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타나토노트 - 사후 세계를 탐험하며 죽음과 삶을 넘나드는 영계 탐사자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18년 1월
평점 :
품절



우리는 죽음 이후 어디로 가는가?

모든 사람에게 공평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죽음'일 것이다.


얼마 전 개봉한 영화 <신과 함께>는 동양적인, <타나토노트>는 서양적인 관점에서 바라본 '죽음' 이후의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에 대한 인간의 상상력이라는 생각이라고 생각한다. '죽음' 이후에 우리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이것은 인간이 가진 근원적이고 아주 오랜 '인간의 물음'이었다.


현재까지의 인간의 지혜와 지식으로는 알 수 없는 그 '죽음 이 후에 도달하는 곳'에 대해서, 과학과 기술이 발전하였다고하여 우리는 그 곳을 연구하고 여행할 수 있을까? 인간이라면 절대 알 수 없는 이 '사후 세계'에 대한 것은 '문학'과 '예술'에서는 무궁무진한 상상력의 근원이 되는 것 같다.


최근에 한국에서 영화 <신과 함께>가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 작품의 주인공 자홍은 119구조 대원으로 시민을 구하다 사망한 '의인'이다.


그는 사후에 49일동안 9개의 재판을 받게되는데 그 재판에서 죄를 따져 지옥에 남아 벌을 받게될지, 선한 의인으로 판결받아 환생하게 될지 결정된다. 그리고 그 과정을 영화 속에 담았다. 그러나 프랑스 문화를 기반으로한 <타나토노트>는 정반대이다. 죽음에 이르면 육체에서 영혼이 떠올라 영계로 이동하게 되는데 6개의 천계를 지나 마지막 단계에서 천국에 도착하게 된다. 천국에서는 내가 살아온 삶을 점수로 매겨 평가를 받는데 내 삶이 선량하지 못해 기준에 미달하면 '환생'하게 된다. 그런데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재미난 상상력은 다시 환생하게 될 때 나의 점수에 따라 환생할 나의 환경과 지식, 미모, 죽음의 방식까지 모두 정해진다는 것이다.


그 사실이 사람들에게 알려졌을 때,

사람들은 지금처럼 살 수 있을까?


죽음 너머를 엿본 인간 사회는 달라질까?

이 작품 속의 사람들은 사후 세계의 진실을 알고 선행을 하기 시작한다. 이타적인 마음이 아닌 이기적인 마음으로 시작된 선행.


사실 우리 주변에 '죽음'은 늘 가까이에 있다. 그래서 오히려 잊고 싶고, 망각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 미지의 죽음이 두려운 것이다. 동양적인 시선에서 보는 죽음과 서양적 문화에서 보는 죽음에 대해 비교하며 생각하게 되었는데, 정답은 없지만 내가 죽은 후 도착하고 싶은 사모하게 되는 천국은 어디일까. 지치고 고된 생애 끝에 아름다움을 만끽하며 머무르는 천국을 꿈꿔본다.


결론은 착하게 살아야지.. 환생하고싶지 않다.

(참고로 타나토노트 원작 소설과 내용은 동일합니다.)


BOOK. 《만화 타나토노트》

옛날에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죽음을 두려워하였다. 단 한순간도 끊이지 않는 효과음처럼 죽음은 언제나 사람들의 뇌리에서 따나지 않았다.

누구나 온갖 몸짓이 끝나고 나면 자기의 소멸이 찾아오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죽음이 불러일으키는 고뇌 앞에서는 모든 즐거움이 물거품이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당신의 이야기는 무엇입니까 - 베이비부머 세대의 구술생애사를 통해 본 희망의 노년 길 찾기
김찬호.고영직.조주은 지음 / 서해문집 / 201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우리나라의 분위기를 보면, 분열과 갈등의 시기인 것 같다.

특히 정치적인 이슈가 있을 때는 젊은 계층과 기성세대의 갈등이 확연하게 드러나고, 그렇지 않을 때는 남자와 여자, 출생 지역까지 갖가지 다양한 이유로 분열되어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우리 세대는 우리 부모의 세대와의 갈등이 두드러지는데, 우리 부모의 세대 또한 (가끔 이해할 수 없지만) 독특한 특징을 가진 세대라는 생각이 든다.


흔히 우리 부모의 세대는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3년생)라고 불리는데, 우리 엄마, 아빠도 58년생으로 그 격랑 속에 사셨다. 엄마는 이 전에도 종종 가장 산전수전 다 겪은 세대라고 표현하였는데 이 세대는 오랜 역사 속에서 비슷하게 반복되어 온 생애 경로를 이탈한 첫 세대라고 할 수 있다. 젊은 날에는 독재 정권의 탄압에 맞서 민주화를 이뤄냈고, 기성세대의 권위를 부정하며 대중문화 속에 자신들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그려내며 사회를 주도했고, 그러다 보니 학력 자본, 문화 자본, 경제력 등에 있어 그 전 세대의 노인과 확연히 다르다.


정치적인 이슈가 사회적 분위기를 주도할 때는 세대 갈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그것은 우리 부모 세대가 주도권을 가지고 살던 시대는 내가 수고하고 노력하여 우리 가족을 먹여살리던 책임감 강하고 주도적이었던 시대와 달리 요즘의 개인주의적이고 개인의 행복과 개인의 삶이 중요해진 개념과의 마찰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태극기 부대 같은 극단적인 사례를 제외하고) 그들은 자기 가족과 부모를 모시는 것에 헌신하여 살아왔고, 그 수혜를 우리가 받아왔지만 우리의 세대는 또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어서 우리는 독립적이고 개별적인 독립체로 존재하기를 원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들이 가족들에게 희생한 것들을 돌려받을 수 없는 세대가 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우리 부모 세대, 베이비부머 세대는 지금까지 고도 성장기에 맞춰 계속 나아가기만 했을 뿐, 한 번도 자기 삶의 궤적을 짚어 보는 기회를 갖지 못했다. 태어나서 학교에 가고 취업하고 결혼한다는 것이 마치 정해져있는 운명처럼 받아들였고, 아이를 낳으면 다시 학교 보내고 집을 사야 했고, 은퇴 후에는 강제로 사회의 중심에서 떠밀렸다. 바쁘게 살아온 젊은 날에 비하면 시간은 많아졌지만 사회에서 밀려났다는 생각에 서글픔과 분노, 허탈함을 경험하게 된다. 부모 부양과 자식 양육이라는 이중 노동을 하면서도 정작 본인들은 나이가 들면 돌봐 줄 사람이 없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리고 과정 중에서 나는 내 부모의 세대에 대한 생각을 많이하게 되었다. 사실 조금만 깊이있는 대화를 해보면 '가족'에 대한 상처, 특히 무뚝뚝하고 권위적인 아버지에 대한 상처가 없이 자란 아이는 별로 없을 것이다. 우리 아버지들은 가족들 등에 엎고, 조금 더 잘 먹고 조금 더 좋은 집에 가족들과 사는 것만 바라보며 앞만 보고 달려온 피곤한 세대일 것이다. 나는 가끔 일을 하거나 거래처의 사람을 만났을 때 우리 아버지 또래 또는 50대 정도의 분들을 보면 우리 아버지도 저렇게 일하셨겠지? 내가 집에서 보던 모습과 다른 모습으로 사회에서 일했겠지? 우리 아버지의 쏜살같던 삶의 동력은 아마도 '나'였을 것이다.


이 책처럼 ‘당신의 이야기는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은 베이비부머가 50세 이후 겪을 혼란과 방황을 줄일 수 있는 실마리가 된다. 모든 사람들에게는 자신이 주인공인 스토리가 있는데, 돌아볼 겨를 없이 달려온 자신이 스스로 어떤 길을 개척해 걸어왔는지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기억을 재구성하며 스스로가 누구인지 느끼고, 이를 바탕으로 건강한 자아를 유지한 멋진 노년을 꿈꿀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세 명의 베이비부머 세대의 사회학자, 문학평론가, 여성학자와 인터뷰를 통하여 그들의 생애와 삶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그들의 삶은 매우 특별하면서 보편적이고, 진귀한 이야기를 담고있다. 내 아버지의, 내 어머니의 이야기처럼.


‘문래동 홍반장’ 최영식은 시대에 ‘비켜서 있었던 삶’을 반성하며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갈 것을 제안한다. 자신을 둘러싼 관계를 재구성함으로써, 정년 이후 찾아올 시간의 과잉과 관계의 빈곤에서 벗어나 삶의 재구성, 나아가 사회의 재구성을 꾀하는 인생 2막을 이야기한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공동체가 끊임없이 관계 맺으며 더 나은 곳으로 재탄생하기를 꿈꾸는 삶, 젊은 세대가 세상은 살 만하다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의미 있는 모델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는 삶을 본다.


‘봉사의 달인’ 김춘화는 누구의 아내, 누구의 엄마가 아닌 김춘화로 살아왔다. 딸로서, 아내로서, 어머니이자 며느리로서 감내해야 하는 지난한 돌봄 노동과 갱년기까지도 극복할 수 있었던 힘은 봉사다. 봉사를 하며 취득한 전문 자격증은 경제적 의미의 노후 걱정까지 덜어 주었다. 봉사를 통해 지역사회의 다양한 자원들을 자기 것으로, 가족 것으로,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이웃들의 것으로 만들어 내는 능력이다


우리가 대체로 관심없고, 비켜진 세대라고 생각하는 베이비부모 세대의 분들은 이제 제2의 인생을 준비하고 있다. 사실 아직 완전하게 노년이 보장되거나 노년의 할 수 있는 문화가 거의 없지만 이제 그들은 젊은 날 시대를 바꿔왔던 것에 이어 노년기의 문화 또한 그들 스스로 멋지게 꾸려갈 수 있을거라 기대한다. 이들은 이제 노인이라는 이름으로 시대에 비켜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멋진 노년을 준비함으로써 젊은이들에게 진정한 존경과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는 사회의 또 다른 중심 축으로서의 시니어를 꿈꿀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의 첫 번째 시작은 무엇일까?

"당신의 이야기는 무엇입니까?" 비범하고, 특별했으며 고유한 당신의 이야기를 돌아볼 수 있도록.

가족들을 위해 희생하고 힘을 잃은 노년이 아니라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고 자신의 길을 인정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도록 서로의 손을 잡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 세대가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가장 사랑하는 나의 부모 세대이기에 모두가 나의 부모님처럼 기꺼이 응원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게 되었다.


나도 오늘은 물어야겠다.

엄마, 당신의 삶의 이야기는 무엇입니까?

젊은 날 청계천에서 미싱을 돌리며 경제화에 이바지하고, 시부모를 봉양했고 자녀들을 먹이고 입히고 교육시키며 살아온 당신의 삶 덕분에 내가 있다고.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타이베이 키친 - 감성 일러스트 먹방 여행기
김윤주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행은 먹방 아닌가요? #타이베이키친

수년 전 너무 바쁘던 회사 초년생 시절에 여름휴가를 9월로 미뤄놓고 야근하며 보내다가 여행 당일날에서야 타이베이로 여행을 떠난 적이 있다. 사실 나는 비행기표만 끊었을 뿐이고, 약간의 중국어 정도만 가능했는데 생각해보면 지도 하나만 가지고도 그 때는 정말 재밌게 놀았다.


이 때 이 책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타이베이를 잘 즐기고왔지만 한국으로 돌아오는 길, 타이베이에 대해 조금 더 알고 갔더라면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움이 들었다.

(더 많은 것을 먹을 수 있었을텐데ㅋㅋㅋㅋㅋㅋ)


타이베이 여행을 가면 절대 빼놓지 않고 가는 곳이 아마 '스린 야시장'일 것이다. 그 만큼 사람도 매우 많아서 사람에 치일 각오를 하고 가야하는데, 나 또한 줄이 너무 길지 않은 메뉴만 적당히 줄서서 먹었기때문에 사실 저 많은 메뉴들 중에는 당시에는 '찌파이'만 먹어봤다.


개인적으로 내가 맛있다고 생각했던 두 가지 음식이 있었는데, 하나는 <관차이반>이라는 두툼한 식빵 속을 파내 그 안에 채소나 새우를 넣어 파는 튀긴 음식으로 (튀기면 신발도 맛있다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이 음식이 가장 기억에 남는 맛있는 음식이었다.


그리고 또 기억에 남는 하나는, 오랜 고민과 친구의 반대 끝에 도전해보지 못하고 돌아온 이름부터 유명한 <취두부> 그래도 언제 먹어보나 싶어서 고민 정말 많이했는데 정말 냄새가 쉽지 않아 포기했다. 그리고 나는 대만에서 가장 많이 먹은 음식은 버블티와 과일이었다. (참고로 잘려있는 과일에는 설탕이 뿌려있을 수 있으니 생과일을 사는 게 좋아요!)


내 친구의 지론에 의하면, 하루에 버블티 10잔은 마셔야한다는 것이었는데, 그 당시에는 한국에 버블티가 막 들어온 때여서 타이베이에서 꼭 먹어봐야할 메뉴 중 하나였다. 이 책에는 각종 타이베이에서 꼭 먹어야하는 음식,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음식, 디저트 음식 등 다양한 카테고리로 나누어 맛집을 소개해주는데 나는 밥 보다는 면여서 개인적으로 생각나는 면 요리들이 있다.


책에 소개된 것처럼 땅콩비빔면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로 친구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이야기하는 메뉴는 <곱창국수> 어떤 시장 가운데 줄서서 받은 다음 자리도 없어서 서서 후루룩 먹었던 게 기억이 나는데 아직도 판다면, 꼭 드셔보세요! (맛있다기보다 신기한 맛?)


나는 당시에 준비를 거의 안하고 간 상태여서 설렁설렁 즐기고 왔지만, 그래도 즐거웠던 기억으로 남아있는데 <타이베이 키친>같은 책을 가지고 갔더라면 더 알찬 여행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여행책 보는 것을 좋아해서 자주 보는데, 특히 이 책 안에는 일러스트가 먹음직스럽게 그려져있어서 나도 모르게 비행기 티켓을 알아보고 있다는...관광지와 맛집 지도가 포함되어있어 이 책 한권이면 적어도 맛집투어는 완벽할 것 같다.


어차피 여행은 먹방 아닌가요?!ㅋㅋㅋ

아, 다시 가고싶다. 비행기 가격을 검색 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부드러운 양상추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렸을 때, 거뭇거뭇하고 묵직한 프라이팬에 기름을 둘러 계란 프라이를 멋지게 구웠었다. 노릇노릇한 테두리는 프릴이나 레이스처럼 물결치고, 흰자는 올록볼록해도 노른자는 적당히 익은 계란 프라이. 접시에 옮길 때면 노른자가 터지지 않을까 조마조마했는데, 아무리 조마조마해도 옮길 수밖에 없었다. 


_ 프라이팬과 계란 프라이 중에서





에쿠니 가오리의 <부드러운 양상추>를 읽으면서 나에게 추억이 담긴 소중한 음식은 무엇일까 생각했다. 너무 흔한 메뉴지만 나는 '계란 프라이'에 대해 생각했다. 어릴 적 학교에서 친구들과 나누어먹던 도시락. 점심 시간에 친구들과 도시락을 먹다보면 맛있는 반찬은 게눈 감추듯 사라지고 이내 풀데기랑 김치만 남곤했다.


나는 어릴 적부터 편식이 심해서 좋아하는 반찬이 없으면 밥을 먹지 않았는데, 엄마는 내 식상을 잘 알아서 도시락 밥 사이에 항상 계란 후라이를 넣어주셨다. 밥과 밥 사이에 넣은 계란 후라이는 그 누구도 뺏어먹을 수 없는 나만의 숨은 반찬이었다. 밥을 반 정도 먹고나면 살포시 드러나는 계란 후라이


나에게는 그게 엄마의 사랑이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그 소중했던 기억이 떠올라서 행복했다.


BOOK. 《부드러운 양상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강아지 - 낭소의 몽글몽글 그림에세이
낭소 지음 / arte(아르테) / 2017년 12월
평점 :
품절



언제든 힘들 때 꺼내어보고 위로가 되는 책


나도 어릴 적에 강아지를 키운 적이 있었다고 한다. 너무 어린 시절이라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가끔 꺼내보는 앨범 속 사진에는 내가 아주 커다란 개 위에 타고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다. 아주 어린 시절에는 내가 '개'를 참 좋아했나보다. 내 몸집보다 더 커다란 강아지 위에서 그렇게 행복하게 웃을 수 있다니.


어느 날, 그 개는 우리 집에서 사라졌고 그 이후 아주 오랜시간 동안 나는 '동물'을 싫어하는 사람으로 살았다. 아니 내가 동물을 싫어하는 줄 알았다. 성인이 되어 들은 이야기로는 내가 그 개를 참 좋아했는데, 어느 날 할아버지가 잡아먹었다고 한다. (그래놓고 도망갔다고 그랬어...ㅠㅠ)


한 동안 그 개를 찾다가 그 후에는 감쪽같이 잊고 살았다. 어쩌면 마음을 주었던 상실감이 아니었을까. 어떤 개를 보아도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그리고 간간히 그 사진이 떠오른다.


그 작은 아기였을 때

내가 주었던 마음은 무엇이었을까.


이 책을 보았을 때도 그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언제나 함께있고, 언제나 안아주는 나의 친구가 내 곁에 여전히 있다면 나는 어떤 마음일까. 조건도 없고, 제한도 없이 그저 나라는 이유로 마음을 주는 존재가 세상에 단 하나라도 있다는 것은 축복이고 선물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면 우리의 선물은 도처에 있다. 성인이 되어서 유독 더 그런 존재가 필요하다. 유독 지치는 어떤 날, 그 에세이의 그림처럼 나를 포근히 안아주고 토닥여주는 너가 있다면 나는 무조건 힘이 날 것 같아.


작가의 마음이 어떤 누군가에게도 전해지기를.

그리고 그림의 장면장면만 넘겨봐도 위로가 되는 책이 있어서 고마운 마음의 독자가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