넘기고 나니, 효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살아가실때 최선을 다하는것이 기본일텐데, 실상 뭇 사람은 떠나고 나서야 후회하며 통곡하기 시작한다. 내게도 그랬다. 생과 사의 순간에서만 뼈저리게 실감하게 된다. 좀더 형편이 여유로워지면 당당한 모습으로 찾아뵈어야 할 생각이 차일피일 미루던 만남은 결국 고인이 될 무렵에야 이뤄졌다. 다행인건 생전에 남을 위해 십시일반 보살피시던 그 마음이 고스란히 자식에게도 가르침으로 이어졌고, 고인을 마지막 보내는 순간 '조문'을 알리는 화환으로 가득찼다. 결코 있어서는 안될 존속범죄가 있는 가운데서도 보통의 사람들은 각자의 여건에서 최선을 다하려 한다.  가장 와닿는 대목은  " 이런 글을 쓰기가 어려운 것은 언행이 일치하지 못하면 글에 실속이 없고 거짓과 과장이 섞이기 때문입니다. " 라고 하며 겨우 썼다고 하는 겸손의 모습이었다. 

 그렇다. 유교문화권에서도 정으로 얽힌 이면을 살펴보면, 말로만 다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심지어 집안 경조사를 챙기는 부분도 보통은 부인들이 도맡게 된다.  

    




 

 


 

 

 

   


  

  다음장을 넘기니, 바로 이 시대의 현명한 처세의 방편이 등장한다.  보다 나보다 나은 삶을 살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 손자들과 즐겁게 놀아주면서  나도 생기를 찾아가는 지혜, 조강지처를 아끼는 맘이다. 결국 평생을 통틀어 미우나 고우나 오랜 세월을 함께 하는건 부부이다. 그래서 극명하게 신혼초기에는 살갑기만 하던 고부가 갈등을 빚기도 한다. 최소한 20년 이상의 세월을 헌신으로 키워낸 자식을 양보하는데, 허전하지 않을 수 없고 서운한 마음이 드는건 당연지사이다. 딸과 사위의 출근을 걱정해 매일 6시 정각에 알람소리에 깨 아침을 챙겨먹고  외손자,손녀를 돌보는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한창 감성이 풍부한 젊은 세대도 이렇게 막힘없는 서술을 하기 힘들텐데, 군더더기없는 전개이다.  그래서 다시 보니 <하찌의 육아일기> 를 써낸 번역가이다.  손자들을 즐겁게 돌보면서 인생 제 2막을 성공적으로 보내고 있다고 자부하는 할아버지의 웃는 모습에서 삶의 행복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한해 한해 급격하게 쇠퇴하는것이 체력이다.  중년을 넘기는 순간 각종 성인병 예방 차원의 건강보조식품 섭취는 필수로 여겨질 정도이다. 더욱이 손주를 돌보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경우 약봉지를 달고 사는 투혼으로 돌본다. 원만한 사회생활의 출발에 있어 가정교육의 역할은 크다. 그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조부모 이기에 더욱 그 역할에 있어 올바르게 하는것은 중요하다. 흔히 자칫 조부모들의 과잉보호가 아이의 버릇을 안좋게 할 수도 있다 한다. 자식둔 부모의 마음을 알기에 호되게 꾸짖기 힘들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올망졸망 예쁜 아이일 뿐이다. 하지만 스트레스가 누적되다보면, 오히려 터트리지 않아야 할 불만으로 아이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다. 이어지는 내용들은 조금은 슬기로워질 조부모 육아방법에 관해 소개하고 있다. 또한 우리와 여건이 생소한 나라의 조부모들의 육아원칙을 소개하고 있다. 

    


 



 


 

 

 

   


  

  ' 손주병법'의 주제로 연이어진 내용 가운데 잠시 읽을거리를 제공하려는지, 카메라 렌즈에 관한 기고글과 미술품을 곁들인 풍류를 말하고 있다.  일일히 잡지속 내용들을 소개할 수 없을 정도로 금융, 문화, 건강에 걸친 정보들을 수록하고 있다. 특히 건강유의가 요망되는 여름철 건강을 지킬 좋은 음식들을  일목요연하게 소개한 " 여름철 건강 지키기" 의 내용은 여름을 건강하게 보내야 할 모두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들이 많았다. 여름철이면 자주 먹곤 하는게 있는데 시원하게 우뭇가사리에 우려낸 콩물가득한 콩국수,  부글부글 끓는 된장에 푹 쪄낸 호박잎을 밥에 쌈싸먹는 것이다. 돌아보면 할머니께서 즐겨 해주시는 것 들이었다.  삶의 지혜라고 할까? 브라보 마이라이프 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의 유용함은 알차다. 

    



 



 


 

 

 

   


  

 건강에 너무 신경쓴 탓일까? 후반부의 흐름은 추천 아이템을 소개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었다. 잡지에서 느껴지는 아쉬운 흐름이다. 고흐의 생애가 담겼고 고대 로마의 융성한 문화를 보여주는 프랑스 아를에 관한 여행기와 함께  간단한 에어비앤비 정다운 1박2일 이야기, 미술관 소개를 끝으로  잡지의 내용은 마무리했다. 

    



 

 


 

 

 

   


  

 이 하나의 잡지를 완성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편집기자들과 시니어기자들의 노력이 더해졌을지 가늠하기 힘들다. 그래서 이 자체로 존경할 수 밖에 없다. 더욱이  이 분들이 일상에서 하는 역할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몸이 정말 24개라도 부족할 법하다. 그런데도  건강한 삶을 꿈꾸는  시니어들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행복의 지혜와 지식정보를 선물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아쉬운건 시니어를 위한 잡지를 표방했는데, 과연 잡지를 읽어갈 여유있는 노년이 얼마나 될까? 하는 것이다. 자기 건사하기에도 힘든 경제적 여건의 자식을 대신해 뙤양볕에서도 무거운 손수레를 끌며 생존을 하는 분들도 부지기수인 현실이다. '시니어'의 말도 사실상 젊은시절 화려한 커리어 이면에 찾아오는 경제적 안정조건 이라야 나올법한 말이 아닐까?  자기계발을 떠나서 생활자체를 걱정해야 하는 많은 노령층이다.  직위고하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느낄 수 있는 삶의 깊이있는 성찰 이야기를 바래본다. 어쩌면 열심히 헌신적으로 살아온 그 삶의 과정이야 말로 그 어떤 관심주제보다 흡인력있는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찬란했던 황금기를 단순히 피력하듯 회고하는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세대가 전해줄 지혜가 가득 담긴 잡지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그러자면 동네 어귀에서 흔하게 마주할 수 있는 노인분들의 역경고난 자수성가의 이야기들을 찾아 발굴할 필요성이 느껴진다. 또한 160페이지의 지면에 모두 담기엔  내용이 광범위하다는 면이다. 

    



 

 


 

 

 

   


  

   다소 딱딱한 분석을 떠나, 어떤 젊은 청춘보다도 열정을 다해 인생의 제2막을 새로운 황금기로 개척해가는 분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 좋았다. 더불어 그 어떤 세상의 지식보다도 알찬 삶의 지혜를 나날이 풍성하게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유년을 만들어줬던  우리네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응원해본다. 단적으로 브라보 마이라이프에 등장하는 분들 상당수는 "인생은 60부터"의 2막에서 이제야 걸음마를 뗐을 제2의 청춘들이다.  읽을거리 마땅치 않고, 인생의 낙이 될 소일거리를 찾는 고단한 노년분들에게 신선한 꺼리가 생겼다는 자체가 꿈이요, 희망이다. 이제 즐겁게 시작한 잡지 더욱 성대해져서 많은 독자의 사랑으로 구석구석 따뜻하게 서로를 보듬어주고 어루만져주며, 건강한 노년을 보내시길 바란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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