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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보다 여행 - 어느 여행자의 기발한 이야기
왕영호 지음 / 21세기북스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여행에 관한 에세이입니다. 보통 여행 에세이는 읽고 나면 여행을 떠나고 싶어지는데 이 책은 조금 주저하게 됩니다. 특정한 장소로 떠나라고 말하지도 않습니다. 여행 에세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진 한 장 없습니다. 여행이 무조건 좋다고 찬양하지도 않습니다. 물론 여행은 건강이고, 자유라며 떠나라고는 합니다. 그러나 여행 에세이치고는 내용이 전반적으로 무겁습니다. 저자의 어두웠던 과거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친구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물론 아주 무겁지는 않지만, 어디론가 떠나려는 분들에게는 마음 편히 읽을 수 있는 그런 이야기는 아닙니다. 저자는 18년간 여행에 관련된 많은 직업을 경험했습니다. 여행에 대한 DB도 무척 많이 축적되어 있겠죠. 그리고 《몰디브》, 《푸껫》 등의 (진짜) 여행 책도 많이 썼습니다. 돈이 되는 여행 책을 놔두고 (그런 능력이 있음에도) 왜 이런 조금은 어려운 여행 책을 썼을까요?

지금 당신이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면 당신은 결국 가고 싶지 않은 곳으로 가게 된다. (요기 베라)

  여행을 통해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 무엇이든지 빨라야 살아남는 현대 사회에서 현대인에게, 여행은 사치일 수도 있습니다. 1분 1초가 아깝고, 그 시간들이 돈이 되는 사회에서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그런데 과연 그렇게 바쁘게 돈과 성공을 얻었을 경우 과연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이 책은 여행만큼이나 여유, 비움 등도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물론 자유와 건강은 물론이고요. 사실 이 책을 읽으면 바로 여행을 떠나야 된다는 생각을 갖기보다는 '나는 지금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게 됩니다. 너무 안정만을 위해서 많은 모험들을 포기한 것은 아닌가? 오직 집을 갖기 위해서만 살아가는 삶(물론 집이 없다면 한국사회에서 너무 힘들기는 하지만), 과연 바르게 사는 것인가? 의문의 의문은 계속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집니다. 무조건 떠나라는 말보다 오히려 설득력은 높습니다. 물론 여행 에세이로서는 이런 이야기 조금 고리타분하기는 하지만요. 단체 여행은 경계합니다. 여행지에서 오로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사진 찍기 여행은 경계합니다. 여행을 통해 나를 돌아보고, 삶의 의미를 찾으며,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는 것, 어느 여행자의 기발한 이야기이지만, 사실 여행은 그래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행의 의미가 점점 사라지는 요즘 한번 쯤 여행의 참된 의미를 되돌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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