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마지막은 아닐 거야 - 아파서 더 소중한 사랑 이야기
정도선.박진희 지음 / 마음의숲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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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세이긴 한데, 조금은 다른 여행에세이다. 여행을 떠나는 계기가 특별하기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하고 신혼의 단꿈에 빠져있을 때, 아내는 척추암 판정을 받는다. 아무리 긍정적인 사람도 절망적일 수밖에 없을 그 순간, 그들은 떠나기로한다. 환자복을 입고 입원수속을 밟고 치료를 하는대신 서로의 손을 꼭 붙잡고 세계여행을 떠나는 부부. 그 사람이 되기전에는 알 수없는 그렇지만 분명 결정하기 쉽지는 않았을 법한 선택을 그들을 한다. 자신의 서점을 가지는 게 꿈인 남편과 아이들에게 지식보다 지성을 가르쳐주고싶어 선생님이 된 아내. 그들이 너무 과한 꿈을 꾼건가. 소박한 꿈을 가지고 있는 선량해보이는 두 부부에게 왜 이런 괴로운 일이 찾아왔을까. 책을 읽는내내 속상했다. 그렇지만, 여행을 떠나 만나는 사람들과 어울리고 눈치없이 찾아오는 통증때문에 괴로워하는 아내와 그런 아내를 지켜보는 남편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늘 밝고 긍정적으로 서로를 다독인다. 숭고하 부부의 이야기는 절망 속에 주저앉는대신 희망을 그려볼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간절하고 소중함을 아는 시간이기에 어려움 속에서도 그들은 서로를 향한 믿음과 사랑을 더 굳건히 만들어간다.


여행은 낯선 풍경을 담는 것일 수도 있지만 낯선 곳에서 떨고 있는 내 모습을 인식하고 받아들이고 사랑해주는 과정일지도 모르겠다. (p.158)

아름다운 세상을 보고 느끼며 여행을 시작한지 6개월, 아내의 몸상태는 하루가 다르게 더욱 악화되고 결국 그들은 여행을 끝마치고 돌아오지만  절망하지않는다. 다시 기회는 있을테고 이 여행이 마지막은 아닐테니까. 여행에서 돌아와 받은 재검사에서 재발이나 전이는 없어 다행이었지만 수술한 암이 악성으로 바뀌었고 뼈 속의 종양도 악성이 될 확률이 높다는 진단. 골종양은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도 어렵기때문에 더 커지지않기만 바라야한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를 그 진단을 받고 그들은 도시를 벗어나 공기좋고 물좋은 경남 산청으로 귀촌을 하게된다. 좋은 환경에서 편안함 마음을 가지는 것이 좋은 결과를 줄 수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그리고 마지막장을 읽고 덮으면서 계속 마음 속으로 바랐다. 부디 그들에게 더 이상은 아픔도 없기를 행복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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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들어도 좋은 말 - 이석원 이야기 산문집
이석원 지음 / 그책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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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단순해요. 우리 머릿속이 복잡할 뿐이지.


최근 읽었던 <나의 로망 다이어리>를 읽었을 때, 작가가 언급했던 작가이자 가수. 그리고 에세이 중 에서는 꽤 유명하다는 <보통의 존재>

책을 읽기 전 내가 알고있던 작가의 정보는 이러했다. 산문집이라고 분명히 써있는데, 자꾸 읽으면서 갸웃거리게된다. 분명, 책의 주인공과 작가의 이름이 같은거보니 산문이 맞긴한 것 같은데, 소설같은 느낌은 뭘까. 단편모음의 가벼운 에세이 정도를 생각했으나 내용은 단발머리의 홑꺼풀 눈을 좋아하는 이석원이 긴 머리의 쌍커풀을 가진 이혼 소송 중인 여의사 '김정희'와 소개팅을 하게되면서 시작된다. 한 남자의 일기처럼 보이는 글이지만 그 사이에 다른 이야기들도 김치 속 버무리듯이 쏙쏙 들어가있다. 암튼, 주가 되는 이야기는 김정희와의 이야기이지만, 그 안에 김석원 만의 생각이나 글도 있는 특이한 형식의 에세이라고 보면 될 듯하다.


직업이 가수 인 사람이 에세이를 써서 화제가 되는 경우는 있지만, 음악과 별개로 그 글에대해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고 좋아하는 경우는 내가 알기로 사실 많지 않다. 아직 <보통의 존재>는 읽어보지못했지만 일단 책을 읽고 난 후의 느낌은 거창한 소재의 글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읽는 사람을 확 잡아끄는 뭔가는 분명히 있는 것 같다. 짧게 끊어쓰는 각 에피소드를 읽고나면 막장소재도 아니고 특별할 것도 없는데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그런 거. 또 보편적으로 공감할 수있는 문장들이나 노골적이지만 솔직해서 통쾌해지는 그런 문장들도 인상적이었다.  


나는 아프리카 추장 딸(을 비하하고픈 의도는 전혀 없지만)보다도 못한 꼬라지를 하고 나와선 지드래곤의 스타일에 낙제점을 주던 여자애를 본 적이 있으며, 정우성은 키가 커서 그렇지 머리가 큰 편이어서 진정한 미남은 아니라고 주장하는 정우성보다 머리가 네 배는 큰 후배 놈도 알고 있다. 타인과 세상을 향한 잣대만이 한없이 엄격해질 때, 인간은 얼마나 우스워지는가를 생각하면 등골이 다 오싹해지지만 나라고 예외는 아닐 터. (p.117)


풋풋하고 순수한 사랑을 하는 연인이라기에는 세상을 많이 아는 두 남녀(이혼남과 이혼 소송 중인-그리고 소송 후 이혼녀가 된-여자)의 관계는 뭐라고 딱 정의내리기 힘들지만 그렇다고 아주 특이한 관계라고 말할 수도 없다. 묘하게 집중하게 되고 공감도 되는 그런 이야기라 이런 사람들도 있겠다하면서 재밌게 읽었다. 한 권의 책을 읽고 그 작가가 나와 맞다 안맞다를 평가하기는 어렵다. 물론, 한 권으로 '이 작가의 책은 다시 읽을 일 없겠다.' 하는 경우는 왕왕 있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보통의 존재>를 읽어보고 싶었다. 또 언니네 이발관이라는 밴드의 음악도 한 곡정도 들어보고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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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칙한 콘텐츠 인문학 - 신데렐라부터 건담까지, 콘텐츠 속에 감춰진 시대의 욕망 읽기
박규상 지음 / 팜파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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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테있어서 인문학 관련 책은 모 아니면 도다. 유익함은 별개로 재미있거나 재미가 없거나. 지루하고 어렵지만 유익한 책도 분명히 있을테지만, 나는 솔직히 어떤 이해관계에 얽매여있어(예를 들어 시험같은) 꼭 읽어야하는 책이 아니라면 읽다가 지루하거나 재미없으면 중간에 덮기도 잘한다. 그래서 나에게 인문학 관련 책들은 재밌어서 끝까지 읽었거나, 중간에 덮었거나 둘 중 하나다. 도발적인 제목으로 눈을 사로잡고 마지막 단어 인문학에 힘을 주고있는 <발칙한 콘텐츠 인문학> 을 보고 이 책 역시 둘 중 하나겠거니 생각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책은 꽤 재미있다. 콘텐츠와 인문학을 어떻게 풀어가는 과정도, 그 안에서 저자가 독자에게 던지는 메시지도 어렵지않아 누구나 쉽게 읽을 수있다는 점이 책이 큰 장점이라는 생각이든다. 시작하기전에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제목에 있는 '발칙하다'에대해 설명한다. 예전의 '발칙하다'는 하는 짓이나 말이 버릇없고 막되어 괘씸하다는 의미로만 사용되었으나 요즘은 기존 질서에 저항하는 새로운 정신을 뜻하게 되었다고 했다. 이는 책의 제목에있는 '발칙한'이 후자의 뜻임을 말하는 것이고 결국 제목에 저자가 이 책을 통해 말하고 싶은 궁극적인 메시지가 담겨있다. 

책은 흥미롭게도 어린시절 추억 속에 있던 우리들의 동화 속 인물들을 하나 둘 씩 소환한다. 백마탄 왕자부터 신데렐라, 백설공주 등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던 스토리에서 하나씩 의문을 던지고 그 답을 새로운 관점에서 찾아본다. 이 때, 새롭게 보는 관점은 그냥 떠오르는 생각대로 상상하고 이유를 찾는 것이 아니라 그 만화나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졌던 시대적 배경과 히스토리를 근거한다는 점이 이 책의 특별한 점이다. 

한 예로 마녀의 저주로 '잠자는 숲속의 공주'와 그녀를 키스로 깨우는 왕자에대한 이야기다. 알고있고 별 생각없이 지나쳤던 왕자의 행동에 저자는 딴지를 건다. 우리는 흔히 잠이 든 공주를 깨운 왕자를 영웅이라고 생각하지만 스토리를 파악하고 그 시대의 배경에 비추어볼 때, 공주를 깨운 왕자가 더 득이되는 이야기라는 것이다. 그 이유는 원작에서도 그렇지만 마녀의 저주를 받고 물레에 찔려죽는 공주가 안쓰러운 요정은 죽는대신 100년이 지나고 깨어나는 마법을 걸어준다. 그렇기때문에 왕자의 키스로 공주가 깨어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또, 이 시대에는 첫번째 왕자만이 왕국의 왕이되기때문에 그 밑의 왕자들은 아들이 없는 왕국의 공주나 영주들의 눈에 들어 결혼을 했어야했는데 여기서 왕자는 공주의 성과 나라, 백성까지 함께 얻을 수 있으니 더 득이 된다는 논리이다. 

이런 식으로 책에서는 우리가 잘 알고있는 동화 속 인물들과 이야기에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고 그렇게 설정이 된 이유가 무엇인지 살펴보는 과정을 설명하고있다. 그냥 쓰여졌다기보다 누군가의 욕망, 시대적 배경, 사회 통념이 스며들어 만들어진 스토리들을 하나씩 알아가는 과정은 꽤 흥미로웠다. 생각을 넓혀 인문학적 사고를 요하는 요즘 시대에 읽어볼 만한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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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이야기 - 왜 그녀에게 열광하는가?
김재영 지음 / 프리뷰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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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클린턴은 미국의 정치인이지만, 우리나라에도 꽤 유명한 인물이다. 미국의 42대 대통령 빌 클린턴의 부인이자, 인터넷에 흔하게 읽을 수있는 주유소 일화나 퍼스트레이디 출신의 최초 상원의원, 최초 국무장관이라는 타이틀은 그녀를 더 특별하게 기억할 수있게 하는 것 들이다. 사실, 미국의 정치상황 등에 대해서는 모르지만 다음 미국대통령이 될지도 모르는(?) 그녀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책의 저자는 클린턴 대통령 재임시절에 워싱턴 특파원으로 근무하면서 백악관과 미국의 정치에대해 취재하였다는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있다. 그래서 그냥 제 3의 인물이 쓴 책치고는 정치적 상황이나 사건이 이면의 평들이 설득력 있게 느껴졌고 미국의 저자가 쓴 글이 번역되면서 특유의 번역체느낌이 나지않다는 점이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들었다.


<힐러리 이야기>는 평전이기때문에 힐러리는 어떤 부모밑에서 태어나게되고 어떤 가정에서 자라나는지, 그리고 학교에서 어떤 학생이었는지, 태어나 지금의 위치까지 왔는지 아주 자세하게 설명되어있다. 그전까지는 단지 클린턴 대통령의 부인이자 인자하게 손을 흔들며 대통령을 내조하는 것이 영부인의 역할이었다면 남편과 공동으로 정치를 하는 정도였다면 이 책에서는 정치인으로서의 역량에 초점이 맞추어져있다보니 남편이 대통령이었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그녀가 지향하고있는 정책들에대해서도 설명되어있다는 게 좋았다. 남편 클린턴의 재임시절 힐러리는 '힐러리케어'로 불리는 정부주도하는 의료개혁안을 추진한다. 하지만, 국민 의료보험은 사회주의나 공산주의에서 추구하는 제도라고 주장하는 기득권층과 그동안 강력해진 의료보험 회사들의 반대에 부딪치고 미국의사협회의 퍼스트레이디는 국가 공무원이 아니니 정부 비공개 회의에 참가하는 것을 반대하는 소송을 내는 등 여러가지 문제들에의해 실현되지는 못한다.(그러고보면 우리나라는 의료보험제도 자체는 정말 잘 되어있는 듯하다.) 


전체적으로 힐러리의 정치인생에대한 포인트를 장으로 나눠 한권의 책으로 엮은 <힐러리 이야기>는 정치인으로서의 힐러리가 궁금하다면 읽어볼 만 하다. 중간에 부시대통령이나 오바마 등 알고있는 정치인들의 이름도 나오고하다보니 신문기사의 헤드라인으로만 접했던 사건에대해 조금 더 깊이있게 알 수있다는 점도 괜찮았다. 다만, 특파원으로 클린턴 대통령이 재임시절 미국에서 근무했던 저자이지만 어쨌거나 이 책은 다른사람을 조사 및 연구하고 쓴 평전이지 자선전이 아니기때문에 정치적 사건이 아닌 한 인물에대해 깊이있는 내용까지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아쉬움은 있다. 나중에 힐러리의 자서전도 꼭 읽어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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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데이즈 in 헬싱키 도시 여행 테마 가이드 3데이즈 시리즈
모리 유리코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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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인 <카모메의 식당>의 배경이 되었던 헬싱키. 그 영화를 보기전에는 사실, 헬싱키가 어느 나라에 있는 도시인지, 어떤 곳인지조차 잘 몰랐는데, 세련되면서도 소박한 느낌의 오묘한 느낌을 주는 도시라는 것을 영화를 본 후 알게되었다. 후에는 북유럽패션의 본고장이라고 알게되었다. 솔직히, 우리나라에서 유행인 북유럽패션이 뭔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비슷한 무늬에 패턴, 물고기그림(?)같은 걸 말하는 거 같긴한데 그 실체를 확실히 모르겠달까.우리나라에서 유행이었고 현재도 진행 중인 그 북유럽 디자인의 이미지를 좀 더 명확하게 알고싶었던 것이 책을 읽게된 계기 중 하나였다.


처음 봤을 때, 책이라기보다는 잡지부록이나 얇은 가이드북 정도로 보였던 <3 데이즈 in 헬싱키> 는 비교적 얇고, 사이즈는 작지만 헬싱키를 보고, 느끼는데는 부족함은 없다. 또한 테마자체도 확실하다. 북유럽 디자인을 좋아하거나 관심있는 사람들을 위해 디자인을 마음껏 볼 수있는 상점이나 세련된 카페, 앤디크 숍 등이 이 책에서 소개하고있는 주요명소다. 나에게 다른 나라를 소개하는 여행가이드북이란 대부분 그 나라의 옛 문화를 볼 수있는 유적지나 박물관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테마로 여행가이드북을 만들 수도 있구나싶어 꽤 색다른 느낌을 받았다. 북유럽관련 서적들을 써내고 현재도 북유럽 빈티지 잡화점을 운영하고 있는 저자가 그런가. 여행도 그와 관련 된 곳들로 다뤄서 테마만 맞으면 참 좋겠다 싶었다. 그 밖에도 <3 데이즈 in 헬싱키>에는 실용성을 중요시는 핀란드의 디자인, 가볍게 들러 핀란드의 런치를 맛볼 수있는 레스토랑, 빈티한 제품들을 구경할 수있는 벼룩시장을 소개한다. 주로 샵들이지만, 현재 핀란드에서 유행하고 현지인들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담아내고있어 어찌보면 또 다른의미있는 여행이 될 수도있는 것 같다.


그 나라의 역사를 알고, 문화유적지를 둘러보면 사진을 남겨야만 여행은 아니다. 그 나라에서 디자이너들에게 유명한 숍에가는 것도, 세련되지만 맛이 좋아 현지인들도 많이 카페에가서 커피한잔을 하는 것도 다 여행이다. 이 책에서는 그런 젊은감각이 담긴 핀란드의 '현대적인 것'들을 소개하고있다. 헬싱키에서의 3일을 현지인처럼 혹은 알차게 보내고싶다면 추천할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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