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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오늘은 나한테 잘합시다 - 어쩐지 의기양양 도대체 씨의 띄엄띄엄 인생 기술
도대체 지음 / 예담 / 2017년 9월
평점 :
품절
<2017년 11월 30일>
* 일단 오늘은 나한테 잘합시다 by 도대체 - 퍽퍽한 세상을 살아가는 기술 터득법
*평점 : ★★★★
요즘 출판되는 책들을 보면 간단한 글에 그림을 덧붙인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집이 상당히 많음을 느낀다.
또, 그 에세이집들은 인터넷의 개인 공간에 올려지는 그런 글과 그림 묶음들을 책으로 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개인 공간에 올려지는 컨텐츠들이다 보니 자기자신에 대한 마음이 많다.
그 마음들을 스스로가 위로하고 그런 마음을 느끼는 타인들에게도 공유도 하고, 공감도 하는 형태인 것이다.
이 책 역시 사견을 가득 담은 직장인의 소소한 일상에 대한 이야기이다.
총 6부로 나누어진 일상이야기.
(P.45) 강하다는 것은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게 아니라 거부할 줄 아는 것이었다.
(P.47) 나는 그대로였다. 더 이상 돈 계산을 하지 않아도 되고, 운송 프로그램을 다루지 않아도 되고, 어제 잠깐 본 사람들의 얼굴을 오늘 다시 기억해내지 않아도 될 뿐이었다.
해야 할 일이 달라졌을 뿐이었다. 나에게 맞는 일을 맡았을 뿐이었다. 그 이유만으로 나는 더 이상 바보가 아니게 되었다.
- 그저 내 능력이 안되는 일을 하고 있어서 그런 거지, 내가 일을 못하는 것이 아니다. 이 세상에 바보는 없다.
나도 그렇다.
집 치우는 일이 내 재능이 아닌거다. 살림이 내 적성이 아닌 거다.
그러나, 엄마라는 직업은 좋다. 아이들과 함께 할 때 나는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느낀다.
자, 주부라는 직업은 나에게 맞지 않고, 엄마라는 직업은 나에게 맞음을 아는데, 어떻게 살아야 하지? ㅎ
이제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을 해봐야겠다, 나는...!!!!
(P.54) 규칙적인 생활은 나를 억지로 일으켜서 움직이게 만들었다. 그렇게 움직이며 깊은 우울 속으로 빠져들지 않을 수 있었다.
누군가는 한없이 슬퍼할 자유도 없는 월급쟁이의 비애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것이 일상의 힘이라 믿는다.
(P.72) 의외로 '딱히 미루지 않아도 될 것 같은', '그냥 지금 금방 해치우면 될 것 같은' 가벼운 일들을 미루는 사람들이 있다. '대체 왜?'라고 묻겠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미루는 것이다.
살면서 누구나 몇 번은 큰 착각을 하기 마련이고, 그렇게 또 '미뤄도 될 만한 일'이라 착각하며 미뤘던 일 때문에 파멸하는 순간이 오곤 하는 것이다.
(P.211) 누구나 울면서 살기 시작하지만, 결국은 웃는 법을 배운다.
우리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영문도 모르고 태어나 생이 다할 때까지 살아야 하지만,다행스럽게도 틈틈이 웃을 수 있다.
그리고 웃음은 삶의 기본값은 아니기에, 우리는 웃기 위해 약간의 수고를 주고받아야 한다.
(P.232) 운 좋게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되더라도 거기엔 반드시 하기 싫은 여러 과정이 뒤따른다.
이젠 인생의 모든 순간을 내 마음에 드는 일로 채우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물론 그러면 좋겠지만 아마 그런 삶은 여간해선 주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냥 그 사실을 받아들이고 마음에 들지 않는 순간을 견딜 수밖에. 인생은 종합세트니까.
(P.235) 일일이 의식하지 못하고 살고 있지만,나의 평온한 일상은 누군가의 예의 바름 때문이다. 그 사실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P.239) 어쩌면 사진이라는 물건에 대한 아쉬움이라기보다 사진을 같이 찍는 행위를 함께하지 않았다는 아쉬움에 가까우리라.
사진만이 아니라 아마도 우리는 서로가 사라진 후에 많은 것이 아쉬워질 것이다.
어쩌면 대부분 그렇게 사적인 사연의 아쉬움일지도 모른다.
살다보니 그렇다.지금 하지 않으면 죽을 것 같은 일들 대부분은 지금 하지 않아도 사실 괜찮았다.
대체로 당시엔 생각도 못한 일이 나중에 무척 아쉬워진다.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오늘도 사소하고 중요한 순간을 살아가고 있다.
인터넷등에서 자주 보는 절망적인 젊은 세대들의 기사나 모습에 대해 사실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도 그럴것이 내 주위에 현재 20대를 살아가는 이들이 없어서 그들의 모습을 직접 눈으로 바라보지 못해서일거다.
사람이라는 동물은 자신이 직접 목격하지 않거나 느낀 것이 아니면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치부해버리기 때문이다.
현 우리나라가 변해야 하는 것은 무척이나 많지만, 그럼에도 변할 수 있을거라는 긍정적 시선을 거둘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책을 보며 들었던 생각은..
이 책을 읽지 말까...
그랬다. 그런 고민을 했다.
작가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정말 이런가??..하는.. 우려가 스멀스멀 기어나왔다.
삶에 대한 비관적인 시선, 좌절하는 어느 이들의 모습,
삶에 대한 비관과 좌절에서 어느 정도 포기를 선택하는 이들의 모습..
그래도 조금 더 읽어보자..며 마음을 토닥이며 읽어간..
높은 이상과 현실의 사이의 괴리감에 마냥 무너져 버리지 않고, 그 속에서 자신을 챙기는 기술을 연마하는 이들의 모습..
특별하게 대단한 내가 된 것 아니지만, 척박한 환경에서 찾는 소소한 행복을 이야기하는 이들의 모습..
그들의 모습이 휘청거리며 무너져 내릴 것 같아도 꿋꿋하게 자신이 할 수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살고 있는 이들에게서 나는 희망을 본다.
자신의 자리를 어떻게든 지키는 그들이 있어 지금 사회는 버티고 있는 것이고,
힘든 사회에서 자신을 먼저 챙기는 현명함을 알아가는 이들에게 결국은 밝은 해가 뜰 것이다.
나를 챙기는 것, 나를 사랑하는 것..
모든 것은 내가 먼저이다.
내가 나를 챙기고 사랑해야 남을 챙기고 사랑할 수 있는 것처럼..
이렇게 힘든 나날 나를 챙기고, 나를 사랑하고, 나의 존재감을 스스로 지켜내다 보면 타인에게도 우리는 손을 내밀어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만만치 않은 세상..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후에도 그럴 것이다.
이 대책없는 세상에서 우리, 나를 챙기며 잘 지내보자.
이 책에 깊이 공감을 하는 세대들에게 응원을 보내본다.
그들 사이에 나도 끼여서 응원을 받아본다.
「리빙포인트」'내가 지금 왜 이 짓을 하고 있나'란 생각이 든다면
'이 짓을 안 했을 때도 딱히 더 나은 일을 하지는 않않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침착해지세요!!
참.. 이 책을 읽는 분들께 페이지 123쪽의 '하이힐의 진실'은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보고 빵~ 터져버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