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칙한 콘텐츠 인문학 - 신데렐라부터 건담까지, 콘텐츠 속에 감춰진 시대의 욕망 읽기
박규상 지음 / 팜파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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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테있어서 인문학 관련 책은 모 아니면 도다. 유익함은 별개로 재미있거나 재미가 없거나. 지루하고 어렵지만 유익한 책도 분명히 있을테지만, 나는 솔직히 어떤 이해관계에 얽매여있어(예를 들어 시험같은) 꼭 읽어야하는 책이 아니라면 읽다가 지루하거나 재미없으면 중간에 덮기도 잘한다. 그래서 나에게 인문학 관련 책들은 재밌어서 끝까지 읽었거나, 중간에 덮었거나 둘 중 하나다. 도발적인 제목으로 눈을 사로잡고 마지막 단어 인문학에 힘을 주고있는 <발칙한 콘텐츠 인문학> 을 보고 이 책 역시 둘 중 하나겠거니 생각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책은 꽤 재미있다. 콘텐츠와 인문학을 어떻게 풀어가는 과정도, 그 안에서 저자가 독자에게 던지는 메시지도 어렵지않아 누구나 쉽게 읽을 수있다는 점이 책이 큰 장점이라는 생각이든다. 시작하기전에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제목에 있는 '발칙하다'에대해 설명한다. 예전의 '발칙하다'는 하는 짓이나 말이 버릇없고 막되어 괘씸하다는 의미로만 사용되었으나 요즘은 기존 질서에 저항하는 새로운 정신을 뜻하게 되었다고 했다. 이는 책의 제목에있는 '발칙한'이 후자의 뜻임을 말하는 것이고 결국 제목에 저자가 이 책을 통해 말하고 싶은 궁극적인 메시지가 담겨있다. 

책은 흥미롭게도 어린시절 추억 속에 있던 우리들의 동화 속 인물들을 하나 둘 씩 소환한다. 백마탄 왕자부터 신데렐라, 백설공주 등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던 스토리에서 하나씩 의문을 던지고 그 답을 새로운 관점에서 찾아본다. 이 때, 새롭게 보는 관점은 그냥 떠오르는 생각대로 상상하고 이유를 찾는 것이 아니라 그 만화나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졌던 시대적 배경과 히스토리를 근거한다는 점이 이 책의 특별한 점이다. 

한 예로 마녀의 저주로 '잠자는 숲속의 공주'와 그녀를 키스로 깨우는 왕자에대한 이야기다. 알고있고 별 생각없이 지나쳤던 왕자의 행동에 저자는 딴지를 건다. 우리는 흔히 잠이 든 공주를 깨운 왕자를 영웅이라고 생각하지만 스토리를 파악하고 그 시대의 배경에 비추어볼 때, 공주를 깨운 왕자가 더 득이되는 이야기라는 것이다. 그 이유는 원작에서도 그렇지만 마녀의 저주를 받고 물레에 찔려죽는 공주가 안쓰러운 요정은 죽는대신 100년이 지나고 깨어나는 마법을 걸어준다. 그렇기때문에 왕자의 키스로 공주가 깨어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또, 이 시대에는 첫번째 왕자만이 왕국의 왕이되기때문에 그 밑의 왕자들은 아들이 없는 왕국의 공주나 영주들의 눈에 들어 결혼을 했어야했는데 여기서 왕자는 공주의 성과 나라, 백성까지 함께 얻을 수 있으니 더 득이 된다는 논리이다. 

이런 식으로 책에서는 우리가 잘 알고있는 동화 속 인물들과 이야기에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고 그렇게 설정이 된 이유가 무엇인지 살펴보는 과정을 설명하고있다. 그냥 쓰여졌다기보다 누군가의 욕망, 시대적 배경, 사회 통념이 스며들어 만들어진 스토리들을 하나씩 알아가는 과정은 꽤 흥미로웠다. 생각을 넓혀 인문학적 사고를 요하는 요즘 시대에 읽어볼 만한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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