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도 얘기한 것처럼 올 한해는 정말 정신없이 달렸다.
아내의 안부를 전화를 통해 확인해야 할 정도였고,
기르는 강아지들은 아빠없는 아이들이 됐었다.
늘 시간에 쫓기며 살던 그 시절, 가장 하고 싶었던 건 독서였다.
날 바쁘게 한 이유가 외부강의였는데
강의를 하면 할수록 내 안에 있는 뭔가가 빠져나간다는 느낌을 받았고,
목마른 자가 물을 찾듯이 나 또한 책을 갈구하게 된 것.
12월 20일이 지나면서 드디어 내게도 사적인 시간이 생겼는데,
내가 가장 먼저 한 일은 그간 미뤄뒀던 책을 읽는 것이었다.
크리스마스 때부터는 거의 하루에 한권씩 읽었던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받은 느낌은 다음과 같다.
"그래, 이게 내가 원하던 거였어!"
그도 그럴 것이 2015년은 최근 20년간 내가 가장 책을 적게 읽은 해였기 때문이다.
알라딘에 따르면 내가 작년 한 해 동안 산 책은 151권,
이걸 내가 다 읽었다면 그리 부끄럽지 않겠지만,
이 책 중 50권 정도는 나랑 펜팔을 하는 재소자에게 보내졌다.
천안에 사는 내가 엉뚱하게도 원주 시민으로 입력된 것도 그분이 원주교도소에 있기 때문이다.
나머지 100권 중 일부는 내가 쓴 책을 사는 데 쓰여졌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통계가 만들어졌다.
웃기지 않는가?
내가 가장 사랑한 작가가 '나'라니.
그 아래 통계도 그런 측면에서 이해가 된다.
9월에 출간한 '서민적 글쓰기'를 사재기하다 보니
그쪽 분야 책을 많이 읽은 것처럼 통계가 잡힌 것.
다시는 작년처럼 살지 않겠다고 결심한 올해,
다음과 같은 목표를 세워본다.
1) 100권 넘게 읽자.
2) '원주'가 아닌 '천안시민'이 되자.
* 다른 분들도 멋진 계획 세우고, 꼭 이루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