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는 일은 목숨을 버릴 만한 가치가 있지만

인생의 목표로 삼을 만큼 가치 있는 일은 아닌 것입니다.

저는 모든 정치적 의무들을(군복무 의무를 포함해서)

이런 식으로 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조국을 위해 죽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조국이 누구의 삶도 독점해서는 안 됩니다.

국가나 정당이나 계급의 일시적 요구에 무조건 굴복하는 사람은

만물 중에서도 하나님의 것임이 가장 분명한 자기 자신을

가이사에게 바치는 꼴입니다.

 

- C. S. 루이스, 『영광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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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율법 그리고 역사
김봉수 지음 / 그리심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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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성경 안에 강조되어 있는 역사의식에 오랫동안 집중해왔던 저자가 신명기를 중심으로 그 안에 담긴 역사관에 관한 책을 펴냈다. 1부에서는 신명기 본문을 크게 몇 개의 부분으로 나눠 각각의 주제들이 어떤 역사관을 반영한 것인지를 설명하고 있고, 2부에서는 신구약 본문 중에 역사의식을 직접적으로 반영하고 있는 구절들을 인용하며 성경이 얼마나 역사적인 책인가를 보여준다.

 

 

2. 감상평 。。。。。。。       

 

     정통적이고 건전한 신학을 가지고 있는 교회는 전통적으로 하나님의 계시를 특별계시와 일반계시로 구분한다. 그리고 일반계시의 대표적인 형태로 역사를 꼽는다. 그만큼 교회 안에서 역사에 대한 의식, 역사 감각은 중요하게 여겨져 왔고, 이는 사실 성경 자체의 강조점이기도 하다. 하나님께서 그분의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셨는가를 기록한 것이 역사라고 한다면, 역사를 모르고서는 하나님을 제대로 알 수 없다는 말도 옳다. 이 책은 바로 그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좋은 시도고, 괜찮은 주제다.

 

     다만 책의 초점이 신명기 본문에 대한 분석과 연구 자체로 집중되었더라면 좀 더 나은 구성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본문 설명에 있어서 다양한 예시와 적용들을 언급할 수는 있으나, 자주 신명기 본문에서 성경의 다른 책들로 서술의 무게가 옮겨가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물론 이런 모습은 약속과 실현이라는 신구약 성경의 독특한 관계를 고려한다면 딱히 이해가 되지 않는 점도 아니긴 하다.

 

     역사의식이 성경에서 얼마나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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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전투기 액션 영화. 여전히 인존차별이 남아 있던 그 시대, 미군에는 흑인으로만 구성된 공군 전투비행단이 있었다. 흑인들은 지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전투기 조종에 적합하지 않다는 편견으로 인해 늘 전선의 뒤쪽에서 벌어지던 작전에만 참여하던 그들. 하지만 첫 번째로 나선 폭격기 호위 임무에서 단 여덟 기로 8배가 넘는 독일 전투기들을 격추시킨 혁혁한 공을 세웠고, 이후 연전연승하며 명성을 높여간다. 전쟁터에서 발생하는 우정과 사랑, 그리고 차별을 극복해나가는 이야기.

 

 

 

2. 감상평 。。。。。。。        

 

     여러 가지로 영화 ‘라파예트’를 떠올리게 하는 영화. 일단 전쟁에 참여하는 공군 비행단의 이야기라는 중요 축이 같고(라파예트는 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복엽기와 삼엽기가 등장했지만, 레드 테일스는 2차 대전을 바탕으로 영화 말미에는 제트기까지 나온다), 사연이 있는 부대원들(라파예트의 경우는 부대원 개개인의 사정이 좀 더 부각되었다면, 이 영화는 부대원들 공통의 문제 - 인종차별 -이 좀 더 전면에 드러난다)이 벌이는 전투신이 중심이 되고 있다.

 

 

 

     다만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는 이 영화에서 전쟁을 너무 단순한 게임으로 그려내지 않았나 싶다. 사실 흑인 파일럿들이 동료 백인 장교들로부터 받는 인종차별도 나쁜 일이지만, 별 고민 없이 상대를 죽이는 걸 게임화 시키는 건 괜찮은 걸까. 물론 전쟁에 나서는 긴장감을 풀기 위한 허세일 수도 있지만, 그들과 싸우고 있는 독일군도 같은 사람인 거니까.

 

     여기에 각각의 인물들이 만들어 내는 에피소드들은 너무 파편적이고, 전체를 하나로 모으는 무엇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비행기 조종해서 싸우고, 돌아와선 좌충우돌, 다시 나가 싸우고, 돌아오면 각개약진 뭐 이런 식. 감독의 연출력이 여실히 드러나는 부분이라 하겠다.

 

 

 

     고전 전쟁물 마니아라면 그런대로 프로펠러기의 공중전 장면을 흐뭇하게 볼 수도 있겠지만, 전체적으론 그냥 나쁘지는 않은 수준이라고 밖엔. 고민이 보이지 않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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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일유적 답사기 항일유적 답사기 1
박도 지음 / 눈빛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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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지금은 중국 땅이 된 만주 인근 지역은 일제 강점기 우리 민족의 무장독립투쟁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던 장소이다. 사실 우리나라 역사에서도 그리 낯설지 않은 땅이기도 하고. 평생을 교직에 몸담았던 저자가 우리 역사의 아픈 기억을 간직한 그 지역들을 돌아보며 항일운동사의 업적을 남겼던 인물들의 활약상을 함께 정리해 낸 기행문이다.

 

 

2. 감상평 。。。。。。。       

 

     일제 강점기 총독부에 협력하여 일신의 안위를 도모하기보다는 빼앗긴 조국의 독립을 위해 백방으로 애썼던 사람들이 있었다. 광복절 즈음이나 돼야 한 번씩 떠올리는 그들의 수고와 노력이 없었다면, 지금은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조각조각 찢어져 지도에서 사라져버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뭐 독립을 되찾은 이후에 정작 이익을 본 건 얼마 전까지 일본에 충성하던 사람들이었으니, 대한민국이란 나라는 그 시작부터 단추가 잘못 꿰어졌던 건지도 모른다.

 

     아무튼 덕분에 한국 교육에 있어서 역사, 특히 근대 한국사 과목은 지배층들에게는 대놓고 가르치지 않을 수는 없지만, 다 가르치면 안 되는 무엇으로 여겨졌던 것이 분명하다. 다 가르치자니 그들 자신, 또는 그들의 아버지의 기회주의적 삶이 다 드러날 테니 그저 적당히 ‘놀라운 경제발전’으로 대충 몇 페이지에 얼버무리고 넘어가는 게 지금까지의 공식이 되었고.

 

     이런 상황에선 시간이 지날수록 독립운동가들의 삶과 업적이 잊혀 가는 게 당연하다. 독립운동가들의 후손들이 살고 있는 모습을 보면 누가 나라를 위해 싸우겠냐는 반문에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정도니, 이건 나라의 근간의 문제다. 만주 이곳저곳을 다니며 직접 여행하고 생각했던 것들을 책으로 엮은 저자의 수고는 충분히 의의가 있지만, 집단적 기억삭제를 추구하는 기득권자들이 있는 한, 상황은 쉽사리 변하진 않을 것 같다.

 

 

     기행문이라는 게 저자 자신의 주관이 깊게 배어들어갈 수밖에 없는 글형식이라, 가끔 잘 공감되지 않는 옛 표현들도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무난하다. 학생들에게 권해줬으면 하는 책. 시험 공부 하느라 이런 책 볼 생각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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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 그리고 태어난 첫 아들. 축복해 마지않아야 당연할 이 일이 에바의 삶을 끔찍하게 만들어 놓을 줄을 누가 알았으랴. 태어난 아기(케빈)는 직후부터 엄마를 끊임없이 괴롭히기 시작한다. 어렸을 때는 한없이 울기만 하다가 나이가 들면서는 되바라진 말로 엄마를 당혹시키고, 폭력적이고 파괴적인 행동들은 아이의 그것이라고 하기엔 좀 도가 지나치다. 시간이 지날수록 케빈의 증상은 점차 심해지더니 마침내는 활로 여동생의 눈을 멀게 만들고, 살인까지 하면서도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그런 케빈의 옆을 지키던 에바의 마음은 오죽하랴. 하지만 천륜으로 이어진 관계는 좀처럼 끊기 어려운 것이었고, 그녀는 온갖 수모를 묵묵히 겪어낸다. 엄마라는 이름이 주는 그 무거운 무게에 관한 영화.

 

 

 

2. 감상평 。。。。。。。       

 

     영화 속 케빈의 모습이 워낙 경악하게 만들었기에, 영화를 보고 난 뒤 사람들의 감상은 일단 당혹스러움이 가장 큰 것 같다. 덕분에 ‘원죄’니 ‘신의 책임’이니 하는 식으로 거창한 단어들은 잔뜩 사용했는데, 막상 그 내용은 무슨 얘긴지 알 수 없는 리뷰들도 제법 보인다. 영화를 보고 드는 생각은 많아지는데, 쉽게 정리가 되지 않기 때문이리라.

 

 

     주변 사람들의 아픔에 공감을 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괴롭힘을 가하는 케빈의 성격은 말 사이코패스의 전형인데, 시작은 엄마에 대한 괴롭힘이었지만, 점차 동생과 아버지, 나아가 같은 학교에 다니는 이웃 학생(친구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은 것 같고)에게까지 그 범위도, 그리고 강도도 심해지니, 바늘 도둑이 소도둑 된다는 옛말이 틀리지 않나보다.

 

     흥미로운 건 영화 속에 사이코패스가 비단 케빈만이 아니었던 것 같다는 부분이다. 케빈의 일로 인해 그의 어머니인 에바에게 여과 없이 폭력성을 내보이는 그녀의 이웃들 모두 역시 사이코패스이긴 마찬가지가 아닐까. 이성보다는 감정을,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냥 충동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의 삶이란 결국 그렇게 끝나는 게 당연한 결론일지도 모르고.

 

 

 

     주인공들의 연기력은 훌륭하다. 맡은 배역 그 자체에 완전히 녹아들어갔다고나 할까. 영화의 이야기를 진행시켜 나가는 솜씨도 수준급이고. 하지만 영화가 다루고 있는 소재의 충격성이나 결말 부분의 불분명함 때문에 ‘좋다’고 말하기는 조금 머뭇거려진다.

참.. 부모 노릇 하기에 힘든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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