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 김정희 - 산은 높고 바다는 깊네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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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었다고 해야겠지만, 솔직히 그리 재밌진 않았다.

그게 유홍준 님의 필력 때문은 아닌 것 같고,

너무 한문이 많이 나오다보니 맥이 끊기는 느낌이어서 그랬다.

완당 평전을 읽은 것 같기는 한데 오래전 일이라서 내용은 까마득하고,

거기다가 완당평전은 다 거둬들이고 내용을 보완하여 나온 것이 이 책이라고 한다.

유홍준 님의 오랜 추사 연구의 결과물이라니, 그것만으로도 의의가 있겠다.

 

내가 추사를 알고 있는 방법이 소박(?)하여 민망하지만, 

언젠기 김탁환이 쓴 '열하광인'이었나, 백탑파 시리즈에 박제가와 더불어 등장해서 알게 되었다.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뒤에 참고문헌이 빽빽한 것이 만만히 볼 책은 아니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추사 김정희에 관한 책이지만,

박제가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어서 더 좋았다.

솔직히 난 추사 김정희보다는 박제가에 더 열광했었고,

자연 박제가에 대한 궁금증이 더했지만,

박제가에 대한 책은 몇 권 안 되었는데,

이 책에 추사 김정희의 스승으로 비중있게 등장하는 것도 놀라운 일이었다.

더우기 청조학이라고 하여 중국의 사상들을 받아들이는 과정도 궁금하였는데,

그런 시대적 배경이 나와있는 것이 좋았다.

추사 김정희가 그렇게 어린 나이에 중국을 자유자재로 넘나들 수 있었던 것은,

추사 김정희의 집안이 빵빵하여 그리 될 수 있었던 것이니까 말이다.

중국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그 시대 내로라 하는 사람들과 교류를 하고,

시서화 따위 선물을 주고받고 할 수 있었던 것은,

어느 정도 여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을까 싶다.

 

또 한가지 놀라운 것은,

옛 위인의 전기이니까 웬만하면 호의적으로 뭐든지 다 훌륭하다고 할 수 있었을텐데,

그의 인간상을 오만할 정도로 자신만만하고 까칠했다고 표현하고 있다.

한동안 우리 사회에서도 미국 갔다 온 지식인들이 말끝마다 "미국은 그렇지 않다"며 남을 면박 주며 잘난 체하곤 했는데, 그런 오만과 치기가 추사에게도 있었던 것이다. 알고 했든 모르고 했든 추사는 그런 식으로 남에게 상처를 많이 주었고, 간혹 그것이 심하여 사람들도부터 미움도 받았다(73쪽)

 

어찌 되었건 그런 추사 김정희에 대한 연구가 우리나라에서 보다 일본인 학자 후지쓰카에 의해서 활발하였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었지만,

그의 사후 과천 문화원에 기증되었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었다.

 

그의 후반기 글씨를 일컬어 대교약졸이라고 하나 보다.

글씨를 잘 모르는 내가 보기에는 파격적인 글씨들이 몇 있었으나 졸렬해 보이지는 않는다.

 

글씨에 대해 전혀 모르지만,

개인적으로 '부람난취'라는 이 글씨가 가장 좋았다.

가만히 넋을 놓고 쳐다보다 보면 '아지랭이 피어오르는 봄날의 푸른 산'이 느껴지는 것도 같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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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2 21:4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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