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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 집에서 치료할 수 있다 - 혼자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는 파킨슨병 자가운동방법
미즈시마 타케오 지음, 조기호 옮김 / 부광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우리나라보다 고령화를 빨리 경험한, 그래서 파킨슨병을 더 많이 경험한 일본에서 쓴 책이라서 그런지 이해하기 쉽고, 일목 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책의 제목은 공격적이지만, 내용은 환자와 보호자가 알기 쉽게 설명되어 있으며 기본에 충실한 것 같다. 파킨슨병 환자가 늘 병원에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별점: ★★★★★
서론
일본에서 급증하고 있는 질병 중 파킨슨병이라는 신경계 질환이 있다. 대부분 50-60대 중년에서 노년으로 접어드는 시기에 나타난다.
파킨슨병은 뇌의 신경 전달물질인 ‘도파민’이 줄어들기 때문에 나타나는데, 도파민은 뇌의 흑질이라는 부위에서 만들어집니다. 흑질 신경세포에서 긴 돌기가 나오고, 이것이 선조체에 연결됩니다. 선조체를 향해 도파민이 방출되고, 선조체의 신경세포는 이것을 받아들인다. 그러면 몸을 움직이게 하는 지령이 나오게 된다.
그러나 어떤 원인으로 흑질의 신경세포가 변성을 일으켜 줄어들게 되면 도파민의 양도 줄어든다. 이 결과로 여러 증상이 나타나는데, 대표적으로 4가지가 있다. 1/ 가만히 있을 때 떨림(진전), 2/ 뻣뻣한 근육, 3/ 동작의 느려짐, 4/ 자세반사의 장애이다.
이 외에도 변비 등의 자율신경장애, 우울증 등의 정신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도 많다. 파킨슨병은 교감신경의 지나친 긴장으로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인간의 몸은 교감 신경이 긴장 상대로 변한다. 요통이나 무릎 통증, 위장병, 우울증 등 약을 장기간 복용하는 경우도 교감신경의 지나친 긴장을 초래하는 원인이 된다.
파킨슨병 치료의 기본은 약물요법으로 ‘레보도파제(L-도파)’라는 약을 많이 사용한다. 이것은 뇌 속에 도파민을 보충해 주는 약이다. 그러나 부작용도 있게 되고, 수년이 지나면 그 효과가 약해진다. 일반적으로 60세 이후에 발병한 파킨슨병은 진행이 비교적 얌전하다. 파킨슨병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과의 사망률에서는 차이가 없다.
파킨슨병이란 어떠한 질환인가
파킨슨병은 제임스 파킨슨(James Parkinson, 1755-1824)이라는 영국 의사가 1817년 처음으로 보고하여 이름 지어진 질병이다. 그때부터 200년 가까이 지난 오늘날, 미국 의사용 교과서에는 “파킨슨병은 50세 이후의 100인당 한 명이 걸리는 흔한 질병이다”라고 써져 있다.
일본 발병률은 1/1000명, 65세 이상에서는 1/500명, 한국 발병률은 1/10,000명, 65세 이상 1/100명이다.
파킨슨병은 신경계의 난치병이지만, 나이를 먹으면 누구나 찾아오는 질병이다. 노화에 동반하여 발병될 확률이 높다.
세계적으로는 60대가 파킨슨병의 절정이며, 20~40대라는 젊은 연령에서는 거의 유전성이라고 보지만, 복잡한 여러 인자가 관여하여 발병된다고 본다. 질병이 진행하는 속도에는 개인차가 있으나 60대 이후에 발병한 경우는 진행이 비교적 느리고 적절한 치료와 함께 5년, 10년간 도우미도 필요 없이 일상생활을 보내는 것이 드물지 않다. 그 진행을 완전히 멈추게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진단받더라도 절망할 필요가 없는 이유는 파킨슨병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나, 없는 사람이나 평균 수명과 사망률에는 전혀 차이가 없다. 암과 같은 심각한 질병처럼 환자의 목숨을 단축시키는 질병은 아니다.
치료나 물리치료에 너무 (정신적으로) 집착하면 도파민이 줄어들게 되어 오히려 질병이 진행된다. 하는 일을 매사에 즐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뭔가에 고집부리면서 집착하면 결국 도파민이 바닥나게 된다. 행동을 제한하지 말고, 취미와 일을 즐기면서 가능한 여유를 가지면서 생활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파민은 뇌 가운데 흑질이라는 조직에서 만들어진다. 흑질은 뇌의 줄기, 뇌간이라는 부위의 좌우에 하나씩 있다. 크기는 아주 작은 조직이며, 신경섬유에 의해 선조체라는 곳에 연결된다. 선조체는 몸을 움직일 때, 어느 근육을 어떻게 움직일까 지령을 내리는 곳이다. 이 선조체로부터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방출되어 운동신호가 몸 구석구석까지 전달된다. 도파민은 몸을 움직이게 하는 물질이지만, 이와 동시에 몸이 움직일 때는 몸동작을 억제하고자 하는 물질인 아세틸콜린도 분비된다. 이 두 가지 물질의 균형을 취함으로써 몸이 부드럽게 움직이게 된다.
파킨슨병이 일어나면 흑질의 신경세포가 허물어지고, 도파민의 양도 줄어든다. 때문에 아세틸콜린과의 균형도 무너진다. 누구나 나이를 먹으면 뇌의 신경세포가 줄어드는데, 도파민을 만드는 흑질도 예외가 아니다. 흑질 신경세포가 망가져 방출되는 도파민 양이 정상치의 20% 이하가 되면 파킨슨병의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교감신경이 지나치게 긴장 상태가 되어도 파킨슨병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아진다. 요통이나 무릎 통증, 위장병, 우울증 등의 약을 장기간 계속 복용하는 것도 교감신경의 지나친 긴장을 초래할 수 있다.
파킨슨병에는 네 가지 전형적 운동장애가 나타나는데 임상적으로는 이 네 가지 증상 가운데, 두 가지 이상이 나타나면 거의 파킨슨병으로 확실시되고 있다.
1/ 가만히 있을 때 떨림(진전) - 한쪽 손이나 다리가 떨리는 것으로 시작, 가만히 있을 때나 힘을 빼고 있을 때 일어남, 잘 때는 떨림이 멈추다가 눈을 뜨면 다시 시작, 1초에 5회 전후로 떨림, 둥글게 비비는 듯한 동작의 떨림 발생. 떨림은 동작을 할 때 대부분 멈추기 때문에 일상생활에 지장은 거의 없음.
2/ 뻣뻣한 근육 - 근육이 굳어져, 부드러운 동작 불가능, 통증을 느낄 수 있음, 얼굴 근육이 굳어져 표정이 없어짐. 정형외과에서 오해하여 진통제를 사용하면 파킨슨병이 오히려 진행됨. 최초의 증상은 어깨와 허리 통증인 경우가 많음.
3/ 움직임이 느려짐 - 동작이 완만해지고, 시작하기까지 시간이 걸림, 걷는 것도 느려지고 팔 흔들림이 적어짐, 말의 높낮이가 없어지고 목소리가 작아짐, 글씨가 갈수록 작아짐. 이불을 개면서 뒤돌아보거나, 차를 마시면서 리모컨을 조작하는 두 가지 동작을 동시에 잘 할 수 없는 것도 파킨슨병의 특징.
4/ 자세반사장애 - 자세반사장에는 병이 진행되면 눈에 보이게 됨, 균형을 못 잡아 잘 넘어짐, 몸이 옆으로 비스듬히 기움(물리치료를 하면 복근을 어떻게든 단련 시켜 몸이 기우는 것을 늦출 수 있음), 일단 걷기 시작하면 멈추거나 방향 전환이 어려움, 약간 달리듯 나가는 ‘돌진’ 현상이 있음.
파킨슨병은 자율신경의 어긋남으로 인해 변비, 기립성 저혈압, 혈압 저하 등이 나타난다. 파킨슨병이 되어 교감신경이 우위에 있게 되면 혈관이 수축되어 혈류가 나빠지게 되고, 위장 기능도 저하되기 때문에 변비가 나타난다. 빈뇨가 되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배뇨 곤란을 겪거나, 소변실금을 경험하는 사람도 있다. 혈행(혈액 순환)이 나빠지고, 손발이 차가워지며, 발이 붓는 경우도 있다. 침을 넘기는 삼킴 작용이 둔화되어 침을 흘리는 일도 늘어날 수 있으며, 식사나 음료수를 잘 들이킬 수 없게 되고, 더 심하게 되면 입으로 식사를 할 수 없게 되는 경우도 있다. 수족의 변형이나 눈이 짓무른다는 호소도 있다.
파킨슨병의 증상이 진행되면서 무관심, 주의력 산만, 기억력 저하, 기력이 없어지는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이러한 정신증상은 환자의 50% 정도에서 나타난다. 불면, 환시를 호소하기도 한다.
도파민이 줄고, 상대적으로 아세틸콜린이 늘어나 우울 증상이 나타나기 쉽다. 실제 파킨슨병인데, 정신과에서 우울증으로 잘못 진단되어 항우울증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면 도파민을 감소시켜 질병이 악화될 수 있다.
발병 후 5년, 10년이 지나도 초기 증상을 유지하는 경우도 있고, 빠르게 진행되어 휠체어가 필요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5년 단위로 경과를 본다고 알려져 있어 5년이 지나도 증상이 안정되어 있으면 당분간 그 상태로 진행되지 않은 채 갈 것을 예측해도 좋다. 진행속도는 개인차가 있다 하더라도 질병의 진행과정은 거의 일정하게 정해져 있다. 병의 진행에 대한 두 가지 분류가 있다.
1/ 혼-야 중증도 분류
1도- 한 쪽 손이나 다리 떨림, 뻣뻣한 근육.
2도 - 가만히 있을 때 떨림, 뻣뻣한 근육, 움직임 적거나 없음이 양쪽 손이나 다리에 나타남. 자세반사장애는 아님.
3도 - 보행장애, 방향 전환 불안정 등 뚜렷한 자세반사장애. 돌진 현상.
4도 - 기립이나 보행 어려움. 도우미 필요. 노동력 상실.
5도 - 서 있는 것 불가능, 휠체어 필요. 거의 침상 생활.
2/ 생활기능장애도
1도 - 일상생활, 통원에 도우미 불필요.
2도 - 일상생활, 통원에 도우미 필요.
3도 - 전면적 도우미 필요. 보행 및 기립 불가능
치료에서는 가능한 혼-야 중증도 분류의 1도~2도까지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파킨슨병은 신경계의 질환이기 때문에 발병 일시를 특정지을 수 없는 것이 일반적이다. 4대 증상을 중심으로 발현 유무를 체크하며, 두 가지 이상이 나타나면 파킨슨병을 의심하게 된다. 파킨슨병의 경우, 암에 있어서 종양마커에 해당하는 것처럼 생물학적 지표는 없다. 병의 원인이 되는 뇌의 흑질은 작기 때문에 CT나 MRI로 뇌 검사를 시행하더라도 거의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다. PET, SPECT 검사에서는 선조체흑질변성증, 진행성핵상성마비, 미만성루이소체형 인지증, 대뇌피질기저핵변성증 등을 체크하는 것이 가능하다.
혈액 중에 질병의 근거가 되는 마커는 발견되지 않지만, 영상검사와 마찬가지로 다른 발병의 가능성을 제외하기 위해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를 실시한다. 도파민 대사산물이 줄어드는 경우도 있어 척수액 중의 도파민 대사산물의 양을 측정하여 진단에 참고하기도 한다.
파킨슨병 진단에 유효하다고 알려진 것이 심근 신티그래피 검사이다(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시행하지 않음). 정맥에 MIBG라는 물질을 주사하면 심장의 교감신경에 들어가는데, 파킨슨병의 경우 MIBG가 교감신경에 들어가지 못하기 때문에 심장의 그림자가 비치지 않는다. 이 검사는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 아니어 반드시 시행되는 것은 아니며, 진단이 어려울 경우 시행한다. 이전에는 파킨슨병약을 투여한 후 증상이 가벼워지면 파킨슨병으로 진단하였는데, 초기에 손쉽게 치료 약을 사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사고가 주류로 되는 오늘날에는 진단을 위해 치료 약을 사용하지는 않는다.
파킨슨병 이외에서 파킨슨 증후가 나타나는 질병을 ‘파킨슨증후군‘이라고 부른다.
1/ 뇌혈관성 파킨슨증후군 - 뇌 혈류의 흐름이 나빠 일어나는데 고령자에게 많이 나타난다. 다발성소공경색이라 하여 뇌 속에 만들어진 작은 다수의 경색이 원인으로 일어나지만, 마비 같은 증상은 나타나지 않는다. 도파민은 정상으로 잘 나오기 때문에 파킨슨 약을 먹으면 부작용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뇌혈관성 파킨슨증후군에 잘 듣는 것이 염산 아만타딘이라는 인플루엔자 약이며, 이것은 부작용도 거의 없다.
2/ 미만성 루이소체형 인지증 - 초기부터 환각이나 망상, 우울 증상을 보인다.
3/ 약제성 파킨슨증후군 - 약제성 파킨슨증후군 환자에게는 파킨슨병이 약이 잘 듣지 않으며, 원인이 되는 약을 끊음으로써 파킨슨증후군이 가볍게 되기도 하고 없어지기도 한다. 파킨슨증후군을 일으키는 약은 도파민 D2 수용체를 차단하는 작용을 가진 약으로, 예를 들면 항정신병약, 항우울증약, 혈압강하제, 뇌순환개선제, 항암제이다. 시판 중인 위장약이나 진통제도 강력한 것을 장기간 복용하면 교감신경을 지나치게 긴장시켜 도파민 부족을 일으킨다.
4/ 정상압수두증 - CR나 MRI 영상을 보면 파킨슨병과 곧장 구분할 수 있다. 정상압수두증이라면 뇌실이 크게 되어 있다. 뇌 표면에도 뇌척수액이 고여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5/ 진행성 핵상성마비 - 이 질병이 되면 턱을 치켜들면서 뒤로 젖힌 듯한 자세가 되기 때문에 뒤로 잘 넘어진다. 파킨슨병과는 달리 CT나 MRI, PET, SPECT을 들여다보면 중뇌의 위축을 볼 수 있다.
6/ 대뇌피질기저핵변성증 - 좌우 어딘가 어느 한 쪽의 팔, 다리가 움직이기 어려운 것이 특징이다. 질병은 진행하더라도 좌우 어느 한쪽에서만 증상이 심하게 나타난다. CT나 MRI, PET, SPECT 검사를 통하여 파킨슨병과의 구별이 가능하다.
7/ 선조체흑질변성증 - 선조체에서 흑질로 이르는 신경세포가 변성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파킨슨병과 감별이 어렵다. 50대가 많으며, 떨림이 드물고, 초기부터 양쪽에서 증상이 나온다. MRI, PET, SPECT 검사를 하면 선조체에 이상이 나타난다.
8/ 샤이 드레그 증후군 - 주로 일어설 때나 평소 어지러움, 배뇨장애, 발한(땀) 장애, 변비 등의 자율 신경증상이다. 떨림, 동작 적음, 뻣뻣한 근육 등 파킨슨증후군과도 합병된다.
9/ 올리브 교 소뇌위축증 - 언어가 또렷하지 않고, 술 취한 듯 보행, 동작이 느리고, 손가락을 부드럽게 움직일 수 없고, 자율신경 증상이나 파킨슨증후군도 나타나게 된다. CT, MRI 검사에서 소뇌, 교(뇌간의 일부)의 위축을 확인할 수 있다(파킨슨병의 경우 정상).
10/ 뇌종양 - 전두엽에 뇌종양이 있는 경우, 파킨슨증후군이 나타날 때도 있다. CT, MRI 검사에서 진단이 가능하다.
11/ 갑상선기능 항진증 - 떨림이 나타나기 때문에 파킨슨병과의 감별이 필요하다. 갑상선자극호르몬의 양을 측정함으로 바로 진단이 가능하다.
12/ 갑상선기능 저하증 - 동작이 느리게 되고, 표정이 부족하여 파킨슨병과 매우 비슷하다. 갑상선호르몬의 양을 측정함으로써 파킨슨병과 감별할 수 있다.
13/ 윌슨병 - 유전성 대사질환으로 표정이 굳어지고, 손발이 떨리고, 보행이 곤란해지며, 무기력, 우울상태 등 파킨슨 증후가 나타난다. 혈액검사로 진단할 수 있다.
파킨슨병의 최신 치료법
현시점에서 파킨슨병을 완전히 낫게 하는 방법은 없다. 증상을 가볍게 하는 대증 요법이 중심이 된다. 완전하게 질병의 진행을 멈추게 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약과의 인연은 평생 가야 한다. 주요 약은 레보도파제인데 뇌 내에서 줄어들고 있는 도파민을 보충하는 것이다. 몇 년 지나면 효과가 약해지고, 몸이 제멋대로 움직여지게 되며, 환각이나 망상 등이 나오게 되는 부작용과 문제점이 나타난다. 가능하면 레보도파제제는 늦추어 사용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임상현장에서나 전문가로부터 나오고 있다.
파킨슨병의 증상이 있더라도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으면 레보도파제제는 사용하지 않고, 그대로 추이를 살펴본다는 것이 오늘날 대부분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젊은 층 파킨슨병이라면 약뿐만 아니라 수술이라는 치료도 고려해야 되는 경우가 있다. 60세 이후에 발병한 경우에는 진행이 비교적 느리기 때문에 반드시 급하게 약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수술을 고려하는 것은 걸을 수 없을 정도로 증상이 진행한 경우거나 약이 듣지 않는 경우에 좋다.
70세 이하로 인지증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면 레보도파제제 이외의 약(도파민 아고니스트라고 하는 도파민 수용체작용제=도파민 효현제)을 사용하고, 75세 이상, 또는 인지증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레보도파제제 사용을 기본으로 한다. 반드시 이 가이드라인대로 치료가 진행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레보도파제제는 극적으로 듣지 않으면 내성이 생겨 5년 기간으로 효과가 나타나지 않게 된다고 알려져 있다. 미국 파킨슨병 치료 지침도 환자의 나이가 69세 이하이면 우선 도파민수용체작용제(도파민아고니스트)를 선택하도록 되어 있다.
파킨슨병에 주로 사용되는 약은 레보도파제제, 도파민수용체작용제, 염산 세레기린, 염산 아만타딘이며, 드록시도파라는 약도 사용되는데 이러한 약을 항파킨슨약이라고 부른다. 어떠한 약도 복용할 때 증상이 좋아지더라도 복용을 중지하면 원래대로 되돌아간다. 대부분 항파킨슨약은 메슥거림, 졸음 등의 증상이 부작용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구토억제제가 처방되는 일도 있다. 환자에 따라서는 파킨슨병 치료에서 사용되는 약의 부작용을 개선하기 위해 변비약, 설사제, 위장약, 혈압을 올리는 약, 항우울제, 항불안약, 항정신병약, 수면제 등이 동시에 처방되는 일도 있다.
레보도파제제는 스타레보, 마도파, 퍼킨, 시네메트, 프로매트, 도파듀오 등이 있다. 약을 복용하면 성분이 소장에서 흡수되어 혈액으로 흘러들어가며, 전신을 돈다. 그러나 뇌의 입구에서는 뇌에 들어오는 물질을 제한하는 ‘혈액뇌관문‘이 있어, 분자 크기의 도파민은 여기를 통과할 수 없다. 그래서 이 혈액뇌관문을 통과할 수 있는 레보도파를 약으로 사용한다.
레보도파 단독제제는 말초혈관에서 거의 분해되어 1% 정도밖에 뇌에 도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어 현재는 레보도파제제를 말초혈관에서 분해시켜 버리는 효소(탈탄산효소)의 작용을 저해하는 물질을 배합한 레보도파합제가 사용된다. 또 레보도파는 혈액 중의 COMT(Catechol-O-methyl Transferase, COMT)라는 효소에 의해서도 분해되어 버리기 때문에 레보도파제제와 함께 COMT 작용을 억제하는 콤트저해제를 함께 복용하는 경우도 있다. 환자에 따라서는 단독제제가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 레보도파는 동물의 체내에, 그리고 식물 가운데서도 있는 아미노산의 일종이다.
레보도파제제는 떨림이나 뻣뻣한 근육, 느린 동작, 보행이나 자세반사장애라는 4대 증상을 가볍게 해준다. 빠르면 3~5일 사이에 뭔가의 효과를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처음에는 소량으로 시작하고, 만약 효과가 없는 것 같으면 약의 용량을 올리면서 체크해 적당한 양을 찾아낸다.
레보도파제제를 사용한다는 것은 외부에서 도파민을 보급하는 것이므로, 이러한 과정 중에 몸은 “어떻게든 바깥에서 들어오기 때문에 나는 도파민을 만들지 않아도 되겠군”하고 착각하게 된다. 그러면 더욱 도파민 분비량은 줄어들게 된다. 이 때문에 일단 레보도파제제를 사용하기 시작하면 그만 둘 수 없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보다 많은 양이 필요하게 된다.
장기간 복용하면 그 효과가 약해지는 문제와 부작용이 나온다. 5년 정도 복용하고 있는 사람의 약 반 정도는 약의 마모 현상이 나타난다. 5년 이상 계속 복용하고 있으면 효과가 나타나는 시간이 4시간, 3시간으로 조금씩 줄어들어 약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시간대가 생기게 된다. 이 시간에는 치료를 시작하기 전 상태로 되돌아가 몸을 전혀 움직일 수 없게 된다. 그리고 약을 복용하는 시간과 관계없이 갑자기 약의 효과가 나타난다든지, 갑자기 증상이 악화된다든지 하는 온-오프(on-off) 현상도 보인다. 그러나 온-오프 현상은 약의 마모현상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약을 복용하고 8-10년 정도 되면 서서히 약 용량을 늘리는 일도 있게 되며, 동반하여 몸이 멋대로 움직이는 불수의운동이라는 레보도파제제의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한다.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몸이 제멋대로 움직이는 증상이다. 발가락 등이 꼬부라지는 디스토니아라는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도 있다.
레보도파복합제제가 사용되고 나서는 소화기증상이나 순환기증상은 아주 줄어들게 되었다. 약을 복용하고 나서 일정 시간이 흐른 다음에도 가슴 통증이나 두근거림 등을 느낀다면 약을 계속 복용해야 할지, 의사와 상담이 필요하다.
환각이 나타나는 것은 약을 복용하고 나서 대략 10년 정도가 지나고부터 입니다. 레보도파제제를 많이 사용하게 되면 인지증이 된다고도 알려져 있다. 이러한 부작용이 나오는 경우, 약을 재검토하거나 외과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파킨슨병은 다행히도 약을 거부한다고 하더라도 죽음으로 몰아가는 질병은 아니다. 그러나 약과 잘 사귀어 두면 질병의 컨트롤에는 아주 유용하다. 약에만 의존하지 말고, 물리치료 등 자신이 할 수 있는 다른 치료를 동시에 하면 질병의 진행을 늦추는 것이 가능해지고, 약의 용량도 줄일 수 있다. 쭉 먹고 있던 파킨슨병약을 갑자기 그만두면 고열이 나거나, 근육이 뻣뻣해지고, 떨림이 나오며, 의식장애 등을 일으키는 악성증후군으로 발전될 우려가 있다. 환자에 따라서는 심장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다. 아드레날린이나 노르아드레날린 수치가 높은 경우는 약을 끊어서는 안 된다. 우울 증상이 강하게 나오는 사람들도 약을 끊기가 꽤 어렵다고 할 수 있다.
도파민 수용체 작용제(도파민아고니스트)는 미라펙스, 리큅, 리큅피디, 파키놀, 로킨스 등이 있다. 도파민 수용체작동약은 흑질로부터 도파민을 받아들이는 선조체의 수용체에 도파민이 분비되는 경우와 동일한 자극을 주어 몸을 움직이게 하는 약이다. 약의 효과가 레보도파제제보다 길기 때문에 효과를 지속시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이상운동증 등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이 늦으며, 약의 마모현상이 적고, 마모현상의 출현 시기도 늦다는 장점이 있다. 70세 이하에서 인지기능이 떨어지지 않는 환자의 경우 처음에는 도파민수용체작용제를 사용하게 된다. 레보도파제제가 듣지 않게 된 환자에게도 사용한다(이 경우 인지증 등의 정신 이상이 나오면 사용할 수 없다). 그러나 레보도파제제 만큼 효과가 강력하지는 않다. 레보도파제제보다 효과가 나타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종류에 따라 졸음이 오기도 하며, 메슥거움 등 소화기계증상이 잘 나타나고, 기립성저혈압이나 환각 등의 부작용이 있다. 간이나 콩팥에 심각한 장애가 있는 사람, 위궤양이나 십이지장궤양이 완치되지 않은 사람, 임신 중이거나 수유 중, 약 복용으로 월경불순이 나타나는 사람에게는 사용할 수 없다.
항콜린제(염산트리헥시페니딜, 염산비페리덴 등)는 트리헥신, 벤즈트리핀 등이 있다. 뇌의 선조체 내에서는 도파민과 아세틸콜린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균형을 맞추면서 작용하고 있다. 파킨슨병은 도파민이 줄어들게 되면 두 가지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이 깨지기 때문에 몸의 움직임을 억제하는 아세틴콜린의 작용이 상대적으로 너무 활발하게 된다. 그래서 아세틴콜린의 작용을 억제하여, 도파민과 균형을 맞추기 위하여 사용하는 것이 항콜린제이다.
특히 떨림이나 근육의 뻣뻣함, 레보도파제제의 장기간 사용했을 때 나타나는 이상운동증 개선 등에 효과적이다. 그러나 환자에 따라서는 건망증이 아주 심하게 된다든지, 환각이 나타난다든지 하는 경우도 있어 사용 전에 환자의 인지기능을 확인해야 한다. 고령인 경우, 항콜린제를 사용하면 환각이나 착란 등이 나타나며, 인지기능이 저하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염산 세레기린(상품명: 마오비, 유멕스)은 뇌 내의 도파민을 분해하는 효소(모노아민 산화효소)의 작용을 억제하는 약이 염산 세레기린이다. 염산세레기린은 레보도파제제의 사용량을 억제할 수 있으며, 레보도파제제의 효과를 길게 할 수 있고, 레보도파제제를 장기 복용했을 때 나타나는 약의 마모현상을 줄일 수 있는 등의 장점이 있다. 기립성저혈압이나 불면 등의 증상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
염산 아민타딘(상품명: 피케이멜즈, 파킨드렐)은 인플루엔자 치료 약이다. 항콜린제와 같이 아세틴콜린의 작용을 약화시켜 도파민을 좋게 한다. 약의 효과는 그다지 강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파킨슨병 초기에 증상이 가벼울 때 사용된다. 레보도파제제를 장기간 사용하여 이상운동증이 나타날 때에도 염산아만타딘이 사용되는 경우가 있다. 어지러움이나 불면, 메슥거림 등의 부작용도 적지만, 콩팥 기능이 나쁜 경우에 수족의 미세한 떨림이나 착란 등의 증상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
드록시도파는 레보도파제제를 장기간 복용하고 있는 경우에 나타나는 동결보행을 개선하기 위하여 일본에서 개발된 약이다. 효과는 그다지 높다고 할 수 없다 기립성저혈압 개선에 효과가 있기 때문에 기립성저혈압치료에 사용되기도 한다.
파킨슨병 환자에게 나타나는 환각은 대부분, 없는 것이 나타나는 환시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무것도 없는데 벽에 벌레가 붙어 있는 듯 보이고, 죽은 사람이 서 있는 것처럼 보이는 증상이 나타나면 이제는 약물요법에 한계가 왔다는 것을 인지하고 수술을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
수술은 심각한 전신 질환, 심각한 치매, 현저한 정신증상을 가지고 있으면 적용이 안 된다. 수술도 파킨슨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아니다.
파킨슨병 외과적 치료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정위뇌수술’이다. 뇌의 한 가운데에 있는 운동계의 신경회로 일부를 파괴한다든지, 자극한다든지 하여 증상을 개선하는 것이다. 약물요법을 계속하게 되면 약에 대한 새로운 운동장애(몸이 제멋대로 움직이는 이상운동)이나 정신증상(환각)등이 일어나기 때문에 수술을 통하여 용량을 줄이는 것이 가능하면 이러한 부작용도 줄어들게 된다. 수술은 ‘파괴술’과 ‘뇌심부자극요법’의 두 종류가 있다.
신경파괴술은 조직을 부숴버리는 수술로서, 뇌의 일부에 전극을 통하게 하여 특정 부위를 열로 묶어버리거나 감마나이프로 절제하기도 한다. 파괴는 시상, 담창구, 시상하핵이라는 대뇌의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 특히 시상을 파괴하면 떨림이 꽤 개선된다고 알려져 있다. 담창구의 파괴는 떨림이나 레보도파제제를 장기간 사용했을 때 나타나는 이상운동증에 도 효과가 있다. 파괴술은 젊은 층 파킨슨병에 매우 효과가 있다.
뇌심부자극요법은 뇌 내의 시상하핵 등에 전극을, 흉부에는 자극발생장치를 심고서 이 둘을 케이블로 연결한다. 이렇게 뇌를 자극하여 증상의 원인이 되는 신호를 방해하여 파괴술과 같은 효과를 얻는 방법이다. 파괴술보다 위험이 적고, 합병증도 잘 나타나지 않는 반면 이물이 체내에 남아있기 때문에 감염이나 선이 끊어지는 단선의 위험이 있다. 60세 이상이며, 혼-야 중증도 분류가 4도 이상으로 꽤 진행된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레보도파제제가 효과를 나타내는 상태를 지속시키는 것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약 용량을 줄일 수 있으며, 이상운동증도 적어지게 된다.
현시점에서 파킨슨병의 새로운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 유전자치료이다. 도파민을 내는 유전자를 뇌에 직접 넣는 방법이다. RS 바이러스라는 감기 바이러스에 유전자를 싣는데 성공하였다(바이러스로서 독성을 잃게 되고, 그 유전자가 세포의 DNA에 들어가게 된다). 그러나 유전자치료는 아직 국민건강보험적용이 되지 않고 있어 자비로 충당하여야 하며, 꽤 고액으로서 비용면에서 걸림돌이 된다.
교감신경이 우위에 있게 되면 파킨슨병을 일으키기 쉽다. 침 치료는 부교감신경을 우위에 두기 때문에 파킨슨병 증상이 가벼워진다. 침 치료는 도파민에 국한되지 않고 줄어들게 된 것은 늘리고, 많아지게 된 것은 줄여서 매우 적합한 균형 조정 작용이 있다.
대학병원 등 많은 병원에서 파킨슨병 치료에 침 치료를 권하는 현상이 늘고 있다. 대부분 머리에 침을 놓아 삼차신경을 자극하는 치료방법이다. 삼차신경을 자극하면 이 통증자극은 대뇌를 통하지 않고 곧바로 중뇌에 들어가기 때문에 몸은 착각하여 일시적으로 도파민 양을 늘리게 된다. 머리에 침을 놓으면 단기간이지만, 파킨슨병 증상이 가벼워진다. 이 효과는 3~4일 정도 밖에 지속되지 않는다. 향후 계속하여 도파민 그 자체의 양이 느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결국에는 도파민 부족이 일어나게 된다. 침 치료에는 ‘본치법’이라 하여 우선 부교감신경을 우위에 두어 도파민 그 자체의 양을 증가시키고, 그런 다음 환자의 증상에 맞춘 경혈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이 본치법에 대한 지식, 기술을 가진 침구사에게 적절한 침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은 드물다.
현재 한방약으로만 파킨슨병 환자의 뇌 내 도파민이 증가시킨다는 보고는 없다. 혈중의 도파민 양이라는 것은 뇌 내의 도파민 양과는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도파민의 혈중 농도를 열심히 살펴보다라도 그다지 참고할 만한 것은 아니라는 의사들도 있다. 혈중 도파민농도의 정상치는 20pg/ml(pg 피코 그램은 1조 분의 1g)이지만, 파킨슨병 환자는 도파민 분비량이 감소되어 있기 때문에 혈중농도도 5pg/ml 이하로, 거의 대부분 측정할 수 없는 레벨까지 내려가 있다. 그러나 한방약 억간산을 사용하면 이 수치가 10~20pg/ml 까지 늘어난다.
스스로 할 수 있는 파킨슨병 가정요법
흑질의 신경세포가 죽어가는 가장 큰 원인은 노화이다.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신경세포는 계속 줄어들게 되고 증상도 진행된다. 왜 60세 이상에서 파킨슨병에 많이 걸리는 것일까? 자율신경 균형이 깨지면서 뇌혈류가 나빠지는 것이 이유라고 생각된다. 60세가 넘으면 누구나 뇌의 동맥경화 경향이 나타나고 혈류가 나빠진다. 뇌혈류가 나빠지면 신경세포에 영양이나 산소가 충분히 전달되지 않고 세포기능이 떨어진다. 당연히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도 약해지고 세포 자체도 죽어간다.
일단 죽어버린 세포를 되살릴 수는 없다. 단, 산소와 영양부족으로 기능이 떨어진 상태라면 혈류를 촉진시켜 영양소를 공급해 주면 세포는 건강해질 수 있다. 뇌의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원인은 자율신경 균형이 깨지기 때문이다. 자율신경의 두 가지 중 교감신경이 긴장되면 동맥경화로 이어진다. 교감신경 긴장상태를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은 스트레스이다. 나이가 들면 교감신경 긴장상태로 바뀐다. 그래서 치료의 기본 방침으로 다음 2가지를 주안점으로 삼고 있다. 1/ 혈류 개선, 2/ 교감신경의 긴장해소(부교감신경을 우위로 할 것)
환자 본인이 손발의 떨림 등 파킨슨병의 특징적인 증상을 자각해서 “혹시 파킨슨병인가…”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시점에서는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라고 보면 된다. 단, 파킨슨병은 치료 시작이 늦었다고 해서, 말하자면 손을 못 쓰는 것은 아니다. 다음은 집에서 할 수 있는 파킨슨병 진단 테스트이다.
1/ 의자에 앉아 한 쪽 손으로 무릎을 탁탁 두드린다. 2/ 동시에 반대편 손을 올려 손바닥을 펴고 손목을 움직여 별이 반짝반짝 빛나는 동작을 한다. 이 동작이 된다면 걱정 없다. 혹시라도 잘 안된다면 파킨슨병일 가능성이 있으니, 곧바로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보라.
레보도파제제의 장기간 사용으로 인해 이상운동증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나면 수술로 약의 양을 줄이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레보도파제제는 ‘될 수 있는 한 나중에 사용한다’, 그리고 사용할 경우에는 ‘가능한 양을 줄인다’가 치료 포인트이다.
고령인 경우 병의 진행이 더디기 때문에 오히려 재활치료가 상당히 효과를 발휘한다. 편하다고 생각해 약에 너무 의존하면 인지 기능 저하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증상이 많이 진행되지 않았다면 약보다 재활치료를 권하고 싶다. 파킨슨병의 재활치료와 운동요법은 아직 제대로 체계화되어 있지 않다.
먼저 복근의 힘을 길러 배근과 균형을 이루도록 하는 것이 기본 운동요법이다. 특히 근육이 경직된 부분을 마사지 받으면서 환자 스스로 몸을 움직이면 좋습니다. 항파킨슨병약을 복용하면 떨림이나 보행장애 등의 증상은 개선되지만, 근육 경직은 소실되지 않는다. 근육 경직은 마사지로 풀어주면 꽤 편안해진다. 맨손체조같이 천천히 전신을 풀어주는 운동을 하는 것도 좋다. 일상생활 속에서 될 수 있는 한 몸을 많이 움직이는 것도 중요하다. 매울 조금씩이라도 좋으니 몸을 움직여야 한다. 외출을 하지 않을 때는 집 안에서 무릎을 높이 드는 제자리걸음을 하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다.
파킨슨병 환자에게 권하는 간단한 체조:
1/ 손가락 관절 풀기: 손가락을 꽉 쥐고 ‘편다-쥔다’를 1세트로 10세트 한다. 혼자 가위바위보 게임을 하는 것도 좋다.
2/ 자세 안정: 양발을 붙이고 서서, 등을 펴고 배에 힘을 주어 당긴다. 이 상태에서 발뒤꿈치를 올렸다 내렸다 한다. ‘올린다-내린다’를 1세트로 하여 5세트 실시한다.
3/ 등 근육 펴기: 무릎을 높이 드는 제자리걸음을 각 발에 10회씩 한다(의자에 앉아서 해도 좋다).
4/ 등 근육 펴기: 의자에 등을 펴고 앉는다. 양손을 머리 뒤로하여 그대로 상체를 ‘오른쪽-왼쪽’으로 비튼다. 한 번을 1세트로 하여 총 3세트를 천천히 실시한다.
5/ 등 근육 펴기: 동일한 자세로 의자에 앉아 상체를 천천히 앞으로 숙였다가 원래 상태로 돌아온다. ‘앞으로 숙이기-원상태’를 1세트로 하여 3세트 실시한다.
6/ 등 근육 펴기: 동일한 자세로 손을 앞으로 뻗어 테이블을 닦는다는 생각으로 크게 좌우로 흔든다. ‘오른쪽-왼쪽’을 1세트로 하여 양 팔을 각각 3세트 실시한다.
7/ 복근을 단련시키는 운동: 누운 상태에서 무릎을 세우고 손은 허벅지 위에 놓는다. 배꼽을 들여다본다는 생각으로 상체를 일으키며 양손을 무릎 쪽으로 내민다. 천천히 상체를 바닥에 붙인다. 몸에 부담이 가지 않게 등을 대고 나서 머리를 바닥에 내린다.
8/ 엉덩이 근육 단련: 배를 깔고 눕는다. 오른발을 천천히 들어 올리는데 무릎은 굽히지 않고 다리 전체를 올린다. 5초 후에 내린다. ‘오른발-왼발’을 1세트로 하여 3세트 실시한다.
9/ 허리 스트레칭: 천장을 바라보고 누워 오른쪽 무릎을 양손으로 껴안는다. 천천히 오른쪽 무릎을 몸 쪽으로 당긴다. 5초 후에 천천히 원위치로 한다. ‘오른발-왼발’을 1세트로 하여 3세트 실시한다.
10/ 무릎 부드럽게: 천장을 바라보고 누운 상태에서 오른쪽 무릎을 세운다. 발바닥을 천천히 밀면서 다리를 편다. 오른쪽 발을 3회, 왼쪽 발도 3회 실시한다.
11/ 편안히 일어나기: 천장을 바라보고 누우면서 양쪽 무릎을 세운다. 왼쪽 발로 바닥을 누르면서 왼손을 위로 올린다. 오른쪽으로 돌아누워 왼손으로 바닥을 집는다. 왼쪽 무릎을 편다. 손으로 바닥을 누르면서 상체를 일으킨다.
음악을 듣는 것도 도파민을 늘린다. 발을 전혀 앞으로 내밀지 못하는 환자에게 음악을 들려주면 발이 앞으로 나간다. 귀로 들어오는 음악 자극이 직접 중뇌로 가는데, 이때 몸이 착각을 하여 도파민을 생성하게 하며, 따라서 발이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경쾌한 리듬곡이 좋다.
정신적 재활치료도 중요하다. 우울 증상이 있지만, 약으로 치료해도 정신적 스트레스가 있으면 좀처럼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환자에게 불안감, 실망감 등의 우울 증상이 나타나면 먼저 주위 사람들이 이야기를 잘 들어주며 환자가 자신감을 갖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자신감이 없기 때문에 우울증도 생긴다.˝라고 생각하는 환자에게 “그것은 여러분 탓이 아니라 위장약 때문입니다.”라고 책임 전가만 시켜줘도 환자들의 기분은 상당히 편안해진다. 모든 원인이 약 때문이라고 하는 것도 좋지 않기 때문에 하고 있는 일이나, 환경 탓으로 돌려도 괜찮다. 특히 환자 자신에게 잘못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설명을 하며 조금이나마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좋다.
파킨슨병은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병이 아니므로 친구처럼 생각하며 잘 조절하면서 생활하는 것이 치료 목적이다. 힘들다는 생각이 들거나 불편해도 적극적으로 즐기면서 하루를 지내며, 취미나 좋아하는 일을 계속해야 한다. 흥미 있는 일, 즐거운 일, 환자가 좋아하는 일을 할 때 뇌에서는 도파민이 생성된다.
같은 일만 계속하면 도파민 분비가 저하된다. 가족은 환자의 행동을 제한하지 말고 흥미를 느끼는 일에 도전할 수 있도록 실내에만 있지 말고 밖으로 데리고 나가야 한다. 환자는 몸의 균형이 깨져 잘 넘어질 수 있으므로 지팡이를 짚거나 부축해 주는 사람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런 점만 조심하면 외출이나 여행은 문제가 없다. 일상생활 속에서 바삐 움직이는 그 자체가 바로 재활치료가 된다.
파킨슨병이라는 진단을 받으면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도 많이 있다. 답은 맥 빠질 정도로 간단하다. ‘평상시대로 대하는 것’이 가장 좋다.
파킨슨병에 좋은 음식은 어떤 것이 있을까? 딱 꼬집어 이 음식이 ‘도파민 분비량을 증가시킨다’는 데이터는 아직 없다. 예전부터 먹어온 생선이나 야채 중심으로 된 일반 식사가 좋다고 할 수 있다. 뇌의 동맥 경화로 인한 파킨슨병이 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EPA나 DHA 등의 생선 기름이 혈액을 맑게 하여 혈행을 촉진시킨다. 천궁다조산은 감기나 두통 등에 효과가 있는 한방약인데, ‘다(다)’라는 글자가 의미하듯이 녹차 잎이 생약으로 들어있다(동의보감에는 두통 치료제로 나와있다). 천궁다조산을 마시면 혈액 속의 도파민 양이 증가한다. 그러나 뇌에는 ‘혈액뇌관문’이라는 벽이 있어 특정 물질만 통과시킨다. 혈액 속에서 아무리 도파민의 양이 늘어나도 뇌관문이 있기 때문에 모두 뇌에 전달되는 것은 아니다.
한 연구에서 찻잎에는 혈액 속의 도파민이 뇌관문을 통해서 뇌 내에까지 이르게 하는 기능이 있다고 밝혀졌다. 찻잎의 어떤 성분이 뇌관문을 통과시키는 역할을 하는지 정확히 모르지만, 파킨슨병 환자에게는 녹차를 권한다. 또한 비타민 C나 플라보노이드 등이 많이 함유된 레몬물이 좋다. 물 한 컵에 레몬 반 개 혹은 한 개 분량의 레몬즙을 섞으면 된다. 습관 삼아 하루 한 잔의 레몬물을 마셔보라.
파킨슨병의 특징에는 신경 전달 기능 저하, 뇌의 지령이 몸 전체에 잘 전달되지 않는 점 등을 들을 수 있다. 이것은 한방에서는 ‘경락(생명 에너지의 길)의 정체’이고, 어혈의 일종이다. 간단히 설명하면 혈류 악화가 원인이다.
한방에서 파킨슨병 치료는
1/ 신을 보완하여 몸의 노화를 막는다.
2/ 혈류를 좋게 하여 신경 전달을 조금이라도 개선한다.
이 조건에 딱 맞는 한방약이 ‘개미, 거머리, 지렁이’이다. 이와 같은 곤충류는 몸을 따뜻하게 하고 경락의 흐름을 돕는 통경통작용이 뛰어나다. ‘개미, 거머리, 지렁이‘는 각각 성질이 다르고 적합한 증상에도 차이가 있으므로 환자의 증상에 맞추어 한 종류 또는 두 종류를 조합하여 사용한다. 환약은 외관상이나 냄새로는 모르기 때문에 중국에서는 대중적인 한방약이고, 일본에서는 건강식품이나 보조식품의 여러 형태로 판매되고 있다.
파킨슨병은 손발의 경직과 떨림 등 근육에 증상이 나타나고 추울 때 더욱 악화되는데, 진무탕, 팔미지황환, 팔미지황환에 생약을 가미한 우차신기환 등 몸을 따뜻하게 하는 성질의 한방약을 처방한다. 몸 전체를 따뜻하게 하는 한방약에 개미, 거머리, 지렁이 등의 곤충류를 가미하면 혈류가 좋아지고, 신경이나 근육 기능 개선 효과가 있다. 팔미지황환은 일본에서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에 근처 약국에서도 살 수 있다. 이 처방은 증상을 완화시키고 진행을 더디게 한다.
서양의학의 항파킨슨병약은 동계나 흥분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지만, 한방약에는 오히려 이런 부작용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한방약과 양약을 병용함으로써 양약의 양을 최소한 줄일 수 있다. 발병하고 시간이 지난 환자는 한방약을 복용해도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초기일수록 한방약의 효과도 빠르기 때문에 치료방법으로서 시도해볼 수 있다.
천마는 난초목 난초과 식물의 덩이줄기를 쪄 둥글게 썰어서 건조한 것으로 한약으로 사용된다. 고혈압, 현기증, 두통 등에 많이 처방하고, 경련, 떨림 등의 증상 개선에도 많이 사용된다. 단삼이란 자소과의 식물로 뿌리 부분을 건조해 사용한다. 단삼은 파킨슨병 치료를 위한 한방약에 약 80% 정도 사용되고 있다. 본래 단삼은 심장, 신장, 뇌 등의 혈류장애 치료에 사용했지만, 최근에는 뇌혈류 개선 효과에 주목이 쏠리고 있다.
파킨슨병 환자는 변비가 되지 않도록 하루 2리터의 물을 마시도록 권하는 의사도 있다.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은 변비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고령이면서 심장이 약한 환자라면 많은 물은 심장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권하지 않는다. 물보다 알로에를 물로 씻어 가시를 제거한 후, 3센티미터 정도 잘라 껍질째 강판에 갈아 하루 한 번 마신다. 껍질에 쓴맛이 적은 것이 알로에베라이다. 껍질을 벗기지 않는 것이 좋은데 쓴맛이 싫은 사람은 껍질을 벗겨 젤리 상태로 먹어도 된다. 알로에에 포함된 플라보노이드에는 항산화작용이 강하기 때문에 파킨슨병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알로에의 쓴맛은 부교감신경을 높이는 효과가 있으므로 그런 점에서도 파킨슨병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알로에 잎을 이용한 차나 분말 등 건강보조식품도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으니 이런 것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식물섬유가 많은 버섯류나 해초류도 변비에 좋다. 장의 연동운동을 촉진하고 부교감신경을 향상시키는 작용이 있어 파킨슨병 환자에게는 좋은 것이 다 모여 있다. 주의할 점은 병이 진행되면 음식을 잘 삼키지 못하게 되고 잘못 삼켜 폐렴을 유발할 염려가 있다. 잘 삼키지 못하는 경우에는 음식물을 잘게 썰거나 약간 걸쭉하게 하는 등, 조리방법을 달리해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약을 먹지 않고 도파민 분비를 내보내는 방법으로 얼굴 주무르기가 있다. 방법은 얼굴의 일정 부위에 자극을 주면 된다. 정확하게 그 부위가 아니고 근처라도 상관 없다. 엄지손가락 끝을 누르듯이 왼쪽과 오른쪽을 동시에 3초 정도 자극한다. 약간 아프다 할 정도로 누른다. 아침에 1번 하면 좋다.
1/ 눈썹 주위
2/ 눈가에서 손가락 폭 2개쯤 내려온 곳
3/ 입가에서 손가락 폭 1개쯤 내려온 곳
얼굴의 이 부위에는 뇌신경 속의 가장 큰 신경인 삼차신경의 첫 번째 가닥, 두 번째 가닥, 세 번째 가닥이 통과하고 있다. 삼차신경은 세 가닥이 하나로 모여 뇌의 중추로 연결되어 있다. ”앗! 아파”라고 느낄 정도로 삼차신경을 자극하면 뇌 중추의 경락(에너지 통과길)을 지나 흑질-선조체 그룹에 도달한다. 그러면 이 그룹은 자신들이 자극을 받았다고 착각하여 도파민을 방출한다. 삼차신경을 자극하여 도파민 방출만을 계속해서는 안 된다. 도파민의 양을 늘려야 한다.
4/ 얼굴 주무르기와 같이 하는 머리 자극
머리 꼭대기 중심선에서 3센티미터 정도 떨어진 부분으로 누르면 통증을 느끼는 부위를 양손의 검지, 중지, 약지 손가락 끝으로 누르듯이 1회 3초 정도 꾹 자극을 준다. ‘아프다‘고 느낄 정도로 누른다. 2~3회 자극하면 된다. 가능하면 얼굴 주루믈기를 한 후에 하면 좋다.
부교감신경을 자극하여 교감신경보다 위위에 두면 도파민이 늘어나 병의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손톱을 마사지하는 방법은 손톱이 자라는 부분의 양쪽을 손가락으로 잡고 주무른다. 손톱 끝에는 신경이 밀접되어 있어 여기를 자극하면 부교감신경이 우위를 차지하게 된다.
엄지손가락에서 새끼손가락 순서로 두 손을 모두 주무른다. 횟수는 한 번으로도 충분하다.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발톱도 주무르면 좋다. 손톱과 얼굴 어느 한쪽만 주무르는 것이 아니고 두 곳 모두를 같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 손톱은 밤에 자기 전에 주무르고, 얼굴은 아침에 일어나서 얼굴을 씻은 다음에 주무른다.
파킨슨병 환자 203명(평균 64.7세)을 침 치료를 받은 그룹과 침 치료를 받지 않은 그룹으로 나누어 5년 후의 중증도를 조사한 결과, 침 치료를 받은 그룹은 받지 않은 그룹에 비해 혼-야 중증도분류에서 2단계 낮아졌다. 침 치료는 환자 개개인의 상태에 맞추어 가장 적절한 방법을 선택해야 하므로, 모두에게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치료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다. 침 치료는 침구치료원에서 침구전문의에게 받아야 한다. 단, 집에서 환자가 해 보겠다면 다음의 경혈자극을 권장한다. 파킨슨병 치료에 적합한 혈은 손의 ‘합곡‘과 발에 있는 ‘족삼리’이다. 이 2개의 혈은 부교감신경을 우위로 하는 데에 뛰어나다. 부교감신경이 우위를 차지하는 밤 시간대에 자극을 주면 좋다.
합곡 - 엄지 손가락 뼈와 검지 손가락 뼈가 교차하는 곳을 반대쪽 엄지속가락끝으로 누르듯이 자극한다. 1회에 3초정도, 3회 실시한다.
족삼리 - 무릎에서 손가락 4폭정도 내려온 정강이뼈와 외측부분을 엄지소나락 끝으로 굴리듯이 부드럽게 자극한다. 1회에 5초 정도, 3회 실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