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이었던 소녀 스토리콜렉터 41
마이클 로보텀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1. 언제 클까 싶었는데 벌써 큰 딸이 초딩 6학년이 되어버렸습니다.. 또래중에서 큰 키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그렇게 크지도 않더군요, 여하튼 뒤에서보면 다 큰 처녀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직 어린아이죠, 여전히 아빠가 있으나 없으나 상관없이 옷을 훌렁 벗고 목욕탕을 들어가거나 쉬할때도 문을 열어 놓기도 합니다.. 그리고 같이 소파에 앉아있으면 자연스럽게 아빠 허벅지에 자신의 다리를 얹어 놓기도 하죠, 여전히 윗옷을 훌렁 올리고 등 긁어달라고 합니다.. 집에서는 팬티만 입고 남동생이 있으나 없으나 편안하게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옷을 입고 밖에 나가보면 이제는 아이의 티를 벗어난 모양새가 눈에 띕니다.. 그렇게 아이는 커가는 것이죠, 특히 여자아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아빠와의 간격이 조금씩 벌어지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엄마랑 이런저런 이야기의 기준이나 공감이 잘 맞아서 그렇겠죠, 얼마전까지 아빠가 알고 있는 부분들이 어느순간 조금씩 사그러들고 이제는 엄마와의 이야기가 중심이 되어버리고 아빠는 대화의 당사자에서 조금은 벗어나는 것 같고 특히나 바빠서 정신없는 요즘 같은 때에는 거의 농담외에 다른 이야기를 나누어보질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번씩 엄마랑 이야기할때 살짝 끼어들어 뭔데, 뭔 이야기야라고 물을때 아무것도 아니라고 하면 상처 받습니다.. 여전히 작은 넘들은 걸을 때 알아서 아빠 손을 잡곤 하지만 큰넘은 이제는 제가 살짝 손을 내밀어도 손을 뒤로 빼버리거나 앞서 걸어가기 일쑤입니다.. 그나마 어깨동무는 해주니 고맙기는 합니다..


    2. 영미소설을 읽다보면 재미는 있지만 공감적 측면에서 동양적 감성과는 차이가 나는 부분이 어느정도 존재합니다.. 생활방식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겠죠, 그렇다보니 인물의 심리나 주변 상황을 다루는 부분에서 이런 거리감은 조금 두드러지는 경향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작에서 느꼈던 마이클 로보텀의 상황적 심리와 가족적 공감의 느낌은 우리네 인생과 별반 다르지 않습디다.. 자신의 가장 약한 부분, 가족중에서도 자식을 볼모로 정신적 살인을 저지르는 범죄자의 이야기를 다룬 전작 "산산이 부서진 남자"는 아주 뛰어난 심리 스릴러였습니다.. 개인적으로 대단한 즐거움을 느낀 작품이었죠, 그래서 후속작이 나오면 꼭 보리라 다짐했던 기억도 납니다.. 그렇게 이번에 후속작이 나왔네요, "내 것이었던 소녀"라는 작품입니다.. 역시나 심리학자인 조 올로클린을 전면에 내세운 작품입니다.. 여전히 파킨슨병에 힘들어하는 주인공이 자신의 주변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전작과 비슷하게 이번 작품도 가족의 해체와 우리 주변의 일반적이 삶속에서 우리의 아이들이 어떻게 무너져내리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단히 재미집니다..


    3. '산부남'에서 많은 아픔을 겪은 조의 가족은 아직 이전의 사건에서 치유중인 것으로 보여집니다.. 시리즈다보니 시간상으로 조 올로클린이 사건이 있은 후 2년이 지난 시점에서 자신의 딸 찰리가 성장하는 이야기부터 시작되죠.. 물론 프롤로그에는 한 소녀가 자신의 몸에 자해를 하며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어느정도 내보이죠, 그렇게 시작된 이야기는 조가 한 여자아이를 폭행해 하반신 마비를 만든 범죄자의 정신감정 후 석방 심문회에 참석해서 그의 석방을 저지한 것이죠, 그가 폭행한 아이가 조 해거티라는 소녀로 현재 자신의 딸 찰리의 절친인 시에나의 언니였던 것입니다.. 2년 전의 사건이후로 찰리는 상당히 힘든 성장통을 조금씩 사춘기를 통해서 견뎌나가고 있고 그녀의 절친 시에나는 또래의 삶보다는 보다 자유로운 모습으로 반항끼가 있습니다.. 그런 그녀를 불안해하며 바라보는 조 올로클린은 시에나와 찰리를 태워준 저녁 늦게 찰리의 집으로 피투성이가 되어 찾아온 시에나를 본 아내의 전화에 시에나를 찾아 나섭니다.. 그리고 강가에서 발견한 시에나는 온 몸이 피투성인 체 정신을 놓아버린 상황이었죠, 그리고 밝혀지는 이야기는 그녀의 아버지가 집에서 살해된 것입니다.. 자신의 딸과 다름없는 아이의 삶이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져버린 사건에 대해 조 올로클린은 또다시 범죄의 수렁속에서 진실을 찾기위해 자신을 던집니다.. 과연 시에나는 자신의 아버지를 살해한 것일까요,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님 또다른 진실이 숨어있는 것일까요, 진실은 저 너머에 있을 듯... 아님 말고


    4. 역시나 아주 치밀한 구성을 토대로 조 올로클린이라는 인물을 통해 그의 삶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단순한 범죄사건을 조사하는 심리학자가 아니라 자신의 삶속에서 벌어지는 주변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독자들은 아주 깊은 공감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자신의 가족과 다름없는 주변의 인물들이 범죄의 틈바구니속에서 벗어나기 위해 진실의 매듭을 찾는 노력을 보여주는 것이죠, 하지만 인간이기에 이기적인 내 가족의 삶이 더욱 중요하기에 조와 조의 아내는 다툼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여전히 조는 자신의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자신의 삶과 직결되었다는 기준으로 자신의 이야기처럼 깊이 빠져들고 그로 인해 자신의 가족은 자꾸만 멀어지게 됩니다.. 또다시 위험으로 빠져들지 않기 위해 그의 아내는 그에게서 거리를 두게 되죠, 이러한 아픔이 너무나도 절절하게 느껴집니다.. 소설속에서도 주구장창 그런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육체적으로 아주 힘든 삶을 견뎌나가는 한 중년남자의 심리와 그의 가족의 이야기를 아주 무지막지한 범죄적 삶과 연결시켜버리는 이야기의 흐름은 독자들을 단순한 범죄스릴러소설로만 인식시키질 않고 주변의 이야기이자 우리의 삶의 모습 중 하나임을 현실적으로 보여주고자합니다.


    5. 마이클 로보텀은 가족을 다룹니다.. 그리고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벌어지는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를 다루고 있죠, 또는 아주 일반적인 삶속에서 우리들이 간과하고 흘려넘기는 흔한 상황이 어쩌면 아주 위험한 범죄의 한부분임을 상기시켜줍니다.. 그리고 심리학자라는 주인공을 내세워 인간의 악한 본성과 심리적 딜레마를 아주 극적으로 다루어내고 있죠, 이런 공감과 상황적 스릴러의 감성이 독자들을 작품속으로 자연스럽게 끌여들입니다.. 흡입력이 아주 뛰어나요, 그리고 전작에서도 보여준 악인과의 대치적 방법론은 독자들이 즐거워할 내용들로 박진감있게 이야기를 이끌어갑니다.. 재미지다는 말입니다.. 무엇보다 작가가 이끌어나가는 서사의 방법과 심리적 의도가 대단한 긴박감과 독자들로 하여금 그 속으로 자연스럽게 들어가게끔 만드는 문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이래서 마이클 로보오오~텀이라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되는 것이죠,


    6. 아무래도 개인적으로는 마이클 로보텀이라는 작가를 제가 가장 좋아하는 스릴러작가의 순위에 올려야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단순한 스릴러적 재미도 좋지만 제가 좋아라하는 가족의 구성과 주변의 삶에 대한 공감적 의도가 짙게 깔린 그의 작품적 느낌은 저의 감성과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 앞으로도 쭈욱 그를 선택하지 않을까 싶은 것이죠, 그의 작품을 두권밖에 읽어보지 않았지만 그는 인간이 지닌 가장 근원적인 본성을 너무나도 잘 표현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말씀드린바와 같이 가족이라는 구성에 대한 애착과 이로 인해 벌어지는 가족 해체에 대한 공포와 불안감, 무엇보다 이런 상황에서 벌어지는 범죄의 어둠에 따른 상실감까지 한 남자가 보여주는 너무나도 버라이어티한 감성적 사이클은 단순히 마이클 로보텀이 스릴러작가의 대중적 재미에만 국한되지 않고 독자의 입장에서 어떻게 공감을 시켜나갈 것인가를 고민한 흔적이 있어보이는 것이죠,


    7. 사실 전작인 '산부남'만큼의 대중적 스릴러의 스펙타클한 긴박감은 조금 부족할 지 모르겠습니다만 오히려 가족에 대한 그의 공감은 더욱더 멋지게 선보여진게 아닌가 싶습니다.. 자극적인 스릴러의 감성도 좋지만 그 속에 녹여낸 가족의 이야기는 이번 "내 것이었던 소녀"에서 아주 현실적이고 공감적 감성을 지대루 보여준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전작보다 더 나은 작품이었던 생각이 듭니다.. 특히나 딸을 둔 아비의 입장에서 주인공인 조 올로클린이 보여주는 심리와 상실감은 대단한 공감적 통찰을 대중적 재미와 함께 끝까지 그 감성을 놓치지않고 독자들에게 어필한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꾸준히 로보텀의 작품이 선보여져주기를 바랍니다.. 그가 보여주는 재미는 일반적 대중 스릴러의 재미에 독자적 공감이 하나로 잘 뭉쳐진 뛰어난 스릴러소설이라는 생각을 자꾸 하게 됩니다.. 저에겐 그래요, 역시나 딸을 둔 아버지라서 그런지도 모르지요, 소설속의 가족의 이야기와 세대와 저의 시간대가 비스므리하니까 그렁가 싶구마는.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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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6-04-14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숫자를 매겨서 글을 쓰는게 일종의 유행 인가요?^^
이해도 쉽고 ㅡ보려는 부분만 다시 보기도 훨씬 편하네요 .
글이 해설서에 가까워 놀라고말이죠 ㅡ^^ (친절한 리뷰!)

그리움마다 2016-04-14 19:32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쓸데없는 말만 많아서 대체적으로는 잘 안보시더라구요, 읽어주셔서 행복하네요

[그장소] 2016-04-15 02:05   좋아요 0 | URL
잘쓰셨는데~^^제기준으론 어마무지 !^^
하나씩 읽기도 같이 읽기도 무리없고요~블럭글 ㅡ!^^
자주 보러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