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갈라메뉴 303>, <추억을 꼭꼭 담은 밥상>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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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을 꼭꼭 담은 밥상 - 최승주의 7080 레시피 콘서트
최승주 지음 / 조선앤북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다소 촌스러운(?)듯한 제목에, 양은 도시락에 담긴 소박한 음식을 보고 있자니, 왠지 모를 따사로운 추억같은 것이 떠오른다. 나는 양은 도시락 세대는 아니지만, 그래도 저런 반찬들을 도시락에 싸갖고 다니던 세대였으니까 말이다.
1. 자꾸만 생각나는 그때 그 음식
2. 특별한 날 엄마가 해주시던 추억의 별식
3. 김이 모락모락 가족 밥상
4. 소박한 추억의 옛 도시락
5. 엄마표 주전부리
다섯가지 주제에 맞춰 70년대 8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아, 이거 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될 다양한 음식과 도시락, 주전부리들이 소개되어 있다.
<심야식당>이라는 만화가 있다. 밤 12시에 영업을 시작해서 다음날 7시까지 하는 식당인데, 이 식당에서는 돈지루라는 돼지고기가 들어간 음식은 기본이고, 원하는 음식을 말하면 재료가 있는 한 만들어 주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사람들이 찾아와서 말하는 음식은 전부 그 사람의 추억과 관련이 있었다. 문어 모양 비엔나 소세지, 당면 샐러드, 버터 라이스, 하루 지난 카레 등 만들기도 손쉬운 음식이 대부분인데, 사람의 기억이라는 게 어린 시절, 혹은 행복한 순간 먹었던 음식들을 마음에 두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많이 공감했었다.
이 책 속에 소개된 음식을 보면서 자꾸 <심야식당>을 떠올렸다. 그리고 또 나의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마가린 간장 비빔밥, 감자 오이 샌드위치, 감자 오이 사라다, 콩자반......
보자마자 가장 기뻤던 음식은 “ 당면 돼지 감자 고추장 찌개” 였는데, 엄마가 해주던 음식을 이제 내가 만들어 먹을 수 있겠구나 하는 기쁨때문이었다. 어렸을 적에 많이 먹었던 음식인데, 지금은 먹을 수 없어 많이 서운했던, 엄마에게 만드는 법을 물어도 ‘몰라’ 하는 대답만 들었던 음식이다. 우리 엄마만 할 수 있는 음식인줄 알았는데, 다른 사람들도 만들어 먹었구나, 하는 마음도 있었다.
정말 보고 있으면 추억이 모락 모락 피어오르는 음식이 가득 담겨 있어 반가운 마음, 기쁜 마음이 컸던 요리책이었다. 제목부터 참, 좋다!
따라해보고 싶은 음식이 가득이지만, 순서를 정해야 했는데, 가장 먼저 해본 음식은 <수제비 들깨탕> 이었다. 그리고 칼슘 섭취를 위해 좋을 듯한 <마른 새우 볶음>도 만들어 보았다.
수제비 들깨탕은 112-113p에 소개가 되어 있으며 밀가루, 들깨가루, 느타리 버섯, 감자, 멸치, 국간장, 소금이 필요했다.
마른 새우 볶음의 경우 138-139p에 소개되어 있으며 식용유, 마른 새우, 물엿, 청주가 필요하다.
따라하기 어렵지 않았던 것은 재료의 계량법이 계량 스푼을 이용한 것이 아니라 흔히 사용하는 밥숟가락을 사용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특별한 소스가 아닌 재료 본연의 맛으로 즐기는, 그래서 재료가 단순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탄생한 수제비 들깨탕과 마른 새우 볶음.
수제비 들깨탕의 경우 담백한 맛과 구수함이 좋았고, 마른 새우 볶음은 바삭바삭함과 달작지근함이 섞인 맛있는 반찬이 되어 주었다.
이외에도 따라해보고 싶은 요리가 많다. 아마 어렸을때부터 먹었던 것이라 익숙함과 다시금 먹어보고 싶다는 마음 때문에 쉽게 따라해볼 용기가 생겼다.
이대로 도시락을 싸서 친구들과 함께 봄소풍이라도 나서 학교 다닐때 이야기며, 추억을 함께 나누어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