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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 있는 나날 민음사 모던 클래식 34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송은경 옮김 / 민음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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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저녁은 하루 중에 가장좋은 때다‘

‘남아있는 나날‘ 의 인물 ‘스티븐스‘를 따라다니며
그와 함께한 6일간의 여행
과거를 회상하며 자신의 삶에 대해 말할때
느꼈던 공통된 감정들...

주체성도 자아도 없는
무조건적 헌신, 충직한 집사로서의 삶
위대한 신사를 섬기는 일이 위대한 집사,
ㅈ 착각속에 사는
그의 답답함에 찌질함에 실없이 웃음이 새고
‘위대한 집사‘로 살기 위해 행한
그의 충직함이라는 책임감을 보며 참 많은 생각을 하기도~~

책의 마지막에 나오는 노인의 말처럼
‘‘저녁은 하루 중에 가장 좋은 때요.‘‘

스티븐스가 인생의 황혼 녘에 비로소 얻은 깨달음이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에겐 ‘지금‘이 가장 좋은 때 ‘저녁‘이지 않을까?
지나치게 무거울 필요도 지나치게 가벼울 필요도 없는데 ...
무언가에 집착하여
가장중요한게 무언지 ‘나‘를
알지 못한채 살아 간다는 것은
‘남아 있는 나날‘ 의 스티븐스가
곧 나일지도...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남아있는 나날은
아직은 무궁무진한 일로
조금 덜 지루하게 조금 더 즐겁게 시간을
즐길줄 아는 사람으로 사는 것

오늘도 수고 했다.
이젠 발 뻗고 푹 자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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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욱의 고고학 여행 - 미지의 땅에서 들려오는 삶에 대한 울림
강인욱 지음 / 흐름출판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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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강인욱의 고고학 여행/ 강인욱

''이어져야 하는 건 이어져야 할 이유가 있다.''

고고학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
'모험'
고대 사람의 흔적을 찾아 떠난다는 것은 조금은 막막한 여행일지도 모른다.
실낱같은 단서로 탐정처럼 사건의 전모를 파악하고 증거 속에서 과거 사람들의 죽음과 삶을 밝혀 낸다는 것인데 이는 어찌보면 예측불허의 막연함을 안고 떠난 여행이기도 하지만 짜릿한 모험을 주기 때문이다.

책을 시작하며 강인욱박사는 영화나 매체를 통한 우리의 고고학에 대한 판타지적 요소에 대해 현실적으로 일깨워준다.
우리 기대와는 달리 현실 속 고고학은 흙먼지 자욱한 아주 열악한 환경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의 연속이며,실제 고고학 발굴 과정은 긴 시간을 공들여 끈기 있게 유물을 관찰하는 과정이다.

이 책은 고고학이 막연하게 과거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와 이어질 수 있는 것을 상기시킨다.
우리는 태어남과 동시에 죽음을 향해가는 시한부 인생, 죽음의 공포를 늘 지니고 살아가고 있다.
고고학자들이 주로 발굴하는 무덤은 고대 사람들의 흔적과 죽음에서 그들의 삶을 살필 수 있지만,
무엇보다 이 세상을 떠나는 사람에게 보내는 남은 자들의 슬픔과 애틋한 마음이 담겨 있다. 그 마음을 헤아리는 과정에서 고고학은 감동을 준다. 그리고 현재도 미래에도 유물이 주는 스팩타클한 이야기는 이어질 것이다.
토기 한 조각에도 의미를 두고 생명을 불어 넣는 긴 작업의 시간은 21세기를 살고 있는 현대인에게는 매우 지루한 시간일지도 모른다.
많은 것을 소비하고 버리는 현대 물질 문명의 세대가 역사 속으로 들어 갈 때 고고학은 그때도 끊임없이 현재를 살고 있는 시대와 연결고리를 이어 나갈 것이다.
과연,
그 시간에는 무엇이 그들의 호기심을 자극할지 ...의문이긴 하지만 과거와는 달리 많은 기록과 증거를 남기고 있는 지금을 조금은 다른 접근방식으로 연구를 할지도 모르겠다.

영원한 것은 없다고들 말한다.
특히, 음악과 향기는 더 취약하다. 그래서 음악은 고고학이 밝히기 가장 어려운 분야이며 우리는 고대 그들의 생생한 음악을 추측할 뿐이다. 그리고 고고학에서 시간의 무게를 가장 견디지 못하는 것이 색채라고 말한다. 비록, 지금은 빛바랜 유물이지만 그것이 담고 있는 색감에서 우리는 영겹의 시간과 단조롭지만 아름다운 자연을 경험 할 수 있다.
가끔 아이들과 함께 박물관에 가면 투박하고 별 거 없어 보이는 유물을 가볍게 보고 고개만 끄덕거렸던 것 같다. 이제는 유리벽 속의 유물들에 대한 나의 자세가 바뀔 것 같다.
기분좋은 변화, 책의 힘을 느끼는 순간이다.

역사를 말하면서 유물과 유적을 빼놓을 수 없다.
그 유물과 유적지를 해부하며 쌓인 시간의 겹을 하나씩 벗겨내며 의미를 찾아 주는 이들이 고고학자들이다.
고고학과 인류학은 제국주의가 세계 각국을 점령하면서 발달하기 시작한 학문이다.
서구 열강들의 식민지 경쟁과 함께 그들은 식민지의 유물과 보물들을 서로 경쟁하며 자기 나라로 가져 갔다. 우리나라 역시, 가슴 아프게도 서구 열강 세력과 제국주의 일본에 의해 많은 문화재와 유물들이 연구되고 약탈 당했다.
일본의 식민지 야욕과 침략에 목적을 둔 고고학은 유물을 조사하면서 어떻게든 한국은 미개하고 열등한 민족이라는 왜곡된 사실과 함께 억지논리를 만들어 냈다. 이때부터 한국에 대한 일본의 무시는 시작되었을지도 모른다. 가까운 주변국을 침략하고 식민지화 한 일본은 아직까지도 역사왜곡을 일삼으며 끊임없이 주변국과 우리나라에 도발적인 발언을 내뱉는다.
사실을 왜곡하고 거짓으로 뭉친 그들의 사고가 어느새 한쪽으로 치우쳐 극우를 낳고 있다.
현재 얽힌 한일관계가 책을 보며 다시 그 심각성을 일깨워 답답하다.

책에서 강인욱 박사는 말한다.

"우리에게 일본 제국주의의 문화재 침탈과 그 영향은 현재 진행형이다.''
한국의 고고학자들은 일제 강점기 시절의 유물들을 하나씩 다시 정리하고 있다고 한다. 재발굴 과정에서 다시 인식되는 새로운 역사도 끊임없는 검증과 해석으로 변할 것이다.
과거의 진실을 밝혀내는 과정에서 우리는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 고고학에 있어서 과거는 매일 변하는 시간이다. 그래서 고고학이 미래를 지향하는 학문이며 과학 기술의 발전은 고고학을 더욱 진보할 수 있게 만든다. 역사를 대상으로 하는 과학 중 가장 첨단의 기술을 요하는 것이 고고학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고고학은 흙먼지 쌓인 시간 속에서 찾는 미래 지향적인 학문인 것이다. 이 속에서 우리의 미래, 동아시아 미래도 평화적으로 미래 지향적인 곳으로 나아가면 얼마나 좋을까...
안타까운 현실에 희망적인 미래를 생각하며 원망섞인 한숨이 내쉬어진다.

책은 조금은 고리타분할 수 있는 고고학이라는 학문을 그와 함께한 유물을 통해 아주 친근하게 재미나게 적어 나갔다.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아도, 순서를 지키지 않아도 책을 읽어 나가다 보면 흥미를 느낄 것이다. 그리고 그의 성찰과 함께 생각할 수 있는 기회도 덤으로 맛볼 수 있다.

"역사의 진실은 화려한 황금이 아니라 부서진 토기 한 조각에 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은 다 공짜야. 그걸 누릴 줄 알면 부자인 거야.

강인욱 고고학 여행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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