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ing 비커밍 - 미셸 오바마 자서전
미셸 오바마 지음, 김명남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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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오바마의 성장과 오바마를 만나 퍼스트레이디가 되고 퇴임까지의 인생 이야기가 담겨 있다. 백악관에서의 생활을 엿볼 수 있으며 미셸 오바마의 가식적이지 않은 가치관을 충분히 읽을 수 있었다. 나는 무엇이 되어가고 있는가?

별점: ★★★★☆


내가 되다
우리는 부모님이 담뱃불을 붙이면 일부러 콜록거렸고, 종종 담배 심부름에 반항했다. 아주 어렸을 때 한 번은 선반에 놓인 새 뉴포트 담뱃갑을 뜯어서 그 속의 담배들을 줄기콩 분지르듯이 싱크대에서 똑똑 분질렀다. 담배 끄트머리에 일일이 핫소스를 묻혀서 도로 넣어두기도 했다. 우리는 부모님에게 폐암에 대해 설교하면서, 학교 보건 시간에 시청한 영상 속 끔찍한 장면을 중계했다. 흡연자의 폐는 숯처럼 메마르고 새카맸다. 그것은 현재 진행형의 죽음이요, 몸속에 죽음을 품고 사는 셈이었다. 반면 담배 연기에 오염되지 않은 건강한 폐는 발그레한 분홍색이었다. 이토록 명백한 대비가 또 어딨나 싶어서, 우리는 더 이해가 되지 않았다. 금연은 좋고, 흡연은 나쁘다. 금연은 건강이고, 흡연은 질병이다. 자신의 미래는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부모님이 우리에게 가르쳐온 바가 바로 그런 것이었는데도, 부모님은 그로부터 한참 뒤에야 담배를 끊었다.
우리가 되다
처음에 버락은 부부 상담을 내키지 않아 했다. 그는 복잡한 문제를 맞닥뜨리면 직접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아내는 데 익숙한 사람이었다. 그에게 낯선 사람 앞에서 사적인 이야기를 털어놓는다는 것은 좀 드라마 같다는 점을 차치하더라도 불편한 일이었다.
상담사는—우드처치 박사라고 부르자—부드러운 말투의 백인 남성으로, 좋은 대학을 나왔고 늘 면바지를 입는 사람이었다. 나는 그가 버락과 내 이야기를 다 들어본 뒤 즉각 내 불만이 모두 타당하다고 인정해줄 거라 예상했다. 내 입장에서야 내 불만은 전부 절대적으로 타당했으니까. 모르면 몰라도 버락도 똑같이 생각했을 것이다. 겪어보니, 상담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 우드처치 박사는 누구의 불만도 승인해주지 않았다. 누구의 편도 들지 않았다. 둘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대목에서 어느 쪽이 옳다고 표를 던지거나 하지도 않았다. 대신 공감하며 참을성 있게 들어주었고, 우리가 각자 감정의 미로에서 헤어나도록 도왔으며, 개인의 상처 때문에 자동으로 상대에게 무기를 휘두르지 않도록 타일렀다. 우리가 너무 변호사처럼 따지고 들면 주의를 주었고, 세심한 질문을 던짐으로써 우리가 느끼는 감정의 이유를 생각해보도록 이끌었다. 그렇게 한 시간 두 시간 이야기하다 보니 서서히 매듭이 풀렸다. 상담실을 나설 때마다 버락과 나는 서로에게 좀 더 연결된 기분이었다.

그 이상이 되다
백악관에 텃밭을 일구는 것은 그 문제에 대한 내 대답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더 큰 활동의 시작이 되기를 바랐다. 버락의 행정부는 더 많은 미국인이 감당 가능한 비용으로 의료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정책에 집중했는데, 텃밭은 그것과 연관된 건강한 생활 방식에 관해서도 메시지를 줄 수 있었다. 또한 텃밭은 내가 퍼스트레이디로서 무엇을 성취할 수 있는지를 시험해볼 시운전 격이었다. 내가 생각하는 텃밭은 일종의 야외 교실, 아이들이 먹거리를 기르는 일에 관해서 배울 수 있는 장소였다. 게다가 자연에 관한 일일뿐 정치와는 무관해 보였고, 내가 부삽을 쥔 여성의 모습으로 수행하는 무해하고 순수한 활동으로 여겨졌다. 그러니 우리의 행동이 대중에게 어떻게 비칠까 염려하여 노상 대중의 ‘시선’을 들먹이는 웨스트윙 고문들도 달가워할 것이었다.
물론 그 정도로 끝낼 생각은 아니었다. 나는 텃밭을 통해서 사람들과, 특히 각급 학교 및 부모들과 영양에 관한 대화를 나눠볼 계획이었다. 그 대화가 더 나아가서 오늘날 식품의 생산방식, 성분표 기입 방식, 마케팅 방식을 살펴보고 그 현실이 사람들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논의하는 단계까지 진행되면 좋을 듯했다. 그리고 백악관에서 그런 주제를 언급하는 것은 거대 식품 및 음료 회사들이 수십 년간 추구해온 사업 방식에 암묵적으로 도전하는 셈일 터였다.
어릴 때부터 나는 친구들을 괴롭히는 아이에게 단호히 맞서야 하지만 그러느라고 나까지 그 아이의 수준으로 떨어져서는 안 된다고 믿었다. 그리고 분명한 사실인즉, 우리는 이제 그런 사람을 상대하고 있었다. 약자를 비하하고 전쟁 포로를 조롱하는 사람, 내뱉는 거의 모든 말이 국가의 품위를 해치는 사람. 나는 미국인들이 말의 중요성을 이해해주기를 바랐다. TV에서 들리는 혐오의 언어가 미국의 진정한 정신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며 우리는 그에 반대하여 투표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아주기를 바랐다. 내가 사람들에게 간절히 부탁하고 싶은 것은 품위였다. 품위는 내 가족이 여러 세대 동안 버틸 수 있게 해준 힘이었고, 우리가 나라 전체로도 그 중요한 가치에 의지할 수 있다고 말하고 싶었다. 품위는 늘 우리를 버티게 해주었다. 그것은 선택이고, 늘 쉽지만은 않은 선택이지만, 내가 살면서 만난 존경하는 사람들은 모두 매일매일 몇 번이고 그런 선택을 내렸다. 그 문제에 관해서 버락과 내가 지키려고 애쓰는 모토가 있었는데, 그 말을 나는 그날 밤 무대에서 들려주었다. 상대가 수준 낮게 굴더라도, 우리는 품위 있게 갑시다.

에필로그
나는 어쩌다 그만 평범하지 않은 여정을 밟게 된 평범한 여성이다. 그런 내가 내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바라는 바는 이로써 다른 이야기와 다른 목소리가 들릴 공간이 더 넓어졌으면, 그리하여 더 많은 사람이 이 세상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게 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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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처럼 품질하라
신완선 지음 / 한국표준협회미디어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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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의 사례에서 보듯이 개발 단계의 초기 품질이 얼마나 중요한지 실무를 하면서 많이 느끼게 된다. 90%를 현재 관리하고 있는 활동에 투입하고 10%를 미래의 가치창출 지표에 투입하는 전략형 구도를 중시해야 한다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는데, 나아가 10% 이상을 투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이 책을 통해 당장의 결과가 아닌 미래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어 움직여야 한다는 귀중한 교훈을 얻었다.
별점: ★★★★☆


언제나 답은 현장에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현장을 정확하게 이해한 전문가적 식견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1/ 위대한 한국의 기울기
왜 대한민국만이 획기적인 성공을 거두었을까?
품질과 리더십에 대해서 오랜 연구를 해 온 필자로서는 당연히 이 두 키워드의 합성어인 품질 리더십을 최대의 성공 요소로 꼽는다. 품질 인류화 리더십은 이미 박정희 대통령부터 시작되었다. 대통령의 베스트 의사 결정은 ‘특수목적 고등학교(특목고)‘였다.
기울기는 두 점을 잇는 선분이 갖고 있는 수평 대비 각도를 의미한다. 현재의 위치를 기준으로 목표점에 도달하기 위해서 X 축의 단위 성장에 대한 Y 축의 변화 정도가 순간 기울기이다. 시간을 투입의 기준으로 설명하면 단위 시간 동안 가치가 향상하는 수준이 바로 기울기이다. 기울기는 크게 3가지 속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범위(Scope), 차별화(Differentiation), 그리고 일관성(Consistency)이 설명되어야 한다. 어느 영역에서, 어떻게, 얼마나 지속적으로 다를 수 있는가가 핵심이다.
중간관리자라면 6대 요소를 알아야 한다. 리더십, 전략, 고객&시장, 정보&지식, 인적자원, 프로세스에 대한 요구 사항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그러한 능력을 갖추지 않고서는 시작부터가 불가능하다.
품질을 확보하는 방법은 크게 톱다운과 보텀업으로 볼 수 있다. 리더십으로 방향과 목표를 제시하고 실행을 요구하는 방식과 고객의 요구를 파악하여 주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현장 중심 경영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전자는 일사불란하여 빠르지만 유연성이 없고 후자는 탄력적인 대응력을 갖지만 목표 달성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 한국의 품질은 크게 보면 전자라고 보아야 한다. 그만큼 리더의 주문과 영향력이 큰 나라이다.
까다로운 고객에게는 정교한 품질, 대충 넘어가는 고객에게는 적당한 품질. 이런 식으로 고객의 요구 조건이나 수준에 적극 대응하는 기업은 바로 보텀업 방식으로 품질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이런 기업은 품질 일류화와는 거리가 멀다. 우연히 까다로운 고객 덕분에 수준 높은 품질을 유지했다고 하더라도 언제든지 급격히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품질문화 혹은 품질 리더십이 갖추어지지 못한 탓이다. 결국 품질은 현장의 목소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톱 다운 리더십과 조직의 품질문화에 주도적으로 동참하는 직원이 만드는 합창이다. 품질이라는 합창이 아름답게 퍼져나갈 수 있는가 여부는 지휘자의 리더십에 달려있다.

2/ 한국 품질의 컬러
빨간색: LG의 인화를 중시하는 품질 리더십
주황색: KT의 올래 품질 리더십
노란색: 포스코의 예방 지향적 품질 리더십
초록색: 현대자동차의 실행 중시 품질 리더십
파란색: 삼성의 의사결정 중심 품질 리더십
데밍 철학의 격차 1: 품질이 향상되면 생상성도 증가한다. 불량이 많이 생기면 생산성에 타격을 입힌다는 것이다. 수율(yield) 관점에서의 해석이다.
데밍 철학의 격차 2: 품질 시스템은 ‘PDCA’로 완성된다. ‘고객이 돌아올 수밖에 없는 이유’를 찾아내어 지속적으로 개선하라는 의미이며, 분석과 개선을 통해서 더욱 발전시키라는 얘기다. 한국 기업은 대부분 PDCA(plan-do-check-act) 중심의 피드백보다는 목표 선택과 달성을 반복한다. 그래서 DGAP(decision-goal setting-analysis-practice)가 오히려 익숙하다. 먼저 목표를 정하고 실행하면서 고쳐나가는 것을 선호한다. 그래서 모든 품질 혁신은 목표를 중심으로 반복적으로 추진된다.
데밍 철학의 격차 3: 측정한다고 품질 자체가 향상되는 것이 아니다. 측정과 개선은 별개의 문제이다. 척도를 강조하기보다 예방과 관리에 초점을 맞출 수 있는 원류 관리 부분을 강조한다.
이제 대한민국은 품질 리더십이 본격적으로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쫓는 입장이 아니라 선도하는 역할로의 전환이 시급한 품질 일류화 시대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교과서에서 배우는 품질은 언제나 예방을 강조하고 지속적인 개선을 약속하지만 현실은 종종 정반대로 진행된다. 사후관리도 제대로 해야 하고, 점점 짧아지는 제품 수명주기 때문에 품질을 목표 수준까지 끌어올리기가 버겁다.
인정받고 대접받는 품질 부서를 만드는 방법은 과연 무엇일까? 수비가 아니라 ‘공격적인 관점’에서 품질 계획을 수립하고 전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장에 기여하는 품질, 원가를 절감하는 품질, 그리고 이들 두 가지를 균형 있게 추구하는 품질이 바로 그것이다.
조직 내부에서 품질 관점을 공격적으로 세팅하는 방법은 모든 현상을 경연진과 구성원이 즉시 알 수 있도록 소통시키는 것이다. 고품질 기업의 공통점은 정교한 체크 리스트를 개발하여 일상관리와 자가 진단의 실질적인 성적표로 관리한다는 것이다.
품질 부서가 눈물을 흘리지 않고 업무에 임하게 만드는 확실한 방법은 최고 경영자가 자부심을 심어주는 것이다. 조직 구성원 모두가 품질을 책임지는 기능을 존중할 수 있도록 조직 구조와 인센티브를 확실히 지원하면 된다.
경영학의 대가인 피터 드러커 박사는 ‘품질을 최고경영자의 언어로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즉 리더가 중시하는 언어로 설명 가능해야 한다는 말이다.
리더는 박수를 받는 품질 부서를 만들어야 한다. 품질에서 관리되지 못한 치명적 결함이 곧 안전 문제로 이어진다. 품질은 안전이요, 국가의 신뢰를 좌우한다.

3/ 삼성전자 품질 리더십의 기울기: 측정하라 마지막 귀찮은 일을 견뎌내라.
삼성의 품질 이야기는 매출과 더불어 품질이 탄력적으로 움직인다. 가격을 고정하고 품질을 높이든지 아니면 품질을 고정하고 원가를 절감하는 목표를 운영한다.
삼성의 품질:
이류가 진짜 품질을 만든다(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강하다).
약자가 더 몰입하기 마련이다(약점이 있으면 기회에 감사한다).
100달러로 끊어보자(목표가 마지막 1%를 몰입시킨다). 1% 시장 품질을 유지한다(도전적 목표가 활력소가 되어준다).
2%의 품질비용을 관리한다(품질에서 긍정 가치를 찾아내자).
예방 비용과 실패 비용을 별도로 관리한다(상호 견제가 성장의 발판이다).
‘기업은 곧 사람이다!’ 이것을 강조하지 않는 경영자는 없다. 문제는 어떻게 실현시키는가 하는 것이다. 세상에는 돈이 돈을 번다는 말이 있지만, 돈을 버는 것은 돈이나 권력이 아니라 사람이다. 삼성이 발전한 것도 유능한 인재를 많이 기용한 결과이다.
사람을 관찰해 보면 세 부류가 있다. 첫째, 어려운 일은 안 하고 쉬운 일만 하며 제 권위를 찾아 남만 부리는 사람. 둘째, 얘기를 해도 못 알아듣는 사람. 셋째, 알아듣긴 해도 실천하지 않는 사람이다. 이런 부류가 되지 말라.
이건희 회장은 대학교나 대학원을 졸업한 신입사원은 일을 시키기보다는 공부를 많이 시켜서 5년 후에 필요한 인재로 양성할 것을 강조하였다.
품질은 다양한 부서의 사람을 설득하고 리드하는 역할을 해야만 제대로 된 기능을 한다.

4/ 현대기아차 품질 리더십의 기울기: 시도하고 실천하라 현장에 품질 있다
주란 박사의 품질에 대한 함축적 메시지를 곱씹어 검토할 필요가 있다. “기업의 품질은 설계 단계에서 만들어진다. 기업의 불량품은 설계 단계에서 이미 만들어진 것이다. 설계 단계를 제대로 하지 않고는 품질을 기대할 수 없다. 좋은 품질의 기업이 되려면, 불량의 부화 장소를 없애야 한다. 최고경영자가 품질을 책임지며, 품질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 품질은 처음에 제대로 하지 않으면 절대 성공할 수 없다.”
현대차 엑셀은 ‘싸니까 좀 사세요’ 하는 모습으로 미국 딜러에 등장했다. 값싼 자동차의 이미지는 생각보다 오랜 기간의 과제로 남았다. 소나타를 비롯하여 신제품을 연이어 쏟아냈지만 싼 차 브랜드는 떨쳐버리기 쉽지 않은 꼬리표가 되고 있었다. 고객에게 중요한 것은 스피드가 아니라 품질과 가치이다. 문제는 스피드를 중시하는 사업 전개가 곧바로 우수한 품질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대차의 품질에 대한 동기부여는 목표의식을 갖게 만든다. 가시적이고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고 그것을 근거로 평가하고 인사에 반영시킨다.
1999년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차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에게 차의 엔진과 주요 동력 전달 부품에 심각한 문제가 생기면 최대 10년, 10만 마일(약 16만 km)까지 무상 수리나 교환을 보장해준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다른 회사들이 5년, 5만 마일 정도까지만 보장해주던 것에 비하면 파격적인 혜택이었다. 선언한 품질경영은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멋지게 성공하였다.
품질은 과연 공격용인가, 수비용인가? 기본 품질도 준비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품질은 언제나 수비로 작용한다. 품질이 판매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될 일이기 때문이다. 명품 반열에 올라선 기업은 정반대다. 고가의 가격대를 형성하고도 품질 때문에 고객을 몰고 다닌다. 영업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랑거리다.
현대차가 협력업체들이 자신들의 외주업체를 제대로 관리하고 있는지 평가를 통해서 점검하고 관리하고 있다. 모기업이 그러하듯이 협력업체 또한 하도급업체의 품질을 관리하라는 목표를 주었다. 현대차가 중시한다는 5스타 평가 제도는 공급 사슬 품질경영인 Supply Chain Quality Management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시스템 및 지속적 개선, 신차 부품 개발 관리, 구매 관리, 공정 관리, 품질 관리, 현장 관리를 평가할 수 있는 품질 5스타 평가를 적용하여 그 결과에 근거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5스타 평가 이외에도 Supply Quality-MARK 인증과 더불어 주요 품질/환경 경영 시스템과 공정 개선 지도를 포함한다. 목표는 6시그마 혹은 싱글 PPM의 수준이다.
현대 자동차의 품질전략은 연구개발 품질, 부품 소재 품질, 디자인 품질, 애프터서비스 품질이다. 생산 부문에서의 품질이 아니라, 시작 단계와 마무리하는 접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품질 문제가 생겼을 때 ‘모기업만 쳐다보는 조직’과 ‘스스로 주변 자원을 활용하는 조직’의 잠재력은 차원이 다르다.
현대차와 비즈니스를 하는 협력업체는 품질 문제가 발생하면 24시간 내에 문제를 분석하여 대응조치를 보고해야 한다. 문제가 단순하면 즉각 조치를 취하고 장기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것은 조치 계획서를 만들어 사후 관리에 들어가야 한다. 핵심은 ‘24시간 내에 대응한다’는 절대적인 원칙이다. 속도가 바로 가치라는 것을 읽을 수 있다.

5/ LG그룹(화학) 품질 리더십의 기울기: 실패를 용인하라 사람이 곧 품질이다
˝보래이, 가령 백 개 가운데 한 개만 불량품이 섞여 있다면 다른 아흔아홉 개도 모두 불량품이나 마찬가진기라. 아무거나 많이 팔면 장땡이 아니라 한 통을 팔더라도 좋은 물건 팔아서 신용 쌓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느그들은 모르냐.˝ 창업주 구인회 회장의 그러한 품질철학이 그룹의 문화로 이어진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제품품질은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경영의 품질이다.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을 넘어서 경영품질이 기업 경쟁력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이다. 다만 극히 소수의 전문가만이 이런 내용을 경영품질로 명명하고 경쟁력의 수단으로 삼을 뿐이다. 리더는 초일류의 반열에서 공감될 수 있는 경쟁력의 본질에 대한 방향성과 수월성을 전개시켜야 한다.
창업자가 기술 개발형 기능 품질 확보에 주력하였다면 후계자였던 구자경 회장은 경영품질에 일찍 눈을 떴다고 볼 수 있다. 해외 출장을 다녀오면 으레 다양한 신제품을 구입하여 품질, 디자인, 상품성을 비교하는 것을 즐겼고 소통체계도 지시형 구조에서 공식적인 회의체를 운영하기에 이르렀다. ˝세계 최고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가서 배우고, 거기에 우리 지식과 지혜를 결합해 철저히 우리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라고 구자경 회장이 강조했을 정도로 학습과 자립에 관심을 보였다.
1990년대에는 세계화 추세에 발맞춰 급변하는 경영 환경과 다양한 고객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능동적인 대응으로 기업의 체질을 개선하고 경영 성과 창출 및 고객감동을 실현하기 위해 TPM을 도입, 체계적인 설비관리 체제를 구축하여 생산성을 향상하였다.
2000년부터 ‘설비의 제모습 찾기‘를 위한 울산공장 최고의 ‘TPM 명소‘ 활동으로 TPM의 궁극 목표인 ‘고장, 불량, 재해 제로‘ 달성에 성과를 거두었다.
럭키는 1972년도에 품질관리 추진 조직을 신설하였고 1981년 TQC 추진본부를 설치하였다. 제품 개발 단계에서부터 품질보증에 대한 엄격한 검증체계를 이때부터 작동시킨 것이다. 획기적인 것은 바로 그 품질보증 제도를 개발 단계부터 적용시켰다는 점이다. 이미 예방 철학과 선제적 품질 확보에 눈뜨고 있었다는 것을 입증해준다.
˝진정한 프로는 뺄셈을 우선으로 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덧셈을 우선으로 한다˝라며 ‘뺄셈‘의 의미를 강조했다. 일을 줄일 수 있어야만 새로운 가치를 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6/ POSCO 품질 리더십의 기울기: 원칙대로 하라, 예방해야 원칙이 지켜진다
포스코는 사업 원년인 1973년 연차보고서에서 무려 1,200만 달러라는 흑자를 기록한다. 대개 첫 몇 년은 손실을 기록하다가 그 후에 수익을 내기 시작하는 장치산업의 특성을 감안하면 주변에 신선한 충격이 있었음은 자명한 일이다. ˝구매 협상에서 최저가격으로 설비를 구입하고 설치할 수 있었지요. 또한 조기 완공으로 공사비를 절약해 생산제품을 예정보다 빠르게 출시하였으며, 설비를 조기에 시험 가동한 방법으로 이익을 낼 수 있었습니다. 제철소가 완공되면 가동하기 전에 반드시 테스트를 거치고 미세한 조정을 해야 합니다. 정상적으로 하면 그 기간은 보통 6개월 걸립니다. 우리는 설치하면서 설비를 테스트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3개월 단축할 수 있었습니다.˝
시장 출시 상황을 3개월 앞당겨 수입에 의존하던 국내 기업에게 철강재를 제공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품질을 확보하면서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면 그러한 결과는 경제적 가치로 이어지는 법이다.
‘싸고 좋은 품질을 달성하는 비결‘은 기본에 강한 조직을 만드는 것이다. 포스코의 품질은 기본 시스템을 원칙대로 정착시키는 것을 중시한다. 표준체계가 정착되어야만 새로운 시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포스코의 품질 리더십 지향점은 ‘Quality by Project‘로 볼 수 있다. 아무래도 장치산업이기 때문에 한번 결정되면 점진적인 품질 개선이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집중적인 문제 해결을 통해서 혁신과제의 가치를 찾아내야 했다. 도전과제를 만들어 오프 잡을 통해서 해결하고, 그러한 결과가 품질 향상으로 이어졌다.
고객 중심의 사고를 전파시키기 위해서 기존의 생산실적 중심의 근무 평가제를 버리고, 고객으로부터의 클레임을 중심으로 근무실적을 종합평가하는 품질관리제를 도입하였다. 포철은 특히 품질관리제를 경제의식 개혁 운동과 연계하여, 많은 클레임 등으로 평가점수가 낮은 공장의 경우 별도의 문책을 않는 대신 일정 기간 공장 앞에 불명예 공장이라는 표시를 함으로써 세계적 제철인의 자존심을 자극, 자발적인 품질 혁신 운동을 촉진시키기도 하였다.
품질 혁신은 크게 표준 준수, 개선 실행과 업무의 가시화가 핵심이다. ISO 등을 활용한 시스템 표준화로 안전과 환경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공고히 하고 개선활동을 지속적으로 추구하였다. 대표적인 방법론으로 6시그마를 선택하였다.
포스코는 글로벌 베스트 품질 비전 선포식에서 QSS(Quick Six Sigma)의 대대적인 보급과 활용을 방법론으로 제시하였다. QSS는 6시그마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과도하게 분석적이고 통계 지향적이던 방식을 포스코 문화에 맞춘 것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설비가 중요한 만큼 TPM 개념을 접목하여 QSS로 명명하고 업무환경 개선 운동에 대대적으로 활용하였다.

7/ KT 품질 리더십의 기울기: 달라야 변할 수 있다
KT의 서비스 품질 혁신은 미국 AT&T를 벤치마킹하여 시도한 CVA(Customer Value Added), EVA(Economic Value Added), PVA(People Value Added)가 대표적인 상징이다. CVA로 고객만족도를 정하고, EVA로 재무성과 기반을 확보하려고 노력하였다. 그리고 PVA를 관리하여 리더십 수준을 평가하고 피드백하였다. 3개 부문 모두 대표적인 성과 척도였지만 PVA로 전국 지사의 순위를 매겨 성과관리에 반영하였다.
KT가 추구했던 업무 프로세스 개선은 P-D-C(Plan, Do, Check) 개념에 근거하여 프로세스 정의, 업무 수행, 그리고 모니터링과 개선을 통한 휴먼에러 제로화에 도전하였다. PDC를 사람이 아니라 조직 차원에서 가능한 구조를 만들면 시스템 기반 경영 체계가 구축되어 담당자가 바뀌어도 해당 프로세스는 지속적으로 관리되고 유지될 것이다. 가능하면 체계를 갖추고 진행시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8/ YG-1 품질 리더십의 기울기: 세상을 크게 보고 편견을 없애라
YG-1 품질 리더십의 핵심은 ‘품질은 돈으로 사야 한다‘라는 개념이다. 다시 말해서, 품질이 스스로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대가를 치를 각오를 한다.
YG-1이 절대적으로 중시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원천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과 미래가치를 바라보는 것이다. 이들 두 가지는 서로 맞물려 있는 경쟁요소이지만 독립적으로 관리되어야 할 사안이다. 원천 경쟁력은 희소성에 도전하는 목표를 의미한다. 공구가 잘 팔린다. 그러면 어떤 생각을 하게 되는가. 바로 그런 공구를 만드는 절삭기는 누가 들고 있는가이다. 물론 관련 원자재 역시 어떻게 조달되는가가 핵심이다. 일관 생산체계 관점에서 볼 때, 원천적인 영역의 경쟁 도구를 유지관리해야 하는 것이다. YG-1은 30년 넘게 절삭공구 한 분야만 취급했다. 점유율 세계 1위인 엔드밀은 각종 금형, 전자기기부품 등을 정밀 가공하기 위한 절삭공구다. 고속 전철 TGV를 제작한 알스톰과 애플 아이폰을 만드는 폭스콘에도 YG-1 엔드밀이 공급된다. 그만큼 고객군이 다변적이다.
모든 경쟁자가 아는 현장경영의 핵심은 주인정신이다. 회사를 다니면서 마치 개인사 챙기듯이 몰입한다면 못 이룰 일이 없을 것이다. 접점에서의 경쟁력은 주인정신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핵심은 도대체 어떻게 그 주인정신을 갖도록 만드는가에 달려 있다. YG-1의 방식은 편견을 제로화하는 것이다. 바로 그 편견이 신뢰를 갉아먹는 바이러스이기 때문이다.

9/ 서비스 한국의 품질 리더십 기울기: 불확실성 시대의 10% 서비스 격차
기업은 리얼 옵션 준비 상태를 반영하는 성과 지표의 조화에 의해서 존속적 가치를 확보한다. 90%를 미션 지표에 투입하고 10%를 비전 지표에 투입하는 전략형 구도를 중시해야 한다. 리얼 옵션에 투자해야만 미래 가치를 보장할 수 있다.
책임 경영과 프로세스 중심의 표준 경영 중에서 어느 방법이 더 유효한지는 업종과 경영 스타일에 따라서 다른 결과로 나타날 것이다. 경영 환경의 변화가 적은 사업장에서는 책임 경영을 통해서 리더십 역량으로 승부를 해야 한다. 반면에, 환경이 불확실하고 인력 자체도 유동성이 높은 경우는 프로세스 표준화와 실행 가이드 활용이 중요하다.
초우량 기업의 조건_ In Search of Excellence로 유명한 톰 피터스가 한국에서 강의를 한 적이 있다. 초일류 기업이나 개인이 되기 위해서는 4단계의 점진적 자기혁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었다. 첫째는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추는 것. 둘째는 초일류를 체험하라는 것. 셋째는, 도전적인 목표를 꿈꾸는 역량을 갖는 것, 마지막으로 남다른 열정을 가져야 함을 강조한다.

10/ 글로벌 품질경영 4.0 시대: 품질의 가치를 객관화하라
절대품질은 비교할 수 없는 상황, 혹은 비교되지 말아야 할 조건에서의 품질을 의미한다. 비교 잣대를 고정시키기 힘든 환경에서 이야기되는 품질이다. 절대품질이 통하는 환경은 희소성이 보장되는 경우다. 생산자 혹은 서비스 제공자의 영향력이 인정받는 경우로서 비교 불가능한 창작이나 신기술의 등장을 의미한다. 그만큼 독보적 위치를 확보해야 함을 의미한다.
절대품질이 통용되는 예술 분야가 있는가 하면 대부분의 산업 부문에서는 상대 품질 관점에서 글로벌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관심을 갖는 품질은 상대적 비교에 근거를 두고 있다. 고객의 체험에 의해서 기대가 변하며 그 기대에 의해서 품질 수준이 결정되는 탓이다. 가치를 생각하는 한 기업에서 얘기하는 품질은 상대적일 수밖에 없다.
GQM 4.0 모델은 진단을 통해서 품질 포지셔닝을 파악하는 접근 방법을 중시한다. 현재의 품질 수준을 중심으로 품질 개선이나 향상 방안을 선택할 것을 주문한다. 1.0 세대는 강건품질, 2.0 세대는 균일품질, 3.0 세대는 공감품질, 4.0 세대는 가치 품질로 품질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품질을 ‘기대 대비 충족되는 수준‘이라고 정의하면 그 기대감을 표출하는 주체에 대한 해석에 의해서 품질 개념 또한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GQM 1.0: 품질의 첫 단계는 양품과 불량품을 구분하는 것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불량품이 납품되는 일이 없으면 된다. 그렇게만 한다면 모든 것이 완벽하다. 그야말로 요구되는 품질을 완벽하게 켜내는 것이다. 검사 조건, 표분 추출방식, 불량품 식별 관리, 사후조치 등에서 기초적인 지식과 인력을 확보하지 못하여 곤욕을 치르곤 한다.
GQM 2.0: 2.0의 핵심은 표준체계를 확보하여 운영하는 것이다. 품질보증을 위해서 품질경영시스템(예 ISO 9000/TS 16949)에 대한 인증 제도가 확산되어 있지만 기업 이윤을 추구하는 핵심 방법으로 인식되지 않고 단순히 형식적인 인증과 사후관리 기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GQM 3.0: 3.0은 고객의 기대에 맞추어 소통하고 대응하는 것에 도전한다. 고객평가가 취약한 업종에서는 차별화가 품질전략으로 대두될 수밖에 없다.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차별적 기능과 서비스만이 고객 확보의 수단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GQM 3.0은 제품과 서비스의 차별화에 초점을 맞춘다. 다양한 고객만족도 조사 및 마케팅 수법을 기반으로 하여 고객의 기대를 충족시킬 아이템을 찾는 데 도전한다.
GQM 4.0: 4.0은 글로벌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품질이 중요하지만 품질도 가치로 이어져야만 시장에서 인정받는다. 비교될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비해서 더 가치가 높아야 한다는 주문이다. 고객 입장에서 보면 제품 효과와 프로세스 품질이 상승되는 것에 가치를 인정한다 불량이 생기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예방비용이고, 불량이 고객에게 나가지 않도록 평가하는 것이 평가비용이다. 그리고 불량이 고객에게 전달되어 사후에 발생하는 비용이 실패비용이다. 이들 세 가지 비용을 줄이려는 노력이 대표적인 품질활동의 사고방식이다. 그러나 이들 모두 제품 가치를 확보하기 위한 하나의 비용에 불과하다. 제품을 사용하여 다시 기업의 가치창출에 기여하는 고객의 가치는 수익으로 이어진다. 즉 신규 고객, 재구매, 추천 구매로 고객을 구분하면 신규 고객 매출은 예방비용, 재구매 매출은 평가비용, 그리고 추천 구매는 실패 비용의 역의 함수로 표현될 수 있다. 품질 비용이 아니라 품질 가치로 품질활동을 재조명하기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11/ 존속적 위기 경영을 위한 품질전략: 리얼 옵션 10% 전략, 선택 권리에 투자하라
품질에 대한 판단이 단순히 양품과 불량품을 구분하던 시절은 지났다. 미래에 대해서 질문을 받는 대부분의 경영자들은 모른다고 손사래를 친다. 우선 불확실성은 과정 불확실성과 산출 불확실성으로 구분할 수 있다. 불확실성을 시점과 결과로 분류하기도 한다. 불확실성을 정확하게 이해한다고 하여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불확실성을 이해하는 것이 어떤 유형의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하는가에 대한 선택을 하는 데에는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초일류 기업의 가치 존속 비결은 ‘미래의 선택 권리‘를 쌓는 데 기반을 두고 있다. 선제적인 투자나 연구 개발을 통해서 미래의 잠재적 가치를 지속적으로 준비한다. 심지어 전략적 제휴로 불확실한 상황에 대응할 여건을 확보해두기도 한다. 장차 다가올 의사 결정 시점에 비교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대비책을 미리 마련한다. 그것이 바로 리얼 옵션(Real Option)이다.
90%를 현재 관리하고 있는 활동에 투입하고 10%를 미래의 가치창출 지표에 투입하는 전략형 구도를 중시해야 한다. 업종에 따라서 차이점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기업의 규모와는 무관하다. 리얼 옵션에 투자해야만 미래가치를 보장할 수 있다.
현대 경영은 품질, 스피드, 시스템 등 모든 것을 시장이 원하는 수준으로 유지하고도 실패를 맛보기도 한다. 경쟁구도 하에서의 비교우위가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생산자 관점의 경쟁력이 아니라 소비자 높이에서의 경쟁력이 관건인 것이다.
세상은 결과를 얘기하는데 품질인은 과정을 놓고 시시비비를 따지는 역할을 맡고 있다. 바로 이 대목에서 품질 기울기가 필요하다. 당장의 결과가 아닌 미래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어 움직여야 한다. 그렇게 기울기가 형성된다. 품질에 기울기가 있다는 사실, 그것이 이 책의 하이라이트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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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 이렇게 하면 낫는다 - 꼭 알아야 할 치료법과 생활관리법, 환자 돌보기
조기호 옮김, 사쿠타 마나부 감수 / 리스컴 / 2014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파킨슨병 집에서 치료할 수 있다‘라는 책과 상호 보완적인 책이다. 낫는다는 것은 병의 진행을 최대한 늦추는 것을 말한다. 일상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내용들이 친절히 설명되어 있다.
별점: ★★★★☆


서문
파킨슨병은 병원에서 받는 치료만으로 충분한 효과를 얻기 어렵습니다. 약을 적절하게 쓰면서 운동과 생활 전반을 관리하는 것이 모두 치료로 이어집니다. 병을 이겨내고 증상을 완전히 개선하려고 안간힘을 쓰기보다는 일병식재의 마음으로 자신에게 맞는 건강관리법을 찾아야 합니다.


1/파킨슨병이란 어떤 병인가
3대 증상은 손발 떨림, 뻣뻣한 근육, 느린 행동
떨리는 증상은 1초 5회 정도로 천천히 규칙적으로 나타난다. 자신도 모르게 근육이 뻣뻣해져서 힘이 빠지지 않는다. 섬세한 동작들이 줄어들고 행동 하나하나가 상당히 느려져 움직이는 도중에 멈추기도 한다. 보통 가만히 앉아 있다고 생각하지만 무의식중에 다리를 이리저리 꼬거나 비틀거나 하면서 부지런히 움직인다. 그런데 느린 행동이 나타나면 힘들지 않고 몇 시간이고 움직이지 않은 채 있게 된다.
파킨슨병은 어디에 어떤 증상이 나타나는지 사람마다 다 다르다. 가장 대표적인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손발의 떨림도 모든 환자에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무의식적으로 하던 동작이 원할치 않다
몸의 균현이 깨졌을 때 뇌는 급히 명령을 내려 몸이 넘어지지 않도록 반사적으로 반응을 일으킨다. 그런데 파킨슨병 환자는 이 명령이 원활히 전달되지 않아 막대기가 넘어지듯이 ‘탁‘고 넘어진다. 또한 걸으면서 지갑을 꺼내는 등의 두 가지 동작을 동시에 하지 못하고 멈춰 설 때도 있다. 처음에는 속도가 느리지만 종종걸음이라 하더라도 점점 빨라지게 되고, 보폭이 좁아져 발을 질질 끌며 걷는다. 그렇지만 장애물이 나타나면 보폭을 넓혀 뛰어넘기도 한다.

파킨슨병 전조증상
뇌에서 시작되는 자율신경 기능이 영향을 받으면 변비, 현기증, 냉증이 나타난다. 수족냉증이나 상반신, 특히 가슴 위쪽으로 땀이 많이 나는 증상을 겪게 된다. 자율신경에는 몸을 활기차게 만드는 기능을 하는 교감신경과 편안하게 이완하는 기능을 하는 부교감신경 두 가지가 있다. 이들은 서로 균형을 유지하면서 기능한다. 자율신경계 이상 증상은 두 신경 사이의 균형이 깨짐으로 나타난다. 다양한 것은 자율신경의 기능이 여러 갈래에 걸쳐 있기 때문이다.

뇌의 신경전달 메커니즘
흑질: 도파민 생성 → 선조체: 운동 명령 → 시상: 명령 전달 → 대뇌피질: 명령 전달 → 척수: 전신 신경으로 전달 → 근육: 최종 명령 전달 → 운동 발생
뇌는 신경세포로 이루어진 세포 덩어리이다. 뇌로 들어오는 정보와 뇌에서 내보내는 명령은 신경세포를 통해 주고받는다. 신경세포 사이는 신경전달물질이 이어준다. 상류에 해당하는 신경세포에서 내보낸 신경전달물질이 하류의 신경세포에 있는 수용체에 도달함으로써 정보가 전달된다. 신경전달물질 중 몸의 운동과 관련된 것으로 도파민과 아세틴콜린이 있다. 이 두 가지 물질이 뇌의 명령을 신경에 전달해 최종적으로 몸을 움직이게 한다. 그런데 도파민과 아세틴콜린 간의 균형이 깨지면 뇌의 명령이 신경에 원활히 전달되지 않아 문제가 생긴다. 파킨슨병 환자에게 나타나는 손발 떨림과 근육 경직, 느린 행동 등의 증상은 이 때문이다.

도파민이 줄면 파킨슨병이 생긴다
파킨슨병은 도파민 자체의 양과 아세틴콜린과의 균형이라는 두 가지 문제와 관련이 있다. 도파민이 감소하는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과 환경에서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파킨슨병 환자는 흑질의 신경세포가 빠른 속도로 손상되어 도파민이 급격하게 부족해진다. 도파민과 아세틴콜린의 여러 작용이 원활하지 않아 선조체의 기능이 손상되면 운동 조절 능력이 떨어져 떨림이나 근육 경직, 느린 행동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파킨슨병과 혼돈하기 쉬운 질병
뇌 외상이나 뇌경색 등의 질환으로 흑질이 손상되어 도파민의 분비량이 줄어들면 파킨슨병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도파민의 양이 정상 수치에서 약 20% 정도 줄어들면 파킨슨병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강한 사람이라도 120세가 되면 누구에게든지 파킨슨병이 나타날 정도로 도파민 분비량이 감소한다.
흑질에 이상이 없지만 선조체와 선조체에서 연결되는 명령이 지나가는 부위에 장애가 생기면 운동 기능을 제대로 못하게 된다. 최근 동맥경화로 인해 뇌의 좁은 혈관이 자주 막히는 다발성 뇌경색 환자가 늘고 있는데, 이것 역시 흑질이나 선조체에서 명령이 지나가는 길이 손상되었기 때문이다. 그 밖에 외상이나 뇌종양, 약의 부작용, 선조체흑질변성증, 진행성핵상성마비 등의 질환도 파킨슨병과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이들 질환이 원인이라면 치료법은 전혀 달라진다. 이 경우 파킨슨병 치료 약을 사용하면 오히려 증상이 악화될 수도 있다.

검사와 진단
CT나 MRI는 진단을 위해 필요한 검사지만, 이 같은 영상검사로 파킨슨병을 발견할 수는 없다. 다만 다발성 뇌경색 등 다른 뇌질환을 파악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이 밖에도 뇌경색 등의 원인이 되는 생활습관병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혈액검사를 하기도 하고 전신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기도 한다. 먹고 있는 약 때문에 파킨슨병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는 일도 있으므로 진찰을 받을 때는 반드시 먹고 있는 약을 의사에게 이야기해야 한다.

해를 거듭하면서 천천히 진행된다
파킨슨병은 시간이 갈수록 조금씩 진행되는 질병이다. 약을 사용해 진행을 늦출 수 있지만 방치하면 상태가 악화된다. 일단 치료를 시작하면 상태가 호전되고 이전보다 증세가 가벼워지는 경우도 있다.
혼과 야의 분류법에 따라 파킨슨병을 5단계로 분리하기는 하지만, 파킨슨병으로 인해 4단계, 5단계까지 진행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치료를 받게 되면 환자 대부분이 2~3단계를 유지한다. 3단계에서 치료를 시작한 환자가 2단계, 1단계까지 개선되는 경우도 많이 있다. 혼과 야의 분류법은 어디까지나 하나의 기준에 불과하다. 파킨슨병은 개인차가 크고 증상이나 진행 속도가 환자마다 다르다. 또한 환절기 특히 4월과 12월에 증상이 악화되기도 한다.

병에 대해 아는 것이 치료의 첫걸음
파킨슨병이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 사망하는 일은 없다. 최근에는 좋은 약이 많이 개발되고 일상생활의 불편함을 덜어주는 기구들도 다양하게 있어 예전처럼 생활할 수 있다. 일을 계속하는 사람도 많다. 파킨슨병이 치매의 원인이 되는 일도 없다. 또한 중증도에서 나타날 수 있는 환각이나 망상 등의 증상도 약으로 개선할 수 있다. 무엇보다 병을 무서워하지 않고 매일 활기차게 지내는 것이 치료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일 잊지 말자.


2/ 파킨슨병 치료의 기본, 약
약물, 운동, 생활습관이 치료의 핵심
파킨슨병은 생활 자체가 치료라고 할 수 있다. 약물, 운동, 생활습관 세 가지 중에서 어느 하나라도 빠지면 충분한 치료 효과를 얻기 힘들다. 파킨슨병의 특징은 운동요법에 따라 약의 효과가 확 달라진다. 약을 올바르게 사용하더라도 운동을 전혀 하지 않으면 약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운동을 하면 그 자체로 건강 상태가 좋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약의 효과도 더 커진다. 때로는 약의 양을 줄일 도 있다.
주 치료 약은 레보도파제(도파민의 원료)와 도파민 수용체 작용제(수용체를 자극하여 도파민과 같은 효력 발휘), 도파민 분해 효소 억제제(도파민이 분해되는 것을 막음)가 있다.
보조 치료 약은 노르아드레날린 보충제, 항 콜린제, 염산 아만타딘이 있다.
기타 증상 개선 약으로 변비, 현기증, 위장 장애 등과 같은 전조증상을 개선하거나 약의 부작용을 줄여주는 약도 사용된다.

뇌속의 도파민을 증가시키는 레보도파
레보도파는 도파민의 원료가 되는 물질이다. 이것을 뇌의 흑질로 보내 도파민의 분비를 늘려 병을 치료한다. 파킨슨병 치료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약이다. 스타레보, 마도파, 퍼킨, 시네메트, 도파듀오, 프로매트 등이 있다.
도파민 자체는 약으로 먹더라도 뇌까지 도달하지 못한다. 레보도파도 그 자체로는 거의 장에서 분해된다. 레보도파제제는 레보도파를 도파 탈탄산효소 억제제와 배합함으로써 장에서 분해되지 않고 뇌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고안한 것이다. 효과가 좋은 만큼 대량으로 투여하면 약효가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다. 또한 부작용의 위험도 있어 요즘에는 일반적으로 레보도파제제의 용량을 줄이고 다른 약과 병용한다. 가장 문제가 되는 부작용은 ‘이상운동증‘과 약을 먹어도 약효가 금방 없어지는 ‘마모현상‘이다.

도파민을 대체하는 약
도파민을 대신해 선조체의 도파민 수용체를 자극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도파민 수용체 작용제이다. 도파민이 실제로 증가하지 않지만 약이 마치 도파민인 것처럼 수용체에 작용한다. 미라펙스, 리큅, 리큅피디, 파키놀 등이 있다.
도파민 수용체 작용제를 사용하면 약이 수용체에 결합해 필요한 자극이 신경세포에 전달된다. 약의 종류마다 자극하는 수용체가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효과를 볼 수 있는 증상도 약마다 미묘하게 다르다.
도파민 수용체 작용제는 도파민을 대신하지만 레보도파에 비해 효과가 자극적이지 않고 장기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것도 오랜 기간 사용하면(4~5년 정도) 효과가 떨어진다. 종류가 많으므로 다른 약으로 바꾸어 치료할 수 있다. 약을 먹기 시작해서 3개월까지는 구역질이나 구토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는 구토 억제제를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이 기간이 지나 약에 적용되면 괜찮아진다. 프라미페솔과 같은 은 먹으면 졸음이 오기도 한다.

도파민 분해를 막는 약
어렵게 만들어진 도파민이라도 수용체와 결합되지 않으면 분해되어 사라진다. 그래서 도파민이 분해되는 것을 막아줌으로써 적은 양의 도파민을 유용하게 활용하게 해주는 약이 시중에 나왔다. 마오비, 유멕스 등이 있다.
도파민 분해 효소 억제제는 가장 새로운 형태의 약이다. 도파민을 분해하는 마오비라는 효소의 작용을 방해해서 도파민이 분해되는 것을 막는 작용을 한다. 증상이 가벼운 환자는 마오비 억제제만으로도 효과가 나타나기도 하지만, 실제로 레보도파제제와 같이 사용하여 레보도파 제제의 작용을 돕는다. 레보도파 제제의 마모현상을 개선하는 효과도 있다.
약을 복용할 때는 지나치게 약에만 의존하면 안 된다. 운동요법과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오래도록 질병을 잘 다스려야 한다. 약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하고, 약의 용량은 의사와 상담하여 결정해야 한다.

보조적으로 사용하는 약
흑질과 도파민에 작용하는 약 외에도 보조적으로 사용하는 약이 있다. 노르아드레날린 보충제와 염산 아만타딘, 항 콜린제 들이 그것이다. 노르아드레날린은 도파민과 같은 신경전달물질로 집중력과 혈액순환, 대사 활동을 돕는 작용을 하여 부족하면 파킨슨병, 우울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약으로 노르아드레날린의 분비량을 증가시키면 선조체의 작용이 활발해진다. 레보도파 등과 병행해서 사용하기도 쉽고 부작용도 적어 상대적으로 사용률이 높은 편이다. 염산 아만타딘은 원래 감기약이었는데 우연히 파킨슨병에도 효과가 있는 것을 알게 되어 치료 약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노르아드레날린 보충제 - 흑질 밑 청반핵에서 만들어져서 선조체의 작용에 영향을 미치는 노르아드레날린을 보충한다. 도파민에 작용하는 약로 개선되지 않는 보행 장애, 자세반사 장애에 효과적이다.
염산 아만타딘 - 흑질 세포에 작용해 도파민 분비를 촉진한다. 근육 경직에 효과가 있다. 부작용으로 다리가 붓거나 안절부절못하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피케이멜즈, 퍼킨드렐 등.
항 콜린제 - 선조체에 작용하는 아세틴콜린이 수용체와 결합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도파민과의 균형을 맞춘다. 떨림이나 느린 행동에 효과가 있다. 부작용으로 빈뇨 또는 치매 유사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트리헥신, 벤즈트로핀 등.

기타 증상을 개선하는 약
변비나 현기증 같은 자율신경과 같은 증상은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서도 어느 정도 좋아질 수 있다.
변비는 파킨슨병의 대표적 전조증상으로 장을 움직이는 힘이 약해져서 심한 변비 증상이 나타난다. 약하게 작용하는 변비약부터 설사약까지 여러 유형의 약을 사용하되, 약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한다.
빈뇨는 파킨슨병으로 방광이 예민해져서 나타난다. 사람에 따라 낮 또는 밤에 심해진다. 특히 야간 빈뇨는 지속적인 효과가 있는 약을 사용해야 한다.
파킨슨병 환자는 대체로 혈압이 낮고 미세한 혈압 조절이 안 된다. 갑자기 일어설 때 일시적으로 뇌에 혈액이 부족해져서 현기증을 느끼기도 한다. 고혈압약이나 이뇨제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하므로 먹고 있는 약의 성분을 잘 살펴봐야 한다.
항진전약을 사용해 떨림을 완화시키는데, 레보도파만으로 조절되지 않을 때에는 콜로나제팜, B-차단제 등을 사용한다.
이상운동증은 레보도파제제를 줄이고 다른 약을 병행 사용한다. 염산 티아프리드를 사용하면 이상운동증은 개선된다. 파킨슨병에는 별로 좋은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위장 장애는 위장약으로 많이 사용되는 H2차단제는 파킨슨 치료제의 작용을 저해한다. 위장약은 담당 의사에게 처방받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약을 중단했거나, 열이 나거나, 몸이 뻣뻣한 세 가지 증상이 동시에 나타나면 바로 병원으로 가야 한다.

약을 사용할 때는 ‘적은 용량으로 천천히‘
약에 대해 처음부터 완전한 효과를 기대한다면 오랫동안 복용하기가 어렵다. 장기간 복용을 위해서는 ‘적은 용량으로 천천히‘시작한다. 레보도파나 도파민 수용체 작용제는 장기간 과다 복용하면 내성이 생겨서 나중에는 효과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처음에 용량을 작게 시작하면 효과는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지만 부작용에 대한 염려가 적다. 대신 운동요법과 생활습관 개선을 병행하여 치료 효과를 높이도록 힘쓴다.

용량을 바꾸거나 복용을 중단하지 않는다
레보도파와 도파민 수용체 작용제 등은 뇌의 상태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한 약이다. 몸 상태와는 상관없이 약은 꾸준히 먹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무엇보다 환자가 멋대로 판단해서 약의 복용을 중단하거나 용량을 줄여서는 안 된다.
약을 잊지 않고 먹기 위해서 약을 눈에 띄는 곳에 둔다. 미리 1회분 약을 정리해둔다. 복용 시간을 알람 시계를 이용한다.
Q. 약 먹는 것을 잊었는데, 2회분을 같이 먹어도 되나요? A. 복용시간을 놓치고 한두 시간 지나 생각났다면 생각났을 때 바로 드십시오. 다음 약은 정해진 시간에 맞춰 복용하고, 만약 시간이 많이 지났다면 일단 1회분을 드신 다음 복용시간을 늦추십시오.
Q. 파킨슨병 약을 복용 중인데 건강기능식품을 먹어도 되나요? A. 대체로 건강기능식품은 문제가 없는데 아주 드물게 약의 작용에 영향을 미칠 때가 있다. 그중 하나가 고단백식품이다. 단백질을 과잉 섭취하게 되면 레보도파의 작용이 원활하지 않게 된다. 의사와 상담하여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Q. 파킨슨병 약을 복용하고 있는데 감기에 걸렸다. 감기약을 먹어도 되나요? A. 약 중에는 파킨슨병 약과 함께 먹으면 좋지 않은 경우가 있다. 다른 병으로 진찰을 받으러 갈 때는 드시고 있는 약을 모두 가지고 가서 확인하는 것이 좋다. 어떤 경우든 다른 약을 먹는다고 해서 파킨슨병 치료약을 줄이거나 끊으면 안 된다.

파킨슨병과 함께 사용할 수 없는 약
​소화기 약 - 설피리드, 메토클로프라미드, 말레인산클레보프리드, 푸마르산클레보프리드
위산 억제제 - 라니티딘염산염, 염산록사티딘아세테이트, 니자티딘, 파모티딘, 라푸티딘, 오메프라졸, 라베프라졸나트륨, 란소프라졸, 시메티딘
고혈압약 - 레저핀, 메틸도파
불수의운동약 - 염산티아프라이드, 설피리드
변비약 - 산화마그네슘
항정신약

신맛이 약의 효과를 높인다
위산 분비 기능이 떨어진 환자가 신 음식을 먹으면 약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소화가 안 된다고 위장약에 의지하다 보면 위산 분비가 감소해 약의 효과가 떨어질 수 있으니 주의한다.
위산을 중화하는 약 - 산화마그네슘, 탄산나트륨, 수산화알루미늄겔. 이들 약은 위산을 중화시켜 알칼리성으로 바꾼다. 특히 산화마그네슘은 변비약으로 아주 많이 사용된다. 변비는 파킨슨병에 많이 나타나는 증상이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
위산 분비를 억제하는 약 - H2 차단제: 위산 분비를 억제하는 약으로 메슥거림, 통증에 사용된다. 양성자펌프억제제: 위궤양에 방하는 약으로 위산 억제 효과가 뛰어나다.
산화마그네슘과 H2 차단제는 의료기관에서 많이 사용할 뿐 아니라 일반 약국에서도 판매한다.
위산을 늘리는 방법은 레보도파를 식전에 먹는다. 새콤한 음식을 자주 먹거나 식초를 직접 채소에 뿌려 먹는다. 약을 물이 아닌 오렌지나 레몬, 포도 등 새콤한 주스와 먹는다. 우유, 요구르트는 위 표면에 막을 만들기 때문에 약을 먹고 30분 정도 지난 후에 마시도록 한다.

수술로 증상을 완화하는 방법
수술은 약의 보조적 수단으로 봐야 한다. 또한 당뇨병 같은 질환이 있고 그 정도가 심하거나 뇌의 변화가 진행 중이라면 수술을 받을 수 없다.
수술이 필요한 환자 - 레보도파에 대한 부작용이 있어 조절하기 힘들다. 위장 장애가 심해 약을 마음껏 사용할 수 없다. 통원 치료가 너무 힘들다.
수술을 할 수 없는 환자 - 뇌질환이나 뇌 위축이 있다. 정신과 증상이나 치매가 있다. 체력적으로 수술을 견뎌낼 힘이 없다.
파킨슨병 수술은 뇌에 전극을 연결해 신경전달을 돕는 것으로, 열응고술과 뇌심부자극술이 있다. 지금까지는 열응고술이 많이 보급되었으나 시상의 한 쪽만 수술해야 하는 등의 단점이 있어 이를 보완한 뇌심부작그술이 등장했다. 뇌심부자극술은 시상의 좌우 양쪽에 다 시술할 수 있지만 영구적이지 않은 단점이 있다.

증상에 따라 수술 부위가 다르다
파킨슨병 수술은 주로 시상과 시상하핵 두 부위에 해당된다. 이 부위에 시술하는 열응고술과 뇌심부자극술은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다. 수술은 레보도파로는 조절되지 않는 떨림이나 뻣뻣한 근육, 마모현상 등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그렇지만 유감스럽게도 병의 진행은 멈출 수 없다. 또한 치매나 구음 장애 같은 부작용이 많이 나타난다는 문제점도 있다.
운동 기능을 담당하는 시상하핵과 시상 중에서 일상생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증상을 중심으로 적합한 곳을 골라 수술한다. 그렇지만 흑질과 선조체 등 파킨슨병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부분은 수술하지 않는다.

입원을 해야 할 때와 통원 치료를 해야 할 때
여러 가지 검사를 하고 의사가 경과를 확인하기 위해 단기 입원을 권유하기도 한다. 입원이 필요한 경우는 다음 세 가지이다.
1) 검사 항목이 많아 병원에 자주 가는 것이 부담스러우면 입원하는 편이 효율적이다.
2) 위장 장애 등의 부작용이 심하면 증상을 조절하고 약에 적응하기 위해 입원하는 경우도 있다.
3) 약의 효과가 없어지거나, 정신과적 증상이 나타나 약을 줄이거나 다른 약으로 교체해야 할 때는 입원을 권유해 환자의 상태를 자세히 살핀다.


3/ 꾸준히 하는 운동 요법
파킨슨병은 약물치료와 운동요법을 병행하지 않으면 치료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는다.

운동을 생활화한다
생활 속에서 몸을 움직이는 것 자체가 훌륭한 운동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파킨슨병 환자들은 운동이 좋다는 것을 알면서도 부끄러워 외출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일단은 몸을 움직인다는 생각으로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부터 찾아서 한다. 증상이 나타날 때 상황에 따라 대처하는 법을 알아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아침에 세수를 하면서 얼굴 근육 운동을 한다. 거울에 비친 모습을 보면서 얼굴 구석구석의 근육을 움직여보는 것이다. 얼굴 근육을 움직이게 하는 게 어렵다면 손을 이용하는 것도 괜찮다.

아침에는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맨손 체조로 몸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낮에는 가능하면 야외로 나가 산책을 한다. 운동뿐만 아니라 주변을 둘러보면서 기분전환을 할 수 있다. 밤에는 푹 잘 수 있도록 편안하게 지낸다. 과도하게 신체활동을 하는 것은 좋지 않다. 낮에 누워 있으면 그 자체만으로도 선조체의 활동이 감소한다. 낮에 조금 피곤하더라도 눕지 말고 되도록 의자에 앉아서 쉬자. 쉬는 것보다는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단순한 걷기를 운동으로 바꾼다
집 안에서나 가벼운 외출을 할 때에 그냥 걷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운동하고 있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몸 전체를 사용해 바르게 걸어보자. 걷는 동안 저절로 등이 굽어지므로 등과 허리를 곧게 펴고 걷는다. 걸을 때는 자세를 곧게 펴고 팔을 크게 휘두르며 보폭을 크게 해서 걷는다. 천천히 걸어도 좋지만, 반드시 걷다가 멈춰 서는 연습을 한다. 의식적으로 리듬을 맞추고, 스스로 박자를 맞추며 음악을 들으면 좋다.

집 안에서 미리 연습한다
떨림이 심해지거나 움직임이 둔해지면 사람들 눈에 신경 쓰여 외출을 피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증상은 더 악화된다. 몸을 움직이는 것은 자신감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해보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적극적인 자세로 행동하자. 집에서 연습할 때는 가족들이 걷는 모습을 확인해주면 좋다. 잘 모르는 부분을 지적받을 수 있고 혼자서 하는 것보다 활기차게 할 수 있다.
1단계 - 발뒤꿈치를 벽에 붙이고 서서 엉덩이, 등, 어깨, 뒤통수 순서로 벽에 대면 등 근육이 펴진다. 등 전체로 벽을 누르듯이 서서 몸을 앞부분까지 꼿꼿하게 세운다.
2단계 - 걸을 때는 먼저 발동작부터 연습하고 익숙해지만 몸 전체를 움직여 걷는 감각을 익힌다. 좀 지나칠 정도로 허벅지를 높이 들어 올리고 팔을 크게 휘두르며 제자리걸음을 걷는다. ‘하나, 둘‘ 소리를 내며 박자를 맞추는 것도 잊지 말자.
3단계 - 넓은 마당이나 방 안에서 걸어본다. 충분히 걷는 연습을 하고 밖으로 나가면 도움이 될 것이다. 생각했던 것만큼 사람들은 나를 쳐다보지 않는다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 된다.

자 이제 밖으로
파킨슨병 환자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문제는 걷다가 갑자기 발이 멈춰져 앞으로 나가지지 않는 ‘동작 정지‘가 되는 상황이다.
좁은 통로에서 - 좁은 통로에서 발이 움직여지지 않을 때는 발을 내딛기 전에 준비 동작을 해서 쉽게 움직이도록 한다. 반걸음 뒤로했다가 앞으로 내밀 수 있다.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발을 여러 번 움직인 다음 앞으로 내딛는다. 앞으로 내딛기는 힘들어도 옆으로 걷기는 쉽다. 급할 때는 옆으로 걷는다. 기분이 초조한 것도 발을 멈추게 하는 원인이다. 이럴 때는 크게 심호흡을 하고 마음을 느긋하게 먹는다. 그런 다음 천천히 자기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상황을 해결한다.
길모퉁이에서 - 모퉁이까지 가면 일단 멈춰 서서 몸의 방향을 바꾼다. 진행 방향으로 몸을 튼 다음 다시 걷기 시작한다. 안전한 곳에서는 모퉁이를 직각으로 돌지 말고 크게 천천히 돈다.
목적지 근처에서 - 힘들게 목적지에 다 왔는데 눈앞에서 속도가 서서히 늦춰지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목적지를 조금 더 멀리 잡고 속도를 줄이지 않고 걷는다.

나에게 맞는 체조는?
체조를 할 때는 목표를 약간 높게 잡고 현재 자신에게 적합한 동작을 골라 조금씩 움직여본다. 자세가 구부정하면 먼저 스트레칭부터 시작한다. 균형을 잃고 자주 발이 걸리거나 넘어지면 균형을 바로잡는 체조를 한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산책이나 체조를 통해 몸을 적극적으로 움직인다.
운동은 성취감을 느낄 정도의 고통은 필요하지만 무리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운동과 약을 절절하게 병용하면 병의 진행을 늦추고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운동은 시작하고 나서 2주 정도 지나야 효과가 나타난다. 운동을 하지 않으면 회복은커녕 경직이 심해지고 근력도 떨어지며 관절도 뻣뻣해진다. 운동은 약이지만 지나치면 부작용을 초래하므로 다음날 피곤하지 않을 정도로 한다. 운동을 하면 몸 상태는 물론이고 약에 대한 반응도 좋아진다.

내게 맞는 운동을 찾아라
처음에는 몸을 움직이는 것조차 힘들어하던 사람도 계속하다 보면 동작이 부드러워진다. 운동을 즐기기 위해서는 미리 몸을 잘 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파킨슨병 증상은 하루 중에도 미묘하게 변한다. 환자 자신이 기운을 차리는 시간대에 맞춰 운동하면 된다. 두뇌를 쓰는 취미도 갖도록 한다.

작은 동작도 천천히 정성스럽게
걷기와 더불어 다음에 소개하는 운동을 병행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특히 자전거 타기 체조는 좌우 교대로 하는 동작이 둔해졌을 때 권한다.



배 깊숙이 발성연습을 한다.
파킨슨병이 나타나면 성대의 근육도 둔해져서 목소리가 작아지고 말이 빨라진다. 목소리를 내는 데는 가슴 근육이나 배 근육이 사용된다. 가슴과 배 근육이 움직여 폐의 공기를 내보냄으로써 커다란 소리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파킨슨병 환자는 이들 근육이 뻣뻣해지거나 움직임이 둔해져서 발성이 어려워진다. 목소리에 이상이 나타날 때는 당황하지 말고 꾸준히 발성연습을 해본다. 심호흡을 하거나 배 깊숙이 소리를 내보는 것도 좋다. 말을 시작하기 전에 심호흡을 몇 번 한다. 내뱉는 숨이 많아지면 그만큼 큰 소리가 잘 나온다. 파킨슨병 환자와 이야기를 나눌 때는 묵묵히 듣고만 있거나 그냥 고개만 끄덕이지 말고 소리를 내서 반응해주도록 한다. ‘응‘, ‘그래서?‘와 같이 맞장구를 쳐주면 좋다. 듣는 사람의 이런 반응이 신호가 되어 환자는 이야기하는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만약 대답이 늦어질 경우에는 재촉하는 표정을 짓지 말고 차분하게 기다려준다.


4/ 편리한 생활을 위한 주의점
할 수 있는 일을 즐기면서 한다
파킨슨병 환자 역시 운동 재활훈련이 필요하다. 생활 속에서 몸을 열심히 움직이는 것도 재활훈련이 될 수 있다. 일상생활뿐 아니라 일이나 취미, 사회활동 등을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계속하면 생활에 활력소가 된다. 좋아하는 일이라면 몸을 움직이는 것도 생각만큼 고통스럽지 않고 재활이 도움이 된다.
전보다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노력한다. 낮에는 활동적으로 몸을 움직이고 밤에는 일찍 잠자리에 드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낮에 활기 있게 지내려면 먼저 옷을 갈아입는다. 낮잠은 밤에 숙면을 방해하므로 될 수 있으면 피한다. 피곤하더라도 눕지 말고 앉아서 휴식을 취하도록 해보자. 밤에는 잠을 충분히 자서 하루의 피로를 푼다.
주변 사람들에게 부탁하기보다는 증상에 맞춰 재활기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보자. 자신의 일을 직접 하기 위해서는 몸도 마음도 편해야 한다. 보행용 카트를 사용하면 넘어지거나 앞으로 돌진하는 등의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음식 준비와 식기 선택
​사용하기 편리하게 만들어진 식기를 이용한다. 음식을 흘리는 것에 대비해 식탁 매트나 앞치마, 손 닦는 수건 등을 준비하고 식사시간을 마음 편하게 즐긴다.
꼭 파킨슨병이 아니더라도 나이가 들면 씹는 힘이 약해지고 음식을 넘기기가 힘들어진다. 재료를 잘게 자르거나 부드럽게 하는 등 먹기 쉬운 방법을 찾아 조리하도록 한다.

식사로 증상을 완화한다
현기증이 심하다 - 현기증은 뇌에 일시적으로 혈액이 부족해지면 나타나는 증상이다. 뇌에 보다 많은 혈액을 보내기 위해서는 염분을 많이 섭취해 혈압을 올린다. 다만, 자신이 먹을 음식에만 소금을 더하는 것을 잊지 말자.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면 현기증에 도움이 된다. 몸속에 수분이 많아지면 그만큼 흐르는 혈액량이 많아지고 현기증도 잘 나타나지 않는다. 하루 6~8잔을 물을 마시면 좋다.
변비로 고생한다 - 식이섬유를 많이 섭취하면 변의 양이 늘어 배변이 쉬워진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 재료에만 매달리기보다는 균형 잡힌 식사를 통해 꾸준히 섭취하는 게 좋다. 콩, 두부, 청국장, 나토 등 콩으로 만든 식품을 섭취한다. 뿌리채소나 잎채소 등으로 국을 끓인다. 버섯류 역시 다른 음식과도 궁합이 잘 맞아 국에 다른 재료와 함께 넣으면 좋다. 감자나 해조류, 콩 제품 등 식이섬유를 많이 포함한 식품으로 반찬을 만들어 먹는다. 미역이나 김을 식사 때마다 메뉴에 넣으면 좋다. 백미를 현미로 바꾸고, 오트밀을 섞어서 밥을 짓고, 통밀로 만든 빵을 먹는다. 식사 스타일에는 크게 변화를 주지 않으면서 섭취하는 식이섬유의 양을 늘릴 수 있다.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면 변비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옷을 자신에게 맞춘다
작은 단추나 지퍼는 채우고 벗기가 힘들다. 큰 단추나 찍찍이(벨크로)로 바꾸고 단춧구멍을 크게 만들어 부담을 줄인다. 특히 바지나 치마는 화장실에서 빨리 벗고 입을 수 있도록 고무줄로 된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소매나 몸통의 품이 넉넉하고, 가능하면 찍찍이로 된 것을 고른다. 실내에서 슬리퍼를 신으면 벗겨지거나 걸려서 넘어지기 쉽다. 실내에서는 미끄럼 방지 양말이나 덧신을 신으면 좋다. 모자는 예상하지 못한 부상을 막는 효과도 있다. 허리는 고무줄로 된 것이 편하다. 다리에 휘감기지 않도록 긴 치마나 통이 넓은 바지는 피한다. 발에 익숙한 워킹화를 신는다.

집 안을 안전한 공간으로 만든다
파킨슨병 환자는 밖에서만 넘어지는 것이 아니라 집 안에서 지내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실내에서 넘어지지 않도록 예방책을 세워둘 필요가 있다. 욕실이나 화장실, 현관처럼 몸을 일으켜야 하는 곳에는 몸을 지탱할 수 있도록 반드시 세로로 된 손잡이를 설치한다. 전기코드를 벽 쪽으로 붙이고 물건들을 잘 정리해서 바닥에 걸리적거리는 게 없게 한다. 발을 질질 끌면서 걸으면 아주 낮은 문턱이라도 발끝이 걸려 넘어지기도 한다. 문턱은 되도록 없애고 카펫의 가장자리는 테이프로 고정한다. 보행에 방해가 되는 것은 없는지 작은 방해물도 놓치지 않고 살핀다.
파킨슨병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다리 벌리기 동작은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계단 같은 경우 앞쪽 모서리 부분에 색깔 있는 테이프를 붙여 눈에 잘 띄게 하면 다리 움직임에 자극을 주어 손쉽게 오를 수 있다. 복도 벽 발치에 전등을 설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화장실까지 이어진 통로와 계단, 또는 현관, 침실, 부엌 등을 연결하는 모든 통로에 설치한다.
파킨슨병 환자는 좁은 통로에서는 위축이 되어 발걸음을 떼지 못한다. 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좁은 통로의 바닥에 30~40cm 간격으로 눈에 띄는 테이프를 붙여두면 그것을 뛰어넘듯이 걸을 수 있다.

침대와 의자 선택하기
침대나 의자는 몸을 쉴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물건이다. 특히 의자는 낮에 사용하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앉았을 때 편안한지, 불편한 점은 없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구입한 후에는 몸이 기우는 쪽에 쿠션을 받쳐주는 등, 환자에게 맞춰 사용한다. 등받이가 뒤로 젖혀져 있으면 일어서기가 불편하다. 다양한 자세로 앉아보고 등받이가 편안한지, 배를 압박하지 않는지 확인한다.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데에는 이부자리보다 침대가 더 편하다. 침대는 꼭 직접 누워보고 침대 폭과 높이 등을 확인한다. 침대를 새로 구입할 계획이라면 높이 조절이 가능한 환자용 침대를 사는 것을 생각해본다. 자리에서 일어나기 편하고 여러모로 환자에게 편리하다. 푹신하면 느낌은 좋지만 몸이 푹 가라앉아 움직이기 힘들다. 또한 자리에서 일어날 때 더 힘이 든다. 적당하게 탄력이 있는 것을 고른다. 앉거나 일어설 때 몸을 받쳐줄 수 있는 손잡이가 있는 제품을 고른다. 앉았을 때 자연스럽게 발이 바닥에 닿는 높이가 가장 적당하다. 너무 낮으면 앉거나 일어서기가 힘들다. 또한 파킨슨병 환자는 행동이 둔해지고 앉거나 누워 있는 일이 많다. 이런 환자들은 욕창 방지 방석이나 욕창 방지 매트를 사용하면 좋다.

대소변은 규칙적인 습관을 들인다
파킨슨병 환자들이 겪는 대소변 문제는 주로 변비와 빈뇨다. 두 가지 모두 매우 괴로운 일이지만 수분 섭취나 화장실 가는 시간을 조절하면 개선이 가능하다. 물을 너무 적게 마시면 변비로 고생할 수 있고 너무 많이 마시면 빈뇨 때문에 귀찮을 수 있다. 대소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수분을 적당히 섭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물을 넉넉히 마신다. 1~2잔의 물로 장을 자극해 장운동을 활발하게 한다. 아침밥이 소화되면 변의가 없어도 화장실에 가는 습관을 들인다. 몸에 ‘식사 후 화장실‘이라는 리듬이 자연스럽게 배어들도록 여유를 가지고 생활한다. 화장실에서는 너무 애쓰지 말고 15분 정도가 지나면 변이 나오지 않더라도 미련 없이 나온다.
화장실 가는 것이 귀찮다고 수분을 섭취하지 않으면 탈수증이 올 수도 있다. 물은 항상 충분히 마시는 것이 좋다. 화장실에 가고 싶어도 막상 가면 타이밍을 놓칠 때가 있다. 요의가 없더라도 미리미리 가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참는 것은 금물이다.
외출할 때는 요실금용 패드를 착용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도록 하자. 약간의 요실금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
야간 빈뇨를 개선하려면 저녁 식사 후에 수분을 절제한다. 밤에 잠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에 가면 넘어지기 쉽다. 이럴 때는 요강이나 이동식 변기 사용을 고려해본다. 요즘에는 방에 놓아두어도 불쾌감을 주지 않는 디자인이 많이 있다. 항 콜린제를 사용하면 야간 빈뇨증이 생길 수 있다. 증세가 심하면 의사와 상의한다.

안전하고 쾌적한 욕실 환경을 만든다
목욕은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어 파킨슨병 환자에게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노약자에게 가장 조심해야 하는 공간이 욕실이다. 미끄러지거나 넘어지지 않도록 안전대책을 확실히 세우고 쾌적하게 목욕을 즐길 수 있게 하자.
반신욕은 혈액순환을 돕고 신진대사를 좋게 하며 몸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효과가 있다. 목욕 후 근육이 이완되었을 때 손과 발을 마사지해주면 더욱 좋다.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집 안에 사람이 있을 때 목욕을 한다.
탈의실은 옷을 벗을 때 몸의 균형을 잃기 쉽다. 순간적으로 붙잡을 수 있는 손잡이를 설치한다. 바지나 양말을 벗을 때 앉을 의자를 준비한다. 빨래 바구니를 준비해 벗어 놓은 옷을 담아둔다. 욕실은 욕조 안에 들어가려다가 발이 미끄러지는 경우가 있다. 욕실 바닥과 욕조에 미끄럼 방지 처리를 한다. 몸을 씻을 때 앉는 욕실의자는 튼튼한 것으로 고른다.


5/ 가족들이 알아두어야 할 점
가정에서 환자를 잘 돌보려면
가족들은 함께 치료한다는 생각으로 약은 제대로 먹고 있는지, 몸 상태는 괜찮은지, 운동은 하고 있는지 주의 깊게 살핀다. 툭하면 몸을 움직이지 않으려는 환자에게는 적극적으로 말을 걸어 의욕이 생기도록 유도한다.
약이 많다고 해서 병이 심각한 것은 아니다. 약의 효능을 이해하고 환자가 잊지 않고 먹을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다음과 같은 말은 삼가야 한다. 약이 너무 많은 거 아니에요? 다른 의사에게 가보는 게 어때요? 오늘은 상태가 좋은 것 같은데, 약은 안 먹어도 되지 않아요? 약이 이렇게 많이 먹어야 해요? 힘들겠네요.
환자가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가족들이 배려해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환자가 먹고 싶은 것을 먹고 하고 싶은 것을 하며 다양한 일에 도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좋다.
어떤 환자는 갑작스럽게 증상이 좋아져 주의를 놀라게 하기도 한다. 계절적 영향도 있어 보통 4월과 12월에는 증상이 악화되기 쉽다. ˝어제는 할 수 있었는데 오늘은 왜 안 될까?˝와 같은 말은 피한다. 실패로 인해 일일이 상처받는 사람은 바로 환자 자신이다.
파킨슨병의 재활훈련과 트레이닝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재활훈련의 목적은 현상태를 유지하는 데 있다. 못하는 동작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간단한 동작을 할 수 있게 함으로써 불편을 줄이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무리한 훈련을 강요하면 환자에게 쓸모없는 부담만 주게 된다.

자립할 수 있도록 기다려준다
지나친 도움과 간섭은 오히려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파킨슨병 환자는 평소에 하던 일상적인 일에 시간이 걸린다. 느린 행동이나 근육 경직으로 인해 표정에 변화가 거의 없어지고, 매사 의욕이나 감동을 보이지 않는다. 항상 도와주기만 하면 주변 사람들에게 의지하려고만 하고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도 안 하려고 한다. 배려라고 생각했던 행동이 반대로 환자의 자립을 방해하고 의욕을 잃게 할지도 모른다. 앞질러 도와주거나 하나하나 확인하려 들면 환자는 마음에 상처를 입는다. 의기소침해진다.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상태를 유지하면서 환자가 스스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한다. 그러나 환자를 혼자 내버려 두지 않는다. 혼자서 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한다. 사고 방지를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도움을 준다.

정부의 의료지원 정책을 이용한다
국가 차원에서 실시하는 의료지원 서비스는 장애등급 판정, 노인 장기요양보험, 희귀·난치성 질환자 의료비 지원 사업, 4대 중증질환 재난적 의료비 지원 등 네 가지다.
장애등급 판정 - 연령과 장애등급에 따라 매월 일정 금액의 연금으로 지급하거나 활동보조, 방문간호, 방문목욕 등을 실시한다. 읍, 면, 동사무소에서 장애진단의뢰서를 발급하여 의료기관의 전문의사로부터 장애진단서를 받아 심사를 요청한다. 조사표의 내용과 특기사항, 의사의 소견서를 바탕으로 6등급으로 나뉘거나 ‘자립‘으로 인정된다. 6개월마다 갱신이 필요하다.
노인 장기요양보험 - 65세 이상 노인 및 노인성 질병을 가진 65세 미만 국민에 대해 재기급여, 시설급여, 특별현급급여를 지원한다. 종류에 따라 방문요양, 방문목욕, 방문간호, 복지용구 대여, 가족요양비, 요양병원간병비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공단지사 또는 홈페이지에 접속하여 장기요양 인정 신청서를 받아 작성하고, 의사소견서를 받아 공단지사를 방문하거나 우편, 팩스, 인터넷으로 신청한다.
희귀·난치성 질환자 의료비 지원사업 - 질병과 증상에 따라 요양급여본인부담금, 보장구 구입비, 간병비 등을 지원한다. 희귀·난치성질환이란 ‘현재는 치료법이 확립되어 있지 않아 진단을 받아도 치료가 어렵고, 중증도가 높은 병이며 환자 수가 많지 않아 연구, 치료에 공적인 원조가 필요하다‘라고 판단된 134종류의 질병이다. 다만, 파킨슨병이라고 해서 누구나 인정받는 것은 아니며 증상의 정도에 따라서 다르다. 파킨슨병으로 인해 장애등급을 3급으로 판정받으면 의료비 전액을 보조받을 수 있다. 파킨슨병으로 인한 장애 3등급은 지체장애 또는 뇌병변장애 이상이 해당된다.
4대 중증질환 재난적 의료비 지원 - 질병 당 1회에 한해 본인 부담액 발생 규모에 따라 최대 2천만 원까지 지원한다. 의료비와 의료비 관련 약제비,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등 비급여 항목도 지원 내역에 포함된다.
의사보다 환자와 그 가족들로부터 얻는 정보가 실질적으로 큰 도움이 된다. 이런 환자와 가족들을 위한 모임이 바로 각종 질병 단체들이다. 우리나라에는 파킨슨병 환자와 그 가족을 위한 ‘대한파킨슨병협회‘가 있다. 02-942-6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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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춤추는 혈당을 잡아라 - 병원에서 해줄 수 없는 1형당뇨 관리의 모든 것 작은손의 당뇨 프로젝트 1
진철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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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당뇨에 1형과 2형 그 외의 당뇨가 있다는 것조차 몰랐다. 이 책은 처음부터 1형 당뇨 이야기로 시작한다. 사실 책 제목도 1형 당뇨를 위한 책이었다. 췌장에서 인슐린이 전혀 분비되지 않는 1형 당뇨는 인슐린 주사와 운동, 식이관리 그리고 심리상태로 혈당을 안정되게 조절해야 하는 평생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다. 그야말로 쉽게 눈으로 확인 가능한 체중이나, 체지방이 아닌 혈액으로부터 측정한 혈당을 지표로 삼아 운동과 식이관리를 해야 하는 것이다.
이 책은 1형 당뇨가 아닌 일반인이라도 꼭 읽어볼 만한 책이다. 음식의 대사작용과 왜 불량 식품들이 우리에게 해로운지, 우리가 섭취해야 하는 영양소가 무엇인지 쉽게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운동의 필요성과 운동을 해야 할 때, 하지 말아야 할 때를 구별하게 해준다.
병원에 다니면, 의사가 알아서 진단하고 처방해주겠지라는 안이한 생각에서 벗어나 환자 자신이 처방받은 약, 주사, 검사 결과 등을 적극적으로 알고 질병을 다뤄야 함을 깨닫게 해준다. 의사는 거들 뿐, 치료의 전반적 과정과 관리는 스스로 챙겨야 의료 사고를 막을 수 있고 불필요한 처방을 피할 수 있음에 동감하게 되었다.
모든 건강 서적이 짜기라도 했을까? ˝건강 = 건강한 식사+운동˝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 이 책에서는 ˝심리상태˝라는 +alpha가 더해졌을 뿐.

내용 요약: https://m.blog.naver.com/neobarabbas/221744940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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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 집에서 치료할 수 있다 - 혼자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는 파킨슨병 자가운동방법
미즈시마 타케오 지음, 조기호 옮김 / 부광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우리나라보다 고령화를 빨리 경험한, 그래서 파킨슨병을 더 많이 경험한 일본에서 쓴 책이라서 그런지 이해하기 쉽고, 일목 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책의 제목은 공격적이지만, 내용은 환자와 보호자가 알기 쉽게 설명되어 있으며 기본에 충실한 것 같다. 파킨슨병 환자가 늘 병원에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별점: ★★★★★


서론

일본에서 급증하고 있는 질병 중 파킨슨병이라는 신경계 질환이 있다. 대부분 50-60대 중년에서 노년으로 접어드는 시기에 나타난다.
파킨슨병은 뇌의 신경 전달물질인 ‘도파민’이 줄어들기 때문에 나타나는데, 도파민은 뇌의 흑질이라는 부위에서 만들어집니다. 흑질 신경세포에서 긴 돌기가 나오고, 이것이 선조체에 연결됩니다. 선조체를 향해 도파민이 방출되고, 선조체의 신경세포는 이것을 받아들인다. 그러면 몸을 움직이게 하는 지령이 나오게 된다.

그러나 어떤 원인으로 흑질의 신경세포가 변성을 일으켜 줄어들게 되면 도파민의 양도 줄어든다. 이 결과로 여러 증상이 나타나는데, 대표적으로 4가지가 있다. 1/ 가만히 있을 때 떨림(진전), 2/ 뻣뻣한 근육, 3/ 동작의 느려짐, 4/ 자세반사의 장애이다.
이 외에도 변비 등의 자율신경장애, 우울증 등의 정신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도 많다. 파킨슨병은 교감신경의 지나친 긴장으로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인간의 몸은 교감 신경이 긴장 상대로 변한다. 요통이나 무릎 통증, 위장병, 우울증 등 약을 장기간 복용하는 경우도 교감신경의 지나친 긴장을 초래하는 원인이 된다.
파킨슨병 치료의 기본은 약물요법으로 ‘레보도파제(L-도파)’라는 약을 많이 사용한다. 이것은 뇌 속에 도파민을 보충해 주는 약이다. 그러나 부작용도 있게 되고, 수년이 지나면 그 효과가 약해진다. 일반적으로 60세 이후에 발병한 파킨슨병은 진행이 비교적 얌전하다. 파킨슨병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과의 사망률에서는 차이가 없다.


파킨슨병이란 어떠한 질환인가

파킨슨병은 제임스 파킨슨(James Parkinson, 1755-1824)이라는 영국 의사가 1817년 처음으로 보고하여 이름 지어진 질병이다. 그때부터 200년 가까이 지난 오늘날, 미국 의사용 교과서에는 “파킨슨병은 50세 이후의 100인당 한 명이 걸리는 흔한 질병이다”라고 써져 있다.
일본 발병률은 1/1000명, 65세 이상에서는 1/500명, 한국 발병률은 1/10,000명, 65세 이상 1/100명이다.
파킨슨병은 신경계의 난치병이지만, 나이를 먹으면 누구나 찾아오는 질병이다. 노화에 동반하여 발병될 확률이 높다.
세계적으로는 60대가 파킨슨병의 절정이며, 20~40대라는 젊은 연령에서는 거의 유전성이라고 보지만, 복잡한 여러 인자가 관여하여 발병된다고 본다. 질병이 진행하는 속도에는 개인차가 있으나 60대 이후에 발병한 경우는 진행이 비교적 느리고 적절한 치료와 함께 5년, 10년간 도우미도 필요 없이 일상생활을 보내는 것이 드물지 않다. 그 진행을 완전히 멈추게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진단받더라도 절망할 필요가 없는 이유는 파킨슨병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나, 없는 사람이나 평균 수명과 사망률에는 전혀 차이가 없다. 암과 같은 심각한 질병처럼 환자의 목숨을 단축시키는 질병은 아니다.
치료나 물리치료에 너무 (정신적으로) 집착하면 도파민이 줄어들게 되어 오히려 질병이 진행된다. 하는 일을 매사에 즐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뭔가에 고집부리면서 집착하면 결국 도파민이 바닥나게 된다. 행동을 제한하지 말고, 취미와 일을 즐기면서 가능한 여유를 가지면서 생활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파민은 뇌 가운데 흑질이라는 조직에서 만들어진다. 흑질은 뇌의 줄기, 뇌간이라는 부위의 좌우에 하나씩 있다. 크기는 아주 작은 조직이며, 신경섬유에 의해 선조체라는 곳에 연결된다. 선조체는 몸을 움직일 때, 어느 근육을 어떻게 움직일까 지령을 내리는 곳이다. 이 선조체로부터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방출되어 운동신호가 몸 구석구석까지 전달된다. 도파민은 몸을 움직이게 하는 물질이지만, 이와 동시에 몸이 움직일 때는 몸동작을 억제하고자 하는 물질인 아세틸콜린도 분비된다. 이 두 가지 물질의 균형을 취함으로써 몸이 부드럽게 움직이게 된다.
파킨슨병이 일어나면 흑질의 신경세포가 허물어지고, 도파민의 양도 줄어든다. 때문에 아세틸콜린과의 균형도 무너진다. 누구나 나이를 먹으면 뇌의 신경세포가 줄어드는데, 도파민을 만드는 흑질도 예외가 아니다. 흑질 신경세포가 망가져 방출되는 도파민 양이 정상치의 20% 이하가 되면 파킨슨병의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교감신경이 지나치게 긴장 상태가 되어도 파킨슨병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아진다. 요통이나 무릎 통증, 위장병, 우울증 등의 약을 장기간 계속 복용하는 것도 교감신경의 지나친 긴장을 초래할 수 있다.

파킨슨병에는 네 가지 전형적 운동장애가 나타나는데 임상적으로는 이 네 가지 증상 가운데, 두 가지 이상이 나타나면 거의 파킨슨병으로 확실시되고 있다.
1/ 가만히 있을 때 떨림(진전) - 한쪽 손이나 다리가 떨리는 것으로 시작, 가만히 있을 때나 힘을 빼고 있을 때 일어남, 잘 때는 떨림이 멈추다가 눈을 뜨면 다시 시작, 1초에 5회 전후로 떨림, 둥글게 비비는 듯한 동작의 떨림 발생. 떨림은 동작을 할 때 대부분 멈추기 때문에 일상생활에 지장은 거의 없음.
2/ 뻣뻣한 근육 - 근육이 굳어져, 부드러운 동작 불가능, 통증을 느낄 수 있음, 얼굴 근육이 굳어져 표정이 없어짐. 정형외과에서 오해하여 진통제를 사용하면 파킨슨병이 오히려 진행됨. 최초의 증상은 어깨와 허리 통증인 경우가 많음.
3/ 움직임이 느려짐 - 동작이 완만해지고, 시작하기까지 시간이 걸림, 걷는 것도 느려지고 팔 흔들림이 적어짐, 말의 높낮이가 없어지고 목소리가 작아짐, 글씨가 갈수록 작아짐. 이불을 개면서 뒤돌아보거나, 차를 마시면서 리모컨을 조작하는 두 가지 동작을 동시에 잘 할 수 없는 것도 파킨슨병의 특징.
4/ 자세반사장애 - 자세반사장에는 병이 진행되면 눈에 보이게 됨, 균형을 못 잡아 잘 넘어짐, 몸이 옆으로 비스듬히 기움(물리치료를 하면 복근을 어떻게든 단련 시켜 몸이 기우는 것을 늦출 수 있음), 일단 걷기 시작하면 멈추거나 방향 전환이 어려움, 약간 달리듯 나가는 ‘돌진’ 현상이 있음.

파킨슨병은 자율신경의 어긋남으로 인해 변비, 기립성 저혈압, 혈압 저하 등이 나타난다. 파킨슨병이 되어 교감신경이 우위에 있게 되면 혈관이 수축되어 혈류가 나빠지게 되고, 위장 기능도 저하되기 때문에 변비가 나타난다. 빈뇨가 되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배뇨 곤란을 겪거나, 소변실금을 경험하는 사람도 있다. 혈행(혈액 순환)이 나빠지고, 손발이 차가워지며, 발이 붓는 경우도 있다. 침을 넘기는 삼킴 작용이 둔화되어 침을 흘리는 일도 늘어날 수 있으며, 식사나 음료수를 잘 들이킬 수 없게 되고, 더 심하게 되면 입으로 식사를 할 수 없게 되는 경우도 있다. 수족의 변형이나 눈이 짓무른다는 호소도 있다.

파킨슨병의 증상이 진행되면서 무관심, 주의력 산만, 기억력 저하, 기력이 없어지는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이러한 정신증상은 환자의 50% 정도에서 나타난다. 불면, 환시를 호소하기도 한다.
도파민이 줄고, 상대적으로 아세틸콜린이 늘어나 우울 증상이 나타나기 쉽다. 실제 파킨슨병인데, 정신과에서 우울증으로 잘못 진단되어 항우울증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면 도파민을 감소시켜 질병이 악화될 수 있다.

발병 후 5년, 10년이 지나도 초기 증상을 유지하는 경우도 있고, 빠르게 진행되어 휠체어가 필요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5년 단위로 경과를 본다고 알려져 있어 5년이 지나도 증상이 안정되어 있으면 당분간 그 상태로 진행되지 않은 채 갈 것을 예측해도 좋다. 진행속도는 개인차가 있다 하더라도 질병의 진행과정은 거의 일정하게 정해져 있다. 병의 진행에 대한 두 가지 분류가 있다.
1/ 혼-야 중증도 분류
1도- 한 쪽 손이나 다리 떨림, 뻣뻣한 근육.
2도 - 가만히 있을 때 떨림, 뻣뻣한 근육, 움직임 적거나 없음이 양쪽 손이나 다리에 나타남. 자세반사장애는 아님.
3도 - 보행장애, 방향 전환 불안정 등 뚜렷한 자세반사장애. 돌진 현상.
4도 - 기립이나 보행 어려움. 도우미 필요. 노동력 상실.
5도 - 서 있는 것 불가능, 휠체어 필요. 거의 침상 생활.
2/ 생활기능장애도
1도 - 일상생활, 통원에 도우미 불필요.
2도 - 일상생활, 통원에 도우미 필요.
3도 - 전면적 도우미 필요. 보행 및 기립 불가능
치료에서는 가능한 혼-야 중증도 분류의 1도~2도까지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파킨슨병은 신경계의 질환이기 때문에 발병 일시를 특정지을 수 없는 것이 일반적이다. 4대 증상을 중심으로 발현 유무를 체크하며, 두 가지 이상이 나타나면 파킨슨병을 의심하게 된다. 파킨슨병의 경우, 암에 있어서 종양마커에 해당하는 것처럼 생물학적 지표는 없다. 병의 원인이 되는 뇌의 흑질은 작기 때문에 CT나 MRI로 뇌 검사를 시행하더라도 거의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다. PET, SPECT 검사에서는 선조체흑질변성증, 진행성핵상성마비, 미만성루이소체형 인지증, 대뇌피질기저핵변성증 등을 체크하는 것이 가능하다.
혈액 중에 질병의 근거가 되는 마커는 발견되지 않지만, 영상검사와 마찬가지로 다른 발병의 가능성을 제외하기 위해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를 실시한다. 도파민 대사산물이 줄어드는 경우도 있어 척수액 중의 도파민 대사산물의 양을 측정하여 진단에 참고하기도 한다.
파킨슨병 진단에 유효하다고 알려진 것이 심근 신티그래피 검사이다(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시행하지 않음). 정맥에 MIBG라는 물질을 주사하면 심장의 교감신경에 들어가는데, 파킨슨병의 경우 MIBG가 교감신경에 들어가지 못하기 때문에 심장의 그림자가 비치지 않는다. 이 검사는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 아니어 반드시 시행되는 것은 아니며, 진단이 어려울 경우 시행한다. 이전에는 파킨슨병약을 투여한 후 증상이 가벼워지면 파킨슨병으로 진단하였는데, 초기에 손쉽게 치료 약을 사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사고가 주류로 되는 오늘날에는 진단을 위해 치료 약을 사용하지는 않는다.

파킨슨병 이외에서 파킨슨 증후가 나타나는 질병을 ‘파킨슨증후군‘이라고 부른다.
1/ 뇌혈관성 파킨슨증후군 - 뇌 혈류의 흐름이 나빠 일어나는데 고령자에게 많이 나타난다. 다발성소공경색이라 하여 뇌 속에 만들어진 작은 다수의 경색이 원인으로 일어나지만, 마비 같은 증상은 나타나지 않는다. 도파민은 정상으로 잘 나오기 때문에 파킨슨 약을 먹으면 부작용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뇌혈관성 파킨슨증후군에 잘 듣는 것이 염산 아만타딘이라는 인플루엔자 약이며, 이것은 부작용도 거의 없다.
2/ 미만성 루이소체형 인지증 - 초기부터 환각이나 망상, 우울 증상을 보인다.
3/ 약제성 파킨슨증후군 - 약제성 파킨슨증후군 환자에게는 파킨슨병이 약이 잘 듣지 않으며, 원인이 되는 약을 끊음으로써 파킨슨증후군이 가볍게 되기도 하고 없어지기도 한다. 파킨슨증후군을 일으키는 약은 도파민 D2 수용체를 차단하는 작용을 가진 약으로, 예를 들면 항정신병약, 항우울증약, 혈압강하제, 뇌순환개선제, 항암제이다. 시판 중인 위장약이나 진통제도 강력한 것을 장기간 복용하면 교감신경을 지나치게 긴장시켜 도파민 부족을 일으킨다.
4/ 정상압수두증 - CR나 MRI 영상을 보면 파킨슨병과 곧장 구분할 수 있다. 정상압수두증이라면 뇌실이 크게 되어 있다. 뇌 표면에도 뇌척수액이 고여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5/ 진행성 핵상성마비 - 이 질병이 되면 턱을 치켜들면서 뒤로 젖힌 듯한 자세가 되기 때문에 뒤로 잘 넘어진다. 파킨슨병과는 달리 CT나 MRI, PET, SPECT을 들여다보면 중뇌의 위축을 볼 수 있다.
6/ 대뇌피질기저핵변성증 - 좌우 어딘가 어느 한 쪽의 팔, 다리가 움직이기 어려운 것이 특징이다. 질병은 진행하더라도 좌우 어느 한쪽에서만 증상이 심하게 나타난다. CT나 MRI, PET, SPECT 검사를 통하여 파킨슨병과의 구별이 가능하다.
7/ 선조체흑질변성증 - 선조체에서 흑질로 이르는 신경세포가 변성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파킨슨병과 감별이 어렵다. 50대가 많으며, 떨림이 드물고, 초기부터 양쪽에서 증상이 나온다. MRI, PET, SPECT 검사를 하면 선조체에 이상이 나타난다.
8/ 샤이 드레그 증후군 - 주로 일어설 때나 평소 어지러움, 배뇨장애, 발한(땀) 장애, 변비 등의 자율 신경증상이다. 떨림, 동작 적음, 뻣뻣한 근육 등 파킨슨증후군과도 합병된다.
9/ 올리브 교 소뇌위축증 - 언어가 또렷하지 않고, 술 취한 듯 보행, 동작이 느리고, 손가락을 부드럽게 움직일 수 없고, 자율신경 증상이나 파킨슨증후군도 나타나게 된다. CT, MRI 검사에서 소뇌, 교(뇌간의 일부)의 위축을 확인할 수 있다(파킨슨병의 경우 정상).
10/ 뇌종양 - 전두엽에 뇌종양이 있는 경우, 파킨슨증후군이 나타날 때도 있다. CT, MRI 검사에서 진단이 가능하다.
11/ 갑상선기능 항진증 - 떨림이 나타나기 때문에 파킨슨병과의 감별이 필요하다. 갑상선자극호르몬의 양을 측정함으로 바로 진단이 가능하다.
12/ 갑상선기능 저하증 - 동작이 느리게 되고, 표정이 부족하여 파킨슨병과 매우 비슷하다. 갑상선호르몬의 양을 측정함으로써 파킨슨병과 감별할 수 있다.
13/ 윌슨병 - 유전성 대사질환으로 표정이 굳어지고, 손발이 떨리고, 보행이 곤란해지며, 무기력, 우울상태 등 파킨슨 증후가 나타난다. 혈액검사로 진단할 수 있다.


파킨슨병의 최신 치료법

현시점에서 파킨슨병을 완전히 낫게 하는 방법은 없다. 증상을 가볍게 하는 대증 요법이 중심이 된다. 완전하게 질병의 진행을 멈추게 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약과의 인연은 평생 가야 한다. 주요 약은 레보도파제인데 뇌 내에서 줄어들고 있는 도파민을 보충하는 것이다. 몇 년 지나면 효과가 약해지고, 몸이 제멋대로 움직여지게 되며, 환각이나 망상 등이 나오게 되는 부작용과 문제점이 나타난다. 가능하면 레보도파제제는 늦추어 사용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임상현장에서나 전문가로부터 나오고 있다.
파킨슨병의 증상이 있더라도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으면 레보도파제제는 사용하지 않고, 그대로 추이를 살펴본다는 것이 오늘날 대부분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젊은 층 파킨슨병이라면 약뿐만 아니라 수술이라는 치료도 고려해야 되는 경우가 있다. 60세 이후에 발병한 경우에는 진행이 비교적 느리기 때문에 반드시 급하게 약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수술을 고려하는 것은 걸을 수 없을 정도로 증상이 진행한 경우거나 약이 듣지 않는 경우에 좋다.
70세 이하로 인지증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면 레보도파제제 이외의 약(도파민 아고니스트라고 하는 도파민 수용체작용제=도파민 효현제)을 사용하고, 75세 이상, 또는 인지증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레보도파제제 사용을 기본으로 한다. 반드시 이 가이드라인대로 치료가 진행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레보도파제제는 극적으로 듣지 않으면 내성이 생겨 5년 기간으로 효과가 나타나지 않게 된다고 알려져 있다. 미국 파킨슨병 치료 지침도 환자의 나이가 69세 이하이면 우선 도파민수용체작용제(도파민아고니스트)를 선택하도록 되어 있다.

파킨슨병에 주로 사용되는 약은 레보도파제제, 도파민수용체작용제, 염산 세레기린, 염산 아만타딘이며, 드록시도파라는 약도 사용되는데 이러한 약을 항파킨슨약이라고 부른다. 어떠한 약도 복용할 때 증상이 좋아지더라도 복용을 중지하면 원래대로 되돌아간다. 대부분 항파킨슨약은 메슥거림, 졸음 등의 증상이 부작용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구토억제제가 처방되는 일도 있다. 환자에 따라서는 파킨슨병 치료에서 사용되는 약의 부작용을 개선하기 위해 변비약, 설사제, 위장약, 혈압을 올리는 약, 항우울제, 항불안약, 항정신병약, 수면제 등이 동시에 처방되는 일도 있다.

레보도파제제는 스타레보, 마도파, 퍼킨, 시네메트, 프로매트, 도파듀오 등이 있다. 약을 복용하면 성분이 소장에서 흡수되어 혈액으로 흘러들어가며, 전신을 돈다. 그러나 뇌의 입구에서는 뇌에 들어오는 물질을 제한하는 ‘혈액뇌관문‘이 있어, 분자 크기의 도파민은 여기를 통과할 수 없다. 그래서 이 혈액뇌관문을 통과할 수 있는 레보도파를 약으로 사용한다.
레보도파 단독제제는 말초혈관에서 거의 분해되어 1% 정도밖에 뇌에 도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어 현재는 레보도파제제를 말초혈관에서 분해시켜 버리는 효소(탈탄산효소)의 작용을 저해하는 물질을 배합한 레보도파합제가 사용된다. 또 레보도파는 혈액 중의 COMT(Catechol-O-methyl Transferase, COMT)라는 효소에 의해서도 분해되어 버리기 때문에 레보도파제제와 함께 COMT 작용을 억제하는 콤트저해제를 함께 복용하는 경우도 있다. 환자에 따라서는 단독제제가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 레보도파는 동물의 체내에, 그리고 식물 가운데서도 있는 아미노산의 일종이다.
레보도파제제는 떨림이나 뻣뻣한 근육, 느린 동작, 보행이나 자세반사장애라는 4대 증상을 가볍게 해준다. 빠르면 3~5일 사이에 뭔가의 효과를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처음에는 소량으로 시작하고, 만약 효과가 없는 것 같으면 약의 용량을 올리면서 체크해 적당한 양을 찾아낸다.
레보도파제제를 사용한다는 것은 외부에서 도파민을 보급하는 것이므로, 이러한 과정 중에 몸은 “어떻게든 바깥에서 들어오기 때문에 나는 도파민을 만들지 않아도 되겠군”하고 착각하게 된다. 그러면 더욱 도파민 분비량은 줄어들게 된다. 이 때문에 일단 레보도파제제를 사용하기 시작하면 그만 둘 수 없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보다 많은 양이 필요하게 된다.
장기간 복용하면 그 효과가 약해지는 문제와 부작용이 나온다. 5년 정도 복용하고 있는 사람의 약 반 정도는 약의 마모 현상이 나타난다. 5년 이상 계속 복용하고 있으면 효과가 나타나는 시간이 4시간, 3시간으로 조금씩 줄어들어 약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시간대가 생기게 된다. 이 시간에는 치료를 시작하기 전 상태로 되돌아가 몸을 전혀 움직일 수 없게 된다. 그리고 약을 복용하는 시간과 관계없이 갑자기 약의 효과가 나타난다든지, 갑자기 증상이 악화된다든지 하는 온-오프(on-off) 현상도 보인다. 그러나 온-오프 현상은 약의 마모현상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약을 복용하고 8-10년 정도 되면 서서히 약 용량을 늘리는 일도 있게 되며, 동반하여 몸이 멋대로 움직이는 불수의운동이라는 레보도파제제의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한다.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몸이 제멋대로 움직이는 증상이다. 발가락 등이 꼬부라지는 디스토니아라는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도 있다.
레보도파복합제제가 사용되고 나서는 소화기증상이나 순환기증상은 아주 줄어들게 되었다. 약을 복용하고 나서 일정 시간이 흐른 다음에도 가슴 통증이나 두근거림 등을 느낀다면 약을 계속 복용해야 할지, 의사와 상담이 필요하다.
환각이 나타나는 것은 약을 복용하고 나서 대략 10년 정도가 지나고부터 입니다. 레보도파제제를 많이 사용하게 되면 인지증이 된다고도 알려져 있다. 이러한 부작용이 나오는 경우, 약을 재검토하거나 외과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파킨슨병은 다행히도 약을 거부한다고 하더라도 죽음으로 몰아가는 질병은 아니다. 그러나 약과 잘 사귀어 두면 질병의 컨트롤에는 아주 유용하다. 약에만 의존하지 말고, 물리치료 등 자신이 할 수 있는 다른 치료를 동시에 하면 질병의 진행을 늦추는 것이 가능해지고, 약의 용량도 줄일 수 있다. 쭉 먹고 있던 파킨슨병약을 갑자기 그만두면 고열이 나거나, 근육이 뻣뻣해지고, 떨림이 나오며, 의식장애 등을 일으키는 악성증후군으로 발전될 우려가 있다. 환자에 따라서는 심장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다. 아드레날린이나 노르아드레날린 수치가 높은 경우는 약을 끊어서는 안 된다. 우울 증상이 강하게 나오는 사람들도 약을 끊기가 꽤 어렵다고 할 수 있다.

도파민 수용체 작용제(도파민아고니스트)는 미라펙스, 리큅, 리큅피디, 파키놀, 로킨스 등이 있다. 도파민 수용체작동약은 흑질로부터 도파민을 받아들이는 선조체의 수용체에 도파민이 분비되는 경우와 동일한 자극을 주어 몸을 움직이게 하는 약이다. 약의 효과가 레보도파제제보다 길기 때문에 효과를 지속시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이상운동증 등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이 늦으며, 약의 마모현상이 적고, 마모현상의 출현 시기도 늦다는 장점이 있다. 70세 이하에서 인지기능이 떨어지지 않는 환자의 경우 처음에는 도파민수용체작용제를 사용하게 된다. 레보도파제제가 듣지 않게 된 환자에게도 사용한다(이 경우 인지증 등의 정신 이상이 나오면 사용할 수 없다). 그러나 레보도파제제 만큼 효과가 강력하지는 않다. 레보도파제제보다 효과가 나타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종류에 따라 졸음이 오기도 하며, 메슥거움 등 소화기계증상이 잘 나타나고, 기립성저혈압이나 환각 등의 부작용이 있다. 간이나 콩팥에 심각한 장애가 있는 사람, 위궤양이나 십이지장궤양이 완치되지 않은 사람, 임신 중이거나 수유 중, 약 복용으로 월경불순이 나타나는 사람에게는 사용할 수 없다.
항콜린제(염산트리헥시페니딜, 염산비페리덴 등)는 트리헥신, 벤즈트리핀 등이 있다. 뇌의 선조체 내에서는 도파민과 아세틸콜린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균형을 맞추면서 작용하고 있다. 파킨슨병은 도파민이 줄어들게 되면 두 가지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이 깨지기 때문에 몸의 움직임을 억제하는 아세틴콜린의 작용이 상대적으로 너무 활발하게 된다. 그래서 아세틴콜린의 작용을 억제하여, 도파민과 균형을 맞추기 위하여 사용하는 것이 항콜린제이다.
특히 떨림이나 근육의 뻣뻣함, 레보도파제제의 장기간 사용했을 때 나타나는 이상운동증 개선 등에 효과적이다. 그러나 환자에 따라서는 건망증이 아주 심하게 된다든지, 환각이 나타난다든지 하는 경우도 있어 사용 전에 환자의 인지기능을 확인해야 한다. 고령인 경우, 항콜린제를 사용하면 환각이나 착란 등이 나타나며, 인지기능이 저하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염산 세레기린(상품명: 마오비, 유멕스)은 뇌 내의 도파민을 분해하는 효소(모노아민 산화효소)의 작용을 억제하는 약이 염산 세레기린이다. 염산세레기린은 레보도파제제의 사용량을 억제할 수 있으며, 레보도파제제의 효과를 길게 할 수 있고, 레보도파제제를 장기 복용했을 때 나타나는 약의 마모현상을 줄일 수 있는 등의 장점이 있다. 기립성저혈압이나 불면 등의 증상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
염산 아민타딘(상품명: 피케이멜즈, 파킨드렐)은 인플루엔자 치료 약이다. 항콜린제와 같이 아세틴콜린의 작용을 약화시켜 도파민을 좋게 한다. 약의 효과는 그다지 강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파킨슨병 초기에 증상이 가벼울 때 사용된다. 레보도파제제를 장기간 사용하여 이상운동증이 나타날 때에도 염산아만타딘이 사용되는 경우가 있다. 어지러움이나 불면, 메슥거림 등의 부작용도 적지만, 콩팥 기능이 나쁜 경우에 수족의 미세한 떨림이나 착란 등의 증상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
드록시도파는 레보도파제제를 장기간 복용하고 있는 경우에 나타나는 동결보행을 개선하기 위하여 일본에서 개발된 약이다. 효과는 그다지 높다고 할 수 없다 기립성저혈압 개선에 효과가 있기 때문에 기립성저혈압치료에 사용되기도 한다.
파킨슨병 환자에게 나타나는 환각은 대부분, 없는 것이 나타나는 환시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무것도 없는데 벽에 벌레가 붙어 있는 듯 보이고, 죽은 사람이 서 있는 것처럼 보이는 증상이 나타나면 이제는 약물요법에 한계가 왔다는 것을 인지하고 수술을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
수술은 심각한 전신 질환, 심각한 치매, 현저한 정신증상을 가지고 있으면 적용이 안 된다. 수술도 파킨슨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아니다.
파킨슨병 외과적 치료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정위뇌수술’이다. 뇌의 한 가운데에 있는 운동계의 신경회로 일부를 파괴한다든지, 자극한다든지 하여 증상을 개선하는 것이다. 약물요법을 계속하게 되면 약에 대한 새로운 운동장애(몸이 제멋대로 움직이는 이상운동)이나 정신증상(환각)등이 일어나기 때문에 수술을 통하여 용량을 줄이는 것이 가능하면 이러한 부작용도 줄어들게 된다. 수술은 ‘파괴술’과 ‘뇌심부자극요법’의 두 종류가 있다.
신경파괴술은 조직을 부숴버리는 수술로서, 뇌의 일부에 전극을 통하게 하여 특정 부위를 열로 묶어버리거나 감마나이프로 절제하기도 한다. 파괴는 시상, 담창구, 시상하핵이라는 대뇌의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 특히 시상을 파괴하면 떨림이 꽤 개선된다고 알려져 있다. 담창구의 파괴는 떨림이나 레보도파제제를 장기간 사용했을 때 나타나는 이상운동증에 도 효과가 있다. 파괴술은 젊은 층 파킨슨병에 매우 효과가 있다.
뇌심부자극요법은 뇌 내의 시상하핵 등에 전극을, 흉부에는 자극발생장치를 심고서 이 둘을 케이블로 연결한다. 이렇게 뇌를 자극하여 증상의 원인이 되는 신호를 방해하여 파괴술과 같은 효과를 얻는 방법이다. 파괴술보다 위험이 적고, 합병증도 잘 나타나지 않는 반면 이물이 체내에 남아있기 때문에 감염이나 선이 끊어지는 단선의 위험이 있다. 60세 이상이며, 혼-야 중증도 분류가 4도 이상으로 꽤 진행된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레보도파제제가 효과를 나타내는 상태를 지속시키는 것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약 용량을 줄일 수 있으며, 이상운동증도 적어지게 된다.

현시점에서 파킨슨병의 새로운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 유전자치료이다. 도파민을 내는 유전자를 뇌에 직접 넣는 방법이다. RS 바이러스라는 감기 바이러스에 유전자를 싣는데 성공하였다(바이러스로서 독성을 잃게 되고, 그 유전자가 세포의 DNA에 들어가게 된다). 그러나 유전자치료는 아직 국민건강보험적용이 되지 않고 있어 자비로 충당하여야 하며, 꽤 고액으로서 비용면에서 걸림돌이 된다.

교감신경이 우위에 있게 되면 파킨슨병을 일으키기 쉽다. 침 치료는 부교감신경을 우위에 두기 때문에 파킨슨병 증상이 가벼워진다. 침 치료는 도파민에 국한되지 않고 줄어들게 된 것은 늘리고, 많아지게 된 것은 줄여서 매우 적합한 균형 조정 작용이 있다.
대학병원 등 많은 병원에서 파킨슨병 치료에 침 치료를 권하는 현상이 늘고 있다. 대부분 머리에 침을 놓아 삼차신경을 자극하는 치료방법이다. 삼차신경을 자극하면 이 통증자극은 대뇌를 통하지 않고 곧바로 중뇌에 들어가기 때문에 몸은 착각하여 일시적으로 도파민 양을 늘리게 된다. 머리에 침을 놓으면 단기간이지만, 파킨슨병 증상이 가벼워진다. 이 효과는 3~4일 정도 밖에 지속되지 않는다. 향후 계속하여 도파민 그 자체의 양이 느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결국에는 도파민 부족이 일어나게 된다. 침 치료에는 ‘본치법’이라 하여 우선 부교감신경을 우위에 두어 도파민 그 자체의 양을 증가시키고, 그런 다음 환자의 증상에 맞춘 경혈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이 본치법에 대한 지식, 기술을 가진 침구사에게 적절한 침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은 드물다.
현재 한방약으로만 파킨슨병 환자의 뇌 내 도파민이 증가시킨다는 보고는 없다. 혈중의 도파민 양이라는 것은 뇌 내의 도파민 양과는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도파민의 혈중 농도를 열심히 살펴보다라도 그다지 참고할 만한 것은 아니라는 의사들도 있다. 혈중 도파민농도의 정상치는 20pg/ml(pg 피코 그램은 1조 분의 1g)이지만, 파킨슨병 환자는 도파민 분비량이 감소되어 있기 때문에 혈중농도도 5pg/ml 이하로, 거의 대부분 측정할 수 없는 레벨까지 내려가 있다. 그러나 한방약 억간산을 사용하면 이 수치가 10~20pg/ml 까지 늘어난다.


스스로 할 수 있는 파킨슨병 가정요법

흑질의 신경세포가 죽어가는 가장 큰 원인은 노화이다.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신경세포는 계속 줄어들게 되고 증상도 진행된다. 왜 60세 이상에서 파킨슨병에 많이 걸리는 것일까? 자율신경 균형이 깨지면서 뇌혈류가 나빠지는 것이 이유라고 생각된다. 60세가 넘으면 누구나 뇌의 동맥경화 경향이 나타나고 혈류가 나빠진다. 뇌혈류가 나빠지면 신경세포에 영양이나 산소가 충분히 전달되지 않고 세포기능이 떨어진다. 당연히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도 약해지고 세포 자체도 죽어간다.
일단 죽어버린 세포를 되살릴 수는 없다. 단, 산소와 영양부족으로 기능이 떨어진 상태라면 혈류를 촉진시켜 영양소를 공급해 주면 세포는 건강해질 수 있다. 뇌의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원인은 자율신경 균형이 깨지기 때문이다. 자율신경의 두 가지 중 교감신경이 긴장되면 동맥경화로 이어진다. 교감신경 긴장상태를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은 스트레스이다. 나이가 들면 교감신경 긴장상태로 바뀐다. 그래서 치료의 기본 방침으로 다음 2가지를 주안점으로 삼고 있다. 1/ 혈류 개선, 2/ 교감신경의 긴장해소(부교감신경을 우위로 할 것)

환자 본인이 손발의 떨림 등 파킨슨병의 특징적인 증상을 자각해서 “혹시 파킨슨병인가…”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시점에서는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라고 보면 된다. 단, 파킨슨병은 치료 시작이 늦었다고 해서, 말하자면 손을 못 쓰는 것은 아니다. 다음은 집에서 할 수 있는 파킨슨병 진단 테스트이다.
1/ 의자에 앉아 한 쪽 손으로 무릎을 탁탁 두드린다. 2/ 동시에 반대편 손을 올려 손바닥을 펴고 손목을 움직여 별이 반짝반짝 빛나는 동작을 한다. 이 동작이 된다면 걱정 없다. 혹시라도 잘 안된다면 파킨슨병일 가능성이 있으니, 곧바로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보라.

레보도파제제의 장기간 사용으로 인해 이상운동증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나면 수술로 약의 양을 줄이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레보도파제제는 ‘될 수 있는 한 나중에 사용한다’, 그리고 사용할 경우에는 ‘가능한 양을 줄인다’가 치료 포인트이다.
고령인 경우 병의 진행이 더디기 때문에 오히려 재활치료가 상당히 효과를 발휘한다. 편하다고 생각해 약에 너무 의존하면 인지 기능 저하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증상이 많이 진행되지 않았다면 약보다 재활치료를 권하고 싶다. 파킨슨병의 재활치료와 운동요법은 아직 제대로 체계화되어 있지 않다.
먼저 복근의 힘을 길러 배근과 균형을 이루도록 하는 것이 기본 운동요법이다. 특히 근육이 경직된 부분을 마사지 받으면서 환자 스스로 몸을 움직이면 좋습니다. 항파킨슨병약을 복용하면 떨림이나 보행장애 등의 증상은 개선되지만, 근육 경직은 소실되지 않는다. 근육 경직은 마사지로 풀어주면 꽤 편안해진다. 맨손체조같이 천천히 전신을 풀어주는 운동을 하는 것도 좋다. 일상생활 속에서 될 수 있는 한 몸을 많이 움직이는 것도 중요하다. 매울 조금씩이라도 좋으니 몸을 움직여야 한다. 외출을 하지 않을 때는 집 안에서 무릎을 높이 드는 제자리걸음을 하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다.

파킨슨병 환자에게 권하는 간단한 체조:
1/ 손가락 관절 풀기: 손가락을 꽉 쥐고 ‘편다-쥔다’를 1세트로 10세트 한다. 혼자 가위바위보 게임을 하는 것도 좋다.
2/ 자세 안정: 양발을 붙이고 서서, 등을 펴고 배에 힘을 주어 당긴다. 이 상태에서 발뒤꿈치를 올렸다 내렸다 한다. ‘올린다-내린다’를 1세트로 하여 5세트 실시한다.
3/ 등 근육 펴기: 무릎을 높이 드는 제자리걸음을 각 발에 10회씩 한다(의자에 앉아서 해도 좋다).
4/ 등 근육 펴기: 의자에 등을 펴고 앉는다. 양손을 머리 뒤로하여 그대로 상체를 ‘오른쪽-왼쪽’으로 비튼다. 한 번을 1세트로 하여 총 3세트를 천천히 실시한다.
5/ 등 근육 펴기: 동일한 자세로 의자에 앉아 상체를 천천히 앞으로 숙였다가 원래 상태로 돌아온다. ‘앞으로 숙이기-원상태’를 1세트로 하여 3세트 실시한다.
6/ 등 근육 펴기: 동일한 자세로 손을 앞으로 뻗어 테이블을 닦는다는 생각으로 크게 좌우로 흔든다. ‘오른쪽-왼쪽’을 1세트로 하여 양 팔을 각각 3세트 실시한다.
7/ 복근을 단련시키는 운동: 누운 상태에서 무릎을 세우고 손은 허벅지 위에 놓는다. 배꼽을 들여다본다는 생각으로 상체를 일으키며 양손을 무릎 쪽으로 내민다. 천천히 상체를 바닥에 붙인다. 몸에 부담이 가지 않게 등을 대고 나서 머리를 바닥에 내린다.
8/ 엉덩이 근육 단련: 배를 깔고 눕는다. 오른발을 천천히 들어 올리는데 무릎은 굽히지 않고 다리 전체를 올린다. 5초 후에 내린다. ‘오른발-왼발’을 1세트로 하여 3세트 실시한다.
9/ 허리 스트레칭: 천장을 바라보고 누워 오른쪽 무릎을 양손으로 껴안는다. 천천히 오른쪽 무릎을 몸 쪽으로 당긴다. 5초 후에 천천히 원위치로 한다. ‘오른발-왼발’을 1세트로 하여 3세트 실시한다.
10/ 무릎 부드럽게: 천장을 바라보고 누운 상태에서 오른쪽 무릎을 세운다. 발바닥을 천천히 밀면서 다리를 편다. 오른쪽 발을 3회, 왼쪽 발도 3회 실시한다.
11/ 편안히 일어나기: 천장을 바라보고 누우면서 양쪽 무릎을 세운다. 왼쪽 발로 바닥을 누르면서 왼손을 위로 올린다. 오른쪽으로 돌아누워 왼손으로 바닥을 집는다. 왼쪽 무릎을 편다. 손으로 바닥을 누르면서 상체를 일으킨다.

음악을 듣는 것도 도파민을 늘린다. 발을 전혀 앞으로 내밀지 못하는 환자에게 음악을 들려주면 발이 앞으로 나간다. 귀로 들어오는 음악 자극이 직접 중뇌로 가는데, 이때 몸이 착각을 하여 도파민을 생성하게 하며, 따라서 발이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경쾌한 리듬곡이 좋다.
정신적 재활치료도 중요하다. 우울 증상이 있지만, 약으로 치료해도 정신적 스트레스가 있으면 좀처럼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환자에게 불안감, 실망감 등의 우울 증상이 나타나면 먼저 주위 사람들이 이야기를 잘 들어주며 환자가 자신감을 갖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자신감이 없기 때문에 우울증도 생긴다.˝라고 생각하는 환자에게 “그것은 여러분 탓이 아니라 위장약 때문입니다.”라고 책임 전가만 시켜줘도 환자들의 기분은 상당히 편안해진다. 모든 원인이 약 때문이라고 하는 것도 좋지 않기 때문에 하고 있는 일이나, 환경 탓으로 돌려도 괜찮다. 특히 환자 자신에게 잘못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설명을 하며 조금이나마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좋다.

파킨슨병은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병이 아니므로 친구처럼 생각하며 잘 조절하면서 생활하는 것이 치료 목적이다. 힘들다는 생각이 들거나 불편해도 적극적으로 즐기면서 하루를 지내며, 취미나 좋아하는 일을 계속해야 한다. 흥미 있는 일, 즐거운 일, 환자가 좋아하는 일을 할 때 뇌에서는 도파민이 생성된다.

같은 일만 계속하면 도파민 분비가 저하된다. 가족은 환자의 행동을 제한하지 말고 흥미를 느끼는 일에 도전할 수 있도록 실내에만 있지 말고 밖으로 데리고 나가야 한다. 환자는 몸의 균형이 깨져 잘 넘어질 수 있으므로 지팡이를 짚거나 부축해 주는 사람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런 점만 조심하면 외출이나 여행은 문제가 없다. 일상생활 속에서 바삐 움직이는 그 자체가 바로 재활치료가 된다.
파킨슨병이라는 진단을 받으면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도 많이 있다. 답은 맥 빠질 정도로 간단하다. ‘평상시대로 대하는 것’이 가장 좋다.

파킨슨병에 좋은 음식은 어떤 것이 있을까? 딱 꼬집어 이 음식이 ‘도파민 분비량을 증가시킨다’는 데이터는 아직 없다. 예전부터 먹어온 생선이나 야채 중심으로 된 일반 식사가 좋다고 할 수 있다. 뇌의 동맥 경화로 인한 파킨슨병이 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EPA나 DHA 등의 생선 기름이 혈액을 맑게 하여 혈행을 촉진시킨다. 천궁다조산은 감기나 두통 등에 효과가 있는 한방약인데, ‘다(다)’라는 글자가 의미하듯이 녹차 잎이 생약으로 들어있다(동의보감에는 두통 치료제로 나와있다). 천궁다조산을 마시면 혈액 속의 도파민 양이 증가한다. 그러나 뇌에는 ‘혈액뇌관문’이라는 벽이 있어 특정 물질만 통과시킨다. 혈액 속에서 아무리 도파민의 양이 늘어나도 뇌관문이 있기 때문에 모두 뇌에 전달되는 것은 아니다.
한 연구에서 찻잎에는 혈액 속의 도파민이 뇌관문을 통해서 뇌 내에까지 이르게 하는 기능이 있다고 밝혀졌다. 찻잎의 어떤 성분이 뇌관문을 통과시키는 역할을 하는지 정확히 모르지만, 파킨슨병 환자에게는 녹차를 권한다. 또한 비타민 C나 플라보노이드 등이 많이 함유된 레몬물이 좋다. 물 한 컵에 레몬 반 개 혹은 한 개 분량의 레몬즙을 섞으면 된다. 습관 삼아 하루 한 잔의 레몬물을 마셔보라.

파킨슨병의 특징에는 신경 전달 기능 저하, 뇌의 지령이 몸 전체에 잘 전달되지 않는 점 등을 들을 수 있다. 이것은 한방에서는 ‘경락(생명 에너지의 길)의 정체’이고, 어혈의 일종이다. 간단히 설명하면 혈류 악화가 원인이다.
한방에서 파킨슨병 치료는
1/ 신을 보완하여 몸의 노화를 막는다.
2/ 혈류를 좋게 하여 신경 전달을 조금이라도 개선한다.
이 조건에 딱 맞는 한방약이 ‘개미, 거머리, 지렁이’이다. 이와 같은 곤충류는 몸을 따뜻하게 하고 경락의 흐름을 돕는 통경통작용이 뛰어나다. ‘개미, 거머리, 지렁이‘는 각각 성질이 다르고 적합한 증상에도 차이가 있으므로 환자의 증상에 맞추어 한 종류 또는 두 종류를 조합하여 사용한다. 환약은 외관상이나 냄새로는 모르기 때문에 중국에서는 대중적인 한방약이고, 일본에서는 건강식품이나 보조식품의 여러 형태로 판매되고 있다.
파킨슨병은 손발의 경직과 떨림 등 근육에 증상이 나타나고 추울 때 더욱 악화되는데, 진무탕, 팔미지황환, 팔미지황환에 생약을 가미한 우차신기환 등 몸을 따뜻하게 하는 성질의 한방약을 처방한다. 몸 전체를 따뜻하게 하는 한방약에 개미, 거머리, 지렁이 등의 곤충류를 가미하면 혈류가 좋아지고, 신경이나 근육 기능 개선 효과가 있다. 팔미지황환은 일본에서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에 근처 약국에서도 살 수 있다. 이 처방은 증상을 완화시키고 진행을 더디게 한다.
서양의학의 항파킨슨병약은 동계나 흥분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지만, 한방약에는 오히려 이런 부작용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한방약과 양약을 병용함으로써 양약의 양을 최소한 줄일 수 있다. 발병하고 시간이 지난 환자는 한방약을 복용해도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초기일수록 한방약의 효과도 빠르기 때문에 치료방법으로서 시도해볼 수 있다.
천마는 난초목 난초과 식물의 덩이줄기를 쪄 둥글게 썰어서 건조한 것으로 한약으로 사용된다. 고혈압, 현기증, 두통 등에 많이 처방하고, 경련, 떨림 등의 증상 개선에도 많이 사용된다. 단삼이란 자소과의 식물로 뿌리 부분을 건조해 사용한다. 단삼은 파킨슨병 치료를 위한 한방약에 약 80% 정도 사용되고 있다. 본래 단삼은 심장, 신장, 뇌 등의 혈류장애 치료에 사용했지만, 최근에는 뇌혈류 개선 효과에 주목이 쏠리고 있다.

파킨슨병 환자는 변비가 되지 않도록 하루 2리터의 물을 마시도록 권하는 의사도 있다.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은 변비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고령이면서 심장이 약한 환자라면 많은 물은 심장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권하지 않는다. 물보다 알로에를 물로 씻어 가시를 제거한 후, 3센티미터 정도 잘라 껍질째 강판에 갈아 하루 한 번 마신다. 껍질에 쓴맛이 적은 것이 알로에베라이다. 껍질을 벗기지 않는 것이 좋은데 쓴맛이 싫은 사람은 껍질을 벗겨 젤리 상태로 먹어도 된다. 알로에에 포함된 플라보노이드에는 항산화작용이 강하기 때문에 파킨슨병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알로에의 쓴맛은 부교감신경을 높이는 효과가 있으므로 그런 점에서도 파킨슨병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알로에 잎을 이용한 차나 분말 등 건강보조식품도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으니 이런 것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식물섬유가 많은 버섯류나 해초류도 변비에 좋다. 장의 연동운동을 촉진하고 부교감신경을 향상시키는 작용이 있어 파킨슨병 환자에게는 좋은 것이 다 모여 있다. 주의할 점은 병이 진행되면 음식을 잘 삼키지 못하게 되고 잘못 삼켜 폐렴을 유발할 염려가 있다. 잘 삼키지 못하는 경우에는 음식물을 잘게 썰거나 약간 걸쭉하게 하는 등, 조리방법을 달리해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약을 먹지 않고 도파민 분비를 내보내는 방법으로 얼굴 주무르기가 있다. 방법은 얼굴의 일정 부위에 자극을 주면 된다. 정확하게 그 부위가 아니고 근처라도 상관 없다. 엄지손가락 끝을 누르듯이 왼쪽과 오른쪽을 동시에 3초 정도 자극한다. 약간 아프다 할 정도로 누른다. 아침에 1번 하면 좋다.
1/ 눈썹 주위
2/ 눈가에서 손가락 폭 2개쯤 내려온 곳
3/ 입가에서 손가락 폭 1개쯤 내려온 곳
얼굴의 이 부위에는 뇌신경 속의 가장 큰 신경인 삼차신경의 첫 번째 가닥, 두 번째 가닥, 세 번째 가닥이 통과하고 있다. 삼차신경은 세 가닥이 하나로 모여 뇌의 중추로 연결되어 있다. ”앗! 아파”라고 느낄 정도로 삼차신경을 자극하면 뇌 중추의 경락(에너지 통과길)을 지나 흑질-선조체 그룹에 도달한다. 그러면 이 그룹은 자신들이 자극을 받았다고 착각하여 도파민을 방출한다. 삼차신경을 자극하여 도파민 방출만을 계속해서는 안 된다. 도파민의 양을 늘려야 한다.
4/ 얼굴 주무르기와 같이 하는 머리 자극
머리 꼭대기 중심선에서 3센티미터 정도 떨어진 부분으로 누르면 통증을 느끼는 부위를 양손의 검지, 중지, 약지 손가락 끝으로 누르듯이 1회 3초 정도 꾹 자극을 준다. ‘아프다‘고 느낄 정도로 누른다. 2~3회 자극하면 된다. 가능하면 얼굴 주루믈기를 한 후에 하면 좋다.

부교감신경을 자극하여 교감신경보다 위위에 두면 도파민이 늘어나 병의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손톱을 마사지하는 방법은 손톱이 자라는 부분의 양쪽을 손가락으로 잡고 주무른다. 손톱 끝에는 신경이 밀접되어 있어 여기를 자극하면 부교감신경이 우위를 차지하게 된다.
엄지손가락에서 새끼손가락 순서로 두 손을 모두 주무른다. 횟수는 한 번으로도 충분하다.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발톱도 주무르면 좋다. 손톱과 얼굴 어느 한쪽만 주무르는 것이 아니고 두 곳 모두를 같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 손톱은 밤에 자기 전에 주무르고, 얼굴은 아침에 일어나서 얼굴을 씻은 다음에 주무른다.

파킨슨병 환자 203명(평균 64.7세)을 침 치료를 받은 그룹과 침 치료를 받지 않은 그룹으로 나누어 5년 후의 중증도를 조사한 결과, 침 치료를 받은 그룹은 받지 않은 그룹에 비해 혼-야 중증도분류에서 2단계 낮아졌다. 침 치료는 환자 개개인의 상태에 맞추어 가장 적절한 방법을 선택해야 하므로, 모두에게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치료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다. 침 치료는 침구치료원에서 침구전문의에게 받아야 한다. 단, 집에서 환자가 해 보겠다면 다음의 경혈자극을 권장한다. 파킨슨병 치료에 적합한 혈은 손의 ‘합곡‘과 발에 있는 ‘족삼리’이다. 이 2개의 혈은 부교감신경을 우위로 하는 데에 뛰어나다. 부교감신경이 우위를 차지하는 밤 시간대에 자극을 주면 좋다.
합곡 - 엄지 손가락 뼈와 검지 손가락 뼈가 교차하는 곳을 반대쪽 엄지속가락끝으로 누르듯이 자극한다. 1회에 3초정도, 3회 실시한다.
족삼리 - 무릎에서 손가락 4폭정도 내려온 정강이뼈와 외측부분을 엄지소나락 끝으로 굴리듯이 부드럽게 자극한다. 1회에 5초 정도, 3회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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