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약혼자 이네즈와 함께 파리로 여행을 온 길. 영화 시나리오를 쓰다가 소설 작가가 되기로 결심한 길은 모처럼 방문한 파리 여행에서 마음껏 낭만을 느끼고 영감을 얻고 싶었지만, 전형적인 미국 중산층의 사고를 가진 이네즈는 관광지에 와서 즐겨야지 무슨 짓이냐는 사고로 길을 이해하지 못한다. 여기에 우연히 만난 이네즈의 친구들과는 도저히 어울릴 수 없었던 길은 혼자 산책을 시작하고, 마침 자정을 알리는 시계탑 종소리가 들리는 순간 오래된 차 한 대가 그의 앞에 서고 사람들은 길에게 어서 타라고 손짓한다.
그렇게 차를 타고 1920년대로 가게 된 길은 피츠제럴드 부부, 피카소, 달리, 엘리엇, 헤밍웨이 같은 기라성 같은 예술가들을 만나 교류를 하게 되고, 자신이 살고 있는 현실에 대해 불만족하던 길은 우연히 피카소의 모델이자 연인이었던 애드리아나와 사랑에 빠지면서 점점 과거와의 만남에 깊게 빠져들기 시작한다.
2. 감상평 。。。。。。。
소설 작가가 되고 싶은 주인공에게 책과 영화로만 봐왔던 위대한 작가와 예술가들을 만날 기회가 생긴다면 얼마나 감격적일까? 비슷한 타임 슬립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다양한 영화들이 제작되었지만, 대부분 사랑타령이나 타임 슬립 그 자체에 집중을 했던데 반해, 이 영화 같은 전개는 처음이었다. 감독은 시간 이동이 이루어지는 과정 자체에 대한 설명은 대충 넘기는 대신, 그가 느끼는 감동에 좀 더 집중한다.
영화 전체가 감격이라는 단어로 휩싸여 있다. 위대한 예술가들과의 만남도 주요한 원인이기도 했지만, 감독이 영상을 동해 찬탄해 마지않는 1920년대의 파리라는 도시의 독특한 분위기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영화 곳곳에 펼쳐지는 파리의 환상적인 모습들은 참 매력적이다.
현실은 항상 불만족스러운가보다. 그리고 대개 그럴 경우 사람들이 선택하는 건 멋진 과거로의 회귀, 혹은 지나간 전성기에 대한 과도한 이상화고. 아마 고민을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더 그런 것이다. 현재가 아니면 대안은 과거나 미래인데, 미래는 어차피 아직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상상차원일 뿐이지만, 좀 배우고 아는 사람이라면 (늘 엄청난 것만을 기록하기 마련인) 역사를 통해 가버린 영웅들에 대한 동경을 하게 되니까. 어찌되었건 결국 과거의 영웅들과의 비교를 극복해내지 못하면 또 하나의 제대로 된 삶은 나오기 힘든 것같다. 감독은 영화 속 헤밍웨이의 입을 통해 진심을 다해서 쓰면 그걸로 할 바는 다 한 게 아니겠느냐는 충고를 넌지시 던진다. 그렇지, 사실 고민해봐야 더 나오는 것도 없다.
이름 꽤나 있는 배우들이 잔뜩 출연해서 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준다. 20세기 초 예술계에 대한 약간의 조예가 있다면 보는 것만으로도 취할 것 같은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