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이 새겨진 소녀 스토리콜렉터 44
안드레아스 그루버 지음, 송경은 옮김 / 북로드 / 201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등에 온통 불과 피 천사와 악마의 문신을 한 소녀가 숲에서 발견되었고 곧 그녀는 1년전 사라진 소녀 클라라임이 밝혀진다.

그녀의 등에 새겨진 문신은 유명한 단테의 신곡중 지옥편 34편중 여덟번째에 해당하는 것을 알아본 사람들은 다른 희생자가  더 있음을 직감하고 소녀가 발견된 숲을 수색해 등의 피부가 벗겨진채 암매장된 다른 피해자 소녀들의 시신을 발견하게 된다.

누가 이들에게 이렇게 잔혹한 짓을 했을까?

빈에서 클라라와 어린소녀들에게 가혹한 짓을 하고 살해한 범인을 찾기 위해 검사 멜라니가 고군분투하는 중인 반면 독일 연방범죄 수사국 아카데미에 입소해 천재 프로파일러인 슈나이더의 수업중 알게 된 미제사건을 조사하던 자비네는 몇건의 미해결사건사이의 연관성을 발견하게된다.

슈나이더를 포함해 모든 사람들이 그녀의 주장을 묵살하지만 끈질기게 살인사건의 연관성을 조사하던 중 이 사건에 그녀의 전남친인 에릭이 관련되어있을뿐 아니라 그로 인해 피격되었음을 깨닫게 되면서 자비네는 아카데미에서 추방될것을 무시하고 모든 수사력을 총동원해 그들 사이의 관련점을 입증시키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빈과 독일 비스바덴 두 군데서 두명의 여자들이 주축이 되어 사건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그려져있는 `지옥이 새겨진 소녀`는 좀 체 두 사건과의 관련성이 드러나지않는다.

강력하고 잔인한 서로 다른 사건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멜라니팀과 자비네팀의 활약이 각자 어느정도 성과를 이루고 있음에도 클라라를 포함해 어린 소녀들의 등에다 문신을 하고 피부를 벗기는 빈의 사건과 사람을 먹고 갯벌에 반을 묻어버리고 사람과 동물간의 이종교합을 시도했던 독일의 강력미제사건들이 어떻게 서로 연관되어있는지 쉽게 알수 없는 구조로 그려져있어 극적 긴장감을 높히고 있다.

언제쯤 이 두 사건의 연관성이 드러날지 답답하게 느껴질 즈음 강력한 사건과 함께 마침내 드러난 두 사건의 연결점

너무 복잡하지않게 구성되어 있어 스토리를 따라가다보면 어느정도에서는 범인이나 범행의 윤곽이 드러나는 다른책들과 달리 처음부터 지리적으로 떨어진 두 곳에서 동시에 진행하는 사건들은 누구라도 짐작하듯이 같은 사건의 뿌리에서 나와 어느정도에서 서로 사건의 연결성이 드러나고 범인의 윤곽이 드러날것이라 예상하는 일반적인 진행방식이 아닌 마치 두 곳에서 벌어진 별개의 사건마냥 좀 체 서로의 연관성을 드러내지않을 뿐 아니라 두 명의 걸출하고 능력있는 여성 캐릭터를 내세워 탁월한 수사방식으로 남성들마저 제압하며 멋진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지옥이 새겨진 소녀`는 스토리구조자체가 복잡하고 많은 등장인물이 등장하는데다 범행이 드러나는 방식도 복합적인 방식을 사용해 자칫하면 오히려 몰입도가 방해될수 있는 위험을 가지고 있음에도 괴짜이자 천재인 슈나이더와 열혈형사 자비네 콤비의 콜라보가 잘 어울러져 끝까지 긴장감과 몰입도를 유지할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범행방식이나 연출이 다소 연극적이고 과한듯하지만 역동적인 캐릭터의 활약과 납득 가능한 수사방식으로 그런 점을 뛰어넘은듯하다.

다음편에서도 슈나이더와 자베네 콤비의 활약을 기대하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랑하고 있어, 사만다 - 파리에서 온 러브레터
사만다 베랑 지음, 엄연수 옮김 / 북로그컴퍼니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한창 젊은 청춘을 지나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바닥을 치고 있는 여자 사만다

남편과는 몇년째 별다른 대화없이 각방을 쓰고 있고 신용카드가 없으면 당장 아무것도 할수 없는 빚쟁이인데 이번엔 잘다니던 직장에서마저 해고되는... 끝없이 무너지고 있는 현실을 믿을수 없다

이런 샘에게 절친인 트레이시가 속살거린다.

아주 오래전 무슨일도 할수 있을것 같던 꿈과 패기를 가졌던 19세의 찬란한 7월 파리에서 만났던 멋쟁이 프랑스미남

로켓과학자 장 뤽 그리고 그가 보냈던 뜨거운 사랑이 담긴 7통의 러브레터를 가지고 블로그를 만들어보라고...

그래서 시작된 과거와의 조우는 샘을 예전 열정 가득했던 시절로 돌아가게 만든다.

장 뤽과 다시 뭔가를 시작하겠다는 생각없이 그가 쓴 러브레터를 찾아 다시 읽어보고 그가 7통을 보내오는 동안 답장조차 하지않았던 자신의 용기없음과 비겁한 마음을 사과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그에게 이메일을 보내고 그의 답장이 오면서 갑자기 진창같던 삶이 반짝반짝 새롭게 활기를 찾게 되는 사만다

마침내 오래전에 끝내야만 했지만 하지 못했던 남편과의 이혼을 결심하게 되고 새로운 인생을 향해 한 발 내딛을 용기를 얻게 된다.

처음 책을 읽으면서 맨 첫페이지에 이 내용은 100% 실화라는 글을 읽고서도 사실 그건 그냥 책을 좀 더 현실적으로 보이기 위한 하나의 장치라고만 생각했는데 책 속 내용도 그렇고 작가의 이름이 주인공 자신임을 알게 되면서 좀 놀랐다.

어느날 낯설 여행길에서 처음 만나 단 24시간 같이 있었던 청춘남여가 각자 다른 사람을 만나고 이런 저런 우여곡절끝에 20년만에 다시 만나 사랑에 빠진다는 설정은 솔직히 지극히도 현실적이지않아 로맨스소설속에서나 가능한 이야기라고 생각했기때문이다.

오랫동안 연락조차 않던 남여가 서로 연락이 되자마자 마치 전류가 통한듯 불이 번쩍거리고 오래전부터 기다려왔던 운명의 반쪽처럼 서로에게 속절없이 빠져든다는 내용은 너무나 판타지에 가깝기도 하지만 여자들 마음속의 로망을 그대로 옮긴듯 해서 현실감이 떨어지는데 심지어 이 남자는 능력도 좀 되고 잘생긴데다 마흔이 넘은데도 불구하고 배도 안나온 섹시한 남자라니...배도 엄청 아프고 진짜 이 남자주인공 장 뤽의 실제모델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한다.

여행길에서 처음 만난 남여가 사랑에 빠진다는 설정은 영화 `비포 선 라이즈`가 생각나기도 하지만 책 속 샘은 영화속 주인공처럼 멋지기만 하고 낭만적이기만 한 주인공캐릭터가 아닌...카드빚에 허덕이고 직장을 구하지 못해 늙은 부모에게 얹혀살면서 의료보험 헤택을 못받을 까 전전긍긍하며 고민하는 오늘날 흔히 볼 수 있는 캐릭터이기에 친근감이 간다.

청춘은 아니어도 사랑에 고민하고 다이어트에 신경쓰면서 연인에게 이쁘게 보이고 싶어 내숭을 떨기도 하는 사만다는 우리의 모습과 그다지 다르지않아  더 친근감이 간다.

뭐...장 뤽같은 섹시한 미남을 만나 역전홈런을 친다는 게 제일 부럽기는 하지만...

장 뤽이 보낸 러브레터를 보면서 새삼 가슴 떨린 사랑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달달하고 달콤한 러브스토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눈에서 온 아이
에오윈 아이비 지음, 이원경 옮김 / 비채 / 2016년 6월
평점 :
품절


옛날옛날에 한 부부가 살았는데 근심걱정거리없던 이 부부에겐 아이가 없었다.

그런 그들 부부는 어느날 갑자기 이쁜 꽃에서 작디작은 아이를 발견하고 그 작은 아이를 데려와 딸처럼 키우게 된다.

그 아이가 바로 엄지공주

이 책 `눈에서 온 아이`를 읽으면서 이 동화를 떠올린 사람은 나뿐만은 아닐것이다.

서로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끝내 자식을 얻지 못한 부부 잭과 메이블은 자신들에게 쏟아지는 연민과 동정의 눈초리와 간섭이 싫어 자신들을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새로운 인생을 살리라 결심하게 되고 마침내 알래스카로 와 척박한 땅을 일구고 살아가게 된다.

하지만 너무나 척박한 땅에서 밭을 일구는 건 생각처럼 쉽지않은 일이어서 이곳으로 온 첫해부터 난관에 부딪치게 된 부부는 처음의 마음과 달리 서로를 멀리하며 대화조차 나누지않는 사이가 되고 끝내 외로움과 고독을 견디기 힘들었던 메이블은 스스로 생을 끝낼 결심까지 하게 되지만 이조차도 쉽지않다.

그리고 그 날밤 눈이 내리던 그 밤 부부는 모처럼 한마음으로 즐겁게 눈사람을 만들게 되고 다음날 마치 동화처럼 그들이 만든 눈사람을 닮은 소녀가 그들을 찾아오게 된다.운명처럼...

숲에 사는 요정처럼 가까이 다가오지도 말을 걸지도 않는 어린 소녀는 눈처럼 흰피부에 파란눈을 한 금발소녀로 주변에서 오래 산 사람들조차 그 어린소녀의 존재를 모르고 오로지 이 부부에게만 보이는 보이는 존재라는 점에서 소설은 갑자기 판타지 장르로 들어가는듯 하다.다른 사람들에겐 보이지않고 오로지 부부에게만 보이는 아이...숲에서 일어나는 모든걸 알고 있는 아이...그런 파이나의 모습은 사람이 아닌 요정에 가까운데다 그녀와 부부간의 대화도 다른 사람과의 대화에서완 달리 따옴표를 쓰지않으면서 작가는 소녀와 부부간 그들만의 특별한 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그 어린 소녀의 이름은 파이나

소녀와 부부는 어느새 서로에게 친숙해지고 부부에게 파이나는 그들이 가질수 없었던 자식같은 존재가 되지만 부부의 마음과는 별도로 소녀는 절대로 어느 선 이상은 넘어오지않으면서 스스로 그들과의 관계에 선을 긋고 있다.

이렇게 사람들과 거리를 둔 채 어딘지 신비로움을 가지고 살던 소녀 파이나가 평범한 사랑에 빠지면서 일반 사람들의 세계로 들어오게 되지만 늘 파이나를 그녀가 읽었던 러시아의 동화인 눈소녀속의 주인공과 동일시했던 메이블이 동화속의 슬픈 결말을 가지고 불안을 느끼는 감정을 책속 곳곳에 마치 복선처럼 깔아두면서 이 아름답고 이쁜 동화가 왠지 해피엔딩이 아닐것 같은 예감을 가지게 한다.

개척민의 척박하고 고된 노동의 일상도... 우리에겐 듣도보도 못했던 온갖 재료를 가지고 하는 요리를 보는것도 흥미롭고 그 맛도 궁금했지만 무엇보다도 바깥은 눈바람이 몰아치는 외딴 오두막에서 난롯불아래 늙은 부부와 그들 곁에서 말은 없지만 이쁘고 사랑스러운 소녀 파이나의 모습을 상상해보면 조용하고 평화로운 한장의 그림같은 모습이 떠오른다.

어느날 문득 다가와 사람들에게 사랑을 주고 희망을 준 소녀 파이나

그래서 이 책은 삭막한 세상을 살아가는 어른들을 위한 마법같은 동화라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레이브 디거 밀리언셀러 클럽 66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전새롬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30여년을 험상궂은 얼굴로 범죄자의 길을 걷던 야가미...큰맘먹고 착한일 좀 할려는데 왜 이렇게 방해꾼이 많지?

 

살인이나 강도 ,강간같은 극악무도한 범죄는 저지르지않았지만 서른 두해를 살아오면서 늘 다른 사람을 사기치고 좀도둑질을 하면서 살아왔던 야가미는 어느날 문득 새로운 인생을 살기로 결심하고 그 결심의 증거로 골수이식을 하기로 한다.

드디어 누군가에게 새 생명을 주기로 하고 입원하기 전 날 친구집을 찾아갔다 친구의 시체를 발견해 당황하던 중 한무리의 남자들이 들이닥치고 살해누명을 쓸것을 두려워한 야가미는 본능적으로 달아나게 된다.

한편 도쿄관내에서 연이어 심상치않은 살인사건이 발생하면서 그 피해자들이 죽은 형태가 뭔가 종교적 색채를 띤 것을 수상히 여겨 조사하던 중 중세시대 잔인하게 마녀사냥을 행한 고문관에게 처해진 복수의 형태와 비슷하며 이런 의식을 치룬 사람을 이른바 그레이브 디거라고 한다는걸 알게 된다.

경찰은 창문으로 달아나던 야가미를 본 사람들의 증언으로 그가 살해사건의 가장 강력한 용의자로 추정하고 그를 뒤쫓기 시작하고 정체를 알수 없는 다른 무리들 역시 그를 뒤쫓으면서 한밤의 추격전은 시작된다.

과연 경찰과 정체불명의 무리를 뿌리치고 야가미는 이식수술을 할수 있을까?

 

13계단과 제노사이드로 인상깊은 작가 다카노 가즈아키의 소설 `그레이브 디거`는 이렇게 정체불명의 사람들로부터 쫓기는 야가미의 한밤의 추격전으로 시작하고 있다.

양손가락과 양발가락을 엇갈리게 묶고 몸에다 십자가의 자상을 남긴채 상징적인 자세로 죽어있는 사람들과 보이지않는 불로 타죽는 등 마치 중세의 처단자같은 모습으로 사람들을 죽이고 있는 연쇄살인마 그리고 정체를 알수없지만 빠른 정보를 가지고 추적해 오는 무리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이 한발 뒤늦게 이들과 야가미를 추적하는 경찰과의 추격전이 아슬아슬하고 긴박감있게 펼쳐지고 있다.

재밌는것은 늘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며 살았던 범죄자인 야가미가 일생에 처음으로 행할려고 하는 선행의 길을 막는것이 하필이면 국민과 국가에 봉사하고 헌신한다고 늘 부르짖는 정치가라는 점이다.

그는 왜 야가미의 선행을 막으려는것일까?

골수이식을 할려는 야가미와 그를 막으려는 무리들 그리고 그런 무리를 찾아 한명씩 잔인하지만 상징적인 방법으로 죽이는 연쇄살인마 그레이브 디거

얼핏 별 상관없는 하나하나의 사건이 모여 큰 판을 짜고 그 이면에 흐르는 정치적 음모와 복수의 이야기가 서로 치밀하게 짜여져 읽는 재미가 좋았다.

그레이브 디거라는 장치는 다소 과한듯 하지만...그럼에도 하나씩 밝혀지는 음모와 아슬아슬한 추격전,중세의 마녀사냥을 끌어와 지금의 복잡하게 얽힌 정치판과 연결해 탁월한 스토리텔러로서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한마디로 소설로서의 재미를 제대로 보여주는 책이라고 할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옥타비아 버틀러 지음, 이수현 옮김 / 비채 / 201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약간의 현기증과 함께 현재 1976년에서 느닷없이 과거 1815년으로 타임슬립한 흑인여성의 이야기

옥타비아 버틀러의 장편소설 `킨`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이렇게 설명할수 있겠다.

물론 여기서 요점은 그녀가 흑인여성이라는 것!

sf판타지장르에서 흔하게 사용하는 타임슬립이란 장치를 이용해 과거로 돌아간 다나가 그곳에서 만난건 자신의 조상인 루퍼스였고 그는 놀랍게도 자신과 피부색이 다른 백인아이였다.

지금 현재에도 세계 곳곳에선 인종차별이 벌어지고 있지만 그녀가 간 그곳은 노예를 사고파는 물건취급하고 짐승같은 취급을 당연시하던 1815년이었고 역사나 고증을 통해서 과거 흑인들이 노예로서 살아가는 삶이 어떠했는지를 충분히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다나가 그곳에서 직접 흑인이자 노예로서의 삶을 살아가면서 자신이 알고 있다 생각했던것이 얼마나 충분치 않은것인지를 직접 피부로 절실하게 깨닫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노예의 삶을 다룬 소설도 많고 노예제도가 시대적 배경으로 등장하는 소설도 있지만 대부분이 백인이 쓴 소설이거나 백인이 주인공이자 화자로 등장한 경우,혹은 흑인이라도 남자로서 노예의 삶을 그린소설이 많은데 반해 이 책에서는 작가 본인이 흑인이자 여성이면서 소설속에서지만 직접 노예로서의 삶을 살아본 경험치를 그리고 있다.

노예의 삶이 남녀 누구에게나 가혹한건 마찬가지지만 특히 여성노예는 백인이든 흑인이든 상관없이 자신의 의사와 무관한 성폭행에 시달리고 아이를 출산해도 마치 가축을 늘린것처럼 재산증식으로 인식해 눈앞에서 팔려가기도 하는등 이루말할수 없는 고단한 삶이어서 다나가 같은 여성으로서 느꼈을 분노가 절실히 공감된다.

처음 과거로 회귀했을때에는 왜 그런일이 발생했는지 의아했던 다나는 자신이 구한 백인아이의 이름이 루퍼스임을 알게 되면서 자신이 과거로 회귀하게 된 이유를 어느정도 짐작할수 있게 되고 몇번이나 그의 목숨을 구하면서 자신도 모르는 새 루퍼스와의 사이에 미워할래야 미워할수 없는 애증이 싹트게 된다.그가 아무리 비겁하고 야비하게 굴어도...

노예들을 재산으로 인식해 서로 사고파는게 당연한 시대라는 걸 알면서도 자신의 눈앞에서 비인간적으로 부모와 자식을 떼어내 팔아버리고 도망친 노예나 말을 안듣는 노예에게 채칙질을 가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아무것도 할수 없는 자신이 무기력하게 느껴져 절망하던 다나의 심경이 몇번의 회귀끝에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루퍼스부자를 비롯해 백인 남성들의 폭력을 두려워하게 되고 그들이 내리는 처벌을 피하기위해서 스스로 무릎을 꿇고 복종하게 된 자신을 깨닫는 과정을 보면서 인간이 얼마나 일상의 폭력앞에서 나약한 존재인지 새삼 깨닫게 해준다.

26년을 살면서 스스로를 흑인이라는 규정이 아닌 자유로운 사고를 가진 지성인이라 생각했던 다나가 두려움과 폭력앞에서 완전히 굴복하고 무너져 내리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몇달...

그녀의 사고가 변해가고 폭력앞에 무릎끓는 과정을 보면서 누구라도 노예로 길들여질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그녀에게 중요한 영향을 끼친 두 남자와의 이야기도 흥미롭게 진행된다.

남편인 케빈과 루퍼스...케빈은 그녀에게 애정의 대상이자 신뢰의 대상임과 동시에 반드시 현재로 돌아가야만할 원인이고 루퍼스는 그녀 다나에게 있어 그 시대의 평범한 사고와 인식을 가진 남자이자 원망스럽고 증오스럽지만 미워할수 없는 애증의 대상이며 과거에서 그녀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대이다.

그렇게 현재와 과거에서 서로 그녀의 발목을 잡는 그들과 그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그녀의 모습,그리고 그런 그들로 인해 왜곡되고 비틀어진 관계가 마침내 파국으로 치달아가는 과정이 흥미롭게 그려진 `킨`은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기도 하지만 뒤틀리고 비틀어진 사랑을 그리고 있기도 하다.

무거울수 있는 소재를 무겁지않고 가독성있게 그려낸 옥타비아 버틀러의 `킨`은 확실히 매력있는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