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사람들은 왜 중고 가게에 갈까? - 헬싱키 중고 가게, 빈티지 상점, 벼룩시장에서 찾은 소비와 환경의 의미
박현선 지음 / 헤이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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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중고물품을 팔고 사는 일이 빈번해졌다. 예전에는 멀쩡한 옷이라도 판다기보다 다른 사람에게 주거나 물려받게 했는데 요즘에는 새것처럼 괜찮은 물건은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활발히 거래하는 것을 종종 본다. 나도 중고거래를 통해 몇 번 구입한 적이 있는데 물건의 상태도 좋고 꽤 저렴한 가격에 사게 되어 만족한 적이 많다. 내 물건 또한 몇 번 사용하지 않은 물건들은 상태가 좋은 경우 중고로 내놓아 판 적도 있다. 물건이 좋음을 확인한 구매자가 좋은 물건을 싸게 샀다면 고맙다고 문자를 보내주면 그것 또한 큰 기쁨이 되었다. 제목에서처럼 중고가게에 가본 적은 없다. 동네에 있는 공원에서 1년에 한 번 열리는 벼룩시장에 가본 적은 있는데 제법 괜찮은 물건들이 저렴하게 나온 걸 볼 수 있었다. 그러면서 우리 아파트에도 공간만 있다면 1년에 한두 번 정도 벼룩시장을 열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 재활용장에 나와 있는 멀쩡한 물건들을 보면서 아깝다는 생각을 종종했기 때문이다. 우리집 또한 몇 년 째 사용하지 않지만 버리기에는 아까운 것들이 어느 정도는 있다. 물론 교회 바자회때 가져가서 기부금을 모으는 데에 일조하기도 하지만, 동네 사람들과 물건을 사고 팔면서 서로 얼굴도 익히면 좋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우리 집 바로 앞 마당에서 이루어지는 중고거래도 꽤 괜찮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보면 핀란드에서는 동네에서든 온라인에서든 어디서든 중고거래가 활발히 이루어짐을 볼 수 있었다. 공원이나 집 앞의 마당을 활용하는 실외에서 이루어지는 벼룩시장도 그렇지만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기차 정비소나 도축장 등을 활용하여 실내 중고가게로 만든 아이디어도 너무 좋은 생각인 거 같았다. 하지만 때로는 중고거래 행사를 개최하고 싶어도 정부나 시에서 허가해 주지 않아 못 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도 기어이 방법을 강구해서 개최한 적인 있는데, 여기에는 쇼설미디어의 힘이 컸다. 제대로 추진하지 못 하고 미적지근한 태도를 보이는 시 행정에 맞서 시민들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을 통해 나선 것이다. 그렇게 개최된 행사가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성황리에 마치게 되면서 다른 곳에서도 따라하고 싶은 중고시장의 한 표본이 되었다는 건 눈여겨볼 만한 일이 아닐까 싶다.

중고를 판매하고 소비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환경문제와도 연결이 된다. 제품 하나를 만드는 데 쓰이는 물질들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주는 지 알게 된다면 새로운 물건을 만드는 것에 찬성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환경 오염과 폐기물 처리 문제를 떠올리면 우리의 소비문화는 바뀌어야 되는 게 맞다. 빠른 생산과 빠른 소비는 우리의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유행은 빠르게 변하고 그에 따라 물건을 사는 것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그러다 보니 사용한 물건들은 중고로 전락되어 버려지게 된다. 버려진 물건들은 또 페기물이 되고 그러다 보니 악순환이 계속 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한 많은 사람들이 그 해결책의 일환으로 중고물건을 재상용하고 재활용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분들이 행하고 있는 많은 일들을 둘러보니 본받을 점이 참 많다는 생각을 했다. 아직 버려지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물건들이 많다. 그것들을 기부, 리폼, 재사용함으로써 오랜 시간 더 사용할 수 있다는 건 우리가 사는 세상을 살리는 일이기도 한 것이다. 얼마나 많은 물자가 절약이 될 것이며 환경적으로도 얼마나 큰 도움이 될 것인가? 그리고 물건을 재활용하면서 생기는 사회적 기업은 새로운 일자리를 마련해 주는 길이 되기도 한다. 이렇게 여러 면에서 좋은 영향을 주는 중고문화가 우리나라에서도 활성화 된다면 사람들의 소비문화도 조금은 더 검소하고 신중한 소비문화로 바뀌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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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어머니의 집밥을 먹을 수 있는 횟수는 앞으로 328번 남았습니다
우와노 소라 지음, 박춘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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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을 알 수 있다면 어떨까? 아니면 어떤 일이 일어날 횟수가 한정되어 있는데 그 횟수를 내가 알게 된다면 어떨까? 이 책에는 나에게 일어날 일이 숫자로 주어지고 그 숫자만큼 일이 일어나는 7개의 서로 다른 이야기가 있다. 7개의이 야기 속에는 각기 다른 인물들이 우연히 어떤 문장을 읽게 되는데 그것은 어디에도 적혀 있지 않은 것으로 오직 횟수에 해당이 되는 일이 일어날 때만 눈앞에 보이게 된다. 어찌 보면 현실적이지 못한 일이기도 하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그것은 결코 황당한 사건으로 치부할 수 없는 삶에 대한 진지한 시선이 느껴진다. 하루하루 반복되는 일상 속에 의미없이 흘려버릴 일까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건 이 책에 나오는 숫자가 커다란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앞으로 살 수 있는 날이 30일이라면 그 얘기를 들은 날부터 30일, 29일, 28일... 내 삶이 끝날 날까지 헤아려 갈 것이다. 마침내 0이란 숫자를 대면하게 될 때, 우리는 죽음을 생각하게 될 것이다. '당신이 어머니의 집밥을 먹을 수 있는 횟수는 앞으로 328번 남았습니다.' 제목이 무척 길다. 그런데 제목을 보자마자 우리는 328번 남았다는 말에서 어머니의 죽음을 떠올리게 된다. 어머니의 집밥을 먹을 수 없다는 건 어머니와의 이별을 뜻하는데 단순히 떨어져 지내는 건 아닐 거 같다. 이 책의 주인공 또한 어느 날인가 자신의 눈 앞에 보인 숫자 앞에서 어머니의 죽음을 떠올리고 집밥을 먹지 않게 된다. 어머니가 정성스레 차려주신 집밥을 먹을 때마다 숫자가 줄어드는 걸 보았기 때문이다. 일부러 집을 떠나 엄마의 집밥을 먹지 않으려 노력하는 주인공의 노력이 안쓰러울 정도이다. 하지만 자신의 밥을 먹지 않으려는 아들을 바라보며 엄마는 얼마나 마음이 아프셨을까? 그런데 그 숫자의 의미가 그런 의미가 아니란 걸 알게 된 주인공은 마침내 엄마에게 자신이 먹고 싶은 것들을 해달라 요구한다. 그동안 먹고 싶어도 참고 참았던 그 맛있는 음식들을 하나 둘 얘기하며 엄마의 집밥을 먹고 싶다 얘기한다. 과연 그 숫자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이 이야기 말고도 '당신이 자신에게 전화를 걸 수 있는 횟수는 앞으로 5번 남았습니다', ' 당신이 수업에 나갈 횟수는...', '당신에게 불행이 찾아올 횟수는...' 등 무언가를 할 수 있는 횟수를 정해 놓고 그 한정된 상황 속에 주인공들이 어떻게 대응하는가를 재미나게 써놓고 있다. 저런 상황이라면 난 어떻게 했을까 라는 생각도 하게 되고 예상과는 다른 엉뚱한 결말에 때로는 웃음이 나기도 하고 때로는 울컥하기도 했다. 특히 '당신이 수업에 나갈 횟수는 앞으로 1만 6213번 남았습니다'는 주어진 횟수를 보며 어떤 결심을 하고 어떻게 이행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국어시험을 12점밖에 받지 못하던 주인공은 자신에게 주어진 수업 횟수가 줄어드는 걸 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공부 못 하는 고등학생에게 1만 6213번이란 횟수는 엄청난 숫자이다.어떻게 저 숫자를 다 채울까 하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이야기 끝에 주인공의 직업을 알게 된다면 나에게도 저런 숫자가 정해진다면 좋겠다 할 지도 모른다. 불행이 찾아올 횟수는 어떠한가? 횟수에 상관 없이 아예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 것이다. 그럼에도 어김없이 그 숫자만큼 불행은 온다. 숫자만큼의 불행을 겪은 주인공은 어찌 되었을까? 그 비참함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까? 항상 행복한 사람도 없고 항상 불행한 사람도 없다. 언젠가는 그 끝이 있다. 그 끝에서 또 다른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니 인생이란 새옹지마가 맞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숫자가 주어지든 이 책의 주인공들은 그 횟수를 채워가며 열심히 산다. 그 숫자가 줄어갈수록 삶에 대한 의미를 더 깊이 바라다보며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걸 볼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 다시 한번 찬찬히 들여다 보게 된다. 이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늘 곁에 있어 좋아한다 소리 사랑한다 소리 한 번 안 한 사람에게 당장이라도 표현하지 않을까 싶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아주 길 수도 있고 생각보다 짧을 수도 있다. 어떤 사람을 만날 횟수나 내게 주어진 기회의 횟수도 한정되어 있을 수 있다. 인생은 그래서 하루하루가 소중한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과 내 곁에 머물며 사랑을 주는 사람들에 대한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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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를 위한 부동산 절세 교과서
전병억.황태연 지음 / 미래지식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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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율이 속절없이 내려가고 있는 요즘 저축만으로 재산을 모은다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그러다 보니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여 어디에 투자하는 것이 좋은지 언제 사고 파는 것이 좋은지를 따지게 되었다. 그렇다면 좋은 위치의 땅이나 가치 있는 건물을 사는 것이 재산 증식의 전부일까? 좋은 조건을 갖춘 부동산을 사고 시가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팔기만 한다면 누구나 돈을 잘 벌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세금이다. 사고 팔 때 내놓게 되는 세금을 보면 그 종류도 많거니와 어떤 경우 터무니 없이 많은 돈을 내게 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이것은 법으로 정해 놓은 것이라 그 기준이나 잣대를 함부로 손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최대한 손해를 줄이는 방법, 다시 말해 절세하는 방법을 제대로 알아야 부동산을 제대로 관리하는 것이 된다. 난 부동산에는 관심도 없고 잘 알지도 못해서 그동안 그저 저축만 하며 살아왔다. 제일 안전하고 정직하게 돈을 모을 수 있는 방법이 저축이라 여기며 그렇게 살아왔다. 그러다 최근에 '양도소득세'를 물어야 할 상황이 되자 비로소 절세 방법에 대해 궁금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부동산이란 게 본인이 직접 구입하지 않아도 부모에 의해 물려받게 되는 경우도 많다. 자녀 이름으로 아파트를 사놓은 경우 그래서 그 아파트를 팔게 될 경우, 자녀는 본의 아니게 1세대 2주택이 되어 양도소득세를 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결혼한 부부의 경우, 그 부부의 양가 모두 자녀의 이름으로 아파트를 사놓으면 어떻게 될까? 1세대 3주택이 된다. 이렇게 되면 양도소득세는 더 커지게 된다. 그럼 아파트를 부모님 이름으로 하면 어떨까? 그럼 나중에 상속세를 또 생각해야 한다. 이 책을 들여다 보니 어차피 내야 될 세금이지만 최대한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어 좋았다. 그 방법을 몰라 엄청 난 세금을 물어야 하는 경우도 실례로 들어주고 있었다. 부모님께 물려받았냐 차용증을 쓰고 빌린 것이냐에 따라 세금 액수가 달라지니 그 방법을 알아두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싶었다. 같은 상황 속에 적용되는 두 가지 세금 중 더 적은 쪽으로 세금을 내도록 하는 비법도 이 책에 들어 있었다. 업무 공간이 50% 이상인 오피스텔의 경우 1세대 2주택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경우이다. 오피스텔 하나도 주거용으로 사용할 것인지 업무용으로 사용할 것인지에 따라 세금이 달라진다는 걸 알게 된 것이다.

누구나 내야 하는 세금이지만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세금의 액수가 달라지는 걸 보며 세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고 있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책에는 여러 사례를 통한 절세 방법을 제시해 주고 있어 세금에 대한 왕초보들도 잘 알 수 있게 도와준다. 앞으로 부동산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 갈 것이고 사고 파는 과정 속에 세금을 내는 일 또한 빈번할 것이다. 그때마다 주먹구구식으로 처리할 것이 아니라 여러 상황을 고려한 절세 방법을 알아 처리한다면 적어도 아깝게 새어나가는 세금은 없을 것이다. 그런 것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꼭 필요한 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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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다시 뛰자! - 교사가 행복해야 아이들이 산다
강정훈 지음 / 두란노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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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세대가 사라진다면? 출산율이 날로 저조해지는 현시대를 살다보니 이런 생각까지 하게 된다. 실제로 학교마다 학급수가 줄어드는 걸 보면 아주 먼 얘기는 아닐 거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상황이 이러한데 교회 주일학교는 어떠할까? 생각해 보면 믿음으로 신앙생활하는 부모가 아이를 낳고 그 아이들만 제대로 교회에 나와도 주일학교 학생수를 걱정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시대의 변화에 따라 부모도 아이도 제대로 된 신앙생활을 하기가 힘들게 되고 주일을 지킨다는 것, 아니 주일학교 예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조차 어렵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교사들도 사명감와 열의를 갖고 열심히 임하는 분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아무리 시대가 변하고 출산률이 적다 하지만 주일학교가 왜 이리 위축되고 활성화되지 못 하고 있는 것일까? 이러한 문제에 대해 짚어주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를 적어놓은 책이 바로 '교사, 다시 뛰자!'라는 책이다.

저자는 무엇보다 교회교육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옳은 말씀이다. 선교나 구제, 다른 사역에 투자하는 것도 뜻있고 좋은 일지만 무엇보다 교육분야에 대한 투자가 제대로 되어야 아이들이 주일학교에 오려고 할 것이다. 일반 학교를 보더라도 투자가 많이 되어 체계적으로 잘 가르치는 학교에 아이들을 보내게 된다. 그저 선생님들의 열심만으로는 아이들을 이끌기 힘든 세상이다. 다양한 프로그램과 그에 맞는 교육매체가 갖추어져 있다면 어렵고 지루하기만 한 성경 내용도 더 재미있고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교사의 자질 또한 중요하다. 성격적 지식과 가르치는 능력이 뛰어나다 해도 그 마음에 교사로서의 사명감이 부족하다면 소용이 없을 것이다. 성령 충만한 교사가 갖고 있는 에너지는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친다. 교사가 갖고 있는 은사를 마음껏 펼칠 수 있게 교회가 재정적으로 뒷받침해 준다면 주일학교에 더 힘을 실을 수 있다. 그런데 교사만의 힘으로 아이들을 다 책임질 수 있을까? 책에서도 얘기하지만 여기에는 교회의 전 성도, 담임목사, 학부모들의 협력이 있어야 한다. 가정과 교회가 연계되어 아이들의 신앙이 잘 자리잡을 수 있도록 서로 소통하며 도와야 한다. 담임목사님 또한 다른 목회 일이 많으시더라도 아이들 교육에 관심을 갖고 주일학교가 어찌 진행되고 있는지, 교사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이들은 어떠한지 살피고 도와주셔야 한다. 학부모들은 어떠한가? 교사들에게만 맡겨버린 채 관심없이 지내는 분들도 많다. 아이들이 주일학교에 오기 싫어하는 건 교사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가정에서 1차적으로 신앙교육을 잘 하여 아이들의 마음밭을 부드럽게 만들어주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교회에서도 교사들이 말씀의 씨앗을 뿌릴 때 힘들지 않다. 서로 협력하는 가운데 아이들은 조금씩 조금씩 믿음이 성장하고 예배의 중요성을 알게 되는 것이다. 형식적으로 부모 손에 이끌려 교회에 오고 주일학교에 아무 감흥 없이 앉아 있다 가는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억지로가 아니라 스스로 오고 싶어하도록 하는 데에는 교사뿐 아니라 담임목사님, 학부모, 전 성도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 다음 세대를 살리는 일은 온 마음 온 힘을 쏟을 때에 실현될 수 있는 것이다.

예전과는 달리 요즘의 주일학교 교사들은 많이 지쳐있다. 교회에 가면 쉴 틈이 없다고 한다. 각자 맡은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교사라는 역할에만 집중할 수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1인 2역, 1인 3역을 감당해야 할 상황이 많다. 그러다 보니 주일이 진정한 안식일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책에는 아르바이트라는 말이 나온다. 주일 교사라는 직책을 단기간 잠깐 맡게되는 직책으로 여긴다는 말이다. 하지만 그래서는 안 된다. 그 나름의 전문적 지식과 기술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 적어도 3년 이상 연임한다는 생각으로 임해야 하며, 설교나 공과 공부에 필요한 성경적 지식과 지도 방식에 대한 노하우가 있어야 할 것이다. 잠시 잠깐 시간 때우기처럼 주일학교를 대신한다면 아이들은 곧 지루해 하며 오기 싫어할 것이 분명하다. 이 책에는 다른 무엇보다 교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한다. 앞서 말했듯 모든 사람이 연합하여 힘을 실어주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 중심에는 교사가 든든하게 자리잡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좋은 교사의 역할과 자질, 교사의 자기관리 등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해 주고 있다. 어쩌면 교사로 처음 설 때 가졌던 그 마음가짐을 다시 가지라는 것이 아닐까? 어린 영혼들을 믿음 위에 바로 서게 하는 데에 헌신하겠다는 그 마음가짐. 그 사명감을 잊지 않고 아이들을 실족시키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좀더 준비하고 노력하며 교육 여건을 개선해 간다면 아이들의 마음을 얻지 않을까 싶다.

부산서부교회는 어린이 신자 수가 굉장히 많다고 한다. 거기에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교사들의 기도가 크다고 한다. 책에 나와 있는 서부교회 교사들의 기도생활 수칙을 읽었다. 지금은 나오지 않는 학생들도 계속 떠올리며 기도해야 한다는 말에 마음이 울컥했다. 나 자신을 돌아보니 그동안 나오지 않는 학생들을 위한 기도가 너무 적었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영혼들이 떨어지지 않게 전 인격을 기울여 기도하라는 말에도 찔림을 받았다. 정말 온 마음을 다해 기도했던가? 기도의 끈을 놓치 않고 계속 기도해 왔던가? 그렇지 못한 것에 회개하며 앞으로 아이들 이름 하나하나를 기억하며 끝까지 기도해야겠다 다짐하게 되었다. 내 자녀만 신앙생활을 잘 해서는 안 된다. 내 아이와 함께 하는 교회 모든 아이들이 참된 믿음을 갖고 생활할 때 더욱 풍성한 은혜가 주어지게 된다.

이 책은 교사든 학부모든 아니면 한 성도든 아이들의 신앙교육에 마음을 기울이고 힘을 쏟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볼만 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힘든 여건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아이들을 가르치려 노력하고 있는 교사들에게 교육의 방향을 바르게 제시해 줄 수 있는 아주 좋은 책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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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선물하는 남자 (리커버 에디션) - 남다른 생각은 어디에서부터 나오는가?
김태원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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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이라 하면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받는 것만으로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뜬금없이 '생각'을 선물한다고 한다. 도대체 어떤 생각일까?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구글코리아 상무와 대학교 미디어학부 교수라는 직함을 모두 갖고 있는 걸 보면 평범한 생각을 지닌 작가는 아닌 거 같다. 직업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남들과는 다른 새로운 시각과 창의적인 사고로 똘똘 뭉친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왠지 그만의 독특한 이력이 있을 거 같아 첫 장부터 세심하게 읽기 시작했다. 책의 구성도 그렇고 사이사이에 생각해 볼 문제를 투척해 놓은 걸 보니 역시 남다른 사고방식의 소유자임에 분명했다.

김태원이란 작가가 선물하는 23가지 생각의 프레임은 분명 새로운 방식의 접근이었고 기발한 사고였다. 소제목 따라 그 내용을 읽다보면 그의 삶도 들여다 볼 수 있었고, 그가 그 과정을 통해 무엇을 깨달았는지도 알 수 있었다. 그러한 소중한 경험과 깨달음, 그 속에서 얻어 낸 창의적인 생각까지 다 풀어 놓았다. 어쩌면 그냥 스쳐지나갈 수 있는 소소한 경험도 그에게는 큰 깨달음이었고 그것을 그냥 좋은 추억 하나로 넘기지 않고 그 속에 얻은 아이디어 하나하나 차곡차곡 모아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던 것이다. 그것이 그에겐 소중한 자산이 되었고 이 책을 쓰는 데에도 자양분이 된 것이다. 어떻게 저 순간에 저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똑같이 주어진 상황 속에서 난 작가와 같은 생각을 할 수 있을까? 고개를 저으며 읽다 보니 어느새 내 자신이 만들어 놓은 단단한 생각의 틀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 생각의 틀을 다른 관점과 폭넓은 시야로 깨버리는 작가의 언변에 깜짝 깜짝 놀라며 재미있게 읽어내려갔다. 그가 풀어 놓은 다양한 경험과 거기서 얻은 사고의 확장은 특별한 재능을 지닌 누군가의 전유물은 아니다. 그래서 평범한 누군가도 작가가 전하는 사고의 전환을 따라하다 보면 딱딱하게 굳어 있던 생각의 틀이 말랑해지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한번 따라해봐야지 하고 느꼈던 것 중에 하나가 '숫자가 스토리를 만나다'라는 소제목과 함께 펼쳐놓은 그의 아이디어였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숫자와 공식만으로 표현할 수 있어 어떤 이야기든 함축적으로 표현할 수 있었는데 내게는 너무나 매력적인 아이디어였다. 어디에선가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그 주제를 화면에 하나의 문구로 띄우게 된다면 한번쯤 활용해 보고 싶은 기발한 아이디어였다. 읽으면서 깨닫게 된 것은 무조건 새로운 것만이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 기발하고 새로운 생각에는 사람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 하고 사회에 대한 관심이 있어야 하며 나만이 아닌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이야기가 담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의 생각에는 바로 그러한 것들이 담겨 있어 듣는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공감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인기 강연자로서 수많은 곳에 초청이 되는 이유도 거기에 있지 않을까. 사회적 기준으로 보았을 때, 좋은 학벌과 훌륭한 직장을 가진 그이기에 그의 가정환경과 지나온 과정이 여유롭고 화려할 것이라 오해하는 사람들도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책의 말미에 녹록지 않은 가정 형편에서 어떻게 공부를 해왔는지 재수라는 힘든 시기 동안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 솔직히 적어 놓았다. 그러한 경험이 그에게 어떤 가르침을 주고 어떤 생각을 심어 주었을까? 잊고 싶은 안 좋은 기억조차 자신을 일깨운 소중한 기억으로 여기며 거기서 얻은 유용한 생각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는 그가 참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 읽은 후 책을 덮고 보니 '굳어 있는 생각의 틀을 부수는 창의력 특강'이란 말이 책의 뒷편에 자리하고 있었다. 굳어 있는 생각의 틀은 어떻게 깨질 수 있을까? 주변을 돌아보며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그 과정에서 얻은 다양한 경험들(성공이든 실패든)을 내 것으로 만들 때 가능하지 않을까? 거기에 자신의 생각을 선물처럼 나누어 주는 작가와 같은 사람을 만난다면 굳어진 생각의 틀은 훨씬 더 수월하게 부술 수 있을 듯하다.

이번 여름방학, 오랜만에 집에 오는 대학생 딸에게 이 책을 건네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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