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사람들은 왜 중고 가게에 갈까? - 헬싱키 중고 가게, 빈티지 상점, 벼룩시장에서 찾은 소비와 환경의 의미
박현선 지음 / 헤이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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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중고물품을 팔고 사는 일이 빈번해졌다. 예전에는 멀쩡한 옷이라도 판다기보다 다른 사람에게 주거나 물려받게 했는데 요즘에는 새것처럼 괜찮은 물건은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활발히 거래하는 것을 종종 본다. 나도 중고거래를 통해 몇 번 구입한 적이 있는데 물건의 상태도 좋고 꽤 저렴한 가격에 사게 되어 만족한 적이 많다. 내 물건 또한 몇 번 사용하지 않은 물건들은 상태가 좋은 경우 중고로 내놓아 판 적도 있다. 물건이 좋음을 확인한 구매자가 좋은 물건을 싸게 샀다면 고맙다고 문자를 보내주면 그것 또한 큰 기쁨이 되었다. 제목에서처럼 중고가게에 가본 적은 없다. 동네에 있는 공원에서 1년에 한 번 열리는 벼룩시장에 가본 적은 있는데 제법 괜찮은 물건들이 저렴하게 나온 걸 볼 수 있었다. 그러면서 우리 아파트에도 공간만 있다면 1년에 한두 번 정도 벼룩시장을 열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 재활용장에 나와 있는 멀쩡한 물건들을 보면서 아깝다는 생각을 종종했기 때문이다. 우리집 또한 몇 년 째 사용하지 않지만 버리기에는 아까운 것들이 어느 정도는 있다. 물론 교회 바자회때 가져가서 기부금을 모으는 데에 일조하기도 하지만, 동네 사람들과 물건을 사고 팔면서 서로 얼굴도 익히면 좋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우리 집 바로 앞 마당에서 이루어지는 중고거래도 꽤 괜찮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보면 핀란드에서는 동네에서든 온라인에서든 어디서든 중고거래가 활발히 이루어짐을 볼 수 있었다. 공원이나 집 앞의 마당을 활용하는 실외에서 이루어지는 벼룩시장도 그렇지만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기차 정비소나 도축장 등을 활용하여 실내 중고가게로 만든 아이디어도 너무 좋은 생각인 거 같았다. 하지만 때로는 중고거래 행사를 개최하고 싶어도 정부나 시에서 허가해 주지 않아 못 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도 기어이 방법을 강구해서 개최한 적인 있는데, 여기에는 쇼설미디어의 힘이 컸다. 제대로 추진하지 못 하고 미적지근한 태도를 보이는 시 행정에 맞서 시민들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을 통해 나선 것이다. 그렇게 개최된 행사가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성황리에 마치게 되면서 다른 곳에서도 따라하고 싶은 중고시장의 한 표본이 되었다는 건 눈여겨볼 만한 일이 아닐까 싶다.

중고를 판매하고 소비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환경문제와도 연결이 된다. 제품 하나를 만드는 데 쓰이는 물질들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주는 지 알게 된다면 새로운 물건을 만드는 것에 찬성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환경 오염과 폐기물 처리 문제를 떠올리면 우리의 소비문화는 바뀌어야 되는 게 맞다. 빠른 생산과 빠른 소비는 우리의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유행은 빠르게 변하고 그에 따라 물건을 사는 것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그러다 보니 사용한 물건들은 중고로 전락되어 버려지게 된다. 버려진 물건들은 또 페기물이 되고 그러다 보니 악순환이 계속 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한 많은 사람들이 그 해결책의 일환으로 중고물건을 재상용하고 재활용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분들이 행하고 있는 많은 일들을 둘러보니 본받을 점이 참 많다는 생각을 했다. 아직 버려지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물건들이 많다. 그것들을 기부, 리폼, 재사용함으로써 오랜 시간 더 사용할 수 있다는 건 우리가 사는 세상을 살리는 일이기도 한 것이다. 얼마나 많은 물자가 절약이 될 것이며 환경적으로도 얼마나 큰 도움이 될 것인가? 그리고 물건을 재활용하면서 생기는 사회적 기업은 새로운 일자리를 마련해 주는 길이 되기도 한다. 이렇게 여러 면에서 좋은 영향을 주는 중고문화가 우리나라에서도 활성화 된다면 사람들의 소비문화도 조금은 더 검소하고 신중한 소비문화로 바뀌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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