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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산타 ㅣ 물구나무 세상보기
김명석 지음 / 어린이작가정신 / 2019년 12월
평점 :
블랙 산타 / 김명석 / 어린이작가정신 / 2019.12.20 / 물구나무 세상보기
책을 읽기 전
표지를 보면서 '와~ 공들인 그림이다'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지요.
그런데 본문의 그림 형식이 '김명석 작가님이랑 비슷한데....'
작가를 확인해 보니 아하! 김명석 작가님의 신간이네요.
줄거리
아이는 아무리 북적이는 거리를 걸어도 혼자 남겨진 듯 외로웠단다.
오늘따라 집에 가는 길은 또 어찌나 멀게 느껴졌는지!
집안에 들어서도 아이를 반겨 주는 가족도, 마음이 담긴 선물도 없으니 말이야.
"세상엔 산타 같은 건 없나 봐."
아이는 산타가 되기로 했단다. 선물을 몰래 주고 떠나는 산타가 아니라,
어둠 속 그림자처럼 슬쩍 숨어들어 선물을 가져가는 블랙 산타 말이야.
"선물이 아직 부족한가 봐."
선물이 그득하게 쌓였는데도 블랙 산타는 눈곱만큼도 즐겁지 않았거든.
블랙 산타는 좀 더 빨리, 좀 더 많이 선물을 챙겨야겠다고 생각했단다.
이 밤이 지나기 전에.....
"산타 아저씨, 여기 선물 떨어졌어요."
뭐가 어디에서부터 잘못된 걸까요?
책을 읽고
가느다란 연필 선이었어요.
작가님은 판화 기법으로 기존 그림책을 보여주셨는데, 표현 기법이 바뀌었어요.
블랙 산타라는 이름과는 달리 산타는 강렬한 빨간색 옷을 입어 배경과 반대로 눈에 들어오고
블링블링 화련한 색깔의 크리마스 이브의 세상은 어둠이 느껴지는 잿빛이네요.
아마도 혼자 지내는 블랙 산타 눈에는 크리스마스의 느낌이 외로웠기 때문이겠지요.
가족도, 친구도, 아무도 없는 주인공의 모습은 다름 아닌 두꺼비의 모습이네요.
자신의 외로움을 터트려 다른 이의 행복을 앗아 오는 행동을 하는 것을 보며
얄밉다는 생각보다는 안타깝고 안쓰러워지네요.
다른 이의 행복을 앗아도 블랙 산타가 자신의 헛헛함을 채울 수 없어요.
삶이 외로울 때 감정은 무엇으로 채우는 것이 아니라 조절이 필요한 것 같아요.
내 감정의 조절을 위해 스스로가 일어서야 하는 용기가 필요해요.
누군가에게 손길을 내밀고, 그 손길을 받아들이는 그런 일들이지요.
누군가의 따스한 손길이나 말 한마디가 변화의 촉매제가 되는 것 같아요.
블랙 산타의 모습은 완벽해요.
짝짝이 신발, 누덕누덕 기원 입은 옷, 허리에 온갖 열쇠 벨트, 램프와 밧줄까지....
커다란 눈으로 선물을 찾고, 다리를 높은 담을 훌쩍 넘어 몰래 집안으로 들어가
기다란 혀로 선물을 놓치지 않고 슬쩍 가져올 신체적 조건과 도구를 갖추고 있네요.
하지만 마지막 장면의 블랙 산타의 모습에 저는 씁쓸하지만 블랙 산타는 행복해 보이네요.
▲면지의 앞과 뒤를 연결하면 블랙 산타가 어떻게 선물을 가져오는지 알 수 있어요.
- 물구나무 세상보기 시리즈 -
엉터리 집배원 / 장세현 / 2016.03.15
마음을 담는 그릇 / 정찬주 글 / 정윤정 그림 / 2016.04.25
노인과 소년 / 박완서 글 / 김명석 그림 / 2017.01.20
바보 동자 / 정찬주 글 / 정윤경 그림 / 2017.04.25
릴리의 눈물 이야기 / 나탈리 포르티에 / 이정주 역 / 2019.08.25
벽 속에 사는 아이 / 아네스 드 레스트라드 글 / 세바스티앙 슈브레 그림 / 이정주 역 / 2019.10.15
'물구나무 세상보기' 시리즈
'물구나무 세상보기'는 자기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고,
자의식과 논리력이 발달하며 감정 또한 점차 성숙해지는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 시리즈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능동적으로 책을 읽고 열린 마음으로 책 속 세상을 자신의 관점으로 돌아볼 수 있는 안목을
기를 수 있도록 우리 작가들의 풍부한 감성이 담긴 이야기와 빼어난 삽화로 작품을 구성했습니다.
물구나무를 서며 노는 듯이 쉽게 보다 넓은 시각과 열린 마음을 가질 수 있게 해 줄 것입니다.
- 출판사 어린이 작가정신의 책소개 내용 중 -
<엉터리 집배원>을 우연히 만나고 너무 좋아서 얼마나 흥분했는지 몰라요.
특히 표지에 구도가 너무 좋아서 지인들에게 강요 아닌 강요를 했던 책이었어요.
아~ 이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이었네요. 다른 책들도 들여다보아야겠어요.
- 김명석 작가님의 그림책 -
<빨간 등대>를 출간되어서 바로 만났어요. 빨간 등대에 대한 아이와의 추억도 있어서 좋아해요.
좋아하는 책이라 소중히 간직하며 동생에게 빌려주었는데 잊어버렸어요.
그 후로는 만날 수도 없는 책이 되어 버렸어요. ㅠ.ㅠ
작가님의 다른 책들은 모두 소장 중인데... 이럴 수 없는 거죠.
동생이랑 한동안 말도 안 했지요. 가끔 <빨간 등대>를 만날 때마다 마음이 쓰라린 책 중 한 권이네요.
오늘도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