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이렇게 하면 낫는다 - 꼭 알아야 할 치료법과 생활관리법, 환자 돌보기
조기호 옮김, 사쿠타 마나부 감수 / 리스컴 / 2014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파킨슨병 집에서 치료할 수 있다‘라는 책과 상호 보완적인 책이다. 낫는다는 것은 병의 진행을 최대한 늦추는 것을 말한다. 일상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내용들이 친절히 설명되어 있다.
별점: ★★★★☆


서문
파킨슨병은 병원에서 받는 치료만으로 충분한 효과를 얻기 어렵습니다. 약을 적절하게 쓰면서 운동과 생활 전반을 관리하는 것이 모두 치료로 이어집니다. 병을 이겨내고 증상을 완전히 개선하려고 안간힘을 쓰기보다는 일병식재의 마음으로 자신에게 맞는 건강관리법을 찾아야 합니다.


1/파킨슨병이란 어떤 병인가
3대 증상은 손발 떨림, 뻣뻣한 근육, 느린 행동
떨리는 증상은 1초 5회 정도로 천천히 규칙적으로 나타난다. 자신도 모르게 근육이 뻣뻣해져서 힘이 빠지지 않는다. 섬세한 동작들이 줄어들고 행동 하나하나가 상당히 느려져 움직이는 도중에 멈추기도 한다. 보통 가만히 앉아 있다고 생각하지만 무의식중에 다리를 이리저리 꼬거나 비틀거나 하면서 부지런히 움직인다. 그런데 느린 행동이 나타나면 힘들지 않고 몇 시간이고 움직이지 않은 채 있게 된다.
파킨슨병은 어디에 어떤 증상이 나타나는지 사람마다 다 다르다. 가장 대표적인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손발의 떨림도 모든 환자에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무의식적으로 하던 동작이 원할치 않다
몸의 균현이 깨졌을 때 뇌는 급히 명령을 내려 몸이 넘어지지 않도록 반사적으로 반응을 일으킨다. 그런데 파킨슨병 환자는 이 명령이 원활히 전달되지 않아 막대기가 넘어지듯이 ‘탁‘고 넘어진다. 또한 걸으면서 지갑을 꺼내는 등의 두 가지 동작을 동시에 하지 못하고 멈춰 설 때도 있다. 처음에는 속도가 느리지만 종종걸음이라 하더라도 점점 빨라지게 되고, 보폭이 좁아져 발을 질질 끌며 걷는다. 그렇지만 장애물이 나타나면 보폭을 넓혀 뛰어넘기도 한다.

파킨슨병 전조증상
뇌에서 시작되는 자율신경 기능이 영향을 받으면 변비, 현기증, 냉증이 나타난다. 수족냉증이나 상반신, 특히 가슴 위쪽으로 땀이 많이 나는 증상을 겪게 된다. 자율신경에는 몸을 활기차게 만드는 기능을 하는 교감신경과 편안하게 이완하는 기능을 하는 부교감신경 두 가지가 있다. 이들은 서로 균형을 유지하면서 기능한다. 자율신경계 이상 증상은 두 신경 사이의 균형이 깨짐으로 나타난다. 다양한 것은 자율신경의 기능이 여러 갈래에 걸쳐 있기 때문이다.

뇌의 신경전달 메커니즘
흑질: 도파민 생성 → 선조체: 운동 명령 → 시상: 명령 전달 → 대뇌피질: 명령 전달 → 척수: 전신 신경으로 전달 → 근육: 최종 명령 전달 → 운동 발생
뇌는 신경세포로 이루어진 세포 덩어리이다. 뇌로 들어오는 정보와 뇌에서 내보내는 명령은 신경세포를 통해 주고받는다. 신경세포 사이는 신경전달물질이 이어준다. 상류에 해당하는 신경세포에서 내보낸 신경전달물질이 하류의 신경세포에 있는 수용체에 도달함으로써 정보가 전달된다. 신경전달물질 중 몸의 운동과 관련된 것으로 도파민과 아세틴콜린이 있다. 이 두 가지 물질이 뇌의 명령을 신경에 전달해 최종적으로 몸을 움직이게 한다. 그런데 도파민과 아세틴콜린 간의 균형이 깨지면 뇌의 명령이 신경에 원활히 전달되지 않아 문제가 생긴다. 파킨슨병 환자에게 나타나는 손발 떨림과 근육 경직, 느린 행동 등의 증상은 이 때문이다.

도파민이 줄면 파킨슨병이 생긴다
파킨슨병은 도파민 자체의 양과 아세틴콜린과의 균형이라는 두 가지 문제와 관련이 있다. 도파민이 감소하는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과 환경에서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파킨슨병 환자는 흑질의 신경세포가 빠른 속도로 손상되어 도파민이 급격하게 부족해진다. 도파민과 아세틴콜린의 여러 작용이 원활하지 않아 선조체의 기능이 손상되면 운동 조절 능력이 떨어져 떨림이나 근육 경직, 느린 행동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파킨슨병과 혼돈하기 쉬운 질병
뇌 외상이나 뇌경색 등의 질환으로 흑질이 손상되어 도파민의 분비량이 줄어들면 파킨슨병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도파민의 양이 정상 수치에서 약 20% 정도 줄어들면 파킨슨병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강한 사람이라도 120세가 되면 누구에게든지 파킨슨병이 나타날 정도로 도파민 분비량이 감소한다.
흑질에 이상이 없지만 선조체와 선조체에서 연결되는 명령이 지나가는 부위에 장애가 생기면 운동 기능을 제대로 못하게 된다. 최근 동맥경화로 인해 뇌의 좁은 혈관이 자주 막히는 다발성 뇌경색 환자가 늘고 있는데, 이것 역시 흑질이나 선조체에서 명령이 지나가는 길이 손상되었기 때문이다. 그 밖에 외상이나 뇌종양, 약의 부작용, 선조체흑질변성증, 진행성핵상성마비 등의 질환도 파킨슨병과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이들 질환이 원인이라면 치료법은 전혀 달라진다. 이 경우 파킨슨병 치료 약을 사용하면 오히려 증상이 악화될 수도 있다.

검사와 진단
CT나 MRI는 진단을 위해 필요한 검사지만, 이 같은 영상검사로 파킨슨병을 발견할 수는 없다. 다만 다발성 뇌경색 등 다른 뇌질환을 파악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이 밖에도 뇌경색 등의 원인이 되는 생활습관병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혈액검사를 하기도 하고 전신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기도 한다. 먹고 있는 약 때문에 파킨슨병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는 일도 있으므로 진찰을 받을 때는 반드시 먹고 있는 약을 의사에게 이야기해야 한다.

해를 거듭하면서 천천히 진행된다
파킨슨병은 시간이 갈수록 조금씩 진행되는 질병이다. 약을 사용해 진행을 늦출 수 있지만 방치하면 상태가 악화된다. 일단 치료를 시작하면 상태가 호전되고 이전보다 증세가 가벼워지는 경우도 있다.
혼과 야의 분류법에 따라 파킨슨병을 5단계로 분리하기는 하지만, 파킨슨병으로 인해 4단계, 5단계까지 진행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치료를 받게 되면 환자 대부분이 2~3단계를 유지한다. 3단계에서 치료를 시작한 환자가 2단계, 1단계까지 개선되는 경우도 많이 있다. 혼과 야의 분류법은 어디까지나 하나의 기준에 불과하다. 파킨슨병은 개인차가 크고 증상이나 진행 속도가 환자마다 다르다. 또한 환절기 특히 4월과 12월에 증상이 악화되기도 한다.

병에 대해 아는 것이 치료의 첫걸음
파킨슨병이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 사망하는 일은 없다. 최근에는 좋은 약이 많이 개발되고 일상생활의 불편함을 덜어주는 기구들도 다양하게 있어 예전처럼 생활할 수 있다. 일을 계속하는 사람도 많다. 파킨슨병이 치매의 원인이 되는 일도 없다. 또한 중증도에서 나타날 수 있는 환각이나 망상 등의 증상도 약으로 개선할 수 있다. 무엇보다 병을 무서워하지 않고 매일 활기차게 지내는 것이 치료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일 잊지 말자.


2/ 파킨슨병 치료의 기본, 약
약물, 운동, 생활습관이 치료의 핵심
파킨슨병은 생활 자체가 치료라고 할 수 있다. 약물, 운동, 생활습관 세 가지 중에서 어느 하나라도 빠지면 충분한 치료 효과를 얻기 힘들다. 파킨슨병의 특징은 운동요법에 따라 약의 효과가 확 달라진다. 약을 올바르게 사용하더라도 운동을 전혀 하지 않으면 약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운동을 하면 그 자체로 건강 상태가 좋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약의 효과도 더 커진다. 때로는 약의 양을 줄일 도 있다.
주 치료 약은 레보도파제(도파민의 원료)와 도파민 수용체 작용제(수용체를 자극하여 도파민과 같은 효력 발휘), 도파민 분해 효소 억제제(도파민이 분해되는 것을 막음)가 있다.
보조 치료 약은 노르아드레날린 보충제, 항 콜린제, 염산 아만타딘이 있다.
기타 증상 개선 약으로 변비, 현기증, 위장 장애 등과 같은 전조증상을 개선하거나 약의 부작용을 줄여주는 약도 사용된다.

뇌속의 도파민을 증가시키는 레보도파
레보도파는 도파민의 원료가 되는 물질이다. 이것을 뇌의 흑질로 보내 도파민의 분비를 늘려 병을 치료한다. 파킨슨병 치료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약이다. 스타레보, 마도파, 퍼킨, 시네메트, 도파듀오, 프로매트 등이 있다.
도파민 자체는 약으로 먹더라도 뇌까지 도달하지 못한다. 레보도파도 그 자체로는 거의 장에서 분해된다. 레보도파제제는 레보도파를 도파 탈탄산효소 억제제와 배합함으로써 장에서 분해되지 않고 뇌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고안한 것이다. 효과가 좋은 만큼 대량으로 투여하면 약효가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다. 또한 부작용의 위험도 있어 요즘에는 일반적으로 레보도파제제의 용량을 줄이고 다른 약과 병용한다. 가장 문제가 되는 부작용은 ‘이상운동증‘과 약을 먹어도 약효가 금방 없어지는 ‘마모현상‘이다.

도파민을 대체하는 약
도파민을 대신해 선조체의 도파민 수용체를 자극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도파민 수용체 작용제이다. 도파민이 실제로 증가하지 않지만 약이 마치 도파민인 것처럼 수용체에 작용한다. 미라펙스, 리큅, 리큅피디, 파키놀 등이 있다.
도파민 수용체 작용제를 사용하면 약이 수용체에 결합해 필요한 자극이 신경세포에 전달된다. 약의 종류마다 자극하는 수용체가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효과를 볼 수 있는 증상도 약마다 미묘하게 다르다.
도파민 수용체 작용제는 도파민을 대신하지만 레보도파에 비해 효과가 자극적이지 않고 장기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것도 오랜 기간 사용하면(4~5년 정도) 효과가 떨어진다. 종류가 많으므로 다른 약으로 바꾸어 치료할 수 있다. 약을 먹기 시작해서 3개월까지는 구역질이나 구토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는 구토 억제제를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이 기간이 지나 약에 적용되면 괜찮아진다. 프라미페솔과 같은 은 먹으면 졸음이 오기도 한다.

도파민 분해를 막는 약
어렵게 만들어진 도파민이라도 수용체와 결합되지 않으면 분해되어 사라진다. 그래서 도파민이 분해되는 것을 막아줌으로써 적은 양의 도파민을 유용하게 활용하게 해주는 약이 시중에 나왔다. 마오비, 유멕스 등이 있다.
도파민 분해 효소 억제제는 가장 새로운 형태의 약이다. 도파민을 분해하는 마오비라는 효소의 작용을 방해해서 도파민이 분해되는 것을 막는 작용을 한다. 증상이 가벼운 환자는 마오비 억제제만으로도 효과가 나타나기도 하지만, 실제로 레보도파제제와 같이 사용하여 레보도파 제제의 작용을 돕는다. 레보도파 제제의 마모현상을 개선하는 효과도 있다.
약을 복용할 때는 지나치게 약에만 의존하면 안 된다. 운동요법과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오래도록 질병을 잘 다스려야 한다. 약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하고, 약의 용량은 의사와 상담하여 결정해야 한다.

보조적으로 사용하는 약
흑질과 도파민에 작용하는 약 외에도 보조적으로 사용하는 약이 있다. 노르아드레날린 보충제와 염산 아만타딘, 항 콜린제 들이 그것이다. 노르아드레날린은 도파민과 같은 신경전달물질로 집중력과 혈액순환, 대사 활동을 돕는 작용을 하여 부족하면 파킨슨병, 우울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약으로 노르아드레날린의 분비량을 증가시키면 선조체의 작용이 활발해진다. 레보도파 등과 병행해서 사용하기도 쉽고 부작용도 적어 상대적으로 사용률이 높은 편이다. 염산 아만타딘은 원래 감기약이었는데 우연히 파킨슨병에도 효과가 있는 것을 알게 되어 치료 약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노르아드레날린 보충제 - 흑질 밑 청반핵에서 만들어져서 선조체의 작용에 영향을 미치는 노르아드레날린을 보충한다. 도파민에 작용하는 약로 개선되지 않는 보행 장애, 자세반사 장애에 효과적이다.
염산 아만타딘 - 흑질 세포에 작용해 도파민 분비를 촉진한다. 근육 경직에 효과가 있다. 부작용으로 다리가 붓거나 안절부절못하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피케이멜즈, 퍼킨드렐 등.
항 콜린제 - 선조체에 작용하는 아세틴콜린이 수용체와 결합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도파민과의 균형을 맞춘다. 떨림이나 느린 행동에 효과가 있다. 부작용으로 빈뇨 또는 치매 유사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트리헥신, 벤즈트로핀 등.

기타 증상을 개선하는 약
변비나 현기증 같은 자율신경과 같은 증상은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서도 어느 정도 좋아질 수 있다.
변비는 파킨슨병의 대표적 전조증상으로 장을 움직이는 힘이 약해져서 심한 변비 증상이 나타난다. 약하게 작용하는 변비약부터 설사약까지 여러 유형의 약을 사용하되, 약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한다.
빈뇨는 파킨슨병으로 방광이 예민해져서 나타난다. 사람에 따라 낮 또는 밤에 심해진다. 특히 야간 빈뇨는 지속적인 효과가 있는 약을 사용해야 한다.
파킨슨병 환자는 대체로 혈압이 낮고 미세한 혈압 조절이 안 된다. 갑자기 일어설 때 일시적으로 뇌에 혈액이 부족해져서 현기증을 느끼기도 한다. 고혈압약이나 이뇨제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하므로 먹고 있는 약의 성분을 잘 살펴봐야 한다.
항진전약을 사용해 떨림을 완화시키는데, 레보도파만으로 조절되지 않을 때에는 콜로나제팜, B-차단제 등을 사용한다.
이상운동증은 레보도파제제를 줄이고 다른 약을 병행 사용한다. 염산 티아프리드를 사용하면 이상운동증은 개선된다. 파킨슨병에는 별로 좋은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위장 장애는 위장약으로 많이 사용되는 H2차단제는 파킨슨 치료제의 작용을 저해한다. 위장약은 담당 의사에게 처방받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약을 중단했거나, 열이 나거나, 몸이 뻣뻣한 세 가지 증상이 동시에 나타나면 바로 병원으로 가야 한다.

약을 사용할 때는 ‘적은 용량으로 천천히‘
약에 대해 처음부터 완전한 효과를 기대한다면 오랫동안 복용하기가 어렵다. 장기간 복용을 위해서는 ‘적은 용량으로 천천히‘시작한다. 레보도파나 도파민 수용체 작용제는 장기간 과다 복용하면 내성이 생겨서 나중에는 효과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처음에 용량을 작게 시작하면 효과는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지만 부작용에 대한 염려가 적다. 대신 운동요법과 생활습관 개선을 병행하여 치료 효과를 높이도록 힘쓴다.

용량을 바꾸거나 복용을 중단하지 않는다
레보도파와 도파민 수용체 작용제 등은 뇌의 상태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한 약이다. 몸 상태와는 상관없이 약은 꾸준히 먹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무엇보다 환자가 멋대로 판단해서 약의 복용을 중단하거나 용량을 줄여서는 안 된다.
약을 잊지 않고 먹기 위해서 약을 눈에 띄는 곳에 둔다. 미리 1회분 약을 정리해둔다. 복용 시간을 알람 시계를 이용한다.
Q. 약 먹는 것을 잊었는데, 2회분을 같이 먹어도 되나요? A. 복용시간을 놓치고 한두 시간 지나 생각났다면 생각났을 때 바로 드십시오. 다음 약은 정해진 시간에 맞춰 복용하고, 만약 시간이 많이 지났다면 일단 1회분을 드신 다음 복용시간을 늦추십시오.
Q. 파킨슨병 약을 복용 중인데 건강기능식품을 먹어도 되나요? A. 대체로 건강기능식품은 문제가 없는데 아주 드물게 약의 작용에 영향을 미칠 때가 있다. 그중 하나가 고단백식품이다. 단백질을 과잉 섭취하게 되면 레보도파의 작용이 원활하지 않게 된다. 의사와 상담하여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Q. 파킨슨병 약을 복용하고 있는데 감기에 걸렸다. 감기약을 먹어도 되나요? A. 약 중에는 파킨슨병 약과 함께 먹으면 좋지 않은 경우가 있다. 다른 병으로 진찰을 받으러 갈 때는 드시고 있는 약을 모두 가지고 가서 확인하는 것이 좋다. 어떤 경우든 다른 약을 먹는다고 해서 파킨슨병 치료약을 줄이거나 끊으면 안 된다.

파킨슨병과 함께 사용할 수 없는 약
​소화기 약 - 설피리드, 메토클로프라미드, 말레인산클레보프리드, 푸마르산클레보프리드
위산 억제제 - 라니티딘염산염, 염산록사티딘아세테이트, 니자티딘, 파모티딘, 라푸티딘, 오메프라졸, 라베프라졸나트륨, 란소프라졸, 시메티딘
고혈압약 - 레저핀, 메틸도파
불수의운동약 - 염산티아프라이드, 설피리드
변비약 - 산화마그네슘
항정신약

신맛이 약의 효과를 높인다
위산 분비 기능이 떨어진 환자가 신 음식을 먹으면 약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소화가 안 된다고 위장약에 의지하다 보면 위산 분비가 감소해 약의 효과가 떨어질 수 있으니 주의한다.
위산을 중화하는 약 - 산화마그네슘, 탄산나트륨, 수산화알루미늄겔. 이들 약은 위산을 중화시켜 알칼리성으로 바꾼다. 특히 산화마그네슘은 변비약으로 아주 많이 사용된다. 변비는 파킨슨병에 많이 나타나는 증상이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
위산 분비를 억제하는 약 - H2 차단제: 위산 분비를 억제하는 약으로 메슥거림, 통증에 사용된다. 양성자펌프억제제: 위궤양에 방하는 약으로 위산 억제 효과가 뛰어나다.
산화마그네슘과 H2 차단제는 의료기관에서 많이 사용할 뿐 아니라 일반 약국에서도 판매한다.
위산을 늘리는 방법은 레보도파를 식전에 먹는다. 새콤한 음식을 자주 먹거나 식초를 직접 채소에 뿌려 먹는다. 약을 물이 아닌 오렌지나 레몬, 포도 등 새콤한 주스와 먹는다. 우유, 요구르트는 위 표면에 막을 만들기 때문에 약을 먹고 30분 정도 지난 후에 마시도록 한다.

수술로 증상을 완화하는 방법
수술은 약의 보조적 수단으로 봐야 한다. 또한 당뇨병 같은 질환이 있고 그 정도가 심하거나 뇌의 변화가 진행 중이라면 수술을 받을 수 없다.
수술이 필요한 환자 - 레보도파에 대한 부작용이 있어 조절하기 힘들다. 위장 장애가 심해 약을 마음껏 사용할 수 없다. 통원 치료가 너무 힘들다.
수술을 할 수 없는 환자 - 뇌질환이나 뇌 위축이 있다. 정신과 증상이나 치매가 있다. 체력적으로 수술을 견뎌낼 힘이 없다.
파킨슨병 수술은 뇌에 전극을 연결해 신경전달을 돕는 것으로, 열응고술과 뇌심부자극술이 있다. 지금까지는 열응고술이 많이 보급되었으나 시상의 한 쪽만 수술해야 하는 등의 단점이 있어 이를 보완한 뇌심부작그술이 등장했다. 뇌심부자극술은 시상의 좌우 양쪽에 다 시술할 수 있지만 영구적이지 않은 단점이 있다.

증상에 따라 수술 부위가 다르다
파킨슨병 수술은 주로 시상과 시상하핵 두 부위에 해당된다. 이 부위에 시술하는 열응고술과 뇌심부자극술은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다. 수술은 레보도파로는 조절되지 않는 떨림이나 뻣뻣한 근육, 마모현상 등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그렇지만 유감스럽게도 병의 진행은 멈출 수 없다. 또한 치매나 구음 장애 같은 부작용이 많이 나타난다는 문제점도 있다.
운동 기능을 담당하는 시상하핵과 시상 중에서 일상생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증상을 중심으로 적합한 곳을 골라 수술한다. 그렇지만 흑질과 선조체 등 파킨슨병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부분은 수술하지 않는다.

입원을 해야 할 때와 통원 치료를 해야 할 때
여러 가지 검사를 하고 의사가 경과를 확인하기 위해 단기 입원을 권유하기도 한다. 입원이 필요한 경우는 다음 세 가지이다.
1) 검사 항목이 많아 병원에 자주 가는 것이 부담스러우면 입원하는 편이 효율적이다.
2) 위장 장애 등의 부작용이 심하면 증상을 조절하고 약에 적응하기 위해 입원하는 경우도 있다.
3) 약의 효과가 없어지거나, 정신과적 증상이 나타나 약을 줄이거나 다른 약으로 교체해야 할 때는 입원을 권유해 환자의 상태를 자세히 살핀다.


3/ 꾸준히 하는 운동 요법
파킨슨병은 약물치료와 운동요법을 병행하지 않으면 치료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는다.

운동을 생활화한다
생활 속에서 몸을 움직이는 것 자체가 훌륭한 운동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파킨슨병 환자들은 운동이 좋다는 것을 알면서도 부끄러워 외출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일단은 몸을 움직인다는 생각으로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부터 찾아서 한다. 증상이 나타날 때 상황에 따라 대처하는 법을 알아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아침에 세수를 하면서 얼굴 근육 운동을 한다. 거울에 비친 모습을 보면서 얼굴 구석구석의 근육을 움직여보는 것이다. 얼굴 근육을 움직이게 하는 게 어렵다면 손을 이용하는 것도 괜찮다.

아침에는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맨손 체조로 몸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낮에는 가능하면 야외로 나가 산책을 한다. 운동뿐만 아니라 주변을 둘러보면서 기분전환을 할 수 있다. 밤에는 푹 잘 수 있도록 편안하게 지낸다. 과도하게 신체활동을 하는 것은 좋지 않다. 낮에 누워 있으면 그 자체만으로도 선조체의 활동이 감소한다. 낮에 조금 피곤하더라도 눕지 말고 되도록 의자에 앉아서 쉬자. 쉬는 것보다는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단순한 걷기를 운동으로 바꾼다
집 안에서나 가벼운 외출을 할 때에 그냥 걷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운동하고 있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몸 전체를 사용해 바르게 걸어보자. 걷는 동안 저절로 등이 굽어지므로 등과 허리를 곧게 펴고 걷는다. 걸을 때는 자세를 곧게 펴고 팔을 크게 휘두르며 보폭을 크게 해서 걷는다. 천천히 걸어도 좋지만, 반드시 걷다가 멈춰 서는 연습을 한다. 의식적으로 리듬을 맞추고, 스스로 박자를 맞추며 음악을 들으면 좋다.

집 안에서 미리 연습한다
떨림이 심해지거나 움직임이 둔해지면 사람들 눈에 신경 쓰여 외출을 피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증상은 더 악화된다. 몸을 움직이는 것은 자신감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해보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적극적인 자세로 행동하자. 집에서 연습할 때는 가족들이 걷는 모습을 확인해주면 좋다. 잘 모르는 부분을 지적받을 수 있고 혼자서 하는 것보다 활기차게 할 수 있다.
1단계 - 발뒤꿈치를 벽에 붙이고 서서 엉덩이, 등, 어깨, 뒤통수 순서로 벽에 대면 등 근육이 펴진다. 등 전체로 벽을 누르듯이 서서 몸을 앞부분까지 꼿꼿하게 세운다.
2단계 - 걸을 때는 먼저 발동작부터 연습하고 익숙해지만 몸 전체를 움직여 걷는 감각을 익힌다. 좀 지나칠 정도로 허벅지를 높이 들어 올리고 팔을 크게 휘두르며 제자리걸음을 걷는다. ‘하나, 둘‘ 소리를 내며 박자를 맞추는 것도 잊지 말자.
3단계 - 넓은 마당이나 방 안에서 걸어본다. 충분히 걷는 연습을 하고 밖으로 나가면 도움이 될 것이다. 생각했던 것만큼 사람들은 나를 쳐다보지 않는다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 된다.

자 이제 밖으로
파킨슨병 환자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문제는 걷다가 갑자기 발이 멈춰져 앞으로 나가지지 않는 ‘동작 정지‘가 되는 상황이다.
좁은 통로에서 - 좁은 통로에서 발이 움직여지지 않을 때는 발을 내딛기 전에 준비 동작을 해서 쉽게 움직이도록 한다. 반걸음 뒤로했다가 앞으로 내밀 수 있다.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발을 여러 번 움직인 다음 앞으로 내딛는다. 앞으로 내딛기는 힘들어도 옆으로 걷기는 쉽다. 급할 때는 옆으로 걷는다. 기분이 초조한 것도 발을 멈추게 하는 원인이다. 이럴 때는 크게 심호흡을 하고 마음을 느긋하게 먹는다. 그런 다음 천천히 자기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상황을 해결한다.
길모퉁이에서 - 모퉁이까지 가면 일단 멈춰 서서 몸의 방향을 바꾼다. 진행 방향으로 몸을 튼 다음 다시 걷기 시작한다. 안전한 곳에서는 모퉁이를 직각으로 돌지 말고 크게 천천히 돈다.
목적지 근처에서 - 힘들게 목적지에 다 왔는데 눈앞에서 속도가 서서히 늦춰지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목적지를 조금 더 멀리 잡고 속도를 줄이지 않고 걷는다.

나에게 맞는 체조는?
체조를 할 때는 목표를 약간 높게 잡고 현재 자신에게 적합한 동작을 골라 조금씩 움직여본다. 자세가 구부정하면 먼저 스트레칭부터 시작한다. 균형을 잃고 자주 발이 걸리거나 넘어지면 균형을 바로잡는 체조를 한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산책이나 체조를 통해 몸을 적극적으로 움직인다.
운동은 성취감을 느낄 정도의 고통은 필요하지만 무리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운동과 약을 절절하게 병용하면 병의 진행을 늦추고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운동은 시작하고 나서 2주 정도 지나야 효과가 나타난다. 운동을 하지 않으면 회복은커녕 경직이 심해지고 근력도 떨어지며 관절도 뻣뻣해진다. 운동은 약이지만 지나치면 부작용을 초래하므로 다음날 피곤하지 않을 정도로 한다. 운동을 하면 몸 상태는 물론이고 약에 대한 반응도 좋아진다.

내게 맞는 운동을 찾아라
처음에는 몸을 움직이는 것조차 힘들어하던 사람도 계속하다 보면 동작이 부드러워진다. 운동을 즐기기 위해서는 미리 몸을 잘 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파킨슨병 증상은 하루 중에도 미묘하게 변한다. 환자 자신이 기운을 차리는 시간대에 맞춰 운동하면 된다. 두뇌를 쓰는 취미도 갖도록 한다.

작은 동작도 천천히 정성스럽게
걷기와 더불어 다음에 소개하는 운동을 병행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특히 자전거 타기 체조는 좌우 교대로 하는 동작이 둔해졌을 때 권한다.



배 깊숙이 발성연습을 한다.
파킨슨병이 나타나면 성대의 근육도 둔해져서 목소리가 작아지고 말이 빨라진다. 목소리를 내는 데는 가슴 근육이나 배 근육이 사용된다. 가슴과 배 근육이 움직여 폐의 공기를 내보냄으로써 커다란 소리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파킨슨병 환자는 이들 근육이 뻣뻣해지거나 움직임이 둔해져서 발성이 어려워진다. 목소리에 이상이 나타날 때는 당황하지 말고 꾸준히 발성연습을 해본다. 심호흡을 하거나 배 깊숙이 소리를 내보는 것도 좋다. 말을 시작하기 전에 심호흡을 몇 번 한다. 내뱉는 숨이 많아지면 그만큼 큰 소리가 잘 나온다. 파킨슨병 환자와 이야기를 나눌 때는 묵묵히 듣고만 있거나 그냥 고개만 끄덕이지 말고 소리를 내서 반응해주도록 한다. ‘응‘, ‘그래서?‘와 같이 맞장구를 쳐주면 좋다. 듣는 사람의 이런 반응이 신호가 되어 환자는 이야기하는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만약 대답이 늦어질 경우에는 재촉하는 표정을 짓지 말고 차분하게 기다려준다.


4/ 편리한 생활을 위한 주의점
할 수 있는 일을 즐기면서 한다
파킨슨병 환자 역시 운동 재활훈련이 필요하다. 생활 속에서 몸을 열심히 움직이는 것도 재활훈련이 될 수 있다. 일상생활뿐 아니라 일이나 취미, 사회활동 등을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계속하면 생활에 활력소가 된다. 좋아하는 일이라면 몸을 움직이는 것도 생각만큼 고통스럽지 않고 재활이 도움이 된다.
전보다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노력한다. 낮에는 활동적으로 몸을 움직이고 밤에는 일찍 잠자리에 드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낮에 활기 있게 지내려면 먼저 옷을 갈아입는다. 낮잠은 밤에 숙면을 방해하므로 될 수 있으면 피한다. 피곤하더라도 눕지 말고 앉아서 휴식을 취하도록 해보자. 밤에는 잠을 충분히 자서 하루의 피로를 푼다.
주변 사람들에게 부탁하기보다는 증상에 맞춰 재활기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보자. 자신의 일을 직접 하기 위해서는 몸도 마음도 편해야 한다. 보행용 카트를 사용하면 넘어지거나 앞으로 돌진하는 등의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음식 준비와 식기 선택
​사용하기 편리하게 만들어진 식기를 이용한다. 음식을 흘리는 것에 대비해 식탁 매트나 앞치마, 손 닦는 수건 등을 준비하고 식사시간을 마음 편하게 즐긴다.
꼭 파킨슨병이 아니더라도 나이가 들면 씹는 힘이 약해지고 음식을 넘기기가 힘들어진다. 재료를 잘게 자르거나 부드럽게 하는 등 먹기 쉬운 방법을 찾아 조리하도록 한다.

식사로 증상을 완화한다
현기증이 심하다 - 현기증은 뇌에 일시적으로 혈액이 부족해지면 나타나는 증상이다. 뇌에 보다 많은 혈액을 보내기 위해서는 염분을 많이 섭취해 혈압을 올린다. 다만, 자신이 먹을 음식에만 소금을 더하는 것을 잊지 말자.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면 현기증에 도움이 된다. 몸속에 수분이 많아지면 그만큼 흐르는 혈액량이 많아지고 현기증도 잘 나타나지 않는다. 하루 6~8잔을 물을 마시면 좋다.
변비로 고생한다 - 식이섬유를 많이 섭취하면 변의 양이 늘어 배변이 쉬워진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 재료에만 매달리기보다는 균형 잡힌 식사를 통해 꾸준히 섭취하는 게 좋다. 콩, 두부, 청국장, 나토 등 콩으로 만든 식품을 섭취한다. 뿌리채소나 잎채소 등으로 국을 끓인다. 버섯류 역시 다른 음식과도 궁합이 잘 맞아 국에 다른 재료와 함께 넣으면 좋다. 감자나 해조류, 콩 제품 등 식이섬유를 많이 포함한 식품으로 반찬을 만들어 먹는다. 미역이나 김을 식사 때마다 메뉴에 넣으면 좋다. 백미를 현미로 바꾸고, 오트밀을 섞어서 밥을 짓고, 통밀로 만든 빵을 먹는다. 식사 스타일에는 크게 변화를 주지 않으면서 섭취하는 식이섬유의 양을 늘릴 수 있다.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면 변비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옷을 자신에게 맞춘다
작은 단추나 지퍼는 채우고 벗기가 힘들다. 큰 단추나 찍찍이(벨크로)로 바꾸고 단춧구멍을 크게 만들어 부담을 줄인다. 특히 바지나 치마는 화장실에서 빨리 벗고 입을 수 있도록 고무줄로 된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소매나 몸통의 품이 넉넉하고, 가능하면 찍찍이로 된 것을 고른다. 실내에서 슬리퍼를 신으면 벗겨지거나 걸려서 넘어지기 쉽다. 실내에서는 미끄럼 방지 양말이나 덧신을 신으면 좋다. 모자는 예상하지 못한 부상을 막는 효과도 있다. 허리는 고무줄로 된 것이 편하다. 다리에 휘감기지 않도록 긴 치마나 통이 넓은 바지는 피한다. 발에 익숙한 워킹화를 신는다.

집 안을 안전한 공간으로 만든다
파킨슨병 환자는 밖에서만 넘어지는 것이 아니라 집 안에서 지내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실내에서 넘어지지 않도록 예방책을 세워둘 필요가 있다. 욕실이나 화장실, 현관처럼 몸을 일으켜야 하는 곳에는 몸을 지탱할 수 있도록 반드시 세로로 된 손잡이를 설치한다. 전기코드를 벽 쪽으로 붙이고 물건들을 잘 정리해서 바닥에 걸리적거리는 게 없게 한다. 발을 질질 끌면서 걸으면 아주 낮은 문턱이라도 발끝이 걸려 넘어지기도 한다. 문턱은 되도록 없애고 카펫의 가장자리는 테이프로 고정한다. 보행에 방해가 되는 것은 없는지 작은 방해물도 놓치지 않고 살핀다.
파킨슨병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다리 벌리기 동작은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계단 같은 경우 앞쪽 모서리 부분에 색깔 있는 테이프를 붙여 눈에 잘 띄게 하면 다리 움직임에 자극을 주어 손쉽게 오를 수 있다. 복도 벽 발치에 전등을 설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화장실까지 이어진 통로와 계단, 또는 현관, 침실, 부엌 등을 연결하는 모든 통로에 설치한다.
파킨슨병 환자는 좁은 통로에서는 위축이 되어 발걸음을 떼지 못한다. 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좁은 통로의 바닥에 30~40cm 간격으로 눈에 띄는 테이프를 붙여두면 그것을 뛰어넘듯이 걸을 수 있다.

침대와 의자 선택하기
침대나 의자는 몸을 쉴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물건이다. 특히 의자는 낮에 사용하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앉았을 때 편안한지, 불편한 점은 없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구입한 후에는 몸이 기우는 쪽에 쿠션을 받쳐주는 등, 환자에게 맞춰 사용한다. 등받이가 뒤로 젖혀져 있으면 일어서기가 불편하다. 다양한 자세로 앉아보고 등받이가 편안한지, 배를 압박하지 않는지 확인한다.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데에는 이부자리보다 침대가 더 편하다. 침대는 꼭 직접 누워보고 침대 폭과 높이 등을 확인한다. 침대를 새로 구입할 계획이라면 높이 조절이 가능한 환자용 침대를 사는 것을 생각해본다. 자리에서 일어나기 편하고 여러모로 환자에게 편리하다. 푹신하면 느낌은 좋지만 몸이 푹 가라앉아 움직이기 힘들다. 또한 자리에서 일어날 때 더 힘이 든다. 적당하게 탄력이 있는 것을 고른다. 앉거나 일어설 때 몸을 받쳐줄 수 있는 손잡이가 있는 제품을 고른다. 앉았을 때 자연스럽게 발이 바닥에 닿는 높이가 가장 적당하다. 너무 낮으면 앉거나 일어서기가 힘들다. 또한 파킨슨병 환자는 행동이 둔해지고 앉거나 누워 있는 일이 많다. 이런 환자들은 욕창 방지 방석이나 욕창 방지 매트를 사용하면 좋다.

대소변은 규칙적인 습관을 들인다
파킨슨병 환자들이 겪는 대소변 문제는 주로 변비와 빈뇨다. 두 가지 모두 매우 괴로운 일이지만 수분 섭취나 화장실 가는 시간을 조절하면 개선이 가능하다. 물을 너무 적게 마시면 변비로 고생할 수 있고 너무 많이 마시면 빈뇨 때문에 귀찮을 수 있다. 대소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수분을 적당히 섭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물을 넉넉히 마신다. 1~2잔의 물로 장을 자극해 장운동을 활발하게 한다. 아침밥이 소화되면 변의가 없어도 화장실에 가는 습관을 들인다. 몸에 ‘식사 후 화장실‘이라는 리듬이 자연스럽게 배어들도록 여유를 가지고 생활한다. 화장실에서는 너무 애쓰지 말고 15분 정도가 지나면 변이 나오지 않더라도 미련 없이 나온다.
화장실 가는 것이 귀찮다고 수분을 섭취하지 않으면 탈수증이 올 수도 있다. 물은 항상 충분히 마시는 것이 좋다. 화장실에 가고 싶어도 막상 가면 타이밍을 놓칠 때가 있다. 요의가 없더라도 미리미리 가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참는 것은 금물이다.
외출할 때는 요실금용 패드를 착용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도록 하자. 약간의 요실금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
야간 빈뇨를 개선하려면 저녁 식사 후에 수분을 절제한다. 밤에 잠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에 가면 넘어지기 쉽다. 이럴 때는 요강이나 이동식 변기 사용을 고려해본다. 요즘에는 방에 놓아두어도 불쾌감을 주지 않는 디자인이 많이 있다. 항 콜린제를 사용하면 야간 빈뇨증이 생길 수 있다. 증세가 심하면 의사와 상의한다.

안전하고 쾌적한 욕실 환경을 만든다
목욕은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어 파킨슨병 환자에게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노약자에게 가장 조심해야 하는 공간이 욕실이다. 미끄러지거나 넘어지지 않도록 안전대책을 확실히 세우고 쾌적하게 목욕을 즐길 수 있게 하자.
반신욕은 혈액순환을 돕고 신진대사를 좋게 하며 몸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효과가 있다. 목욕 후 근육이 이완되었을 때 손과 발을 마사지해주면 더욱 좋다.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집 안에 사람이 있을 때 목욕을 한다.
탈의실은 옷을 벗을 때 몸의 균형을 잃기 쉽다. 순간적으로 붙잡을 수 있는 손잡이를 설치한다. 바지나 양말을 벗을 때 앉을 의자를 준비한다. 빨래 바구니를 준비해 벗어 놓은 옷을 담아둔다. 욕실은 욕조 안에 들어가려다가 발이 미끄러지는 경우가 있다. 욕실 바닥과 욕조에 미끄럼 방지 처리를 한다. 몸을 씻을 때 앉는 욕실의자는 튼튼한 것으로 고른다.


5/ 가족들이 알아두어야 할 점
가정에서 환자를 잘 돌보려면
가족들은 함께 치료한다는 생각으로 약은 제대로 먹고 있는지, 몸 상태는 괜찮은지, 운동은 하고 있는지 주의 깊게 살핀다. 툭하면 몸을 움직이지 않으려는 환자에게는 적극적으로 말을 걸어 의욕이 생기도록 유도한다.
약이 많다고 해서 병이 심각한 것은 아니다. 약의 효능을 이해하고 환자가 잊지 않고 먹을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다음과 같은 말은 삼가야 한다. 약이 너무 많은 거 아니에요? 다른 의사에게 가보는 게 어때요? 오늘은 상태가 좋은 것 같은데, 약은 안 먹어도 되지 않아요? 약이 이렇게 많이 먹어야 해요? 힘들겠네요.
환자가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가족들이 배려해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환자가 먹고 싶은 것을 먹고 하고 싶은 것을 하며 다양한 일에 도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좋다.
어떤 환자는 갑작스럽게 증상이 좋아져 주의를 놀라게 하기도 한다. 계절적 영향도 있어 보통 4월과 12월에는 증상이 악화되기 쉽다. ˝어제는 할 수 있었는데 오늘은 왜 안 될까?˝와 같은 말은 피한다. 실패로 인해 일일이 상처받는 사람은 바로 환자 자신이다.
파킨슨병의 재활훈련과 트레이닝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재활훈련의 목적은 현상태를 유지하는 데 있다. 못하는 동작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간단한 동작을 할 수 있게 함으로써 불편을 줄이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무리한 훈련을 강요하면 환자에게 쓸모없는 부담만 주게 된다.

자립할 수 있도록 기다려준다
지나친 도움과 간섭은 오히려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파킨슨병 환자는 평소에 하던 일상적인 일에 시간이 걸린다. 느린 행동이나 근육 경직으로 인해 표정에 변화가 거의 없어지고, 매사 의욕이나 감동을 보이지 않는다. 항상 도와주기만 하면 주변 사람들에게 의지하려고만 하고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도 안 하려고 한다. 배려라고 생각했던 행동이 반대로 환자의 자립을 방해하고 의욕을 잃게 할지도 모른다. 앞질러 도와주거나 하나하나 확인하려 들면 환자는 마음에 상처를 입는다. 의기소침해진다.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상태를 유지하면서 환자가 스스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한다. 그러나 환자를 혼자 내버려 두지 않는다. 혼자서 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한다. 사고 방지를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도움을 준다.

정부의 의료지원 정책을 이용한다
국가 차원에서 실시하는 의료지원 서비스는 장애등급 판정, 노인 장기요양보험, 희귀·난치성 질환자 의료비 지원 사업, 4대 중증질환 재난적 의료비 지원 등 네 가지다.
장애등급 판정 - 연령과 장애등급에 따라 매월 일정 금액의 연금으로 지급하거나 활동보조, 방문간호, 방문목욕 등을 실시한다. 읍, 면, 동사무소에서 장애진단의뢰서를 발급하여 의료기관의 전문의사로부터 장애진단서를 받아 심사를 요청한다. 조사표의 내용과 특기사항, 의사의 소견서를 바탕으로 6등급으로 나뉘거나 ‘자립‘으로 인정된다. 6개월마다 갱신이 필요하다.
노인 장기요양보험 - 65세 이상 노인 및 노인성 질병을 가진 65세 미만 국민에 대해 재기급여, 시설급여, 특별현급급여를 지원한다. 종류에 따라 방문요양, 방문목욕, 방문간호, 복지용구 대여, 가족요양비, 요양병원간병비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공단지사 또는 홈페이지에 접속하여 장기요양 인정 신청서를 받아 작성하고, 의사소견서를 받아 공단지사를 방문하거나 우편, 팩스, 인터넷으로 신청한다.
희귀·난치성 질환자 의료비 지원사업 - 질병과 증상에 따라 요양급여본인부담금, 보장구 구입비, 간병비 등을 지원한다. 희귀·난치성질환이란 ‘현재는 치료법이 확립되어 있지 않아 진단을 받아도 치료가 어렵고, 중증도가 높은 병이며 환자 수가 많지 않아 연구, 치료에 공적인 원조가 필요하다‘라고 판단된 134종류의 질병이다. 다만, 파킨슨병이라고 해서 누구나 인정받는 것은 아니며 증상의 정도에 따라서 다르다. 파킨슨병으로 인해 장애등급을 3급으로 판정받으면 의료비 전액을 보조받을 수 있다. 파킨슨병으로 인한 장애 3등급은 지체장애 또는 뇌병변장애 이상이 해당된다.
4대 중증질환 재난적 의료비 지원 - 질병 당 1회에 한해 본인 부담액 발생 규모에 따라 최대 2천만 원까지 지원한다. 의료비와 의료비 관련 약제비,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등 비급여 항목도 지원 내역에 포함된다.
의사보다 환자와 그 가족들로부터 얻는 정보가 실질적으로 큰 도움이 된다. 이런 환자와 가족들을 위한 모임이 바로 각종 질병 단체들이다. 우리나라에는 파킨슨병 환자와 그 가족을 위한 ‘대한파킨슨병협회‘가 있다. 02-942-6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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