갭 모티베이션 - 격차를 뛰어넘는 동기부여의 힘
호시 와타루 지음, 서희경 옮김 / 더퀘스천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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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부여의 힘을 배울 수 있는 책으로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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갭 모티베이션 - 격차를 뛰어넘는 동기부여의 힘
호시 와타루 지음, 서희경 옮김 / 더퀘스천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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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갭 모티베이션>의 저자 호시 와타루는 '의욕'에 대한 견해를 3가지로 압축해서 설명한다. 첫 번째는 '의욕을 내려고 하면 안 된다, 의욕을 내면 의욕이 없어진다', 두 번째는 '몸을 움직여서 의욕이 생기는 거라면, 이미 모두가 하고 있다, 그런 조언을 믿어서는 안 된다', 세 번째는 '만사가 잘 풀니는 사람은 의욕이 아니라 갭의 힘을 쓰고 있다'. 저자는 의욕(=모티베이션)을 3가지 종류로 분류했다. 의욕 충만 상태인 '하이 모티베이션', 행동이 우선돼 동기 부여를 하는 '액션 모티베이션', 현실과 미래에 대한 갭을 발견하고 그 차이를 메우기 위해 힘쓰는 '갭 모티베이션'이다. 이 가운데 '갭 모티베이션'이 동기 부여의 가장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갭 모티베이션을 몸에 익히면, 초일류인과 마찬가지로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의욕 넘치는' 상태가 되어 '애 쓰지 않아도' = '필사적이지 않아도' 행동할 수 있게 됩니다. 필사적으로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일상이 놀랄 만큼 편해집니다. 만약, 당신의 진단 결과가 '갭 모티베이션 타입'이라면, 왜, 갭 모티베이션 타입이 훌륭한지 깨닫게 될 것입니다. 갭 모티베이션의 메커니즘을 이해함으로써, 당신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까지도 '저절로' 의욕이 생기는 기술을 손에 넣게 되는 것입니다. 의욕적인 사람은 '특별한 일'을 거의 하지 않습니다. 누구나 익힐 수 있는, 가능한 한 아주 작은 차이, '갭 모티베이션'을 손에 쥐고 있을 뿐입니다."

이 책은 '1장 인생은 '의욕'이 90%, 2장 영원히 지속되는 '의욕'을 만드는 방법, 3장 부러움을 살 정도로 '의욕'이 멈추지 않는다, 4장 자신을 바꾸는 세상에서 가장 쉬운 방법, 5장 바로 할 수 있다! '의욕의 벽' 돌파 훈련'이라는 5개의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갭 모티베이션이란, 한마디로 '갭을 메우고 싶은 미음'이라고 말한다. 대부분의 행동을 지시하는 '뇌'는 갭을 발견하면 자동으로 그것을 메우려고 한다. 거기에는 의욕을 낸다, 내지 않는다는 없다. 그저 갭을 메우고 싶어서 행동하는 것이다. 그래서 갭 모티베이션이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갭 모티베이션을 자유자재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두 종류의 기억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두 가지 기억이란 '미래 기억'과 '과거 기억'이다. '갭 모티베이션'은 이 '두 개의 기억'과 '현실' 사이의 갭을 원천으로 삼는다.

"'미래 기억'은 '강렬한 감정과 함께 상상되는 미래의 모습(이렇게 되고 싶다)입니다. 강렬한 감정이 동반된 미래의 기억이 뇌에 새겨지며느 '미래와 현실의 갭을 메우기 위한' 갭 모티베이션이 발동됩니다. 그리고 그 갭을 메우기 위해서, 저절로 행동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늬 뇌는 선명하고 강렬한 감정을 동반하여, '이렇게 되고 싶다!', '이것을 실현하고 싶다'를 이미지화하거나 체험하면, 비록 실현되지 않더라도 미래 기억으로 젖아해 줍니다. 그리고 미래 기억과 현실 사이에 갭을 느끼면, 뇌가 저절로 '행동을 개시하라!'는 지시를 내려주는 것입니다. 이를 '예측 차분'이라고 하며, 뇌과학과 신경과학에서도 증명되었습니다."

"'의욕의 벽'은 우리 인생을 방해합니다. '갭 모티베이션'은 얄미운 '의욕의 벽'을 산산조각 냅니다. 이때 합세하여 힘을 보태는 것이 바로 '과거 기억'입니다. 과거 기억은 말 그대로 과거의 나에 관한 기억이죠. 과거의 기억과 현실의 갭은 갭 모티베이션을 유발하는 계기가 됩니다.(...)

그렇다면, 과거 기억에서 갭 모티베이션을 끌어낼 때, 당신이 반드시 할 일은 무엇일까요? '그때, 참 좋았어~'라며, 과거의 추억을 더듬어 보는 것일까요? 물론 그것도 맞습니다. 필요하죠. 그러니 과거의 영광은 그 자체대로 만낍합시다. 하지만 거기서 멈추면, 그저 과거의 영광에만 사로잡혀있는 안타까운 사람이 되고 말 뿐이니, 현재와의 갭도 느껴봅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체험의 수'입니다. 왜냐하면 '체험의 수가 늘어난다 = 과거의 기억이 늘어난다'고 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체험의 수를 늘릴 수 있으면, '그때는 그렇게 했는데, 이번에는 아직 이 부분을 안 했구나'를 깨닫게 되는 경우가 늘어납니다. 현재의 나와 과거의 나를 비교하여, 갭을 느낄 수 있는 횟수가 들어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갭을 느끼는 횟수가 증가한다'는 것은 갭 모티베이션 = 의욕'이 탄생할 기회가 많아진다는 것입니다. 체험한 수가 많을수록 실행이 빨라지고, 그만큼 인생을 바꾸는 속도도 빨라질 것입니다."

저자는 과거의 기억의 수, 즉 체험의 수를 늘릴 때 가장 소중히 여겨야 할 것은, 과거 기억에서 성공 경험의 수보다, 실패 경험의 수가 당신의 삶을 변화시킨다고 말한다. 그리고 저자는 실패했을 때는 '멋진 과거 기억이 생겼어!', '실패 체험 덕에 내 인생은 바뀔 거야!'라고 생각해 보라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미래 기억을 만드는 핵심은 3가지라고 말한다. 첫째, 미래 기억은 '이미지, 음성', 감정, 동작', 4가지를 세트로 구성한다. 둘째, 첫번째를 몇 번이고 재현한다. 셋째, 두 번째를 매일 반복한다. 저자는 자신이 원하는 일이 실현되었을 때의 장면을 오감을 사용하며 이미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만들어낸 미래 기억에서 들리는 나의 목소리, 혹은 마음의 소리를 실제로 내뱉으면, 만들어낸 이미지에 감정이 담기고, 미래 기억이 뇌에 정착되기 쉬워진다고 말한다.

저자는 미래 체험을 선행하는 '인생 시착'은 최강의 목표 달성 기술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만약, 당신이 앞으로 실현하고 싶은 목표가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는 것이라면, '이사하고 싶은 지역의 부동산 방문하기', '이사하고 싶은 지역 임장하기' 등이 미래 체험을 선행하는 방법이라고 이야기한다. 이처럼 저자는 미래의 체험은 현실과의 갭을 더욱더 강하게 느끼게 해주어, 그만큼 더 강한 갭 모티베이션, 즉 의욕이 생긴다고 말한다.

저자는 목표 설정이 어렵거나 거부감이 드는 사람은 어쩌면 '과거 기억'의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너무 큰 목표를 세웠고 달성하지 못해서 기분이 안 좋다' '불가능한 목표를 설정하는 바람에 결국 달성하지 못한 부정적인 기억'을 뇌가 떠올리면 '목표 설정은어렵다'는 감정이 생긴다. 그러면 저자는 '갭을 메우자!'보다는 '달성하지 못하면 기분만 나빠질 테니, 목표를 세우는 것 자체가 싫고, 가능하면 피하고 싶다'는 마음이 우선시 되고 만다고 이야기한다.

"목표가 너무 커서 달성하고 있는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으면, 미래 기억에 강렬한 감정을 느낄 수 없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갭도 느끼기 어려워지고 모티베이션도 생기기 어려워집니다. 목표 설정은 미래에 실현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가 딱 좋습니다. 다시 말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 같아!'는 이미지가 떠오를 만한 크기고 나누면 딱 좋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별로, 의욕이 생기지 않네'라는 기분이 드는 시점이 되면, 자신의 목표를 재검토해 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저자는 목표 설정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의 또 하나의 특성은, '애매모호한 목표를 설정한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 뇌의 특성상', 알 수 없는 것(미지의 것'을 만나면 사고가 정지되는 경향이 있다. 미지의 것은 우리가 알지 모샇는 부분, 즉 애매모호한 것이다. 저자는 애매모호한 것을 만나 버리면 사고가 멈추고, 사고가 정지되면 '어떤 행동을 할까?'라는 생각도 할 수 없으므로 당연히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따라서 저자는 목표가 명확하면 무엇을 실행해야 할지 바로 알 수 있기 때문에 행동하기 쉽다고 말한다.

저자는 갭 모티베이션을 사용해서, 원하는 대로 인생을 바꾸는 데, 꼭 필요한 '결과가 나왔을 때의 기쁨'이란 결과가 나왔을 때 반드시 "힘들 때도 있었지만, 노력해서 이만한 결과를 이룰 수 있었어"라며 노력을 기뻐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이는 결과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 있었던 어려움과 노력도 세트로 기뻐한다는 것으로, 인생을 바꾸는 가장 큰 비결이라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당신의 '늘 하던 대로' = '자기 설정'을 바꾸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현재 자기 설정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지금 자신의 설정을 알고 싶다면, '어떤 성격입니까?, 소중히 여기는 것은 무엇입니까?, 자신이 느끼는 나이는 몇 살입니까?, 화가 났을 때 어떤 태도를 취합니까?, 노력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자신의 외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아침에 일어나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이 무엇입니까?, 틈새 시간에 당신은 주로 무엇을 합니까?, 집에서 시간을 가장 많이 쓰는 일은 무엇입니까?, 쉬는 날에 무엇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까?, 미래의 자신은 어떤 모습이라고 생각합니까?, 상사를 대하는 태도는 어떻습니까?, 부하직원이나 후배를 대하는 태도는 어떻습니까?, 가족을 위해 어떤 일을 하고 있습니까?, 위기에 처했을 때, 어떻게 대처합니까?, 언제 기쁨을 느낍니까?, 자신을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합니까?'라는 질문의 답을 종이에 적어보라고 이야기한다.

"아마도 자신에 관해 이렇게까지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사람도 많은 것입니다. 이렇게 자기 설정을 생각해 보는 것이 왜 중요할까요? 바로 '자기 설정을 알아야, 비로소 자기 설정을 기억에 남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17가지 질문에 망설임없이 대답할 수 있습니다. '17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모두 인식'하고 있는 사람은 완전히 당신의 삶이 뜻대로 될 준비가 완료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자신에 대한 허들을 낮추는 사람부터 변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를 위한 첫 번째 요령은 이상적인 모습에 가까워지기 위한, '새로운 설정의 난이도를 절반으로 줄이기'이며, 두 번째 요령은 새로운 설정을 '규칙화'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의욕의 지뢰'는 갭 모티베이션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목표 설정' 속에 숨어있다고 말한다. 목표 설정 속에 숨어 있는 의욕의 지뢰란, '물질주의적인 성과를 목표로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것을 목표로 하면 의욕이 끊어져 버린다고 이야기한다. 물질주의란 화폐, 혹은 무언가를 소유하거나 점유하는 등 경제적인 것을 의미한다. 물질주의적인 성과를 목표로 하기보다는 타인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을 목표로 하라고 조언하는 저자의 글이 눈길을 끈다.

저자는 '의욕의 벽'을 돌파한 초일류인이 '결과'보다 더 가치를 두는 것은 '성장'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지난번보다 나아진 점은 무엇인가?' '이 부분은 어떻게 매출을 늘릴 수 있었을까?' '이번 달에 무엇을 배웠는가?' 이처럼 성장한 영역에 의식적으로 집중함으로써,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기억을 '나는 성장하고 있다!'는 과거 기억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이밖에도 저자는 '미래 기억'을 더 쉽게 만드는 훈련으로 '내일 이렇게 되면 좋겠다'는 내용을 적어보는 것, 즉 망상 일기를 써보라고 말한다. 저자는 망상 일기를 일주일 동안 손으로 쓰다 보면, 미래를 상상하는 습관이 생긴다고 이야기한다. 즉, 미래 기억이 습관으로 정착되고, 갭 모티베이션을 만들 수 있게 된다.

여기에 더해 저자는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은 '지금의 나를 즐기는 것'이라고 말한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이 미래의 나와 어떻게 연결될까?' 이 관점에서 생각하면, 지금의 나를 즐길 수 있게 된다는 저자의 글에 공감한다. 저자는 그러기 위해서는 '눈앞의 일에 필사적으로 노력하기'를 그만두고, '멈춰 서서, 미래를 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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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영향력은 생각보다 강하다 - 세상을 바꾸는 잠재된 힘
버네사 본스 지음, 문희경 옮김 / 세계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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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영향력은 생각보다 강하다>는 미국의 저명한 사회심리학자인 버네사 본스가 수많은 과학적 실험과 학문적 근거를 통해 우리 내면에 숨은 영향력이 무엇인지, 그것이 어떤 방식으로 발현되는지, 그리고 숨은 영향력의 발견을 통해 스스로 얻게 되는 이득은 무엇인지 설명한다. 이 책에서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는 "우리에게 이미 영향력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없는 영향력을 만들려고 노력하거나 미약한 영향력을 확장하려고 애쓰는 대신, 그저 내면의 영향력을 자각하고, 더 당당하게 발휘하면 된다. 동시에 스스로 깨달은 영향력의 크기만큼 그것을 발휘할 때 조금 더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도 이 책의 핵심 메시지 중 하나다.

"나는 이 책을 읽는 당신이 자신의 영향력을 더 명확히 알고 그 힘을 신중히 사용하기를 바란다. 더불어 영향력을 발휘해도 되는 상황에서는 더 과감하게 사용하고, 의도하지 않거나 알아채지 못한 채로 발산되는 영향력에는 스스로 더 큰 책임감을 갖기를 바란다."

이 책은 '1장 보이지 않는 영향력, 2장 설득의 힘, 3장 당신이 부탁했으니까, 4장 "노"라고 말하지 못하는 이유, 5장 잘못된 정보, 부적절한 요청 그리고 미투 운동, 6장 힘과 지각된 영향력, 7장 우리가 남에게 미치는 영향을 보고 느끼고 경험하기'라는 7개의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사람들이 "노"를 말하는 것이 어려운 이유에 대해 사회학자들은 '영향력'이 아닌, '정중함'이라고 말한다고 이야기한다. 그저 예의를 차려야 한다는 뿌리 깊은 신념에서 귀찮은 일을 하는 것이다. 저자는 사회학계의 대가 어빙 고프먼이 이야기한 학술적인 용어 '체면 세우기'에 대해 말한다. '체면'은 우리가 공적인 자리에서 우리를 드러내는 방식, 즉 우리가 내세우고자 하는 모습이자 상대가 봐주기를 바라는 얼굴이다. 문명사회에서 우리는 남들의 체면을 지켜주고 남들도 우리의 체면을 지켜줄 것으로 기대한다. 저자는 누군가의 부탁에 대해 "노"라고 말한다면 모두가 어색해지고 창피해지는 상황, 즉 우리가 정말 싫어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요청을 거절하지 못한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창피함을 지나치게 걱정하는 마음은 영향력을 일으키는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기제라고 말한다.

"우리는 스스로 선하고 책임감 있는 사람이라고 자부하고, 선하고 책임감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하고, 실제로 대다수는 선하고 책임감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연구에서는 창피해질 수 있는 상황에 처하면 대다수가 실험을 중단하지도 않고 연기를 보고하지도 않는다. 다시 말해 이러한 상황에서 스스로 어떻게 하겠다고 생각하는 행동과 실제로 하는 행동 사이에는 괴리가 있다는 뜻이다. 이것은 창피함의 위력을 과소평가해서 나타난 결과이다. 이처럼 창피함을 두려워하는 마음을 간파하는 성향은 우리의 영향력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

저자는 우리가 남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낮게 판단하는 성향에는 그늘이 있다고 말한다. 아무도 듣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나쁜 생각과 부적절한 요청 그리고 헛소리를 세상에 퍼트리면서 남들이 알아서 나쁜 생각을 거부하고, 부적절한 접근을 뿌리치고, 헛소리를 걸러낼 거라고 (잘못) 가정할 수 있다. 우리의 제안이 불편하면 불편하다고 말하고 거부할 수 있으며 그 책임을 상대에게 떠넘기고, 우리의 말과 행동에 대한 책임을 축소하려 한다. 저자는 이는 현대 사회에서 흔히 나타나는 각종 병폐와 관련되노 현상들이라고 이야기한다. 잘못된 정보와 성희롱, 인종차별, 조직의 위법 행위, 그 밖에 온갖 문제와 싸우려면 우리 또한 이런 상황이 지속되고 용납되는 데 일조했던 점을 자각하고 각자의 영향력을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저자의 글이 눈길을 끈다.

저자는 권력을 가진 자리에 오르면 다른 사람들에게 다양항 방식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하지만 저자는 권력에는 힘 있는 사람이 남에게 미치는 자신의 영향력을 자각하지 못하게 만드는 두 가지 특성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첫째, 일단 권력을 가지면 타인의 관점에서 생각하려는 노력을 덜하고, 둘째, 남들도 각자 원하는대로 할 거라고 가정하는 경향이 있다. 저자는 남에게 권력을 행사하는 자리에 있을 때는 상대가 우리에게 동의하지 않거나 우리의 제안을 거절하고 싶어도 그들에게 주어진 선택의 폭이 얼마나 좁은지 모를 수 있다고 말한다.

"권력을 가진 사람이 남들에게 미치는 자신의 영향력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보여주는 말이 있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 나온 말이다. 패션계의 거물이자 <보그> 편집장인 안나 윈투어와 비슷한 인물로 등장하는 주인공인 <런웨이> 패션지의 편집장 미란다 프리스틀리는 새 비서 앤디를 파리 출장에 데려가며 선배 비서의 뒤통수를 치게 만든다. "네가 가지 않으면 <런웨이>나 다른 패션지에서 진지하게 일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알게. 결정은 네 몫이야." 이 대사에서 내가 좋아하는 부분은 마지막 한 마디다. 결정은 네 몫이다. 결정은 앤디의 몫이 결코 아니다. 다른 방향으로 결정하면 패션계에서 진로가 불투명해질 거라고 하지 않았는가. 그러면서도 앤디에게 거절할 힘이 있다는 식으로 핑계를 댄 것이다."

저자는 백인은 자신의 언어와 행동이 흑인 친구나 동료 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간과함으로써 결국 인종차별을 지속하는 데 일조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결국 부주의하고 인종적으로 둔감한 발언은 권력을 가진 사람이 자신의 말과 행동이 남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얼마나 무지한지 보여준다고 이야기한다. 이러한 권력은 단지 누군가의 상사나 감독으로서 생기는 권력이 아니라 사회의 견고한 위계질서에서 나오는 것이다.

"여려 유형의 권력과 연결된 사람은 자신의 말과 행동이 남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해야 하고,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지금의 현실을 자각해야 한다. SNS에 올라온 흑인들의 발언에 주목하고 흑인들의 회고록과 역사서, 문학을 읽고 현재 분출하는 흑인들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새로운 관점을 형성해야 한다. 그런데 다른 인종과 범주에 속한 사람들의 관점을 수용하려고 노력하는 사이 고정관념이 더 굳어질 수도 있다. 애초에 우리는 남들의 생각이나 감정을 우리의 선입견을 거쳐 판단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타인의 이야기를 그들의 언어로 듣고 관점을 형성하면 우리의 말과 행동이 남들에게 어떤 인상을 주는지 폭넓게 이해할 수 있다."

저자는 권력을 기회가 아니라 책임의 관점에서 해석하는 사람들은 자기보다 남에게 더 주목하는 성향을 보인다고 말한다. 나에게 의존하는 사람에 대한 책임을 생각할 줄 안다면 나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얻게 될 결과와 그들의 생각, 그리고 감정에까지 집중한다. 즉, 어떤 일을 하고 싶거나 결정해야 할 때 자신의 충동이나 결정이 남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신중히 고려한다.

"결과적으로 권력을 책임의 관점으로 보는 사람들은 업무를 더 공정하게 배분하고 사람들을 더 세심하게 배려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이들은 또한 부적절하고 선을 넘는 요청에는 덜 관대하게 행동한다."

저자는 이 책의 목표는 우리가 자신의 영향력을 더 잘 알아채고 자신과 남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상황에서는 영향력을 발휘하고,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때는 뒤로 물러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 저자는 세 가지 목표를 제시하고, 세 가지 목표는 당신이 남에게 미치는 영향을 더 잘 보고 느끼고 경험하게 해주는 데 중점을 둔다고 이야기한다. 첫 번째 목표는 우리의 행위가 남에게 미치는 영향을 바라보는 것이고, 두 번째 목표는 우리의 행위가 남에게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느껴보는 것이며, 세 번째 목표는 우리의 영향력을 실제로 경험하는 것이다. 저자는 자신의 모습을 제3자의 관점에서 그려보면 자신의 행동이 넓은 맥락에서 어떻게 어우러지는지 모게 되고, 자연히 그 행동이 주변 사람들과 전체 시스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까지 생각한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우리가 남에게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짐작만으로는 안 되며, 외부 정보를 적극 수집해서 적절한 질문을 던지고 경청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제3자의 관점에서 장면을 시각화하면 우리가 상상하거나 경험하는 사건을 다른 방식으로 해석하게 된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에서 밝혀졌다. 일인칭 관점에서 사건을 생각하면 구체적인 사실, 말하자면 그 순간에 일어났다고 자신이 상상하거나 기억하는 구체적인 행위와 감각에 주목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제3자의 관점에서 사건을 그려보면 우리가 하는 행위의 추상적인 의미, 즉 행위가 일어나는 폭넓은 맥락에 더욱 주목하게 된다.

예르 ㄹ들어 선거일에 당신이 투표하는 모습을 일인칭 관점에서 그려보라고 하면 당신은 아마 차를 몰고 투표장으로 가거나, 투표장에서 줄지어 기다리거나, 투표용지에서 선택한 후보의 이름에 표기하는 모습 등 투표와 연관된 세세하고 구체적인 행위를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선거일에 당신이 투표하는 모습을 제3자의 관점에서 그려보라고 하면 당신이 선거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당신의 의견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시민의 의무를 어떻게 이행하는지와 같은 문제를 더 많이 생각한다."

"관점을 형성하기 위한 가장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은 그냥 그 사람에게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느낌인지 물어보는 것이다. 사람들이 우리에게 정확히 무슨 생각을 하는지 말해주지 않는다고 해도, 그들 자신도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느끼는지 모른다고 해도, 일단 상대와 대화를 나눠보면 우리 자신의 머릿속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그러면 상대이 마음을 읽으면서 상대에 대한 당신의 가정에만 근거를 두지 않을 수 있다."

<당신의 영향력은 생각보다 강하다>에서 남들의 말과 행동이 우리에게 울림을 주듯이 우리의 말과 행동도 누군가에게 울림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더 의미 있게 말하고 더 올바르게 행동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저자의 글이 깊은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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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라는 낯선 타인 - 나를 알기 위해 부모 공부를 시작합니다
양미영 지음 / 프롬북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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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알기 위해 부모를 공부하는 저자의 내밀한 이야기가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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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라는 낯선 타인 - 나를 알기 위해 부모 공부를 시작합니다
양미영 지음 / 프롬북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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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라는 낯선 타인>은 서른을 훌쩍 넘겨서까지 내적 갈등과 삶의 곤란을 성장 과정과 부모의 양육방식 탓으로 톨리던 '나에 대한 공부'이자 '부모 공부'다. 이 책의 저자 양미영은 61년생 동갑내기 부모의 장녀로 태어나 부모와 집안 분위기에 온갖 불만을 내면 깊숙이 간직하며 30대 중반이 되기까지 결혼도 취직도 하지 않고 공부만 하고 있다. 자존감은 갈수록 떨어지고 매일 우울하기만 한데 이게 다 '엄마, 아빠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저자는 자신을 알고, 제대로 된 어른이 되려면 부모 공부를 해야겠다는 것, 부모를 알아야 자신을 알 것 같다고 생각하고 이 책을 써내려간다. <부모라는 낯선 타인>은 저자 개인, 또는 제법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을 이 지난한 과정을 담담한 문체와 섬세한 내면 묘사로 전달하고 있다. 어쩌면 이 글은 껴안을 수도, 도망칠 수도 없었던 부모를, 최선을 다해 사랑한 저자의 내적 분투기이자 '어른 되기 셀프 솔루션'이라 할 수 있겠다.

"기억과 언어라는 형태를 부여하는 동안 그 어느 때보다 엄마, 아빠에 대해 오랫동안 생각했다. 누군가를 미워했던 마음을 오래도록 되새긴다는 것은 그들을 사랑하지 않고서는 시도할 수 없는 일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부모는 나에게 아직도 이해할 수 없는 심연이다. 우리는 어디까지나 너는 너, 나는 나인 서로에게 타인이기 때문에. 그래서 이 책은 나의 오해이자 착각의 산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해할 수 없다'라는 미완의 정의를 내린 것만으로도 어쩌면 충분한 것이 아닐까.

이건 명확히 분리할 수 없는 사랑과 마음의 경계를 오가는 가족이라는 기묘한 존재에 관한 이야기다."

이 책은 '1장 어떤 날은 울고, 어떤 날은 웃으며, 2장 그렇게 지지고 볶으면서 35년째, 3장 우리는 이해와 원망 사이를 부단히 오간다, 4장 누구나 부모는 처음이라서'라는 4개의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엄마, 아빠의 과거를 알고자 노력했던 시간들은 자신의 방식대로 그들을 사랑한 방식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부모는 내가 아닌 타인이며, 타인을 이해한다는 건 영원한 과정일 뿐, 결코 완결되지 않는 작업이라는 저자의 글이 눈길을 끈다.

"어린 시절 성장 과정을 집요하게 파헤치는 것은 양육 환경과 부모의 과오를 탓하기 위함이 아니다. 내가 누군지 알고 싶었다. 그러려면 부모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실제로 나는 부모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그들을 한 인간으로 바라볼 수 있었고 거리를 두고 그들을 관찰할 수 있었다. 그들이 자라온 세계, 살아온 여정을 듣고 나서야 나는 그들의 말에 예전보다는 덜 상처받을 수 있었다."

저자는 현재 겪고 있는 문제가 실제로 모두 과거에서 기인한다고 증명된다 해도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했고, 기억 속에 존재하는 엄마, 아빠는 원망스러웠다고 말한다. 그러던 중 저자는 심리상담 초반에 느꼈던 불편함과 저항감은 기억이 형태를 갖추고 의식으로 끌려 나오기까지 겪어야 했던 자연스러운 과정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과거를 말로 이야기하는 것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선생님이 지나가듯 말씀하신 융의 문장이 나를 붙들었다. "의식되지 않은 무의식은 운명이 된다." 무의식은 형태 없는 기억들의 저장고다. 기억은 아무런 형상을 지니지 않은 채로 마음 속에 머물러 있다. 특히 상처와 수치와 밀접하게 묶여 있는 기억들은 형태를 갖추려 하지 않는다. 더욱 거세게 반항한다. 고통스럽고 아픈 기억들은 그래서 말로 하기가 힘들다. 단어와 문장으로 형태를 부여하려는 기억의 주인의 시도를 거역한다. 그리고 그것은 운명이 되어 주인의 삶을 잠식하려고 든다."

"모든 인간에게는 그들을 탄생하게 한 어떤 남자와 여자가 있다. 아무리 독립적인 사람이라 할지라도 자기 존재의 이유를 되짚을 때 따로 떼어낼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당연하지만 새삼스러운 사실이다. 엄마, 아빠도 어떤 부모의 자식이었다. 엄마, 아빠에게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들의 어린 시절을 묻기 시작했다. 그 순간부터 엄마, 아빠는 나의 부모가 아니라 나와 같은 사람이 되었다. 누군가의 자식으로 태어나, 부모의 사랑을 받았고, 그들의 사랑을 원했고, 그리워하고, 종종 그들로부터 상처받고, 그래서 그들을 원망도 했던 딸과 아들."

저자는 어린 시절 엄마, 아빠가 서로를 집어삼킬 듯 싸웠고, 집은 폭풍이 지나간 것처럼 엉망진창이 되어버렸던 사실이 끊임없이 재상영되었지만 슬프고 무서워서 울음이 났을 뿐, 그것이 우울이고 고독이고 수치이고 외로움이라고 말할 수 없었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엄마, 아빠가 싸웠다는 이야기는 자랑할 만한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친구들에게 이야기할 수 없었고, 누구에게도 나눌 수 없는 일들을 혼자 곱씹으며, 외로움이 밀가루 반죽처럼 부풀어갔다고 말한다. 저자는 중학생이 되고 어릴 때보다 더 많은 언어를 가지게 되었고 혼자서 일기를 쓰기 시작했지만 엄마, 아빠의 다툼에 관해서는 쓰지 않았던 이유는 그런 일은 없는 일이길 바랐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없는 일이기를, 잊히기를 바랐던 기억들, 그래서 누구에게 말하지 않고 글로도 쓰지 않았던 기억들은 내 바람과는 달리 어른이 된 지금까지 가장 강렬하게 오래도록 남아 있다. 거기 그대로 남아 더 진하게 각인된다. 그러나 여전히 그게 무엇이었는지, 왜 자꾸만 나타나 나를 괴롭게 하는지 정확히 설명할 수 없다. 무력한 자신을 마주한다. 말과 글이 없던 시절, 세상의 모든 언어를 배우기 이전, 언어가 부족했던 때, 해명되지 못한 사건들이 그 자리에 우뚝 서 있다."

저자는 어른이 되어서도 여전히 엄마, 아빠가 자신의 세계의 전부였고, 그 안에 스스로를 가두었다고 말한다. 인정받아야 하는 대상도 부모이고, 과오와 실책을 떠넘길 곳도 부모였다. 저자는 변화하려는 의지는 전혀 없고 부모 탓만 하는 성장하지 못한 자신, 과거를 원망하면서도, 벙서나려 하지 않는 무력한 자신이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저자는 일이 잘못될 때마다 남을 탓하고 핑계만 즐어놓았던 것은 노력하는 대신 '가장 쉬운 선택'을 고집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오랜 시간 축적되어온 자신을 바꾸기 위해서는 이제껏 살아온 만큼의 근간을 뒤흔들 만큼 획기적인 동기와 그에 상응하는 에너지가 투입되어야 하며, 그럴 자신이 없어서, 간단한 해결책을 찾으며 잠시 한시름 놓았다가 오랜 시간을 괴로워했다는 저자의 글에 공감한다.

이 책에서 저자가 어린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전하는 글이 인상적이다. 저자는 엄마, 아빠와 자신은 거의 하나의 묶음처럼 엮어 있어, 의지할 곳이라고는 두 사람뿐이여서 그들의 갈등은 자신의 갈등이었고, 그들의 블화는 자신의 불화이기도 했다고 말한다. 부모에게 아이들의 생명과 안위가 달려있기 때문에 아무렇지 않게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다. 저자는 부모가 서로를 미워한다는 것은 이루 말할 수 없는 불안과 슬픔을 불러오고, 자신조차 온전하지 못한 기분에, 작은 세계는 더욱 작아진다고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아이들에게 무조건 친구와 사이좋게 지내라고만 하지 말고, 친구와 다투었을 때 어떻게 화해하면 좋을지를 가르쳐주는 선생님들이 많았으면 좋겠고, 자신이 만약 그걸 초등학교 때 배웠다면 다투는 엄마, 아빠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부모님도 가끔은 힘이 들 때가 있고 그러다 보면 화가 난다고, 때론 내가 친구들과 다투고 화해하는 것처럼, 어른들도 똑같은 과정을 거치는 거라고. 그리고 그건 단지 우리 엄마, 아빠의 일이 아니라 다른 친구들의 엄마, 아빠도 비슷할 거라고. 세상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대개 비슷하다고. 그러니 네가 잘못한 건 아무것도 없고, 너에게 모든 불행이 쏟아지고 있다고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혼자라고 생각하지 말라고. 어른이 된 내가 너를 누구보다 애틋하게 사랑하고 있으니, 외로워하지 말라고. 어린 나에게 내가 해주고 싶은 말이다."

저자는 어릴 때부터 늘 집안 분위기에 지나치게 예민했던 자신은, 엄마, 아빠의 기분을 살피느라 자신의 감정을 파악하는 방법을 아예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친구들과 어울릴 때도, 단체생활을 할 때도, 회사에서 일할 때도 언제나 다른 사람들의 분위기와 조화 상태를 먼저 살폈고 자신의 마음과 기분은 오랫동안 홀로 방치되어 있었지만, 이제는 조금씩 자신의 감정을 먼저 돌보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한다.

"나의 기분을 먼저 돌보고 어떤 불편함이 느껴진다면 타인에게 상처 주지 않는 방식으로 잘 말하는 것. 나는 엄마를 향해 쉽지 않았던 그것을 연습한 셈이다. 속으로 감내하며 불만을 쌓아가는 것은 스스로를 괴롭히는 동시에, 자신을 극한의 상황에 내던져버리는 행위다. 그렇게 참다가 분노를 억누르기 힘든 순간에, 파괴적인 방식으로 상대방을 상처 주고 만다. 감정의 불편함을 꾹 눌러 참지 않는다. 감정의 불편함을 먼저 돌보고, 상대방에게 부드러운 말로 이해를 구한다. 나를 지키고, 상대방을 보호하는 가장 좋은 말하기 방식이다. 이런 말하기 방식이야말로 성숙한 사람이 가진 증표가 아닐까."

저자는 자신의 집에는 감정을 표현하는 언어 대신 무언의 갈등만 있었고, 조금 더 자랐을 때 자신 역시 원하는 것을 말하지 않으면서도, 표정과 행동으로 화를 내고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옳지 않은 방식이었지만 익숙한 방식을 택하면서 무시해온 것들에 대해 말한다. 그리고 저자는 그것은 자신의 감정에 대한 학대이자 방치의 결과였고, 나는 어떻게 되든 신경쓰지 귀찮다는 태도였다고 고백한다.

"말하지 않는다. 침묵으로 호소한다. 관심을 갈구한다. 표정과 행동으로 서운함과 분노를 내비친다. 무언의 시위다. 뒤틀린 감정 처리 방식이다. 지금 나는 슬퍼, 화가 나, 서운해, 걱정이 돼, 미안해, 이 모든 감정을 말로 하지 않고 아무렇게나 공중에 떠다니도록 방관한다. 감정은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기운으로 느껴진다. 그 사람 전체를 둘러싼 지속적인 에너지를 주변 사람들은 기민하게 감지해내야 한다. 입을 꾹 다물고 있는 그는 그런 걸 기대하는 듯하다. 그러나 서로는 기대하는 바를 쉽게 충족시켜주려 하지 않는다. 대신 함께 원망하고 분노한다. '내가 대체 무엇을 잘못했다고? 왜 심술이 나 있는 거지?' 아무런 대화도 오간 적 없이 서로는 서로를 더 미워한다."

"먼저 나는 나의 취약함을 무시한다. 자신이 상처받을 수 있는 존재임을 무시한다. 힘들고 괴로운 매 순간 고통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자신을 스스로 나무라고 꾸짖는다. 스스로를 이해해주지 않는다. 인간은 누구나 약한 존재라는 것, 누구나 쉽게 상처받는 존재라는 사실을 고려하지 않는다.

타인의 약함을 알지 못하고, 자신의 약함을 무시하는 사람은 '완벽'을 추구한다. 실수하지 않고, 실패하지 않는 자신을 상정한다. 그래서 이 사람들은 실패를 두려워한다. 실패하지 않으려고 시도하지 않고 도전하지 않고 모험하지 않는다. 설사 실패하더라도 큰 타격이 없는 쉬운 과제에만 몰두한다. 자신의 부족함이 드러나는 상황을 미리 예상하고 차단한다. 그런 자신을 마주할 자신이 없어서다. 약한 자신을 보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사실은, 자기가 너무 거대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자신이 강하고 완벽해야 한다는 환상에 빠져 있는 사람만이 자신이 나약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부정한다. 빗나간 자기애는 자신이 정해놓은 지나치게 높은 기준에 미달할 때마다 자신에게 모질게 군다. 누구에게도 위로받지 못하고 사랑받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스스로에게까지 미움받는다. 우리는 모두 약한 존재하는 것, 그래서 내가 더욱 사랑해주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 그 사실을 잊어버리고 산다. 그러니 완벽주의는 모든 것을 포기하게 만드는 주범이기도 하다. 훌륭하게 제대로 잘하고 싶다는 마음, 정말 잘해내고 싶은 마음이 앞설 때, 우리는 종종 그냥 모든 것을 놓아버린다. 제대로 잘해낼 자신이 없다면 아예 포기하는 쪽이 편하다. 마음만큼 완벽히 되지 않았을 때 감내해야 할 상처를 미리 차단한다."

저자는 엄마, 아빠의 과거에 무지했고, 자신이 살지 않았던 시간이라서, 자신과는 무관한 것인 양 굴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저자는 비록 자신이 살지 않았지만 엄마, 아빠가 살았던 과거는 보이지 않는 끊으로 자신과 묶여 있다는 생각이 들고, 그것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정체성의 일부를 구성했다고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떠오르면 괴로워서 잊고자 했던 일들은 오히려 밖으로 꺼내볼수록,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할수록, 별것 아닌 것이 되다는 것을, 자신과 엄마, 아빠는 그간 기괴하게 각진 바위를 하나씩 마음에 얹고 있다가 힘겹게 그걸 꺼내고, 밖으로 굴리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엄마, 아빠의 옛날이야기가 궁금해진 것은 심리상담 이후 치열하게 나 자신을 들여다보기 시작한 이후다. 내가 심리상담을 시작한 이유는 이렇다 할 목적 없이 나부끼는 생활에 무언가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였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중국어를 배우겠다고 중국에 갔다가, 어영부영 30대 초반을 지나던 때였다.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멍하니 부유하던 때다. 매거진, 온라인 뉴스 회사를 전전했지만 타의로, 자의로 한 곳에 진득하게 붙어 있지 못했다. 이렇다 할 경력도 없이 시간은 흘러, 진로에 대한 실마리를 찾고 싶었다. 한마디로 나는 '미래'를 향해 서 있었다. 그런데 상담시간 내내 엉뚱하게 자꾸만 어릴 때의 기억들이 끌려 나왔다. 자주 다투던 엄마, 아빠와 거기에서 느꼈던 불안과 공포 그리고 홀로 남은 듯한 쓸쓸함과 외로움. 서른이 넘은 젊은 어른이 느끼는 서러움은 여전히 어린 시절에서 비롯되었다. 무슨 이야기를 하든 끝은 엄마, 아빠로 귀결되었다."

"엄마, 아빠가 나에게 상처 주는 것은, 어쩌면 엄마, 아빠도 비슷하게 상처받았기 때문이 아닐까. 어린 시절 이해받지 못한 것, 거절당하고, 보호받지 못한 기억들, 충분히 사랑받지 못한 사실들이 여전히 두 사람의 마음속에 남아서 스스로를 미워하고, 누군가를 원망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자신이 누구인지 잘 모르고, 그래서 불안정하고, 그런 젊은 날들을 지나면서 난생처음 부모가 되었고, 그래서 어찌할 바를 몰랐던 게 아닐까. 나의 생애는 둘의 과거를 제쳐놓고는 설명할 수 없는 부분들로 넘쳤다. 내가 돋아나는 새삭이라면, 엄마, 아빠는 싹을 틔우기 위한 단단한 나뭇가지였을 것이고, 내가 밑둥이라면 엄마, 아빠는 땅 속 깊숙이 흙을 그러쥔 뿌리인 셈이다."

저자는 우리는 타인들 만큼이나, 자신에 대해 잘 모른다고 말한다. 그래서 저자는 "나는 누구인가? 이것이 우리가 사는 동안 평생 스스로에게 물어야 하는 질문이 아닐까? 나를 구원하거나, 혹은 나를 가로막는 것들, 그것들의 정체는 과연 무엇인가. 그래서 각자의 기억 속에 각인된 것들이 어떤 의미를 남겼는지 탐구해야 한다"라고 이야기한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지질학자, 고고학자, 역사학자, 건축가, 관리자가 되어야 한다는 저자의 글이 깊은 여운을 남긴다.

"과거의 기억은 내가 발굴을 마음먹기 전까지 고대 유물처럼 깊숙한 장소에 묻혀 있다. 내면 깊은 어딘가에 묵혀온 것이어서 누군가 먼저 삽을 들고 와서 발굴을 제안할 수 있는 영역도 아니다. 모르는 사이에 두텁게 층층히 쌓인 감정들이 있다. 퇴적되고 굳어져서 눌러봐도 딱딱하게 메말라 있다. 메마른 유적지에 다시 물을 주고 작은 삽이라도 갖다 대지 않는다면 감정들은 돌덩이처럼 굳어져 아마 나중에는 두드려볼 엄두조차 낼 수 없게 될 것이다."

"언제 새겨졌는지 모를 우리 마음속의 각인을 관찰하고 그것이 새겨진 때와 장소를 판별한다. 기억을 모두 끄렁와 가지런히 정리하고 글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나는 훨씬 가벼워졌다. '나는 누구인가?' 이 질문이 시작되는 순간, 나의 과거의 기억을 처리하는 책임자가 된다. 우리는 비록 어느 집, 어느 부모 아래 태어날지 선택할 수 없었지만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떠올릴 수 있는 나이가 되면 각자가 지닌 기억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 어린아이들은 죄가 없다. 그러나 자신의 과거를 성찰하지 않는 어른들에게는 잘못이 있다."




이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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