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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 바다
김재희 지음 / 다산책방 / 2016년 5월
평점 :
그녀가 제주도 바다에서 찾은건 무엇이었을까?
동생의 무죄? 아님 사건의 진실? 그것도 아니면 자신가족도 억울한 피해자는 증명?
세상에 홀로남은 희영은 엄마가 죽어가면서까지 유언으로 부탁했던 동생 준수의 억울함을 풀어주고자 노력한건 아니었지만 우연히 발견한 한 글을
읽고서 다시는 찾지않으리라 결심했던 제주도를 찾아가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10년전 한 여은행원의 유력한 살해용의자로 지목된 동생 준수로 인해 친하게 지내던 이웃까지 살인자집안이라는 차가운 시선으로 등을 돌리고
그런 와중에 자신이 한 일이 아니다라는 말을 남긴 후 구치소에서 목을 메 죽어버린 동생으로 인해 사건의 진실은 밝혀지지않은 채 미제로 남게
된다.
모두가 준수가 한 짓이라고 하지만 자신이 알고 있는 착한동생 준수의 행동으로 믿을수 없으나 확신할수 없는 희영의 혼란스런 마음과는 달리
절대로 내 아들 준수는 그런일을 할 아이가 아니라고 믿는 엄마의 마음은 닮은듯 다르다
100% 확신할수 없다는...그래서 약간의 미심쩍음과 의심은 자신도 모르는 새 행동에서 드러나고 그런 그녀의 행동을 속상하게 바라보는
엄마와 작지만 큰 틈이 생기게 되고 그 틈은 점점 벌어져 서로에게 상처로 작용한다.
차라리 무죄 유죄가 명백하게 밝혀졌다면 이들은 상처를 받았을지라도 결국은 받아들였을지도 모르겠지만 이 가족의 비극은 모든것이 그저 추정과
의심 그리고 불확심함으로 끝내 매듭짓지 못했다는 데서 온다.
그래서 그런 차이는 결과적으로 서로를 원망하는 맘이 되고 결국 세상에서 둘 만 남은 가족이면서도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기는 커녕 슬픔을
극복하지 못한 채 가족의 해체라는 또다른 비극을 맞게 된다.
가해자의 가족이라는 굴레는 자신이 한 짓이 아님에도 가해자와 똑같이 그 무게를 짊어지고 또 누군가 자신을 알아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속에서
살아가는 형벌과도 같다.
그녀 희영 역시 누구와도 소통하지 못한 채 감옥에 갇힌듯한 심리적 수감생활을 하고 있고 그 끝이 없기에 차라리 죄값을 제대로 치르고 나와
양심의 가책을 던 다른 범죄자들 보다 더 가혹한 형벌이라 할수 있겠다.
밤에도 잠 못자면서 연관 검색어를 들여다보고 누군가의 게시판에 자신도 모른채 자신의 얼굴과 가족의 사진이 떠돌아다닌다면 얼마나
끔찍할까?
기본적으로 사건이 얼마나 잔인하고 엽기적인가 뭐 이런걸 떠나서 가해자외의 사람은 누구라도 그 사람을 대신해 주홍글씨를 새기면 안된다는 걸
이성적으로는 인지하면서도 우리는 알게 모르게 살인자의 부모 또는 자식이라면 색안경을 끼고보게 된다.
마치 살인자의 유전자가 옮기라도 하는 것처럼...그래서 모두에게 벽을 쌓아가는 희영의 심리가 이해가 된다.
사랑도 떠나고 가족조차 없이 홀로 남은 희영에게 10년전 자신의 동생사건과 범행수법이 비슷한 살인사건이 일어났고 하필이면 그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수상한 과거를 가지고 있다는 누군가의 글은 그래서 희영에게 하늘에서 내려온 동앗줄같이 느껴졌을지 모르겠다.마침내 모든 진실이
밝혀져 이 모든 무게와 굴레에서 벗어날수도 있다는 희망의 끈
그래서 그 봄 다시 찾은 제주도에서 그녀가 마침내 발견한건 무엇이엇을까?
마침내 밝혀지는 진실로 인해 이제는 조금 편안해지고 마음의 짐을 덜어낼수 있지않았을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