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란 무엇인가 개념어총서 WHAT 6
고병권 지음 / 그린비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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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주의란 무엇인가?"는 고대 폴리스에서 민주주의가 시행된 이후로 끊임없이 서양 사람들이 묻고 또 물었던 질문이다. 같은 그리스인들끼리도 논쟁이 많았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는 각자 말하는 최선의 정체가 달랐으며 아테네와 스파르타 역시 같은 그리스 민족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체제를 시행했다. 그 중 아테네는 민주주의를 택했고, 솔론과 페리클레스와 같은 인물이 그것을 사용 가능하게 발전시켰다. 시민들은 아고라 광장에서 토론하며 역사상 처음으로 존재하는 이 제도에 자랑스러워했다. 하지만 그것은 오직 `아테네 성인 남자`만을 위한 정치였다. 외국인, 여자, 노예는 민주주의에 참여할 수 없었던, `불완전한` 민주주의였던 것이다. 그리고 수천년이 흐르고, 아직까지 사라지지 않고 여러 국가에서 채택되고 있는 민주주의는, 마침내 반만년 가까이 왕정을 유지했던 우리나라가 국민을 위한 주의를 채택함으로써 마침내 도입되었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지금의 민주주의가 그리스 시대의 민주주의와 과연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고병권의 『민주주의란 무엇인가』는 말 그대로 민주주의의 정의를 밝히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시도였을 뿐이다. 136쪽이라는 짧은 페이지 안에 2000년에 가까이 농축된 민주주의의 사상과 정신을 요약하는 것 자체가, 애초에 불가능했던 도전이었다. 단지 대충 그런 것이구나, 라는 흐름만 가르쳐줄 뿐이다. 고병권, 이 사람이 다른 많은 책을 썼고(니체에 관한) 그린비라는 출판사 자체에 약간의 호의를 갖고 있어서 혹시나 기대를 했는데, 역시였다. 조금 뻔한 내용만 담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민주주의를 알려면 민주주의의 역사를 알아야 한다. 민주주의의 역사는 어느 한 사람이 만들었고, 어느 한 사람이 비약적으로 발전시켰다고 말할 수 없다. 그리고 200쪽도 안되는 분량 안에 그 역사를 모두 담는 것은 불가능하다. 유일한 실마리는 고대 그리스에서 시작된 민주주의가 어떻게 해서 지금까지 최선의 제도로 선택받고 있는지(물론 요즘은 크게 흔들려서 무엇이 정말 옳은 체제인지 다시 고민하는 경향이 시작되었지만) 찾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시 최고의 지성이었던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도 민주주의가 최고의 체제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리스 시민들은 여전히 민주주의를 택했다. 그것은 민주주의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음에도 국민의 손에 달려 있기 때문이었다. 국민이 변화하면 민주주의가 변화되고, 민주주의가 변화되면 국가가 변화된다. 민주주의는 국민의 변화를 곧 국가의 변화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다. 이것이 고대 그리스의 역사에서 찾은 민주주의에 대한 나만의 어색하고 서투른 대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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