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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셋 파크
폴 오스터 지음, 송은주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3월
평점 :
품절


 

 

 

    요즘은 토요명화나 주말의 명화같은 고전영화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많이 없지 싶은데 말이죠.. 제가 어린 시절에는 토요일 저녁 10시가 넘어가면 특유의 시그널 뮤직과 함께 부모님과 함께 영화가 시작되어지기를 기다리던 기억이 납니다.. 아주 어렸을 적에 보았던 기억의 영화중 하나가 "지상에서 영원으로"라는 미국영화였었는데 말이죠.. 드문드문 기억이 나는 부분이 상당히 많습니다.. 물론 몇번에 걸쳐 본 기억도 납니다.. 몽고메리 클리프트의 군대 트럼펫을 부는 장면이나 버트 랭커스터와 데보라 카의 로맨스나 프랭크 시나트라와 어네스트 보그나인의 대결들도 기억이 납니다.. 일종의 각인이죠.. 이런 장면의 각인과 함께 머리속에 남는 장면 하나가 있는데 전 여태껏 그 장면이 "지상에서 영원으로"를 통해 보아온 장면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아니더군요.. 한 군인이 자신의 양손을 잃고 갈고리를 끼우고 생활하는 장면과 피아노를 치는 장면, 그리고 한 여인의 사랑으로 결혼을 하는 장면들이 기억속에 남아 있었는데 이 영화가 바로 이번에 알게 된 "우리 생애 최고의 해"라는 영화였습니다..

 

 

    줄거리를 찾아보니 자신이 택한 삶이 아닌 운명의 전쟁속에서 살아남은 전쟁 영웅들이 사회로 돌아오지만 현실은 상처받고 암담한 자괴감만 남겨주게 된다는 그런 내용으로 진행이 되죠.. 하지만 언제나 고통과 침잠한 어둠속에서도 희망의 불씨는 늘 남겨져 있다는 사실을 작위적이든 인위적이든 우린 알게 됩니다.. 대강 기억이 나는군요.. 전쟁에서 살아남은 세 남자들이 집으로 돌아오지만 현실이 녹록치 않음과 적응하는 것조차 힘들어 그들 생애 최악의 시간을 보내다가 조금씩 희망을 향해 나아가는 내용 말입니다.. 이 영화에 대해 폴 오스터는 "선셋 파크"에서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을 통해서 그들의 공통적 이야기의 중심을 만들어 냅니다.. 상황과 현실과 시대는 다르지만 "우리 생애 최고의 해"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패배적 관점과 희망적 삶의 구현들이 2008년이후 경제적 타격이 극심한 미국의 상황에 대입을 시키는 듯 싶기도 한데, 전 전문가가 아니라 정확한지는 모르겠습니다.. 여하튼 폴 오스터의 "선셋 파크"속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은 현재 그들 생애 딱히 최고스럽지 않은 해를 보내고 있는 것은 확실합니다..

 

 

    소설은 많은 인물이 등장하죠.. 먼저 주인공격인 마일러 헬러가 자신의 현재의 삶과 과거의 아픔을 이야기하죠.. 그리고 선셋 파크 지역의 철거 예정인 무허가 주택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빙 네이선과 앨런과 앨리스가 자신들의 삶을 조금씩 내보입니다.. 마일러가 뉴욕의 선셋 파크로 오면서 그들의 이야기가 중심을 잡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마일러 헬러의 아버지인 모리스 헬러를 중심으로 한 마일러의 주변의 인물들도 이야기속으로 들어옵니다.. 전반적으로 이야기는 마일러라는 인물를 중심으로 벌어지지만 어느 한사람이 이끄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 주변의 인물들의 현실과 사회적 소통에 대한 고통과 개인적 불안과 미국이라는 나라가 짊어지고 가는 현실이 그들의 모습속에 대입되어 개인적 삶에 주어진 영향력을 섬세한 심리 묘사와 상황적 부조리를 중심으로 펼쳐내고 있는 듯 한데 말이죠.. 역시 순문학은 어렵습니다.. 문장속에 분명 의도한 다른 주제가 숨어 있는데 그걸 말로 글로 무식한 제가 표현해 내기가 무척이나 어렵군요..

 

 

     챕터는 한 인물을 중심으로 그 사람의 관점에서 다른 이들을 바라보는 이야기 구조로 이어져 있습니다.. 독자들은 관찰자의 입장에서 상당히 재미난 이야기속의 내용에 빨려 들어갑니다.. 예를 들어 마일러는 어떠한 사실에 대해서 모르지만 또 다른 인물을 마일러가 모르는 사실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식입니다.. 그러니까 독자들은 일종의 신적인 입장에서 그들의 삶을 관찰하는 재미가 상당하다는거죠.. 이야기의 흐름과 간혹 등장하는 반전적 충격들의 구성도 상당히 집중력을 높여주기에 적합합니다.. 솔직히 여느 작품들처럼 대화체 구성과 묘사적 방식의 서술들이 구분되어 있지 않아 조금은 읽어나가는데 불편한 점이 없진 않지만 그게 문제삼고 싶지는 않네요.. 저에게는 어떻게 보면 폴 오스터라는 작가 양반이 주절거리듯이 이야기를 수다스럽게 펼쳐내고 있는 듯 보이긴 하지만 충분히 이야기꾼으로서의 재능은 있어 보입니다.. 전 이번에 처음을 접해보는 작가이지만 유명하더구만요.. 특히 뉴욕이라는 도시를 배경으로 수많은 작품들을 써내신 전력으로 볼때 잘 모르는 저만 무식한 넘인 듯 싶네요..

 

 

   사실 미국드라마들이나 젊은이들을 주제로 한 미국적 청춘영화들에서 보아오던 이미지로 생각하면 될 듯 싶기도 합니다.. 물론 허접한 성적 농담이나 자극적인 코믹물이 아닌 제법 고급스럽고 인문스러운 청춘의 아픔과 패배적 현실에 빗댄 그런 미국적 영화나 드라마들이 있지 않나요.. 우연찮게 얼마전에 미국드라마중에 "GIRLS"라는 드라마를 본 적이 있습니다.. 막 대학을 졸업한 뉴욕에서 생활하는 청춘들의 이야기들인데 말이죠.. 좀 비슷한 느낌이 들더군요.. 물론 이 작품 "선셋 파크"에서 보여주는 보다 고급스럽고 뭔가 클라식한 감정은 아니지만 제법 닮아 있는 듯 싶은 생각도 들고 말이죠.. 그래서 그런지 개인적으로는 폴 오스터의 작품을 제법 재미지게 읽었습니다.. 그들의 삶과 아픔과 과거와 그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본능적 욕망들도 비록 미국스럽지만 나름 공감이 되더군요.. 작품속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에게 약간식의 공감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아마도 폴 오스터라는 작가가 그들에게 심어준 휴머니티와 살가운 사람의 냄새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아무래도 작가는 불안하고 쉽게 출구를 찾기 어려운 어둠속에서 인간만이 희망으로 가는 길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땡끝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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