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티야의 여름
트리베니언 지음, 최필원 옮김 / 펄스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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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8년 살리 레방에서 오래전 그러니까 1차 대전이 발발하기 직전의 그 해 여름에 겪었던 자신의 사랑을 덤덤히 회고하는 한 남자

그의 이름은 장 마르크 몽장

갓 의사가 된 그는 그때까지 사랑을 해본적도 없는 이상주의자이자 애송이에 불과했지만 그녀 카티야가 빛속에서 걸어 온 그때 한눈에 빠져버리게된다

그녀 카티야는 지적이고 자유로우면서도 자신감이 넘치고 다른 여자들과는 너무나 다른 감성을 지닌 여자이지만 어딘지 모호한 태도와 비밀을 가진듯한 태도로 남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여자다.그리고 그런 그녀와 똑같은 외모를 가지고 있는 쌍둥이 남동생 폴은 거만하면서도 냉소적이고 사람을 깔보는듯한 시선으로 상대방을 도발하는 타입의 남자

이렇게 똑 같은 외모에 서로 너무나 다른 성격을 가진 쌍둥이 남매와 몽장은 비슷한 나이의 청춘들이고 파리에서 너무 먼 시골의 생활이 따분했던 그들은 금방 친한듯 친숙해지지만 어딘지 선을 긋는 태도를 보이는 폴로 인해 더 이상은 그들과 친밀해질수 없는 상황에 몽장은 답답함을 느끼면서 그들 가족에 대해 알고싶어한다.

그리고 마침내 알게 된 그들 가족의 비극은 몽장으로 하여금 약간의 질투심과 더불어 그들의 태도를 조금은 이해할수 있게 하지만 더 이상의 접근은 용납하지않는 폴은 더욱 완고한 태도를 고집한다.

조용하고 한적한 마을...그리고 그런 마을에 숨어든 비밀을 간직한 가족

숨기고자 하는 가족들과 그런 그들의 태도로 오히려 더욱 호기심에 불타는 마을 사람들은 온갖 소문을 만들어내지만 더 이상의 진전은 없고 특별한 사건도 없어 하루하루 평온하기만 한 나날을 보여주지만 그 평온이 언제 깨어질지 모르는 위태로움을 안고있어 아슬아슬하기만 하다.

발랄하고 매력적이기만 한 카티야와 대조적으로 늘 삐닥하고 염세적인 태도를 보이는 폴...그리고 그가 줄곧 주장하는 경고의 말과 함께 변덕스러운 그의 태도는 긴장을 부추기는 역활을 톡톡히 하고 있다.

곧 뭔가 터질것 같은 긴장감을 주는 위협적인 폴은 소설속의 갈등을 야기하는 인물이자 극을 이끌어가는데 있어 카티야보다 더 중요한 역활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가 가지고 있는 비밀은 뭘까?

동생이면서 아버지를 대신해서 누나를 대신해서 모든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폴에게 몽장은 끌림과 함께 혐오감을 가지게 되고 폴 역시 독설과 달리 몽장에게 인간적으로 끌리지만 끝내 그의 비밀을 털어놓지는 않는다.

모든걸 털어 놓기엔 그가 가진 짐의 무게가 만만치않았고 그래서 그가 보여준 느닷없는 폭력성도... 마침내 그가 하는 선택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이해를 하게 된다

지금과 다른 시대적 배경과 당시 사람들의 인식에 대해 지금의 시선으로 평가한다면 그들의 선택을 이해할수 없겠지만 귀족적인 삶을 살고 가문의 명예를 위해 죽고살던 그때라면 그들에게는 필연적일수 밖에 없는 선택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풍경과 상반되는 가족의 비극은 그래서 더 비극적으로 와닿을수 밖에 없는듯...

끊임없이 휘몰아치는 긴장감이 아닌 조용하게 숨어있다 느닷없이 덮치는 듯한 긴장감을 보여준 `카티야의 여름`은 그래서 더 애달프게 느껴진다.

아련한 첫사랑과 끝내 이룰수없었던 애달픈 비극을 보여준 `카티야의 여름`은 감성에 호소하는 스릴러라 할수 있을듯...여자의 시선으로 그린 감성 스릴러와 남자의 시선에서 그려낸 감성 스릴러를 비교해보면 재밌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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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뢰한의 죽음 해미시 맥베스 순경 시리즈 2
M. C. 비턴 지음, 전행선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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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스러운 제복차림의 해미시 맥베스 순경시리즈 두번째 이야기 `무뢰한의 죽음`

전편에서 마을 가장 큰 지주의 딸이자 해미시순경이랑 약간의 밀고당기기를 하던 프리실라가 런던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중 요즘 가장 각광받는 연극을 쓴 극작가 헨리 위더링과 만난지 2주만에 약혼을 한 후 그와 함께 고향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리고 그런 그를 자랑하기 위해 프리실라 부모는 지인들을 초대해 만찬을 열고 그 만찬손님중 한 사람인 무뢰한 남자 피터 버틀릿 대위가 총기사고로 사망하게 된다.

모인 사람들 대부분이 지역유지이거나 귀족과 같은 명문가의 사람들이기에 그들을 조사한다는 명목으로 온 블레어 경감은 굽신거리며 눈치를 보기 바쁘고 제대로 된 수사조차 않고 당연하다는 듯 사고사로 사건종결을 선언할려고 하던 중 블레어가 처음부터 업신여기고 눈앳가시처럼 하잖게 보던 우리의 해미시순경이 반론을 제기한다

죽은 피터는 잘생긴 외모로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지만 술만 마시면 잔인하게 변할뿐 아니라 여자를 대하는 태도도 형편없는그야말로 무뢰하기 짝이 없는 사람이라 만찬에 모였던 사람들 대부분이 그에게 크던 작던 피해를 입은 경험이 있어 진저리를 치던 상황이어서 누구도 용의자에서 벗어날수 없었고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사람은 나이 든 노처녀 단 한사람뿐이었다.

또한 언론의 관심을 끌어 자신의 연극에 홍보를 하기 위해 혈안이 된 헨리는 프리실라의 피곤함이나 곤혹스러움따윈 모른척 외면하고 자신의 작품홍보에만 열을 올려 프리실라로 하여금 자신의 선택에 의심을 가지고 하고 자신에게 편안함과 안락함을 주는 해미시를 찾게 만들어 둘 사이의 곧 뭔가 될것 같은 분위기를 만들지만 편안한 부와 명예를 버리고 가난한 순경아내로서의 삶을 살기엔 자신이 없는 프리실라의 우유부단한 행동으로 해미시는 또다시 실망을 안게 된다.

겉으로는 오래된 친구사이지만 서로 상대방이 가진것을 뺏고 싶어하고 자신보다 좋은걸 가지는걸 용납할수 없는 사이인 다이애나와 제시카를 통해 상류층이라는 자만심을 가지고 우아한 척 위선적인 모습을 하고 있지만 들여다보면 원하는 걸 갖기위해 무슨짓이라도 할수 있는...전혀 상류층아가씨답지않은 추악하기 그지없는 여자의 질투를 보여주고 있는데...작가가 여자라서인지 여자들만이 알수 있는 그 경계심이나 대화에 녹아든 질투같은 모호한 감정의 표현이 아주 제대로다.

또한 전편에서도 나온 블레어 경감이란 사람은 독선적이고 남의 말이나 의견따윈 제대로 들을 생각도 없으면서 자신보다 낮은 지위의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형편없지만 스스로는 공명정대하다는 의식을 가진...상관으로선 가장 최악의 유형의 남자가 이번에도 나와 역시 헛다리를 짚으며 그 화풀이를 만만하게 여기는 해미시에게 쏟아내고 있다.

그런 남자가 자신이 형편없이 내려다본 해미시순경이 전편인 험담꾼의 죽음에서도 자신의 수사결과와 다른 수사결과를 가지고 자신을 이겨 먹은 그에게 좋은 감정따윈 가지지 않았을터 이번에도 서로 정반대의 의견차를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이 시리즈에선 사건해결과 별개로 해미시와 프리실라의 밀고당기는 연애와 해미시에게 적대적인 상관 블레어와의 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변화될지 지켜보는 재미도 있다.

요즘처럼 사이코패쓰가 나오거나 복잡한 범죄의 트릭같은 자극적이고 시선을 끌만한 건 없지만 소문이나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전해듣는 또다른 진실 혹은 그 사람이 가진 숨겨둔 본성같은걸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다.

고전미스터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아주 흥미롭게 읽을수 있는 소설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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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당 밀리언셀러 클럽 147
야쿠마루 가쿠 지음, 박춘상 옮김 / 황금가지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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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족을 죽이고 내 가족을 지옥의 삶으로 끌어들인 범인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이런 의문을 가지고 가해자를 찾아 탐정을 고용한 피해자 가족과 그들의 의뢰를 받아 형을 살고 나온 가해자의 현재를 추적하는 탐정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야쿠마루 가쿠의 신작 `악당`

다른 조사와 달리 조사내용도 무겁지만 이 조사를 맡게 된 슈이치는 탐정일을 동경하고 좋아해서 이 일을 하게 된게 아닌 경찰로 있다 약에 취해 여성을 강간할려던 남성 피의자에게 분노를 폭발해 경찰로서는 해서 안될일을 하고 쫓겨난 신세다

게다가 슈이치에게는 어릴적 누나의 피살사건으로 트라우마가 있는 상태

그렇게 범죄 가해자에게 강한 반감을 가지고 있는 슈이치에게 11년전 자신의 하나뿐인 아들을 죽인 범죄 가해자의 현재를 알아봐달라는 사건의뢰와 그에게 가해자들을 용서해아하는지 용서하지말아야하는지 묻는 의뢰인들의 질문은 그의 마음속에 가지고 있던 가해자들에 대한 분노와 원망이 겉으로 완전하게 드러나는 계기가 되어 마침내 누나를 죽인 범인들의 행적을 찾아 마음속의 증오를 끝낼 결심을 하게 한다.

만약 범죄 가해자들의 지금 모습이 과거의 죄를 진심으로 사과하고 반성하는 모습이라면 그들을 진정으로 용서할수 있는가?

내 아이를 죽인 범인을 동생을 굶겨 죽이고선 새로운 행복을 찾아 웃고 있는 엄마를 내 누나를 죽이고선 그 장면을 카메라에 담아놓고 웃는 범인을 용서할수 있을까?

그렇다면 출소한 후 참회하는 삶을 살다 다른 아이를 구하고자 자신의 목숨을 버린 가해자는...자신이 지은 죄값을 하기위해 자신의 곁에 있고자 하는 연인을 내치고 스스로 고립된 삶을 선택한 사람은 용서 받을수 있을까?

책에서는 가해자의 모습과 피해자와 그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피해자와 가해자간의 입장차와 그 갈등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가해자의 입장에선 어릴적 한때의 잘못이나 실수로 언제까지 반성하고 죗값을 치뤄야하나? 사람이란 한순간 실수를 할수도 있는데 그 실수를 평생가지고 간다는건 가혹하다는 입장이고 피해자의 입장에선 가족중 한 사람의 죽음은 한 가족의 붕괴까지 불러올뿐 아니라 이후 웃을수도 제대로 울 수도 없는 지옥같은 날을 보내고 있는데 어리다는 이유로 혹은 피해자의 약간의 과오를 핑계로 너무나 가벼운 죗값을 치루고는 아무런 죄책감없이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는 그들을 용서할수 없다는 입장이 팽팽한데 그렇다면 과연 어떻게 해야하나 하는 의문을 주인공인 슈이치의 행적을 통해 작가는 이렇게 말하고 싶은게 아닐까?

어릴적 사건의 충격으로 누구도 곁에 둘 수 없고 누구도 진심을 사랑하지 못해 제대로 된 친구도 없고 연인조차 없는 외로운 삶을 살아가는 슈이치는 부모에게 조차 곁을 두지 못하는 마음이 얼어붙은 사람으로 자라고 그런 그가 다른 사건들의 가해자를 조사하다 만난 사람들을 통해 악당이란 자신이 빼앗은 만큼 무언가를 잃는다는 걸 알면서도 기어코 나쁜 짓을 저지르고 마는 인간임을 깨닫고 마음따윈 없는 그런 인간을 위해 자신의 꿈과 미래를 버리고 자신을 잠식하는 증오심을 가진다는 건 어리석은 짓이라는 알려주고 싶은게 아닐까 생각한다.

책 속 내용중 슈이치와 늙은 아버지가 오랜만에 만나 서로의 얼굴을 보면서 세월이 흘렀음을 자각하고 대화하는 장면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기왕 뭔가를 해야 한다면 가끔은 웃을 수 있는 일을 하라는 아버지의 말에서 아들의 마음속 짐을 덜어내 주고자 하는 마음이 느껴졌고 가해자들을 향한 증오심으로 스스로를 속박하고 인생을 허비하지말라는 작가의 메시지가 느껴졌다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지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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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담꾼의 죽음 해미시 맥베스 순경 시리즈 1
M. C. 비턴 지음, 지여울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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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듯한 빨간머리에 훌쭉한 키 그리고 낡고 좀 짧은 소매로 삐죽나온 가느다란 손목을 가진 스코틀랜드북부의 작은 마을 로흐두의 순경 해미시 맥베스는 서른이 넘은 나이에도 6명이나 있는 동생들 뒷바라지를 하느라 아직 결혼도 못한 총각이다

게다가 그가 받는 월급의 대부분을 부모에게 보내고 틈틈이 각종 대회에 참여해서 받은 상금마저도 보내버리고 자신을 위해선 새 제복조차 마련하지않아 겉으로 보이는 초라한 외관때문에 모르는 사람들로부터 은근히 업신여김을 당하고 있지만 자신은 자신의 임무에 만족하고 있는 느긋하면서도 긍정적인 마인드의 소유자이기도 하다.물론 그의 느긋한 성품과 볼품없는 옷차림이 오히려 경계심을 거둬 자신도 모르는 새 마음속의 고민같은걸 털어놓게 하는 상담자적 역활을 하는 데 일조를 하고 있기도 해 마을 지주의 딸과도 일명 썸을 타게 하는데 큰 공을 세우기도 한다.

그가 사는 곳인 이곳 로흐두에는 일년내내 별다른 사건같은건 일어나지않아 그저 술주정꾼이나 밀렵꾼으로 인한 작은 소동이나 불평같은걸 해결해주기만 하면되는 곳인데 이곳에 3년전부터 낚시교실을 연 카트라이트 부부

올해에도 그들의 여는 낚시교실에 8명의 참가자가 있었는데 이번에 온 사람들은 처음부터 어딘가 겉도는 느낌이 있었고 그 정점에 자신을 레이디 제인 윈터스라고 칭한 귀족의 미망인이 있었다.

그녀는 모두에게 심술궂은 태도로 일관하며 남을 비꼬기 예사일뿐 아니라 그들의 면전에다 대고 모욕을 주는것도 서슴치않아 참가자 전원에게서 뿐 만 아니라 카트라이트부부에게조차 인심을 잃고만다.

그렇게 모두의 미움을 산 레이디 제인이 물에 빠진채 시체로 발견되고 기대와 달리 그녀는 사고사가 아닌 타살임이 밝혀지면서 조용하던 마을에 온갖 소문이 난무하고 단순히 귀족의 미망인인줄 알았던 레이디 제인이 잡지에 글을 쓰는 사람이자 다른 사람이 숨기고자 하는 비밀을 들춰내 모두에게 까발리고 조롱을 일삼으며 인기를 끌고 있는 칼럼니스트임이 밝혀지면서 살인사건과 무관할것 같던 사람들이 새로운 용의자로 떠오르게 되고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해미시맥베스순경시리즈는 우선 제목에서 이렇게 누가 죽을것인지를 알려준다.

시리즈 첫번째인 `험담꾼의 죽음`은 제목에서 벌써 험담꾼이 죽는다는걸 알려주고 있고 과연 등장인물중 누가 험담꾼인지를 찾으면 되는데 등장하면서부터 모두를 향해 비웃음을 날리고 아무런 말이나 자기마음대로 내뱉고마는 레이디 제인이 나오자마자 아..이 여자가 죽는거구나 하는걸 알수 있을 정도로 스토리 구조자체는 복잡하거나 온갖 함정과 트릭이 숨겨져있거나 하지않는다.

오히려 시골 구석에 살면서도 사람들의 본성이나 인간성에 대한 통찰이 날카로웠던 미스 마플이 등장하는 소설처럼 온갖 트릭과 복잡미묘한 인과관계가 나오지 않지만 그래서 더 사람들의 속성이나 그들이 가진 본성에 가까운 소설이 아닌가 싶다.

점잖은 신사인척 고상한 척하며 여자들에게 접근해서 그녀들의 마음을 빼앗아 맘껏 농락하는 제레미나 그런줄 알면서도 신분상승의 욕구를 충족하고자 모른척 사랑이라는 말로 자신을 포장하는 허세를 부린 앨리스, 미모와 부 모든걸 가졌지만 자신이 가진것때문이 아닌 오롯이 자신만을 사랑하는 사람을 가지지 못한 대프니등등 꼭 이곳 스코틀랜드 시골에서만이 아닌 어디에서도 볼수 있는 유형의 사람을 내세워 그들이 서로에게 하는 대화나 다툼속에서 이야기의 실마리를 풀어가는 편안한 방식을 취하고 있는 해미시 맥베스 순경시리즈는 잔인하거나 무서운 장면이 나오지않아 일단 읽기에 부담이 없고 강력계 형사나 살인사건 전담형사가 아닌 겉보기엔 순박해보이는 해미시 순경을 전면으로 내세워 약간의 실마리를 가지고 쓱싹 단숨에 해결해내는 명탐정이 아닌 실제로 사건해결 방식처럼 여기저기 탐문하고 온갖것에 귀를 기울여 정보를 얻어 누가 왜 그 사람을 죽였는지를 밝혀내는 추론과정을 흥미롭게 그려내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커피 한잔을 얻어먹기 위해 꿋꿋하게 앉아 버티는 약간의 뻔번함도 갖추고 있는 해미시가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이자 마을 지주의 딸인 프리실라에게는 순정적이면서도 신사적인 태도를 보이고 그런 해미시가 편안한데다 마음속으로는 끌리면서도 부모의 반대를 내세워 자신의 속물성을 인정하지않는 프리실라 두사람의 밀고 당기기도 시리즈를 보는 또다른 재미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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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청접대과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52
아리카와 히로 지음, 홍은주 옮김 / 비채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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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지 일단 몸부터 사리고보고 되는것보다 안되는게 더 많은 공무원들을 상대하다보면 그들의 무사안일주의도 짜증나고 무조건 서류로 남겨 뒤탈을 걱정하는 그들의 근무태도에 열받아본 사람이 많을것이다.

그런 공무원들의 태도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어느나라에서도 같은 모양인걸보면 참으로 이상하지않나?

그들 사이엔 우리가 모르는 무슨 메뉴얼이란게 있나보다

아리카와 히로의 이 소설 `현청 접대과`는 제목만 봐서는 무슨 접대를 전문으로 하는 과인가 싶었는데 우리나라와 조금은 다른뜻으로 한자를 사용하는 일본어 그대로 직역하다보니 이렇게 우리가 흔히 사용되는 접대랑 살짝 다른의미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넓은 땅을 가졌지만 온통 산과 강으로 둘러쌓여있어 산을 깍거나 강을 메우지않는 한 도로를 만들고 평평한 땅으로 개발하기 어려운 조건을 가진 고치현은 낙후된 시골의 현이다

그래서 남들이 다 개발이다 발전이다하는 동안 제자리걸음만 하다보니 현의 돈줄은 말라버리고 젊은 사람들이 일할곳조차 변변치않아 일을 찾아 젊은 사람들은 타지로 떠나버려 어느새 활기를 잃어버린 어느 시골도시와 비슷한 모양이 되어버렸다.

돈 나올곳은 점점 더 줄어들어 마침내 위기의식을 느낀 현에서 관광자원을 개발하여 외지인들을 끌어들여 세수도 마련하지는 뜻에서 기존의 관광과에다 따로 새로운 접대과라는 곳을 신설하여 의욕적으로 지역경제활성화를 내세우지만 그들이 마련한 기획이란게 기껏해야 다른 현에서도 다 있는 유명인을 홍보대사로 내세워 자신의 현을 적극 홍보한다는 뻔한 기획이었지만 그들에겐 다행스럽게도 고치현에서 자란 유명인중 작가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시모모토가 그들의 홍보에 관심을 가지고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해오게 되면서 현청접대과에 새로운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변화라는 바람이...

언제나 공무원이라는 자신들의 위치에서 자신들의 시선으로만 바라봤던 그들의 문제를 외부인이자 고치현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 제3자의 시선으로 보면 그들이 얼마나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지 그들의 얼마나 무사안일하고 비능률적인 시스템으로 일하는 지를 접대과의 사람들은 깨닫게 되며서 고치현에도 조금씩 변화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물론 민간의 눈으로 보면 형편없이 느린 발걸음이지만 일개 개인이 하는 것보다 규모면이나 예산면에서 훨씬 더 커 이런 변화를 위해선 역시 민과 관이 힘을 합쳐야한다는 걸 절실히 깨닫게 한다.

일본의 고치현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우리의 현재와 똑같은 모습으로 같은 고민을 하고 있어 그들의 하는 얘기가 더 실감나게 다가온다.

도시로 몰리는 젊은 사람들, 비어버린 농촌,줄어드는 일자리 그로 인해 세수 역시 줄어들고 줄어든 세수를 핑계로 마땅한 대안조차 마련하지 못하는...모든것이 뫼비우스의 띠저첨 탈출구가 없어 보이는 농촌의 문제를 얼마든지 발전할수 있고 공존할수도 있다는 다른 시각으로 바로보고 있는 `현청접대과`는 마음이 따듯해지면서 단순하게 소설로만 그치지않는...의미가 있는 소설이다.

자신들은 매일 봐서 특별하다 여기지않던 자신의 고장이 가진 자원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활용하고 홍보하는 그들의 플랜이 더 이상 꿈같은 이야기도 아닐뿐 더러 우리도 시도해볼만한 것들이 아닌가 생각한다.

좌충우돌하면서 자신들의 고장을 위해 노력하는 현청공무원들의 이야기는 그래서 더 와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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