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투자를 위해서는 초기에 들어가야 한다. 투자 대상이 싸고 모든 것이 위축되어 있고 모두가 정신을 차리지 못할 때 투자를 해야 하는 것이다.

일단 물이 들어오면 내가 배를 잘못 대고 있더라도 모든 배는 떠오르기 마련이다.

대박을 터뜨리기 위해서는 절망적인 시기에 투자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본, 지식, 전문적 기술이 합쳐져야 성공한다.

다 떠나서 돈 펑펑 쓰면서 세계 일주나 하고 싶다.


밑줄, 생각

내가 늘 외우는 주문도 그것이다: ˝그래서는 안된다. 절대 솔깃한 내부 정보에 넘어가서는 안된다. 투자에서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자신이 무엇에 투자하는지를 정확히 아는 것이고, 냉정하게 판단하는 것이다. 만약 사과 산지의 사정을 알지 못한다면 절대 사과 사업에 뛰어들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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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 제1회 문학동네신인작가상 수상작, 3판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내 의지와 상관없이 태어나서, 우연 속에 살아가는 인생 속에서 우리가 주체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자살 밖엔 없다, 고 생각된다.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스스로를 파괴할 수 있는 권리는 어디까지 허용되어야 할까. 그래도 제대로 살아가야지라거나, 그래도 살아야지라는 말을 할 수 있는 근거가 있긴 할까.

밑줄, 생각

47쪽
한없이 지루해지고 싶은 세연은 북극점으로 가고 싶은데 이마저 어려운 일이다. 북극점은 항상 움직이기 때문에.

:지금의 삶이 지루해 벗어나고 싶다고 해도 내가 원하는 삶은 항상 다다를 수 없고 계속 벗어나기만 할 뿐이라는 건가.

57쪽
˝북극에서는 아무도 죽지 않는다죠? 난 북극에 다녀온 사람을 알아요. 그 여자는 젊은 시절에 남편과 함께 북극해를 경유하는 유람선을 탔었는데 그만 배가 좌초하면서 남편이 바다로 떨어졌죠. 남편을 잃은 그녀는 집으로 돌아왔다가 육십 대에 다시 북극해로 향하는 유람선을 탔답니다. 남편과의 추억을 회상하려고 했던 거겠죠. 그녀는 갑판에 올라 바다를 바라보다가 멀리서 떠내려오는 유빙을 보았죠. 그 유빙 위에는 그녀의 남편이 있었죠. 가까이 다가온 유빙을 보고 그녀는 바다로 뛰어들었답니다.˝
˝왜요?˝
˝남편은 이십 대의 모습 그대로 얼어 있었거든요. 자신은 할머니가 되어 있고.˝

: 뱀파이어, 드라큘라의 사랑은 어떠할까. 이 상황과는 반대로 자신이 늙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의 나이 들고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 있을 수밖에 없는.

64쪽
그들은 기억의 불멸을 꾀하느라 생생한 현재를 희생한다. 처량하지만 인간의 숙명이다.

74쪽
하지만 그건 멍청한 질문이야. 자신이 사는 곳을 멋지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어.

101쪽
생물이 화려한 색을 가지고 있을 때는 크게 두 가지 경우야. 누군가를 유혹해야 하거나 아니면 자신을 적으로부터 보호해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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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한강 지음 / 창비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맨부커상 이전의 채식주의자와 이후의 채식주의자는 무슨 차이가 있을까. 한 작가가 자의적으로 배열한 단어의 집합인 소설에 우위를 무슨 식으로 세울 수 있을까. 다가오는 것들이라는 영화를 보면 책에 대한 외부 편견을 없애고 책 자체에 대한 내용을 강조하기 위해 저자를 가리는 시도를 한다. 그래야 하지 않나 싶다. 예술은. 주인공을 가려놔야 그 진가를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단어와 단어, 문장과 문장의 나열만으로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느낌을 만들어내는 것은 정말 신기하다. 소설이 상징으로 가득해서 그런 건지 시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즉, 무슨 말인지 이해 못하겠다는 소리.

남성이 여성에 대해, 여성이 남성에 대해 정확한 글을 쓸 수 있을까. 한강과 같이 감수성이 풍부해 보이는 사람이 그냥 일반적인 남자가 살아가는 모습, 생각하는 바, 느끼는 바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까. 그 정도의 감수성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에게는 한심할 정도로 아무 생각 않고 단조로운 느낌만을 가지고 살아갈 텐데.

소설의 배경은 현실적이나 인물들이 비현실적인 것과, 배경은 비현실적이나 인물들은 현실적일 때, 무엇이 판타지 소설인가.

소설은 숨은 그림 찾기인가? 그림을 더 잘 꽁꽁 숨겨놓을수록 좋은 소설인가..?

채식주의자 부분을 다 읽고, 아내의 기괴한 행동이 주는 분위기를 전달받았으나.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다. 세상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다름에 가하는 폭력에 대한 이야기인가? 64쪽 아래에서 ˝....그러면 안돼?˝라고 말하는 것처럼 그러면 안 되는 세상은 없지 않냐는 말을 하고 싶었을까? 채식주의자가 사실 이제는 유난히 다름이라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소수자에 대한 폭력을 이야기하는 건 아닐 거 같고. 그러면 동물보호 운동과 같은 것인가. 육식에 대한 거부? 그것도 아닌데.

아무도 날 도울 수 없어.
아무도 날 살릴 수 없어.
아무도 날 숨 쉬게 할 수 없어.
한강 작가가 노래도 만들고 부른다고 알고 있다. 이 부분은 꼭 노래 가사 같다.

영혜는 무엇이 되고 싶었을까. 끝을 위한 죽음이 아니라 시작을 위한 죽음 같았는데. 죽기 위해 죽는 게 아니라 살기 위해 죽으려는 것 같았는데. 그래서 그렇게 죽어 나무가 되어 무엇을 하려 했을까. 아버지의 폭력에 제 삶으로 저항했던 것일까.

브래지어가 여성에게 얼마만큼의 폭력성을 가하고 있을까.

폭력의 반대에 존재하는 것으로 가정하는 ‘자연‘이 과연 평화, 비폭력과 같은 상징과 어울릴까? 문명화되고 도시화된 삶에서 하루나 이틀 정도 피크닉으로 다녀오는 자연이야 그렇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사실 인간이 문명화되기 전 수십억 년 동안 자연만큼 두렵고 폭력적인 존재는 없었을 것이다. 자연을 평화에 대입시키는 것은 도시에 사는 인간들의 착각일 수 있다.

육식의 폭력성과 채식의 폭력성은 뭐가 그리 다른가. 그럼 이 세상에 육식동물로 태어난 존재는 사할 수 없는 원죄를 가지고 태어나 평생 육식이란 저주에 빠진 거고 초식동물로 태어난 존재는 하나님의 은총에 따라 초식(채식)이라는 영원한 축복을 받고 태어난 건가.

어차피 모든 생명체는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무언가를 먹어야 한다. 우리는 글을 쓰기 이전 선사시대에도 이미 고기를 먹고 있었다. 갑자기 문명화된 인간들이 폭력성을 발휘해 고기를 먹기 시작한 게 아니라. 폭력과 비폭력, 육식과 채식의 대조가 어색하게 느껴진다.
밑줄, 생각

64쪽
나는 저 여자를 모른다,라고 나는 생각했다. 그것은 사실이었다. 거짓말이 아니었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책임의 관성으로, 차마 움직여지지 않는 다리로 나는 그녀에게 다가갔다.

: 한 사람이 정신과 신체로 이루어졌고 다른 한 사람이 그 신체와 정신으로 이루어진 존재를 사랑한다면, 한 사람을 이루는 절반인 정신이 달라지면 그 사람을 그대로 사랑할 수 있을까? 사랑해야 할까? 사랑한다고 해야 할까? 그 사람의 절반은 이미 달라졌는데? 신체도 달라졌고. 사랑은 언제부터 관성이 될까.

111쪽
마치 정상적인 여자 같았다. 아니, 실제로 정상적인 여자야. 그는 생각했다. 미친 건 내 쪽이지.
: 한강 작가가 하고 싶었던 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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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런던의 조선 사람 엿보기 - 1904년 러일전쟁 종군기, 제2판
잭 런던 지음, 윤미기 옮김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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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과 조선에 대해 조금이라도 이해해보려고 노력하지 않는 종군기자 잭 런던의 기록. 당시 조선의 모습이 아름답고 고요하지 않았을 순 있겠지만 그 원인을 알아내려고 하지도 않은채 차별적인 시선으로 일관하는 것은 기자다운 태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조선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알려고 하지도 않았떤 기자의 조선 관찰기라니. ‘야성의 부름‘을 읽은 적이 있고 유명한 작가라고 해서 기대를 하고 책을 펼쳤지만 묘사하고자 하는 대상에 대한 그의 태도는 실망스럽기만하다. 잭 런던은 도대체 욕하는 거 말고 무슨 노력을 다했나. 무얼 보고 와서 뭘 쓴건지. 책을 읽으면서 계속되는 조선인에 대한 모멸적인 평가에 분노하게 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것이 그 당시 조선에 대한 시선이었음을 인식하게 되기도 한다. 러일전쟁을 기록하려던 미국인 기자의 조선에 대한 짧은 에세이로 당시 조선을 바라보는 하나의 시각을 아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이지만 이 기록이 정말 그 시대를 살아가던 조선인들에 대해 온전히 표현했는지는 의문이다.

조선에 대한 기록만큼이나 전쟁을 대하는 태도 역시 실망스러울 뿐이었다. 종군기자의 역할은 단지 전쟁 과정의 사실만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전쟁을 하고 있는 ‘인간‘에 대한 기록을 통해 전쟁의 참혹함을 일반 시민들에게 전달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글에는 전쟁만 있고 사람은 없다. 전략과 기술만 있고 그 안에서 죽어가는 사람은 없다.

55쪽
나는 일본 군대보다 더 질서 정연하고 조용한 군대는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아마 미군 병사들 같았으면 벌써 오래전부터 장난치고 소란을 피웠을 텐데 일본군들은 전혀 소란한 기색 없이 무섭게 진지했다.
그들은 여자들을 건드리지 않았고 돈도 빼앗지 않았으며 물건도 약탈하는 법이 없었따. 일본은 1894년에 얻은 명성, 즉 그들이 가져가는 모든 것을 돈으로 보상해준다는 원칙을 지금도 증명해 보이고 있는 중이었다.

56쪽
헨리 알렌 장군은 다음과 같이 말했었다. ˝일본군 보병은 지구상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 그들은 어디를 가든 명성을 얻을 것이다.˝
그들은 한 사람처럼 움직이는 집단이었다. 그 모든 것의 근본은 사람이었다. 그들은 능률 있게 일했으며, 특히 주목할 것은 한 목표 아래 모두 같이 움직이는 것이었다.

61쪽
조선인들은 이미 그들을 점령해 지금은 주인의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는 그들의 상전인 ‘왜놈‘들의 몸집을 훨씬 능가하는 근육이 발달한 건장한 민족이다. 그러나 조선인들에게는 기개가 없다. 일본인을 훌륭한 군인으로 만들어주는 그러한 맹렬함이 조선인에게는 없다.
조선인의 용모는 섬세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이 빠져 있는데, 그것은 힘이다. 더 씩씩한 인종과 비교해보면 조선인은 매가리가 없고 여성스럽다. 예전에는 용맹을 떨쳤지만 수세기에 걸친 집권층의 부패로 점차 용맹성을 잃어버리게 된 것이다. 실제로 조선인은 의지와 진취성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지구상의 모든 민족 중에서 가장 비능률적인 민족이다. 하지만 딱 한 가지 뛰어난 점이 있는데 그것은 짐을 지는 능력이다. 그들은 짐 끄는 동물처럼 완벽하게 일을 해낸다.

62쪽
조선인은 겁이 무척이나 많다. 행동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게으름을 낳았다고 볼 수 있다.

65쪽
그들은(조선인들은)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고 배우려고도 하지 않으며 관심도 없다.

수세기 동안 조선인들과 조선 정부는 다리를 절어왔으며 우수한마부가 발을들어 편자를고칠 때까지 그렇게 계속해서 다리를 절고 다닐 것이다.

66쪽
백인 여행자가 조선에 체류할 때 겪는일들은 조선에 도착한 처음 몇 주 동안 기분 좋은 것과는 영 거리가 멀다. 만약 그가 예민한 사람이라면 두 가지 강한 욕구 사이에서 씨름하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낼 것이다. 하나는 조선인들을 죽이고 싶은 욕구이고 또 하나는 자살하고 싶은 욕구이다. 개인적으로나라면 첫 번째를 선택했을 것이다.

71쪽
사실 조선같이 위생관념이 형편없는 나라에서한 방울의 식수라도 구할 수있는지 의심스러울 만한데, 작은 헝겊 주머니에 들어 있는 황산 소다를 끓는 물에넣으면 불순물이 제거된다.

87쪽
그들(병사들)에게 천국이란 아마 걸음을 멈추는 것이었으리라.

88쪽
그들(병사들)은 뱃멀미를 하는 사람들처럼 너무나 지쳐 있었다. 빨리 옆으로 비켜 말을 피하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밟히는 것이 그들에게는 더 간단했다.

90쪽
이 사건으로 조선인에게 받은 갖가지 냉대와 무례한 대접에 대한 온갖 괴로움이 조금 가시는 것 같았다. 조선인들은 총을 보자 모여서 수군거리더니 2분 후에 말과 사람들을 편안한 곳으로 안내했다.

: 척왜양이 부르짖던 나라에 군함 끌고 와서 유린하고 불평등조약 맺어서 경제 침탈하는 외부인들에게 친절을 기대했던 것인가. 작가가 제국주의자인지 이 책만으로는 알 수 없지만 침략자들의 무던함이 그대로 드러난다. 당신들은 다른 나라에 침략을 하러 온거라고. 친절과 예식에 맞는 대접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 아닌가. 이 사람이 정말.

91쪽
내가 들어갔을 때 존스와 맥로드는 조선식의 형편없는 방바닥에 다리를 쭉 뻗고 앉아 먹을 것이 들어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자 전날보다 더 간단한 식사가 나왔고 말을 덮어주었던 담요 두 장이 없어진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집주인은 아는 바가 없었다. 수없이 되풀이되는 ‘죄송‘이라는 말 후에야 우리는 그 소식을 알았는데 집주인은 매우 미안해했따.
우리는 목소리를 거칠게 하고 그에 맞는 몸동작을 해 화가 나 있음을 드러냈고, 집주인을 밖으로 내쫓아 도둑맞은 것을 다시 찾아오도록 했다.

: 이런 미친 것들이 있나. 이게 소설이 아니라 에세이라니. 지금 같았으면, 이 글이 책으로 쓰여져 100년 뒤에 읽히는 게 아니라 오늘날 페이스북에 쓰여져 세상의 모든 사람이 읽었다면 당신은 (공평하지 않고 문제가 많은) 마녀사냥에 조리돌림을 당한 뒤에 영영 한국에 발을 붙히지 못했을 것이다. 아니 조금의 양식이 있는 사람에게는 평생 멸시와 비난을 받으며 살아갈 것이다. <야성의 부름>을 읽고 조금의 감명이라도 받았던 것에 화가 난다.
추천사에 쓰여진 근면하고 남을 배려하는 진정한 의미의 선진국이 되자는 것은 그 외국인이 무슨 짓을 하는 놈들이든 상관 없이 예의바르고 잘대해주라는 건가? 총을 들고 방을 내놓으라고 하지 않나 돈도 내지 않고 집을 빌려놓고 담요가 없어졌다고 제 하인 부리듯 다른 사람을 대하는 이런 작자들한테 무슨 친절과 배려를 보이라는 건가. 망할. 이런 사람들은 아마 일본제국 놈들이 조선을 짓밝고 이 땅의 주인 행세를 하던 시기에도 그들이 아무리 주권을 찬탈했다 하더라도 예의를 지키라고, 그렇게 무례하고 근면하지 않으니 나라를 빼앗기는 게 아니냐고 식민지를 정당화 시킬 것이다. 근면과 시간개념은 산업사회에 생겨난 것인데도 농업이 근간인 나라에 와서 저들의 기준을 놓고 멋대로 재단하고, 그런 짓에 장단 맞춰 놀아나고. 100년 전에 나라를 빼앗긴건 아무것도 모르고 수탈당하고 힘겹게 살았던 백성들의 탓이 아니라 세도정치로 수십년 까먹고 삼정의 횡포를 부리고 노소남북으로 나뉘어 발전할 생각은 안하고 관직 매매나 하고 있고, 그래서 또 백성들을 수탈했던 대가리에 있던 놈들 때문이다. 나라를 빼앗긴 잘못을 백성들에게 넘기지 마라. 지금도 말이다.

104쪽
그들 극소수는 동얀인의 사고에 대처하는 지혜가 있었던 것이 틀림없다.

: 이런 미친 작자가 있나. 온갖 안좋은 건 그냥 다 동양의 것이고 조선의 것이구나.

107쪽
그가 진정한 아시아의 후손이라면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당연히 애매하게 넘어가야 하는 것이다.
: 계속 이러는구나.

108쪽
˝10리만 더 가시오. 그러면 마구간이 있을 것이오.˝ ˝10리를 더 가시오˝란 말은 던에게 새빨간 거짓말로 들렸다. 그 즉시 던은 화가 난 들소로 변했다. 그는 가장 가까운 울타리로 돌진해 눈 깜짝할 사이에 집 안으로 들어가 마구간으로 향했다.

: 빡침의 연속이구나.

109쪽
˝Paw-ree auso!˝

: 보리 아우소! 라고 말하는 게 보리를 구해 오시오!라고 생각했던 작자들이 조선에 대해 무얼 제대로 이해하고 알고 있었겠나.

우리는 문을 강제로 열고 주인을 밖으로 내쫓은 다음 집 안을 살펴보았다.

: 반성적 태도가 전혀 없이 이런 내용을 그대로 글로 남기는 작자는 이게 옳은 행동이라고, 옳은 행동은 아니더라도 크게 문제가 없는 행동이라고 생각을 했을텐데. 이렇게 무례하고 폭력적일수가. 추천사에서 외국인들이 본 조선의 모습을 보고 이를 반성하고 더 나은 나라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했는데 이건 말이 안된다. 이건 우리가 읽고 반성할만한 사료가 아니다. 이건 미국인들에게 읽혀 당신들의 추악함이 이랬었다. 반성해라. 하는 사료로 쓰여야지. 자학적인 사관, 자기 비하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는 건 좌파가 아니라 기회주의자들, 친일파들이다. 노예근성을 가진 건 바로 그들이다. 화가 난다. 정말.

123쪽
조선인의 특성 가운데 비능률적인 점 다음으로 꼽을 수 잇는 것은 호기심이다. 그들은 ‘기웃거리는 것‘을 좋아한다.

: 인간에 대한 이해도 떨어지고 자기 반성도 안되는 작자같으니라고.

124쪽
그들(조선인들)은 내가 나와서 세수하는 것을 보고 놀라 경탄을 금치 않았다. 조선인들은 잘 닦지 않는데, 그 점으로 미루어 그들이 놀라는 이유를 가히 짐작할 만했다.

127쪽
개라는 종족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리의 성격이 압도적이어야 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조선 사람은 아시아 민족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부드러움과 관용이 부족하다. 동물에 대해서는 특히 그렇다. 그들은 개를 먹는다. 배고파서 먹는 것이 아니라 위장을 즐겁게 하기 위해, 즉 별미로 먹는다.

: 책을 찢어버리고 싶다.

129쪽
그 남자와 아이는 마치 목숨을 위협받기라도 한 것처럼 울부짖었다. 그 남자와 아이는 마치 목숨을 위협받기라도 한 것처럼 울부짖었다. 그 남자는 흐느끼면서 자신은 남에게 어떤 해도 끼칠 사람이 아니며, 돈도 없고 가진 것도 없는 불쌍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의 눈물과 흐느낌은 그가 카메라의 렌즈를 쳐다보도록 몸을 돌리게 했을 때 절정에 달했는데, 왜냐하면 그는 번쩍이는 카메라가 자신의 목숨을 빼앗아 갈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 이런 짓거리를 하며 조선 땅을 돌아다닌 거냐. 이 망할.

131쪽
통치 말기에 나폴레옹은 강제로 징집해온 신병들에 대해 이렇게 불평했다. ˝그들은 그들의 시체로 나의 길을 막고 있다.˝

: ......

132쪽
예전에는 전사가 섭취하는 영양분에 따라 그의 몸 안에서 사람을 죽이는 힘이 생성되었다.

133쪽
그러나 오늘날에는 사람을 죽이는 에너지가 커다란 공장 안에서 화학자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으며, 병사들이 직접 그것을 몸에 지니고 다녀야 한다.

139쪽
인간과 동물의 가장 커다란 차이점은 인간에게는 민족주의가 있다는 것이다. 인간의 전쟁과 동물의 싸움 간에 다른 점은 생존이다. 즉, 인간의 전쟁의 경우에는 죽이는 기계가 있고 고치는 의사가 있다는 것이다. 목적은 같다. 죽이는 것, 빨리 죽이는 것, 되도록 많이 죽이는 것이다.

144쪽
귀족이면서 도둑놈이다. 양반들은 모두가 도둑이었다.

154쪽
나도 알고 있었고 만영이도 알고 있었고 박순성도 알고 있었고 우리 모두가 알고 있었고 다른 사람 모두가 알고 있었듯이 박순성은 절대로 돈을 안 돌려줄 것이었다.

167쪽
원거리 전투는 정말 매우 볼만한 것이다. 그것은 인간이 그들의 타고난 한계를 넘어섬으로써 이룩한 진보와 공중을 가로지르는 발사체에서 얻어낸 지식의 훌륭한 실례다.

: 잭 런던은 전쟁을 기록하는, 그것을 실제로 목격하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전쟁의 비극, 아이러니, 위정자들에 대한 분노는 없고 조선인들에 대한 분노, 전쟁의 위대함 따위나 이야기 하고 있으니. 인간에 대한 관심이 없는 사람이 싸지르는 글은 얼마나 폭력적인가.

168쪽
문명의 승리는 카인이 더 이상 사람을 죽이지 않는다는 데 있지 않고, 사람을 죽이는 방법을 연구하느라 몇 날 밤을 지새워야만 하는 사실에 있는 것 같다.

173족
전쟁 무기가 실제로 완전해진다면 더 이상 살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182쪽
지구 멸망론만이 일본인들을 멈출 수 있다. 애국은 그들의 신앙이어서 다른 민족이 신을 위해 죽듯이 그들은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

: 일본인들이 신앙으로 만든 <국체>의 모습은 이렇게 다른 문화권에서 온 사람에게까지 느껴졌나 보다.

185족
그러나 일본인은 아시아 인종이다. 그리고 아시아인은 우리만큼 생명에 커다란 비중을 두지 않는다. 일본 장교들은 승리를 얻기 위해 치른 대가에 관해 언론이나 국민으로부터 받을 질책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반면에 언론과 국민은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승리를, 아니 멋진 승리를 요구한다.

: 유럽인종들은 생명에 커다란 비중을 두어서 1차 대전에서 4,000만 명의 사상자를 내고 2차 대전에서는 7,000천만 명이 넘는 사망자를 냈나.

193쪽
빛이 번쩍이고 나서 소리가 들리는 시간의 차이를 재어보니 12초였다. 이론에 의하면 소리는 1초에 340미터를 이동하므로 대포의 위치는 4,080미터 떨어진 곳에 있었다.

211쪽
일본군에게 기자는 불청객인 동시에 주빈이라는 비정상적인 존재다.

: 전쟁은 정치의 극단인만큼 그곳에도 기자가 필요한가보다.

212쪽
일본군은 총격전이 있을 것 같으면 기자들에게 전갈을 보내오는데, 지정된 장소로 모이면 그곳에서 홍보장교의 설명을 듣게 될 것이라고 통보한다.

: 사람이 죽어가는 현장을 보며 홍보장교가 설명한다라. 죽어가는 사람들의 이름은 무엇인지, 그들은 어떻게 살아왔으며 그들의 가족이 얼마나 그들을 그리워하고 있는지 따위에 대해서 설명하진 않을 텐데. 죽어가는 사람들을 보며 뭘 설명한다는 건가. 참.

217쪽
나는 많은 것을 체험하려고 이 전쟁에 참가했다. 그러나 내가 체험한 것은 분노와 불쾌감뿐이었다.

: 작가가 체험한 분노와 불쾌감이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베여있다. 읽는 사람도 불쾌할 정도로.

221쪽
일본인은 어떤 때는 철학을 논하다가 금방 진흙놀이를 하는 변덕스러운 아이와도 같다. 어느 순간에는 서양의 지혜를 가지고 행동하다가 그다음에는 동양의 유치함으로 행동하는 것이다.

: 나는 많은 것을 보고 느끼려고 이 책을 읽었다. 그러나 내가 체험한 것은 분노와 불쾌감뿐이었다.

223쪽
일본인들은 기자들의 세계라든가 사고방식, 즉 백인의 사고방식을 이해할 수 없었다. 일본인들은 호전적인 인종에 해당한다.

: 미국인들은 전쟁의 세계라든가 사고방식, 즉 동양인의 사고방식을 이해할 수 없었다. 미국인들은 위선적인 인종에 해당한다.
어떤 문장이 사실인가. 사실은 없다. 둘 다 편견이며 분노의 표실일 뿐이다.

224쪽
사실상 이런 차별(신분적 차별)은 아직도 존재했다.

: 1964년에야 공민법을 통과시킨 미국의 국민이 할 말은 아닌 거 같다.

만일 러시아에 혁명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그리고 열강들이 개입하지 않았더라면 과연 일본이 승리할 수 있었을까? 현대전에서 승패를 결정짓는 것은 전탱터에서의 영웅주의가 아니고 경제정책이다.

226쪽
오늘날 전쟁은 인간사의 마지막 심판대이며 또한 국민성을 최후로 시험하는 관문이다. 이 시험에서 조선 백성은 실패했다.

: 그가 말하는 국민성이 폭력성과 인간성 상실과 같은 의미라면 전쟁은 국민성의 심판대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게 과연 국민성일까. 건국부터 패도보다는 왕도를 우선시했던 국가의 말로가 식민지로 끝나버린 것이 안타깝기는 하지만 패도를 추구하지 않았던 것이 실패라고 할 수 있을까.

228쪽
그들(조선인들)의 체격은 훌륭하다. 깡마르고 근육이 단단하다. 하지만 그들은 우연히 자기 나라에 들어오는 외국인에게 반항하지도 않은채 두들겨 맞거나 가진 걸 전부 빼앗긴다.
나는 말을 타고 압록강의 모래섬들을 지나 이처럼 맥없고 자포자기한 조선을 떠났다.

: 체격이 훌륭하고 근육이 단단했던 아메리카 선주민들을 두들겨 패고 몰살하고 가진 걸 모두 빼앗아 자기네들의 나라를 세운 미국인들이 보기엔 조용한 아침의 나라가 패배주의로 물들어있어 다른 나라에 먹혀도 싸다고 느껴졌나 보다.

231쪽
조선인은 비능률적인 타입의 전형이다. 반면 중국인은 근면한 민족의 전형이다.

: 이 시대에 한국인과 중국인에 대한 평가가 (그것이 옳든 그르든) 어떠한지를 보면 이러한 국민성 평가는 의미가 없는 것 같다.

중국인에게 자유는 고통을 주는 방법의 통로라고 요약할 수 있다. 땅을 경자가고 원시적인 기구로 한없이 일하는 것이 그들이 인생에 요구하는 것의 전부다. 일이야말로 그들이 가장 간절하게 바라는 것이고, 그들은 어느 누구를 위해서든지 어떤 것을 막론하고 일을 할 것이다.

: 이제 정말로 확실하게 마음이 정해졌다. 나는 잭 런던이 싫다.
아닌가, 현실을 부정하고 싶은 건가. 모르겠다.

235쪽
그들(중국인과 일본인)은 말은 서로 통하지 않았으나 글은 통했다. 두 나라의 언어는 뿌리가 같았고 몽골에서부터 파생된 것이었다.

: 응? 한자가 몽골에서 파생됐다고? 갑골문은 은허에서 나왔는데?

237쪽
서방세계가 위협을 느껴야 하는 대상은 작은 갈색인(일본인)이 아니라 4억 인구의 황색인(중국인)이다.

241쪽
우리(서방세계)의 집단적 모험이나 바다와 육지를 통한 습격 뒤에 탐욕과 폭력이 난무했다 하더라도, 우리가 행한 모든 나쁜 행위 뒤에는 우리의 것인 누가 뭐라 해도 우리만의 것인 정의, 바른 양심, 삶에 대한 책임감, 동정심, 우정, 인간의 정 등이 깔려 있는데 이것은 수학이나 발사술처럼 동양인에게 가르쳐줄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242쪽
우리의 역사에서 굉장한 사실은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종교를 가졌다는 것이다. 우리의 공적이나 실적에 어두운 부분이 있다 하더라도 우리의 역사는 영적인 싸움과 노력의 결과였다. 우리는 무엇보다도 종교적인 민족이며, 그것을 달리 말한다면 우리는 바른길을 찾는 민족이라는 것이다.

: 언제까지 정신적 자위나 하고 있으려나.
나는 우리 역사에서 굉장한 사실은 기독교처럼 배타적이고 공격적으로 이용될 수 있는 종교가 깊게 자리하지 않음이라고 생각한다. 나 이외의 신은 믿지 말고 다른 종교를 믿는 나라는 십자군을 모아서 공격하고 남이 사는 땅을 빼앗아 자신들의 땅으로 만들고 마지막엔 모든 인간을 심판해버리는 그런 종교가 아니라 인과 유, 불, 도가 자리잡은 것이 참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지향하는, 바른 것을 위한 전투로서의 종교 그리고 순수함과 영적인 선에 도달하기 위한 도약과 다툼으로서의 종교가 일본인에게는 생소한 것이었다.

246쪽
우리는 그들에 대해뭘 좀 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건 차라리 아무것도 모르는 것보다 더 심각한 일이다.

249쪽
내가(저자) 애써서 설명하려는 요점은 일본인에 관한 백인의 생각이 대부분 잘못된 것이라는 점이다.

: 그런데도 불구하고 일본인은 어떻고 조선인은 어떻고 중국인은 어떻고 백인은 어떻고 잘도 이야기 하는구나. 우리는 다른 나라, 다른 민족에 대해서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는 자각을 하는데에 왜 그리 오랜 시간을 쏟아부을까. 당장 자신에 대해서 안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으며 나와 함께 평생을 살아온 가족에 대해서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는데. 나와 내 옆에 있는 사람도 파악할 수 없는데 한 민족과 인종에 대해서 도대체 어떻게 이해한다는 것인지 당최 알 수가 없다.

252쪽
중국인과 일본인은 검소하고 일벌레이다.

: 당시 중국인은 4억 명이었고 일본인은 4,500만 명이었다고 한다. 한 개인이 평생 최대한 사교적으로 지낸다고 해도 4억 명과 4,500만 명 규모되는 집단의 성향을 일반화시킬 만큼의 충분한 사람을 만날 수 없을텐데. 자신의 아주 빈약하고 의미없을 정도로 작은 경험으로 일반화를 시도하는 모든 노력은 무의미하지 않는가 생각한다.

253쪽
황인종이의 위협은 도깨비불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러시아인들도 인본인들이 탱크와 화약으로 자신들의 원대한 모험을 박살내고 부푼 꿈의 풍선을 터뜨릴 때까지는 그들을 도꺠비불 정도로 알았을 뿐이다.
한 가지 사실은 확실하다. 만약에 언젠가 우리의 꿈이 갈색 인종과 황색 인종의 꿈과 부딪치거나 또는 우리의 꿈의 풍선이 그들에 의해서 터질 경우, 적어도 한 민족은 놀라지 않을 것인데 그것은 바로 러시아일 것이다. 러시아는 그들의 꿈으로부터 깨어났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는 아직도 꿈을 꾸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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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한정판 더블 커버 에디션)
알랭 드 보통 지음, 김한영 옮김 / 은행나무 / 2016년 8월
평점 :
품절


알랭 드 보통은 어떻게 이리 사람과 사랑, 상황과 감정들에 이리도 공감을 일으키는 이해를 하고 있을 수 있을까. 개인의 개별적인 견해가 아니라 인간이라면 누구나 그렇다는 것을 어찌 구분해낼 수 있을까. 프랑스인의 사랑과 결혼, 관계에 대한민국에 사는 나는 어떻게 이리 공감할 수 있을까. 사람과 사랑이 발현되는 모습은 동서고금이 같이하나 보다. 반짝이는 사랑의 순간이 지난 뒤에도 그 사랑의 이야기를 꾸준히 써가는 모든 이들에게 박수를.

18쪽
보통 우리가 사랑이라 부르는 것은 단지 사랑의 시작이다.

22쪽
그 순간 냉소주의자는 단지 특별히 높은 기준을 가진 이상주의자일 뿐이란 금언이 떠오른다.
: 그렇다 냉소주의자는 상처 받은 이상주의자이다!

24쪽
그는 행여 실언을 하지 않을까 겁이 나 얘깃거리를 찾지 못하지만, 침묵은 우둔하다는 증거로 여겨진다는 걸 알기에 머뭇거림을 계속 방치할 순 없다.

애타게 원하지 않는 사람을 유혹할 땐 그리 불안해하지 않기 마련이니까.

27쪽
사랑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심산할 만큼 감동적인 최초의 순간들에 잠식당하고 기만당해왔다. 우리는 러브스토리들에 너무 이른 결말을 허용해왔다. 우리는 사랑이 어떻게 시작하는지에 대해서는 과하게 많이 알고, 사랑이 어떻게 계속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무모하리만치 아는 게 없는 듯하다.

28쪽
그러나 당연히, 그는 아직 첫걸음도 떼지 못했다. 그와 커스틴은 결혼을 하고, 난관을 겪고, 돈 때문에 자주 걱정하고, 딸과 아들을 차레로 낳고, 한 사람이 바람을 피우고, 권태로운 시간을 보내고, 가끔은 서로 죽이고 싶은 마음이 들고, 몇 번은 자기 자신을 죽이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다. 바로 이것이 진짜 러브스토리다.

30쪽
사랑이란 우리의 약점과 불균형을 바로잡아줄 것 같은 연인의 자질들에 대한 감탄을 의미한다. 사랑은 완벽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사랑을 하면 나와 그녀의 합인 ‘우리‘ 뿐만 아니라 나 스스로도 완벽해지는 느낌을 받나 보다. 나의 부족한 부분을 그녀가 채워주고 내가 가지고 있는 특징은 그녀가 사랑해줘서. 그런데 왜 나의 부족함을 채워주던 그녀/그의 특징이 시간이 지나면 단점으로 바뀌어버릴까. 내가 완벽해진 건 아닐텐데. 시간이 지나 그/그녀와 내가 닮아가서 더이상 서로 단점을 채워주지 못하고 똑같은 특징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병렬해있기 때문일까.

31쪽
그는 자신의 세계들로 그녀의 허기를 채운다.

연인이 위기에 빠져 낙담하거나 어찌할 줄 모르고 우는 모습을 볼 때 우리는 그들이 여러 가지 장점을 갖고 있지만 격원할 만큼 천하무적은 아니라는 사실에 안심하게 된다.

45쪽
그들이 마친 행위를 ‘사랑을 나누다‘라고 칭하는 데 수줍어할 일만도 아니다. 그들은 단지 섹스를 한 것이 아니라, 서로의 감정-인정, 애정, 감사, 내맡김-을 물리적 행위로 옮긴 것이니.

53쪽
낭만적 결합은 당사자들의 배타적 특권으로, 별로 오래되지 않는 날에 당사자 중 하나인 그녀를 매일 밤 목욕을 시켜주었거나 주말에 유모차를 태우고 버흐트 공원에 나가 함께 비둘기에게 모이를 던져줬던 사람마저도 배제하는 것이다.

56쪽
결혼에 대한 그의 확신을 떠받치는 진지한 생각은 사실상 전무하다.

60쪽
혼자서는 삶을 유지할 수 없다는 걸 그때 깨달았다.

61쪽
그는 자신이 함께하기에 어렵지 않은 사람이라 믿기 때문에 자신 있고 확실하게 청혼하지만, 이는 오랫동안 혼자 살아온 정황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교묘한 결과다. 독신 생활에는 정상성에 대한 잘못된 자아상을 지어내는 습성이 있다.

65쪽
결혼 : 자신이 누구인지 또는 상대방이 누구인지를 아직 모르는 두 사람이 상상할 수 없고 조사하기를 애써 생략해버린 미래에 자신을 결박하고서 기대에 부풀어 벌이는 관대하고 무한히 친절한 도박.

73쪽
˝계속 반대하면 정신 나간 거 같겠지만, 난 진심으로 저건 형편없는 선택이 될 거라고 봐.˝

76쪽
˝이걸 어떻게 평생 견디고 살지?˝

‘난 미친 여자와 결혼했어.‘ 택시가 교외의 한적한 도로를 질주하는 동안 라비는 두려움과 자기 연민에 빠져 이렇게 생각한다.

77쪽
가난이나 종족 말살을 겪어보지 않는 두 사람이 그런 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는 것을 그(아프가니스탄 택시 기사)는 어떻게 생각할까?

바다흐샨의 부상당한 아이에게 피를 나눠주거나 칸다하르의 어느 가족에게 물을 날라다 주는 것이 아내에게 몸을 기울이고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보다 훨씬 더 쉬울 듯 하다.

80쪽
그들 삶의 분위기는 끊임없이 회전한다.

82쪽
우주가 얼마나 얿은지를 생각하면 너무 오랫동안 분노를 안고 가기가 어렵다.

96쪽
자유사상가(libertin)의 견지에서는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과 그에게 성적으로 변함없이 충실해야 한다는 것 사이에 본질상으로나 논리상의 어떤 연결도 없다.
그 지지자들은 오로지 사랑하는 사람과만 영원히 섹스를 해야 한다는 생각은 서로 헌신을 약속한 사람들만이 함께 탁구를 치거나 조깅을 할 수 있다는 주장만큼이나 부조리하다고 결론짓는다.

106쪽
우리가 파트너로부터 두렵거나 충격적이거나 구역질 나는 말을 거의 듣지 않을 때가 바로 걱정을 시작해야 할 순간이다.

116쪽
용서해줘. 난 가끔 제정신이 아냐.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그들이 함께 살기에 가끔 꽤 힘든 사람일 수 있다는 것을 서로가 알고 있다는 특이한 신호를 주고받는 것뿐이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이성적일 필요는 없다. 우리가 익혀두어야 할 것은 우리가 한두 가지 면에서 다소 제정신이 아니라는 것을 쾌히 인정할 줄 아는 간헐적인 능력이다.

117쪽
˝나중에 성모의 사랑스러운 아기에게 일어난 일은 정말 끔찍해. 어느 누가 그런 일을 이겨낼 수 있을까?˝ 그녀가 생각에 잠겨 이렇게 묻는다. 그가 보기에 그녀에겐 아무리 기초적인 대상도 자기만의 눈으로 신선하게 보는 귀여운 면이 있다.

134쪽
자존감이 꺾이고, 자존심에 상처를 입고, 자아가 신랄한 모욕을 감당한 결과로 더 이성적이 되거나 자신의 성격을 더 깊이 통찰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136쪽
어느 한쪽이 교육자 같은 어조를 채택하고 있다는 징후가 포착되자마자 상대방은 공격을 받고 있다고 추측하고, 그 결과 가르침에 귀를 틀어막고 제안에 빈정대기와 공격으로 응수해서 결국 허약한 ‘교육자‘의 마음에 짜증과 피로감을 불러일으킨다.

140쪽
경이로운 부동산 거래와 지위에 대한 근심이 동일한 자질에서 나온다. 가끔 친구들의 상대적인 부를 바라보며 걱정할 때 커스틴은 그녀의 장점에 내재한 약점을 드러내고 있을 뿐이라는 걸 이제 라비도 알게 된다.

146쪽
출산 다음 날 아침, 간호사들은 배앓이에 관한 안내장과 예방주사에 관한 안내장을 제외하고는 다른 어떤 지침이나 조언 없이 새 가족을 퇴원시킨다. 아기보다는 일반 가전제품이 더 상세한 취급 설명서와 함께 온다.

147쪽
자율과 독립성을 늘 지나치게 강조하고 싶어 하는 와중에 이 무기력한 피조물은 아무도 결국은 ‘자력으로 만들어진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모두 큰 빚을 지고 있따는 사실을 상기시켜준다.

160쪽
윌리엄의 유년기는 비웃음 같은 것이 없으면 인류가 어떻게 되는지를 알아보는 실험실 같다.

163쪽
언젠가 진짜 용들이 나타나면 엄마 아빠는 그놈들을 처치할 수가 없다.

172쪽
평범함은 통계상 정상임에도 결코 초기의 목표가 되지 못한다.

177쪽
자연은 아이들이 집에서 달아날 정도로 성장한 나이가 되었을 때에야 비로소 선조들의 온갖 결점에 예민해지게 만드니, 이 점에 관해서는 아이들에게 친절한 셈이다.

181쪽
모든 막간에는 상대가 여전히 나를 원하는가라는 의문을 매번 새롭게 되살리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184쪽
성적 흥분은 고립과 단절이 만연한 세계에서 그 손목, 허벅지, 귓볼과 목덜미가 마침내 우리 눈앞에 당도했따는 데 대한 거의 불신에 가까운 경탄의 표현이다.

185쪽
다른 사람이 옷을 벗겨주는 것이 특별한 기쁨으로 느껴지려면 먼저 어느 정도는 자발성이 필요하다.

187쪽
자위의 판타지에서 무작위로 만난 낯선 사람보다 사랑하는 사람이 더 낮은 순위의 모티프가 된다는 것은 낭만주의 이념에서는 논리를 획득할 수 없다. 그러나 실제로는 친밀함이 만든 무거운 짐들을 바로잡고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랑과 섹스의 냉정한 분리, 바로 그것이다. 모르는 사람을 이용하면 분노, 감정적 취약성, 상대방의 욕구를 신경 써야 할 의무를 우회할 수 있다. 우리는 비난이나 결과를 두려워하지 않고 원하는 선까지 특이하고 이기적으로 굴 수 있다. 모든 감정이 완벽하게 차단되어, 이해되기를 바라는 일말의 소망도 없고 따라서 잘못 이해될 위헙도 없으며 그 결과 괴로워하거나 실망하게 될 위험도 전무하게 된다. 마침내 삶의 소모적이고 거치적거리는 나머지 부분을 침대로 가져갈 필요 없이 욕망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189쪽
판타지는 대개 다수의 모순된 소망으로부터 우리가 만들어낼 수 있는 최선의 결과물이다. 판타지가 존재하는 덕분에 하나의 현실을 파괴하지 않고 다른 현실에 거주할 수 있다. 판타지는 완전히 무책임하고 무섭도록 기이한 우리의 충동으로부터 우리가 아끼는 사람들을 모면시킨다.

194쪽
현대사회는 부부가 모든 면에서 평등학기를 기대한다지만, 실제로는 고통의 평등을 기대하는 것을 의미한다.

200쪽
그는 클럽샌드위치를 먹음면서 뉴스 채널을 본다.카메라 렌즈가 보여주는 일련의 비들은 여지없ㅇ이 똑같고 마음을 끌지 못한다.

201쪽
그의 현재 환경에서는 그녀가 가진 아름다움일랑 맞딱뜨려서 좋을 게 없다.

203쪽
그의 손이 왼쪽으로 10센티미터만 이동하면 너무나도 쉽게 그의 삶을 산산조각 낼리라.

205쪽
삶의 제약들이 결연함과 무덤덤함을요구할 때 황홀에도취하는 건 전혀 도움이 안된다.

231쪽
현명하다는 것은 도저히 현명해질 수 없는 순간들을 아는 것이다.

236쪽
우리 눈에 정상으로 보일 수 있는 사람은 우리가 아직 깊이 알지 못하는 사람뿐이다. 사랑을 치유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람을 더 깊이 알아가는 것이다.

237쪽
그가 이 일이 더 발전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일면 그녀를 많이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는 결국 자신이 그녀를 얼마나 불행하게 할지 알 정도로는 자신을 잘 알고 있다. 그 자신과 사랑의 여정에 대해 알고 있는 모든 것에 비추어 볼 때, 자신이 진심으로 좋아하는 어떤 사람에게 베풀 수 있는 최고의 친절은 신속히 그길을 빠져나오는 것임을 그는 안다.

238쪽
아무것도 희생되지 않는 깔끔한 해결 방안은 어디에도 없다. 모험과 안전은 양립할 수 없다는 걸 그는 알았다. 사랑이 넘치는 결혼 생활과 아이들은 자연스러운 성욕을 죽이고, 외도는 결혼 생활을 죽인다. 두 패러다임이 아무리 매력적이라 해도 자유사상가인 동시에 결혼한 낭만주의자가 될순 없다. 그는 어느 쪽의 손실도 가볍게 보지 않는다. 로런에게 작별을 고한다면 결혼 생활은 지키겠지만 그 자신의 애정과 원기의 중요한 원천을 포기하게 된다. 바람둥이도 성실한 배우자도 일을 바로잡는 게 아니다. 이 문제엔 방도가 없다.

239쪽
우울은 처음부터 이 각본에는 실망이 적혀 있었다는 확신과 마주할 때 유발되는 일종의 지적 슬픔이다.

˝우리는 앞으로 몇 년 후에 오늘 우리가 하고 있는 이 행위가 우리 인생에서 최악의 결정인 것처럼 보일지라도 공황에 빠지지 않겠습니다. 또한 우리는 더 나은 선택이 있을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지 않을 것도 약속합니다. 모든 인간은 언제나 구제불능, 우리는 정신이 나간 종입니다.˝

240쪽
˝우리는 서로 충실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하지만 다른 누구와도 잠자리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인생의 비극에 속한다고 확신합니다.˝

241쪽
스스로 비밀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 ‘정직함‘을 내세워 상대방에게 영원히 잊지 못할 상처가 되는 정보까지 털어놓는 사람은 절대 사랑의 편이 아니다.

267쪽
인류 역사에서 천재의 몇몇 작품이 나오기까지는 수많은 범인들이 매일 불안과 강박에 시달리는 대가를 치러야 했다.

273쪽
냉소는 너무 쉽고, 그래서 얻는 것이 없다.

278쪽
연인이 ‘완벽하다‘는 선언은 우리가 그들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징표에 불과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이 우리를 상당히 실망시켰을 때 그 순간 우리는 그 사람을 알기 시작했다고 주장할 수 있다.

279쪽
정착을 하기 전에 몇 명의 애인을 사귀어보는 것도 이 깨달음을 깊이 새기는데 도움이 된다. ‘제 짝‘을 만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런 사람은 없으며, 가까이서 보면 사실은 모든 사람이 조금씩 잘못되었다는 진실을 직접 그리고 다양한 상황에서 발견할 기회룰 높여주기 때문이다.

280쪽
라비가 결혼할 준비가 되었다고 느끼는 것은 타인에게 완전히 이해되기를 단념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도 다른 누군가를 정확히 이해하고 충분히 공감하지 못한다.

283쪽
우리에게 가장 적합한 파트너는 우연히 기적처럼 모든 취향이 같은 사람이 아니라, 지혜롭고 흔쾌하게 취향의 차이를 놓고 협의할 수 있는 사람이다.

284쪽
잘못은 삶이 아니라 예술에 있다.

292쪽
완벽한 행복은 아마 한 번에 5분이 채 넘지 않을, 작고 덤진덕인 단위들로만 찾아온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다. 이 순간은 두 손으로 붙잡아 소중히 간직해야 할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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